최재천 스타일 - 지적생활인의 공감 최재천 스타일 1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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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에 관한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지적생활인의 공감’이라는 부제로 출간된 이 책은 최재천 교수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지식인으로서 공감했으면 하는 책을 골라 책에 대한 소개와 함께 자신의 과거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부인은 기독교신자이고 자신도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진화론을 신봉한다는, 상당히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역시 동물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분이기 때문인지 전체적인 책의 내용들도 동물이나 과학과 유사한 관계를 지을 수 있는 부류들이다.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과 관련된 이야기를 여러 편에서 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인생의 절반을 오로지 침팬지 연구에 몸바친 분이라고 극찬과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구달 박사는 어린 시절 가정 형편으로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아프리카에 가서 야생동물을 연구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세계 최초로 야생 침팬지를 연구할 기회가 주어졌고 영국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에서 박사학위까지 받게 되었다. 구달 박사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면서 쓴 다음 문장이 인상적이다.


침팬지와 하나가 되는 그 나름의 과학 덕분에 우리는 '인간만이 개성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합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기쁨과 슬픔과 절망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육체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고통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어느 종교의 가르침이 이보다 더 우리를 겸허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 p.83.


역시 진화생물학자답게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는 학자는 다윈이다. 다윈의 이론은 ‘다윈 혁명’이라고 지칭될 정도로 인류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고 하면서 학문의 최전선에서 끊임없이 세상과 교류했던 전형적인 과학자로 평가했다. 기독교인인 나로서는 과연 천동설을 대신해 지동설이 인정받는 학설이 된 것처럼 창조론을 뒤집고 진화론이 모든 과학자들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학설이 될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아무튼 저자는 다윈의 이론을 150여 년의 혹독한 담금질로 인해 가장 막강한 이론이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1999년에 <개미제국의 발견>이라는 제목으로 개미에 관한 책을 출간했던 학자답게 본 에세이집에서도 하세가와 에이스케의 <일하지 않는 개미>와 베르트 횔도블러와 에드워드 윌슨이 공저한 <개미 세계 여행>을 소재로 하여 개미사회를 흥미롭게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개미가 사용하는 언어는 화학언어로서 현재 인간이 개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말을 거는 단계까지는 발전되어 왔으며 더 나아가 개미들도 인간이 자신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간들에게 말을 걸어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p.141)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가끔 소개되는 책을 인터넷 서점에 검색해 보면 절판되었다고 나오는데 이 점은 많이 아쉽다. 물론 절판된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는 있겠지만 독서라는게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 저자가 추천하는 책은 한번쯤 목차라도 훑어보고 기회가 되면 구입해서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절판되었다는 정보를 보는 순간 그런 의욕이 많이 사라지는게 사실이다. 특히 에드워드 윌슨의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라든가 <낙타의 코>, <욕망의 식물학> 등의 책은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는데 일찍 절판이 된 듯 하여 아쉽기만 하다. 절판이 된 책들 중에 특별히 관심이 많이 가는 책들은 중고책이라도 하던지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서 볼 기회를 마련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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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 가축사육, 공장과 농장 사이의 딜레마
박상표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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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인류사회에서 진행된 세가지 혁명을 보통 농업혁명, 산업혁명, 디지털혁명으로 설명한다. 농업혁명은 과거 이동을 하면서 수렵, 채집생활을 했던 패러다임에서 한 곳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는 자급자족의 패러다임으로 변환되었음을 의미한다. 가축을 기른다는 것은 농사를 도와주고 젖이나 알을 주며 마지막으로 고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가축의 생명주기가 끝나게 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급자족의 시대가 지나가면서 부농이 생겨나고 대형 가축농장이 생겨났고 산업혁명 이후 최근까지는 축산업에도 대량생산 시스템이 도입되어 적은 공간에서 많은 상품을 얻어내기 위해 공장의 개념이 응용되고 있다.


저자는 가축을 기르는 곳이 농장인가, 공장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물론 제목에서 느낄 수 있다시피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여러가지 폐해들을 요목조목 들추어 내면서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머리말 내용으로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미루어짐작할 수 있게 한다.


공장에서 자동차를 기계로 찍어내듯이 가축을 생산하고 있는 현대의 공장식 축산방식을 매개로 유전자조작 씨악, 화학비료, 농약, 항생제, 성장호르몬 등을 생산하는 거대기업들이 서로 막대한 이윤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농민들이 자신들의 땅에서 내몰리지 않고, 가축들이 학대받지 않고 자라며, 소비자들이 건강에 해롭지 않은 안전한 식품을 먹기 위해서는 이러한 카르텔을 깨뜨려야 한다.  - p.8


우리의 식사시간에 접하게 되는 주요 가축중에서 책에서는 돼지, 소, 닭 등 세 종류의 가축들이 어떻게 사육되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게 되는지를 먼저 분석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꽃등심은 '환상적 마블링'이라는 홍보 전략으로 지갑을 열게끔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몸집이 커지고 육질을 개량하기 위하여 곡물사료를 집중적으로 먹이고 매끼마다 항생제를 투여한다. 이 곡물사료의 주요 원료는 유전자조작 옥수수와 콩이다. 더 나아가 동물성 사료를 먹이고 있는데 소가 다른 소를 먹고 돼지나 닭, 말까지 먹이고 있다. 죽은 소를 갈아서 살아있는 소에게 먹이는 동종식육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p.31)


돼지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부분에서는 가축 학대에 대한 지적도 인상적이다. 태어나자마자 송곳니가 잘려나가며 마취도 없이 꼬리를 잘라버린다. 대략 30일이 지나면 거세를 당한다. 대략 1평에 10마리까지 몰아넣는 밀집사육 과정이 진행되고 대략 6개월이 지나면 100kg 정도가 되는데 그것으로 돼지의 인생은 끝나게 된다. 현대 공장형 양돈업에서는 그 이상 돼지를 기르는 것은 사료값, 약값, 난방비,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경제적으로 낭비일 뿐이라고 가르친다. 현대 양돈장에서는 10~15년에 이르는 자연수명을 다 누리는 팔자 좋은 돼지는 씨가 마른 셈이다.


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산란계(달걀을 얻기 위해 기르는 닭)의 경우 알을 낳지 못하는 수평아리는 태어난지 24시간 내에 목숨을 잃게 되고, 최근에는 고기용 육계도 암수 구별을 하는 추세라는데 그 이유는 수평아리가 암평아리에 비해 빨리 크기 때문에 출하시기를 일정하게 맞추고 사료효율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양계장에는 케이지라는 밀집사육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는데 닭 한마리당 A4용지 1장도 채 되지않은 열악한 공간에서 사육이 된다. 바닥의 똥덩어리에서 나오는 암모니아 가스때문에 대부분의 닭들이 호흡기 질환을 앓게 되며 시력을 잃기도 한다. 밀집되고 지저분한 환경에서 이, 벼룩, 빈대, 진드기 등 온갖 기생충으로 인해 피부병을 일으키며 이것을 잡겠다고 살충제를 뿌리는데 당연히 살충제는 닭이나 인간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스웨덴이나 룩셈부르크 등의 나라는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비좁은 닭장에 가두어 기르게 되면 닭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성을 띠게 되는데 이런 닭들이 다른 닭의 머리나 항문을 피가 날때까지 부리로 쪼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병아리가 태어난지 일주일 이내에 부리를 강제로 자르고 산란계의 경우 생후 20주가 지나면 다시 한번 부리를 자른다. 한꺼번에 많은 병아리의 부리를 자르다보니 심할 경우 콧구멍까지 잘라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가축의 사육방식을 통해 이윤을 얻는 기업은 따로 있다. 책에서는 다소 예전의 자료를 제시하고 있는데 2006~2008년 미국 식품원가구조를 보면 축산물 소비자 가격에서 30~40% 가량만 생산자의 몫으로 돌아가고 나머지는 가축을 대규모로 수집해 도축하고 가공하는 기업들이 가져가고 있다. 미국의 육류가공산업은 타이슨푸드, 카길, 스위프트, 스미스필드푸드 등 소수의 거대기업이 지배하고 있다(p.71). 비위생적인 사육과정과 도축과정을 통해 광우병, O-157, 살모넬라균 등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국 식탁에서 그 고기를 먹게 되는 인간들에게 피해가 돌아온다.


농업정책에 있어서의 문제점 지적도 빼놓지 않는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공장식 축산업을 부추기는 축산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 결과로 소농을 도태시키고 대형 농장을 만들려는 정책들이 입안되어 실행되고 있다. 김영삼 정부에서 시작된 이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농업정책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나아진 점은 전혀 없었고 현 이명박 정부에서도 여전히 주요 농업전략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공장식 축산업을 통해 가축이 입는 학살의 피해 뿐만 아니라 그 결과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피해로 돌아오는데 비만, 식중독, 각종 전염병이 그 예이다. 실제로 비위생적인 도축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소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사망한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어떤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세균들이 우리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여러가지 무시무시한 지적을 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그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저자도 마지막 부분에서 공장식 축산업을 폐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고백한다. 하지만 지구 환경을 살리고 가축과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대안이 없다. 물론 대안이 전혀 제시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먼저 농업과 축산을 하는 생산자 입장에서는 항생제, 화학비료, 농약, 유전자조작 씨악에 의존하는 농업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유기농 비즈니스의 상업화를 막아내어 자연순환농업 모델을 만들자는 제안을 한다. 소비자 편에서도 패스트푸드를 끊고 외식을 줄이며 안전한 먹을거리를 구하기 위해 동네 슈퍼나 생협 매장에 들러 그때그때 필요한 물품을 소량으로 구매하자고 제안한다. 또한 천천히 요리하여 적게 먹는 식습관으로의 전환을 통해 환경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공장식 축산업을 무장해제 시킬 수 있다고 희망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대안들이 너무 현실적이지 못하다. 책의 내용은 대부분 공감이 되지만 대안이 썩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이 책을 읽는 내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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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 신화에서 찾은 '다시 나를 찾는 힘'
구본형 지음 / 와이즈베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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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본형'이라는 분과 '신화'라는 것이 매치가 되는지?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무슨 내용일까 의문이 드는 것과 동시에 과연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까 하고 의심했다. 하지만 의심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으니 책의 프롤로그와 목차를 보는 순간 '신화에서 다시 나를 창조하는 힘'이라는 부제목답게 신화에서 갖가지 자기경영 요소들을 추출해 내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신화에 관심이 많지만 전문 서적을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신화의 맛을 간단히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하긴 세인들의 눈으로 봤을 때 구본형 님의 경쟁자라 할 수 있는 공병호 님도 최근 고전 주제의 시리즈물을 발간하고 있으니 크게 이상할 점은 아니라 보인다. 최근 인문이나 고전이 대세는 대세인 듯 하다.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프롤로그에서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를 꺼내면서 과연 판도라의 상자에 무엇을 들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이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신화 내용을 차용하면서 밝혀내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가장 먼터 튀어나와 세상을 점령한 것은 '시간'이라면서 책의 첫 내용으로 '크로노스'를 다루고 있다. 크로노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시간관리'를 하겠다"라는 인간들의 허황된 욕망을 과감이 깨트려버렸다. 아니, 나의 자만심이 깨져버렸다. 시간을 관리하겠다는 오만에서 벗어나 '지금경영'이라는 말을 쓰는 것(p.36)이 시간을 바라보는 인간으로서 좀더 합리적인 관점이라는 주장이다. 더우기 인간이 창조해낸 카이로스의 시간을 좀더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현재의 시간을 많은 일정으로 빡빡하게 채우지 말고 주어진 현재의 시간시간을 음미하며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제안한다. 웬지 다이어리나 스케줄러에 일정이 꽉 채워져있으면 뿌듯함을 느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제우스 편도 인상적이다. '자기경영'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말인 즉슨 자기를 경영한다는 것은 자신을 변형시켜 새로운 인물로 거듭나는 것이며, 자신 안에 무언가를 잉터해여 자꾸 만들어내는 것이다. 환경도 변하고 주위인물도 변하는데 결국 나 자신만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한다면 자기경영의 실패자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열한번째로 판도라의 상자를 튀어나온 허영을 언급하면서 저자 본인은 지적 허영이 많다고 고백한다. 그 지적 허영을 극복하기 위해 저자 나름대로 지키려고 애쓰는 원칙을 소개하는데 그 첫번째 원칙이 인상적이다. 익히 들어왔고 알고 있었지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 원칙은 매일 읽고 매일 쓰라는 것인데 매일 뭔가를 하지 않는다면 물을ㄴ 어딘가에 스며들어 사라지고 말 것이며 결코 강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작은 개울 하나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이제까지 작은 개울도 하나 만들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다잡아 먹게 되었다.

 

학식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지 말고, 배우고 익힌 것을 조용히 자신에게 들려주어 그 가치를 스스로 체험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으로 지식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 p.135

 

신화라는 다소 감상적이고 인간적인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자기경영 원칙들을 추출해 낸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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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재테크 - 자녀교육과 노후대비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김진석.변문경 지음 / 다빈치books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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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지 않거나 하나, 아니면 많아야 둘 정도를 낳는 요즘 시대에 자녀교육에 대한 잘못된 열의가 자녀의 미래를 물론이고 부모의 미래까지 망치고 있다. 거리를 다녀보면 웬만한 중고차 가격 정도 될 법한 호화찬란한 유모차를 자랑스럽게 끌고다니는 부모들을 많이 본다. 백화점에 가보면 고가의 명품 옷이나 카시트 등 유아용품들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출산을 준비하는 비용 또한 엄청남을 알 수 있다. 출산 후 조리원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또 어떠한가. 저자는 이 책의 주제인 사교육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자녀에게 투영하는 부모의 허황된 꿈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돈 펑펑 잘 버는 사람들은 예외이고, 이 책을 볼 필요도 없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현재를 중시하는 소비 현상들은 현재 20~40대의 암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자녀 교육에도 예전보다 돈이 많이 든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다. 여가와 취미생활도 중요하게 여겨 돈이 든다. 그렇다고 줄일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예전 어른들처럼 허리띠를 졸라매지 못하고 대출을 받아서라도 우선 쓰고 보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다. 거기에 여러가지 이유로 자식을 하나나 둘만 두게 되면서 자식에 대한 사랑이 부정적인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 p.36


우리는 사교육이 남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교육 만능주의가 팽배해있다. 안하면 안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있다.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 기준은 오로지 사교육이다. 다른 아이들은 선행을 하네마네 무슨 학원을 다니네마네 하는 것으로 우리 아이들을 평가한다. 그러는 와중이 젊은 부모들은 정작 자신의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나이들을 자식들에게 손 벌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교육을 끊지 못한다. 나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지만 나또한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가 될 때 여기저기 사교육에 기웃거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는 사교육을 마냥 나쁜 것으로 몰아세우지는 않는다. 문제는 아이가 원하지 않는, 부모의 욕심에 의한 사교육이 문제라는 것이다. 사교육의 중심은 항상 내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 즐기는 활동을 찾는 과정에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모자라는 점을 보충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 방식일 것이다. 저자는 불필요한 사교육에 쓸데없이 들어가는 돈을 재테크에 활용하라고 권한다.


교육의 기본은 가정교육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가정에서 가르처야 할 기본적인 교육조차 외부의 교육기관이 맡기려 한다. 이를 저자는 '가정교육의 아웃소싱 시대'라는 표현을 쓰면서 비판한다. 자발적인 학습이 되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욕심으로 만든 일정표에 따라 여기저기 학원을 다니며 많은 아이들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어디까지가 아웃소싱을 해야 할 부분이고, 어디까지가 가정에서 담당해야 할 부분인가? 가정교육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 뭐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자습, 학습지, 문제집 풀이 등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학습적인 부분보다 스스로 탐구하고 학습했을 때의 자신감, 유능감, 자발성 등을 갖추는 것이 가정교육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유년기의 다양한 경험, 형제 관계 경험, 리더십, 가족과 함께 한 시간적인 배려, 대화, 안정감 등을 느껴야 한다.  - p.77


공교육이건 사교육이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이어야 함에도 대학입시만을 위한 교육에 치중해있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정작 대학은 자신의 관심분야나 희망사항이 아닌 성적으로 전공을 선택하고 대학 졸업 이후에도 미래 방향을 잡지 못해 허둥지둥하는 아이들을 많이본다. 


미래의 직업은 자신의 재능과 호기심을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고유성과 존업성, 이성적 판단능력,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 p.100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이미 평생직장이 없어진 지는 오래고 현실적으로 은퇴를 두세번은 하고 서너개의 직업은 가져야 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성인이 된 우리가 사는 시대가 이러하건데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더하면 더했지 지금보다 못하진 않을 것이다. 결국 사교육이건 공교육이건 중요한 것은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 즐기는 활동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창업 아이템으로 삼아 나이에 맞는 일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악기 2개 기본, 태권도, 인라인 스케이트, 축구, 수학, 영어, 논술 그 많은 기본들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아이가 과연 행복하고 아이디어가 많은 미래 인재인지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다.  - p.128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부모에게 아이들은 하나나 둘 뿐이기에 너무 소중한 내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빚을 내서까지 이것저것 교육을 시킨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렇게 쌩돈 날려가며 하는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교육과 재테크라는 민감한 주제를 잘 엮어서 쉽게 정리한 책으로 자녀교육비로 인해 고민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듯 싶다. 주변 환경을 비판하는 것보다 자신감을 갖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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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 자연학자 이브 파칼레의 생명에 관한 철학 에세이
이브 파칼레 지음, 이세진 옮김 / 해나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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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지만 모든 것이 있었다."

 

책 띠지에 적힌 문구이다. 이 문장에서 느낄 수 있다시피 저자는 무신론자이다. 그는 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운명도 없고 신의 손도 없다. 신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았다. 인류의 미래는 오로지 우리가 이미 내린 결정, 내리고 있는 결정, 앞으로 내릴 결정에 달린 문제다. - p.14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이며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로에 가깝다.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며 인간이 사라져도 우주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다. 인간의 태어남과 죽음은 덧없이 스치고 가는 과정이자 흔적이 지나지 않는다. 우주에서 무한히 일어나지만 정작 우주는 알지도 못하는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우주는 신과 달리 아무것도 생각하거나 계획하지 않는다(p.29). 저자는 인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인간은 보통 크기의 별 주위를 도는 작은 행성의 우둘투둘한 표면에 붙어사는 낱알 한 톨만 한 존재이다. - p.19

 

과학과 종교에 대한 비교가 인상적이다. 과학은 반항, 회의주의, 논쟁, 새로운 실험, 비판적 검증을 숭배한다면서 종교와 다음과 같이 비교하고 있다.

 

과학은 자신이 말한 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앙이나 미신과 구별된다. (중략) 과학은 종교와 달리 골치 아픈 질문 공세와 까다로운 검증을 사랑한다. - p.34

 

우주는 137억년전 빅뱅에 의해 탄생했다고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저자는 137년에 탄생한 우주의 역사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설명하고 있다. 우주가 탄생한 지 10억년이 흐른 127억년 전에는 물질이 탄생했으며 46억년 전쯤에는 태양이 등장했다.

 

46억년 전 태양이 만들어지고 1억년이 지나고 태양계의 행성들이 정렬된다. 과연 태양계의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있을 것인가 또는 태양계가 아닌 다른 은하에는 있을 것인가? 저자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나는 화성을 설명한 대목에 주목했다. 얼마전 작고한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라든가 조지 웰스의 <우주 전쟁> 등 화성을 소재로 한 SF소설과 영화를 언급하면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되는 화성은 인간의 환상울 부추긴다고 이야기한다. 얼마전 NASA의 화성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하여 탐사를 시작하였다. 앞으로 2년뒤 2014년까지 화성 표면을 누비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태양계의 모습이 완성되고나서 10억년이 지난 35억년 전 세포가 출현한다. 즉 생명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는 점점 줄어들고 산소가 늘어나면서 대기의 구성비가 고등세포들이 살기에 적합해졌다. 25억년 전 산소는 대기의 1% 벽을 넘어섰고 10억에서 8억년 전 사이에 드디오 산소가 10%에 육박하게 되었다. 이후 인간이 출현한 시대의 대기 중 산소인 21% 수준까지 상승하게 된다. 그러면서 단순 생물들이 진화가 시작된다. 생명이 점점 다양해 지면서 단세포 동물에서 다세포 동물로 발전하며 바다를 벗어나 육지로 올라오게 된다.

 

책의 성격은 생명에 관한 철학에세이를 표방하지만 상당히 과학적인 지식을 요한다. 우주의 관한 용어로 쿼크, 끈이론, 암흑에너지, 초신성, 웜홀 등 전문용어들이 언급되며 생명의 출현 이후의 내용에는 DNA구조라든가 생명공학 이론들이 등장한다. 전문용어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문장이나 내용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수준은 아니다. 상당히 시적이고 문학적인 표현이 가득하다. 책의 초반부부터 마지막까지 언급되는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구해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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