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대에 올라
검은 구멍 속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우아한 몸짓으로 뛰어내렸는데
온몸이 이렇게
여기 있습니다.

죽은 개의 얼어붙은 꼬리를
꼭 붙잡고 매달려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속는 힘으로
(‘꾀병’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와 나 사이에 흐르는 의심의 강이 있고
건너 갈 수 있는 날과
건너갈 수 없는 날이 있었다

(5쪽, 시인의 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의 인생을 참을 수 없이 괴롭게 만드는 것은 미워하는 사람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 때문일 게다. (133쪽)

사실 난 지금껏 허영심 없는 살인자는 만나보지 못했단다. (133쪽)

살인자들은 일반적으로 좀 구분되는 종류의 인간이야. 특이하게 ‘다른’ 인간들이가든-살인이란 잘못이지-하지만 그들에게는 잘못이라고 여겨지질 않아. 왜냐하면 그들에겐 그것이 필요한 행위로 여겨졌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피해자에 대해 피해자 자신이 살인을 ‘자초했다’고 뒤집어씌우고, 자신에게는 그것만이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생각하지. (13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테파니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책을 좀 읽으려 했다. 다들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니까. (196쪽)

미끄러지듯 작고 가볍게 지방 도로 위에 던져진 소녀들은 자유를 느끼며 삶이 그들에게 약속해 준 것들을 말없이 생각했다. (19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거의 흔적은 잘 감춰둔 물건처럼 눈에 띄진 않지만 바로 눈앞에 두고 알아보지 못하는 단서처럼 우릴 빤히 보고 있다. 우린 과거를 놓친 게 맞지만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253쪽)

인류가 언제 넘어설 한계가 없어서 포기한 역사가 있었던가? (254쪽)

기억의 복기와 재생은 인류의 생존 원리다. 시절을 그리워miss하지만 놓쳐버린missed 과거의 시간을 잃어버리지 않고 기록한다. (25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