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얘기 들리시나요, 들리시면 say ho.....

 

 

1

 

유전자만큼 신묘한 게 없다. 90년대 초까지는 엄마 손잡고 나가면 즈그 어마이 쏙 뺐다는 말을 듣고, 아빠 손잡고 나가면 영판 즈그 아부지네소리를 듣던 어린 syo가 살았다. 심지어 우리 엄마랑 아빠는 입심 드러운 상놈과 세상물정 모르는 훈장님 네 막내딸처럼 달라도 너무 달랐는데! 부부는 닮아간다는 속설에 빅엿을 멕이고, 끝까지 다른 얼굴로, 스무 몇 해를 사실상 남남 같은 부부와 사실상 부부 같은 남남으로 살았던 우리 엄마 아빠. 그런 그들이었기에 syosyo의 동생은 그들이 부부라는 최소한의 미학적 증거인 셈이었다.

 

 

 

2

 

유전자만큼 신묘한 게 없다. 어린 날에는 엄마와 아빠 사이의 기막힌 그라데이션과도 같았던 자식의 얼굴은, 어느 시점부터 급속도로 균형이 붕괴하여 누구 한 사람 쪽으로 대차게 수렴한다. syosyo의 동생은 어느덧 아빠를 닮아있다. , 아빠를 닮은 얼굴을 한 syo의 동생은 아빠를 닮은 syo를 오빠라고 부른다. 망했구나. 어흑, 불쌍한 것.

 

 

 

3

 

그러나 망했기로 치면 syo도 크게 꿇리진 않는다. 사내놈이 아버지 닮는 게 뭐 별일 아닐 수 있지만, 21세기의 대한민국은 우리 아버지 닮은 syo보다 엄마 닮은 syo에게 훨씬 더 호의적인 시공간이다. 엄마가 아빠한테 늘 져줬듯이 엄마 유전자가 아빠 유전자한테 져주는 바람에 syo는 세상으로부터 다정한 대접을 받기 위해 별도의 이런저런 기술들을 익혀야 했다. 노멀 상태의 눈매가 굉장히 싸가지 없어 보이는 편이라 평상시에도 부러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닌다. 이미 똥그래져 있다 보니 어지간히 놀라운 이야기를 들어도 표정의 변화가 미미해서, 뜻밖에 사이코패스 같다고 빈축을 사기도 한다. 좀 더 선량해 보이기 위해 눈웃음 웃는 연습을 오래 했는데, 그러다 젠장, 눈으로 안 웃는 법을 까먹어 버린 거라. 이십 대의 언젠가, 너 닭갈비집 이모한테 눈웃음 살살 치더라? 그래서 그 이모가 계산할 때 사이다 빼 준거 아니야? 하는 말을 여친에게 들은 후 다시 오랫동안 눈은 안 웃는 연습을 해야 했다


그걸로 끝도 아니다. 3때 별명은 비버였다. 범인은 앞니. 친구들이 자꾸만 댐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3이 고입 준비하기 바빠 죽겠는데 댐 만들 시간이 어딨어. 비버는 입을 닫고 웃는 법을 연습했고, 고등학교 때쯤은 그야말로 불교학교 학생 답게 자비로운 미소 스킬을 마스터, 밀려드는 건축 의뢰를 은은한 입웃음으로 원천봉쇄하고 정석 풀이에 몰두할 수가 있었다. syo비버 이제 장사 안한대. 입 닫았대. 운운. 어쨌든 후천적인 노력으로 얼굴 이곳저곳에 붙어 있는 아빠발 실점 포인트들을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솎아낼 수 있었다. 이제 딱 하나, 최고의 적수가 남았다. 그것은 바로 수염.

 

 

 

4

 

syo의 수염은 정말 최악의 형태로 자란다. 일단 수염이 하루 종일 균일한 속도로 자라는 게 아니다. 얘네가 기지개를 쎄게 펴는 타이밍이 있다. 이게 10시에서 11시 사이다. 3시간만 일렀어도 아침 세면시 면도로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을. syo10시 반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면도 안했냐?”. 했다, 했어! 열라 열심히 했다고! 9시 55분에 면도를 해도 10시를 통과하면 이렇다고! 내가 진짜 면도를 안 하고 나왔으면 면도 안했냐?”가 아니라 면도 안하냐?”라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을걸! 이라고 내면의 아우성을 지르는 일이 많았다.

 

그렇다고 수염이 되게 폼나게 자라는 것도 아니다. 고시원 생활 하던 시절 눈 딱 감고 한 번 일주일을 길러보았는데, 이틀에서 사흘째 되는 지점에서 더 자라나지 않았다. 조금만 더 자라주면 일부러 기른다는 느낌을 주는 길이가 되는데, 거기까지만 가면 살짝 다듬구 나서 "취존 좀요" 이러면서 우겨 볼 수도 있겠는데, , 이건 정말 누가 봐도 귀찮아서 면도 안한 거지 절대로 뜻을 품고서 이따위 기장으로 길렀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딱 그런 조잡한 길이까지만 수염이 자라더라.....

 

게다가 이놈의 수염이 굵어서 안 밀어주면 모공에 꽉 들어차 피지의 자연스러운 배출을 억압하는 것 같다. 자꾸 뭐가 난다. 나면 면도할 때 긁힌다. 아프고 입주변이 너구리처럼 얼룩덜룩해진다. 수염을 기르면 검게 얼룩덜룩, 수염을 깎으면 붉게 얼룩덜룩이다. 단순히 내 취향이 빨강색이라서 면도하는 수준이다. 어차피 하나 안하나 내 입가는 화개장터다.

 

 

 

5

 

, 다른 건 몰라도 정말 수염만큼은 A/S 받고 싶다. 불효아들놈 엿 먹으라고 이런 걸 주고 가셨나요. 차라리 똥을 남기셨다면 냉큼 치워버리기라도 하지...... 가만히 계시지 말고 뭐라고 말씀 좀 해 보시라구요......

 

 

 

한 줄 요약.

 

모공에 자꾸 뾰루지가 나서 아팠쪄요, 징징징.

 

 

 

--- 읽은 ---

+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 김겨울 : 133 ~ 244

+ 위험하지 않은 몰락 / 강상중, 우치다 타츠루 : 110 ~ 303

 

 

--- 읽는 ---

= 쾌락독서 / 문유석 : ~ 108

=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 엄기호 : ~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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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6-27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y ho~~~~~~
클렌징~~~~~~~ ㅎㅎㅎㅎㅎㅎㅎ

syo 2019-06-27 23:27   좋아요 0 | URL
수도 없이 바꿔가며 시도해 보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얼굴을 새 걸로 사는 게 답인 것 같은데요....

반유행열반인 2019-06-27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얼굴로 디스하는 건...그래도 이 정도는 귀여운 수준의 패드립이네요ㅋㅋ 저도 부모님께 반품하고 싶은 부분 많습니다. 아프로곱슬, 대문 앞니, 건성 피부, 단신, 안 사요, 다 가져가세요! 하고.(진짜 불효새끼다 나...)

syo 2019-06-27 23:29   좋아요 1 | URL
그것 말고 좋은 거 뭐라도 물려주신 게 있었으면 저도 이렇게까지 후레자식놀음은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에요..... 지랄같은 성격과 좁아터진 마음, 골수에 스민 귀차니즘 같은 것들이 전부 부계 혈통의 특성이라 이건 도무지 분노하지 않을 길이 없다!!

반유행열반인 2019-06-28 07:33   좋아요 0 | URL
진짜 나쁜 건 왜 다 아빠가 준 걸까요 저도 물려 받은 거 중에 제일 나쁜 건 역시 겉으로 안 보이는 것들인 듯...그래도 엄마가 좋은 걸 조금은 줘서 사람 시늉?은 하고 사는 거니 남은 분께 감사하고 효도해야겠죠...

syo 2019-06-28 09:01   좋아요 1 | URL
자꾸 닮아가서 문제입니다. 말투랄지, 짜증내는 스타일이랄지 이런 드러운 것까지 너무 비슷해서 저도 깜짝깜짝 놀라고 그러거든요 ㅎㅎㅎㅎ

이생망 이생망 신나는 노래.....

반유행열반인 2019-06-28 09:47   좋아요 0 | URL
그래도 나름 극뽁하기 위한 눈웃음, 자비로운 미소 등의 노력에 긍지를 가지셔도...유성생식의 신비!덕에 닮기도 1/2만 닮았잖아요. 후대에는 1/4, 1/8...하다보면 개선의 여지도...나쁜 닮은 부분을 인정하고 의식하고 자중하니까 이번 생도 인류의 미래?도 완전 망한 건 아닐 거에요.(하, 이거 왠지 나 자신을 다독이는 소리 같다?)

2019-06-28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8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9-06-2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염을 한 달 이상 길러보시면 또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오래전에 한 달 반 가량 길러봤습니다. 그때 적어도 내 눈에는 꽤 멋있어 보였죠.
당시 저를 만난 지인들 중 대다수가 (아마도 인사 치레였겠지만) 멋있다고 했었죠.
그래서 계속 수염을 길러보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관리하는게 훨씬 더 힘들더라구요.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자라서 고정 지출이 줄어들면 급여 받는 일을 그만둘 생각인데,
그때쯤 되어서는 다시 수염을 길러볼 생각입니다.

syo 2019-06-28 21:54   좋아요 0 | URL
저는 수염이 어울리지도 않고 취향도 아니라서, 레이져 같은 걸로 아주 아작을 내 버리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다만 그게 너무 아프대요..... 아픈 게 너무 싫어서 못한다는 ㅠㅠ

북다이제스터 2019-06-28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듣고 있습니다.
say ho...^^ㅎㅎ

syo 2019-06-28 23:33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많은 분들이 say ho를 해주시네요. 기쁘게도.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사실 저 say ho는 아버지한테 한 말이었거든요.....

DYDADDY 2019-07-01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o~ 저도 유전자 AS 받고 싶어요. ㅋㅋㅋ

syo 2019-07-01 10:12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 사람 맘 다 똑같나봐요....

뒷북소녀 2019-07-07 2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이 호호호호호~~~~~~~~~~~~`
 

23

 

 

1

 

아메리카노와 먹 간 물의 차이를 치열하게 고찰하던 코찔찔이가 있었다. s모라는 작자다. 대학생활의 끝물쯤 되자 그는, 카페인은 내 고독한 인생의 필수품, 에스프레소 한 잔은 내 지친 전두엽을 위로하는 아스피린과도 같지- 따위의 허세(=지랄)도 떨 줄 아는 으른 남자가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는 자기 자신을 참 치열하게도 속여 왔다. 이게 맛있는 거야. 쓸개즙 맛 같겠지만 이게 고급진 거야. 생각해 봐, 쓸개즙 먹어본 적 있어? 없지? 왜 없을까? 고급지니까! 넌 이걸 마셔야 해. 마실 줄 알아야 해. 여기가 어디야? MAN, 여긴 SEOUL CITY. 모름지기 MAN OF SEOUL라면 AMERICANO정도는 CAN DRINK해야지? GOT IT? 마셔, 들이켜, 익숙해질 때까지 들이 부어! 인상 쓰지 마. 인상 피라고. 저기 저쪽에 앉은 여자가 널 얕잡아 볼 모양이다! 지지 마. 웃어. 힘이 들면 안성기를 떠올려. 그리고 그윽한 표정을 지어. 음미하는 연기를 하란 말이야. 하다 보면 진짜 맛있어진다. 먹다 보면 정말 맛있어진다. 맛있어진다. 맛있어진다.....

 

이렇게 맛있어졌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맑으면 두 잔, 비 오면 석 잔을 정량으로 친다. 하루 한 잔도 버거웠던 날들과 일곱 잔씩 들이부었던 날들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하다 찾아낸 균형점이다. 근데 이것도 거의 강박이라, 언제였던가, 맑은 서울에서 아침 점심에 한 잔씩 마시고 밤에 대구 내려왔더니 비가 내렸길래 반잔만 꺾어 마신 날도 있었다. 어쩌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놈이 된 건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런 나조차 사랑하기로 하자. 요즘 자기오구오구 주간이다. 그리고 장마의 시작이다. 커피 소비량이 1.5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어 새로이 주문을 넣었다. 대책없이 대량으로. 박스째 올 것이다. 오구오구 잘했어요. 올해 내내 먹을지도. 오구오구 그것도 잘했어요. 괜찮아. 카페인은 내 고독한 인생의 필수품, 하루 세 번 반드시 입 안을 애무하는 치약과도 같지. 오구오구 지랄도 잘했어요.

 

syo(와 그의 친구 )의 아메리카노 적응기는 사실 더 길고 지난한 이야기다. 굴욕과 수난, 뻔뻔함과 시기질투, 스타벅스아이스바닐라라떼투샷얼음빼고주세요가 어우러진 철저한 개인사지만, 동시에 사회 문화의 변동 양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번듯한 미시사라고 볼 수도 있는데, 오늘은 오늘 치 커피를 다 마셨기 때문에 차마 쓸 수가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웬만하면 쓸 일은 없을 듯하다. 카페인은 물론 알콜의 도움도 상당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참 아쉽다(핵뻔뻔).

 



  사치에는 그렇게 말하며 심호흡을 했다미도리는 진열된 과일을 들고 하나씩 향을 맡았다.

  "도쿄에 있을 때 가끔 고급 슈퍼마켓에서 장을 봤습니다월급을 받은 직후에요구경 온 것 같은 직장 여성들한테 난 당신들하고는 차원이 좀 달라하고 으스대고 싶은 마음이었다고나 할까요지금 생각해 보면 직장 생활을 하는 주부가 장보러 나온 것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양상추 한 통 800양배추 600조개관자 몇 개가 1200굉장한 가격이죠머리 한구석으론 '비싸집 근처 채소 가게나 생선 가게에서 사면 몇 분의 일만 줘도 살 텐데생각하면서또 다른 마음은 고급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게 우쭐했습니다그러나 그건 그걸로 끝이더군요이곳 시장처럼 장을 봐도 즐겁지가 않았습니다괜히 허세를 부려놓고는 집에 돌아와서 봉지에서 물건들을 꺼내 가격을 보고는 새삼 놀라고 그랬죠그런데 그러면서도 기분은 왠지 나쁘지 않더라는 거죠이상한 반복이었습니다어디가 잘못됐던 걸까요."

  미도리는 여전히 진열된 과일을 손에 들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

무레 요코카모메 식당


추억이란 게필요 없다고 어디 없던 시간이 되나요기억하고 싶지 않은 공기까지도 기억의 방바닥에 꾸덕꾸덕 눌어붙어 기어코 추억으로 변질되고 마는 것을요잊히기 위해서라도 존재해야 하는 시간들.

김나연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2

 

열흘쯤 놀다시피 읽었더니 다시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또 열흘쯤 공부하다 보면 읽으면서 놀고 싶겠지. 내가 이따위라서 큰 인물이 못 되고 고작 syo가 된 것이다. syo. 모든 행보가 갈지자인 남자. 망하고 망하고 또 망해도 망할 짓만 골라하는 이 망할 노무 자슥 같으니라고.

 


 

3

 

어차피 못 쓸 거라면 못 써도 나같이 못 쓰고 싶다. 누가 syo 아니랠까봐 열라 syo같이 썼군, 이런 말을 들으면 퍽 좋을 것 같다. 그게 잘 썼다는 뜻이건 못 썼다는 뜻이건 간에, 어쨌든 syo의 글이 syo같기만 하다면, syo가 괜찮아지면 syo의 글도 괜찮아지는 거니까, 글 따로 syo 따로 키울 필요 없이 syo만 키우면 되니까, 얼마나 편해. 왜 글이 그 따위에요- 물어오면, 죄송합니다, 제가 이따위라서 그만- 하고 대답하면 땡이니까, 얼마나 편해.

 

잘하자 인마.


 

독자들은 어떤 작품에 대해 자전적이지 않느냐고 묻는다나의 대답은 이렇다모든 소설은 궁극적으로 자전적이다작가는 여러 권의 책을 통해 한 편의 자서전을 쓴다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그런 점에서 누구나 작가다.

이승우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목장으로 이사 와서 처음 한두 해는 책을 등한시했다책은 그저 벽을 장식하는 가구였다그런데 이렇게 대번에 옛날 습관으로 돌아가고 있다.

  롤랑 바르트를 읽고 있는데 이런 말이 나온다. "나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하려면(다시 말해 내 미시지의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다른 말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독창적인 말아무도 쓴 적 없는 말로 바꾸어야 한다."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 자체를 진짜로 하려면 그것을 습관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그 일을 통해 경험을 얻었거나 인식을 얻었다면 그 일 자체를 진짜로 한 것이 아니다.

  바르트는 문학에 대해 말하고 있다나는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너무 잘하게 되면 그 일이 재미없어진다.

  똑같은 농담을 두 번 연속으로 하기는 어렵다.

  양들이 계속 신비로움을 간직해 주기를.

  언젠가 양들이 전기의 허점을 찾아내는 날이 오기를.

악셀 린덴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4

 

뭐라도, 짧은 거라도, 매일 찌끄려보는 게 먼 훗날을 위하여 좋으려나 생각하는 중.

 

어차피 사흘에 한 번, 혹은 묵혔다가 일주일에 한 번 쓴다고 해서 뭐 더 봐줄만한 게 나온 건 딱히 아니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글을 써도 고통스럽고 글을 안 써도 고통스럽다그러면 쓰는 게 낫다뭐라도 하다 보면 시간이 가니까슬프지만 일을 하고슬픈데도 밥을 먹고슬프니까 글을 쓴다그렇게 하루를 보냈으면 내일도 살 수 있다서툴더라도 자기 말로 고통을 써 본다면 일상을 중단시키는 고통이 다스릴 만한 고통이 될 수는 있다그러므로 우리 뭐든 써보자고 하며 저마다 무언가를 쓰기 시작한다.

은유다가오는 말들


일기는 작품화하지 못한 '잡문'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작품으로 담아내지 못한 덜 정제된 재료도 아니다오히려 울프의 일기는 소설과 동등한 지위를 가진 독자적 장르다소설가 울프를 가능하게 만든 삶의 언어가 바로 일기라고 할 수 있다그래서 오히려 그는 일기에서 소설의 형식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마음을 실험했다에세이가 현상에 대한 분석을 전제로하는 것이라면 그의 일기는 형식 자체로부터 자유로워 보인다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생각나는 대로 기술하고 있지만그 기술은 현실의 전개다이 전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울프의 관점이다.

이택광버지니아 울프 북클럽

 

예측할 수 없는 일 가운데서도 가장 이상한 것이 일기를 쓰는 일이다일기에 대해서는 나는 아무것도 예견할 수 없다좋은 것이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것이라고 다 나쁜 것이 아니다내면의 가장 풍부한 창고에 빛을 비추더라도 나의 계산대에 올라오는 것은 그저 조잡하고 값싼 재료들 뿐이다하지만 몇 개월이나 몇 년이 지나고 나면 이 혼란스러운 더미 속에서 육로를 통해 가져온 중국의 희귀한 유물이나 인도의 보물이 나올지 모른다마른 사과나 호박을 줄로 이어놓은 듯한 너저분한 것이 나중에는 브라질의 다이아몬드와 코로만델의 진주를 엮어놓은 보물로 밝혀질지 모른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소로의 일기

 

 

--- 읽은 ---

+ 세월 / 아니 에르노 : 188 ~ 309

타자와 욕망 문성원 : 109 ~ 168

해질녘에 아픈 사람 신현림 : ~ 117

+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 / 이정모 : 283 ~ 430

+ 미루기의 천재들 / 앤드루 산델라 : 117 ~ 239

 

 

--- 읽는 ---

현상학 한전숙 : ~ 64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김겨울 : ~ 133

=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 / 김진영 : 68 ~ 150

세상을 알라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 ~ 52

= 위험하지 않은 몰락 / 강상중, 우치다 타츠루 : ~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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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6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6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9-06-27 0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 그 의견, 찬성이네요.
매일 쓴다 = 매일 올린다 = 매일 알라딘
매일매일매일!!!

syo 2019-06-27 07:13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면 이게 뭐라고 고민까지 하는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비가 왔다. 커피를 마셨다. 참 재미있었다. 요렇게 그림일기 스타일로 딱 쓰기만 하면 하루 친데 ㅎㅎㅎㅎ

단발머리 2019-06-27 07:46   좋아요 0 | URL
오늘은 비가 왔다. 커피를 마셨다. 참 재미있었다. 이런 이야기도 누가 풀어가느냐 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최근에, 아주 급박하게 절실히 바쁜 일 없으시다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하시는 걸로 하시지요~~~~~~~

단발머리 2019-06-27 07:47   좋아요 0 | URL
추신이요...
시간도 정하면 안 되나요? 오전 10시, 오후 4시... 이런 식으로요^^
from 매일 올라오는 syo님 글 정기 속독할 1인

syo 2019-06-27 12:48   좋아요 0 | URL
앜ㅋㅋㅋㅋㅋㅋ
잠깐 사이에 이분들이 힘을 합쳐서 제 일정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짜고 계시네요.....

2019-06-27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7 0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9-06-27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매일 올리십시오! (명령. 매우 단호함. 웃는 표정 절대 없음.)

단발머리 2019-06-27 11:0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이 단호함을 잘 아는 나로서는.... 흠흠..... syo님 걱정되네요.
글 매일 안 올리면 대구 기차표 끊을 태세입니다.
난 더 이상 권하지 않는 걸로요^^

syo 2019-06-27 12:47   좋아요 0 | URL
아..... 괜한 일을 저지른 것 같아.....

psyche 2019-06-27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말고 아메리카노 한 잔 뽑아왔네요. 이 글 읽을 때는 꼭 커피를 마셔야만 할 거 같아서... ㅎㅎ 매일 글 올리시면 열심히 읽을 독자 여기 또 있습니다.

다락방 2019-06-27 08:37   좋아요 1 | URL
프시케님, 저도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고 있어요! 건배!

단발머리 2019-06-27 11:01   좋아요 0 | URL
아이스 라떼도 같이 해도 되죠? 건배!!!

다락방 2019-06-27 11:04   좋아요 0 | URL
모두 건배!

syo 2019-06-27 12:46   좋아요 0 | URL
아니, 여기 왜 이렇게 핫플레이스죠? ㅎ

다들 몰래 몰래 커피에 알코올 한 방울씩 넣으신 것처럼 신나셨어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19-06-27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꿉꿉하고 꾸물거리는 날씨이니 아메리카노 3잔 드실테고 그러면 적응(중독)기 써 주세요? 네?네? 하면 못 이기는 척 써 주시는 거죠? (히야 큰 그림이었네...난 여기 또 낚이네...) 커피맛보다 글맛이 더 중독적이네요. (키햐 syo뽕에 취한다...여기 한 잔 더! 이런 느낌...)

syo 2019-06-27 12:50   좋아요 0 | URL
이렇게 시끌벅적해질 줄은 몰랐어요.
커피 적응기는 쓰려면 거기에 반드시 등장하게 되어 있는 친구놈의 허락을 받아야합니다.
걔한테 득될 게 없으니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득될 것 없기로는 syo도 마찬가진데....

반유행열반인 2019-06-27 13:11   좋아요 0 | URL
계속 조금씩 흘리면서 글쎄 가능하려나...사전 허락...득과 실...이러시니 과대광고 내지 거대한 심리전략 광고 아닙니까! 궁금해서 일상생활 불가능 정도니 금단현상을 조만간 해결해주세요. (적응 마친 친구님한테는 뇌물로 커피 바치면 허락이...안 되려나...)

syo 2019-06-27 13:30   좋아요 1 | URL
앗.... 걸렸네 마케팅 전술ㅋㅋㅋㅋ

너무 별 이야기 아니라서 오히려 더 못 쓰겠어요. 어떻게든 뭔가 만들어볼려는 유혹에 넘어가서 MSG 잔뜩 칠 것 같아. 묵혀놨다 언젠가 넌지시 스리슬쩍 풀어놔야겠어요 ㅎㅎㅎㅎ

감은빛 2019-06-27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유와 커피를 못 마셔요. 아메리카노는 가끔 물어보지 않고 사람 수대로 뽑아오는 경우 마시기는 하는데, 내가 먼저 마시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예전에 서점 영업 다닐때 작은 서점 사장님들이 꼭 반드시 믹스 커피 한 잔씩을 타주시는데, 아까 마셔서 안 마시겠다고 해도 그러면 안 된다고 반드시 손에 한 잔을 쥐어줍니다.

하루에 서점 대여섯 군데 돌면 대여섯 잔의 믹스 커피를 마셔야 했어요. 좋아하지도 않고, 몸에도 좋지 않은 믹스 커피.

그때 그런 생각을 했죠. 서점 갈 때마다 꼭 한 잔씩 맥주를 주면 하루에 100군데 들러야해도 좋다고 갈텐데. ㅎㅎ

syo 2019-06-27 21:22   좋아요 0 | URL
네? ㅎㅎㅎㅎ
‘몸에도 좋지 않은‘ 믹스 커피는 대여섯 잔도 안 드시지만
맥주라면 100잔도 드신다구요? ㅎㅎㅎㅎ

감은빛님과 저는 정말 다른 세계의 사람이네요.
전 낮 영업에 유리하고 감은빛 님은 저녁 영업에 유리하신....

북다이제스터 2019-06-28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모메 식당 좋아 하시면 핀란드 꼭 가보셔야 합니다. ㅎㅎ
제가 판란드 갔었다고 예전 말씀 드렸는데,
그때 유치원생들을 유치원에서 뾰족뾰족 돌산에 뛰놀게 하더라구요. 어찌나 제가 놀랐던지...
우리나라면 학부형들이 엄청 큰 항의나 데모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위험한 곳에 놀게 풀어놓고서 얀테의 법칙을 쉽게 풀어 설명해 주더라구요.
얀테의 법칙이 무슨 뜻인지 통역해서 들으니 북유럽 그들 교육 방식과 철학이 이해되더라구요. ^^

syo 2019-06-28 23:36   좋아요 0 | URL
역시 핀란드.....
저는 식견이 짧아 잘은 모르지만 핀란드를 위시하여 그 주변 나라들은 그냥 존경스럽습니다.
그런 게 국민의식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만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살아보고 싶다.....
 

 

입문천국 불신지옥


1

 

입문서, 개론서, 청소년용으로 조리된 학습서 등등을 입문서로 통칭하기로 하고,,

철학,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등등 대체로 머리 빠개지는 사상학문들 철학으로 통칭하기로 하면,

 

 

 

2

 

언젠가 ‘철학 입문서의 아이돌이 되어 버리겠노라는 욕망 같은 게 있었다.

 

비전공자에게 철학은 지나치게 어려운 학문이고, 절대적으로 불필요한 것은 아닌 듯 보이지만 난도나 투입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불필요해 보였다. 알음알음 듣기로는 철학자라는 괴물들조차 모든 철학 원전을 다 읽는 것이 불가능하며, 그러다보니 지상이 평화로운 가운데 저 구름 위에서는 그들만의 전쟁이 항시 벌어지는 중이라 했다. 하이데거 하는 모질이들아, 니들이 니체를 똑바로 읽었으면 이렇게 깝치지는 못했을 거다. 놀고 있네, 우리도 니체 다 읽었거든요? 그리고 니가 니체를 읽으면 얼마나 읽는다고 나대냐, 니가 하이데거보다 니체 더 잘 읽냐? 쯧쯔, 저 니체 것들 하이데거 것들 또 싸운다 싸워, 여러분, 우리는 저런 진흙탕에 발 담그지 맙시다, 칸트 공부하는 사람 가오가 있지......

 

이런 실정이므로(허위사실), syo같은 무지렁이(한없이 투명한 사실)는 당초에 어지간하면 원전을 읽지 않기로 다짐하고 신포도 전략을 발동했다. 철학 저거저거, 너무 많이 알면 왕따 당한다.

 

철학하는 사람들은 늘 공포의 대상이었다(‘꺼림존경이 부적절하게 버무려진 느낌인데 이걸 꺼존혹은 존꺼따위로 부를 수 없(지만 부르고 싶다)어서 생각해봤는데 공포가 딱이었다. ‘경외는 이쪽이 너무 작아지는 것 같아서 기분 나빠). 그들과의 대화 국면이 내포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당최 뭔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어서 내면은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도, , 지금 저는 너무나도 잘 알아듣고 있사옵니다- 하는 표정 연기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데 있다. , 맞아요, , 그러네그러네정말그러네 같은 사운드 이펙트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어색하지 않은 톤으로 재생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지 아시나요? , 철학도여, 그대는 진정 나의 당도둑놈, 당신과 만나면 나는 언제나 현기증이 납니다. 제발이지 나와 만날 때는 티라미수를 지참해줘요...... syo는 저런 부담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또 잘난 척은 하고 싶었어! 그렇다면? 정답은 입문서.

 

syo는 이런 말을 좀 들었다. 이야, 변증법적 유물론이라는 게 그런 거였구나, 되게 쉽네? syo 너하고 이야기하면 철학이 되게 쉬운 것 같아서 좋아. 그럴 때면 늘, 뭘 또 그런 말까지,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syo는 속으로 생각했다. 으하하하, 당연히 쉽지, 열라 후려쳤으니까! 다 깎아먹었으니까! 으하하하하, 내가 아는 건 죄다 껍데기야. 니들도 원숭이 한 권만 읽으면 다 알게 되는 수준이라고, syo같은 무지렁이들아. 으하하하하하! 언제나 지금처럼 우리 함께 무지렁거리자꾸나! 무지렁무지렁 투게더!

 

물론 저렇게까지 생각하는 미친놈은 아니지만(확신할 수 있는지?), 어쨌든 함께 무지렁댈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언제나 힘이 되는 일이었다.

 


 

3

 

입문서 덕질의 최대 장점은, 통상적으로 비례 관계에 있는 지식깝침사이의 연결고리가 끊어진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의 눈에는 하찮아보일지 모르겠지만 입문서를 쓰는 사람 역시 전문가들이다(통상적으로). 다른 전문가들로부터 이딴 걸 써놨네 하는 욕을 들어먹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들은 자신의 입문서에 이것만은 반드시싶은 것들을 빠뜨리지 않고 쑤셔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 결과, 아무리 입문서라지만 꼼꼼히 읽고 나면 어쨌든 아는 게 생긴다.


그런데 그 아는 것이 원전을 통해 깨달은 게 아니라는 인식은 독자를 조심스럽게 만든다. 말이란 옮겨지면 달라지고 독해는 '독자적인 해석'의 준말이므로(날조다), 누군가를 독해하는 것과 누군가의 독해를 독해하는 것은 결코 같지 않다. 결국 내가 아는 마르크스는 원숭이가 듣고 알려준 마르크스인 것인데, 그 결과, 내가 아는 변증법적 유물론이 마르크스의 바로 그것이라고 말하며 권위를 확보하려는 욕망이 발기하는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 마르크스 대신 원숭이 얼굴이 똭! 원숭이가 바나나로 내 양심을 뽝! 슬그머니 입 닥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조심하게 된다.

 

실제로 마르크스를 원전으로 읽어도 내가 깨친 것이 똑바로 깨친 것인지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원전의 아우라를 훔쳐내 원전 읽은 놈이라는 아우라를 풍겨 보겠노라는 욕심은 불가항력에 가깝고 그건 syo같은 무지렁이일수록 더 저항하기 힘든 욕망이다. 따라서 애초에 딱, 입문서까지만 읽고, 깝침을 원천봉쇄하기로 한다.

 

정신승리.

 

 


4

 

그런 이유로(?) 오늘도 역시 syo는 입문서 세 권을 읽고 있는데 재미지다.


스피노자에 대해 쓰신 이수영 선생님의 문장은 스피노자를 닮았다. 벤야민을 강의하시는 김진영 선생님의 문장은 벤야민을 닮았다. 그런데 레비나스에 대해 말하시는 문성원 선생님의 문장은 레비나스와 안 닮았다! 이런 불일치는 입문서 덕후의 입장에서 보면 미덕에 가깝다. 일치가 악덕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문성원 선생님의 다른 책을 월초에 조금 읽다가 반납했는데, 그 책에서 선생님의 문체는 이렇지 않았다. 입문서에서는 입문서의 글을 쓴다, 그러면서도 문장의 수준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몇 쪽 안 읽고 바로 문성원 선생님의 팬이 되었다.

 

그렇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조금씩 자라던 팬심이 대폭발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이렇다. 대괄호[]syo가 붙였다.

 

정확하게 옮긴 건 아니겠지만언젠가 도올 김용옥 선생이 텔레비전에 나와 이런 식의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강준만 교수의 말마따나 도올은 타고난희대希代[](또는 戲臺[])의 엔터테이너 철학자나는 김용옥 선생의 강의를 대부분 재미있게 시청했다[]. 어떤 때는 정확하지 않은 얘기를 너무 자신 있게 해서 듣기에 조마조마 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보는 재미 중 하나였으니까[]......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내뱉은 시원시원함이[자잘한 부주의와 과도한 자신감이라는 허물을[덮어버리곤 했다자못 심각한 문제까지 무겁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풍모[]가 단저미라면 단점이지만어떻든 부러운 재주를 가진 인물이 아닐 수 없다[]. 그 나름의 통찰력과 진지함을[자기도취적 코믹함과 경박함[]이 완전히 감추지는 못한다도올은 근래 펴낸 한 책에서 종교와 관련해 이렇게 말한다.

문성원타자와 욕망, 55


, 독자가 방심하지 못하도록 움켜쥐는 저 절묘한 단짠의 조화를 좀 보라지. 심지어 단짠단짠단짠단짠하면 단조로울까봐 단짠단짠단단짠짠단단짠이라는 신묘한 변칙 패턴 구사까지! 사실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사이에 있는 것들은 그야말로 사족인데도, 이미 선생님의 현란한 드리블에 넋이 나간 syo의 눈에 이제 그런 건 보이지도 않는다.....

 

심지어 저 대목은 하이데거를 비판하기 위해서,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레비나스가 하이데거를 똑바로 읽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어느 선배 학자의 견해를 비판하기 위해서 문성원 선생님이 배치해 놓은 대목이다. 저 문단에 이어지는 도올의 말은 하이데거를 아주 대차게 까고 있다. 그러니까 선생님은 자신의 입이 아니라 도올 선생님의 입을 빌려와 차도살인계를 쓰신 것인데...... , 진심 뤼스풱ㅌ.

 

 

 

--- 읽은 ---

+ 하늘이 담긴 손 / 김영래 : ~ 130

+ 우리가 알아야 할 도시재생 이야기 / 윤주 : ~ 184

+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 / 우치다 타츠루 : 124 ~ 371

+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67 ~ 223

+ 있지도 않은 자유를 있다고 느끼게 하는 거짓자유 / 엄윤진 : 186 ~ 312

 

 

--- 읽는 ---

= 타자와 욕망 / 문성원 : 38 ~ 107

= 서울, 도시의 품격 / 전상현 : ~ 56

=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 / 김진영 : ~ 67

= 미루기의 천재들 / 앤드루 산델라 : ~ 117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 최무영 : ~ 122

= 에티카, 자유와 긍정의 철학 / 이수영 : ~ 130

=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 / 이정모 : 155 ~ 283




+ 덧, 혹시나 궁금하실까봐, 앞서 언급된 '원숭이' 삼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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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9-06-25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렁무지렁...입문서 저자의 목소리가 원전과 닮았다 아니다를 말하는 거 자체가 이미 무지렁이 아니란 말입니다!! 책꽂이에 분명 니체의 위험한 책 어쩌구, 자본을 넘어선 어쩌구 등등 많은 입문서가 꽂혀 있는데 그분들이 그래서 뭐라 그랬는데? 하고 누가 물으면 제 머릿 속은 타블라라싸 하며 응? 몰라..좋은 말씀..하고 하얘지네요. (지금은 스타 사탐강사가 되어 나를 만나주지도 않는 선배 언니가 oo야 막스가 어쩌고저쩌고 하부구조가 어쩌고 그래서 어쩌고지? 묻는 걸 단칼에 아, 몰라요. 했다가 00야 공부 좀 하고 살자, 해서 빈정상하고 연락 씹던 십 여년 전의 부끄러운 회상도...) 입문서라도 꼭꼭 씹어 썰 풀어주는 syo님을 곁에 둔 친구들은 참 좋겠다!

syo 2019-06-25 08:37   좋아요 1 | URL
언급하신 두 책 다 제 책장에도 꽂혀 있네요. syo가 사랑하는 고쌤 이쌤..... 좋지만 쉽진 않은 책들이었던 것으로...

뭐가 부끄러우시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oo좀 하고 살자‘ 드립은 원래 ‘우리 이쯤에서 서로 왕래없이 지내기로 해‘ 라는 말의 우회로 버젼 아니었나요?? 아니었나??

제 친구것들은 저의 소중함을 전혀 모릅니다. 말많아 귀찮은 놈 취급이지요. 산소 같은 친구 syo여.... 없어져봐야 syo 귀한 줄 알지(알까?)

반유행열반인 2019-06-25 08:47   좋아요 0 | URL
고농도 산소 하에 살기 어렵게 진화해서 그렇겠죠...왕잠자리도 공룡도 될 수 있는데! 아마 syo님을 서울에 빼앗?기고 나서야 산소의 소중함을 깨달을 거에요...syo님께 영업 당해서 이번에는 고쌤 이쌤 대신 임쌤을 영접해 보려 합니다...공대생 출신 철학 저자라니 syo님이랑 비슷?하시네요. 낚였네 낚였어...

syo 2019-06-25 08:54   좋아요 1 | URL
고농도 산소 ㅋㅋㅋㅋㅋ 와 이제 사람들한테 syo 또 욕 먹는다 ㅋㅋㅋㅋㅋ 싫어요 버튼이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독서괭 2019-06-25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입문서 쓰셔야 한다니까요..
이반 데니소비치 읽으신 걸 보니 수용소군도에 도전하실 생각이신가요? ㅁ

syo 2019-06-25 15:38   좋아요 0 | URL
그 두꺼운 책 세트가 구비는 되어 있지만, 시작을 할 수 있을지...... 너무 두렵습니다ㅠㅠ

다락방 2019-06-25 15:39   좋아요 1 | URL
오! 아무튼 입문서 너무 좋은 아이디어에요!!

감은빛 2019-06-27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 저는 저 원숭이 책 욕 좀 하고 다녔습니다. 입문서도 나름의 방식이 있고, 그 나름의 개성이 있는데, 저런 방식은 개인적으로 좀 거부감이 들어서요.

syo 2019-06-27 21:54   좋아요 0 | URL
저도 마르크스를 원숭이로 시작한 게 아니다보니 처음에는 그랬거든요. 함량면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사실이구요. 근데 현실적으로 원숭이조차 읽히지 않다보니..... 아예 안 읽는 것보다는 저런 형식이라도, 하는 마음에 아낌 없이 추천하고 있습니다.
 

 

작은 생태계의 꼬마 요정

 

 

1

 

편견이니 부조리니 하는 커다란 것들과 시시때때로 싸움 붙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모든 훌륭한 사람의 인생행로는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아픔으로 부대끼는 법이라니까, 몸이건 마음이건 아픈 게 참 싫은 나는 되도록 무시할 수 있을 만큼의 아픔만 감당하며 살고 싶다. 평범하지만 재미있고, 작지만 육즙이 옹골찬 삶을 살 거야. 명절날 알록달록한 산적꼬치 옆에 놓인 자그마한 동그랑땡처럼. 운이 좋다면 계란 발린 동그랑땡으로는 살다갈 수도 있겠지만, 한 입에 다 못 집어넣는 거대한 맛이 되려고 아등바등하지는 말아야지.

 

 

 

2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가로수 잎사귀 위에 눈동자로 시를 써 넣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니다. 덜컹 덜컹 밤 속으로 네 시간을 달리던 무궁화 호 창가 자리, 유리창 너머로 천천히 지나가는 주황색 가로등 불빛을 손가락으로 이어가며 아름다운 말을 고르던 그때가 사무치게 그리운 것도 아니다. 두고 온 것들은 두고 온 것들의 자리에 두고 사는 게 딱히 애틋할 일도 아니다. 그런 것들에 꿈이라는 허망한 이름을 붙인다고 좋을 일이 뭐 있을까마는, 뭉그러진 꿈도 꿈이었다 우긴다고 따뜻해질 마음이 있겠는가마는, 그냥 그런 꿈들이 있었고 그런 꿈들과 나란히 내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내게 감추며 살겠다고 욕심 낼 일도 아니다.

 

바람은 흔들고 창은 흔들린다. 커피가 식었다. 나는 가난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어리석고 어리숙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불안한 것도 아니고, 후회되는 것도 아니다. 지금 나는 그냥, 내가 있는 공간에 있다. 내가 읽는 책을 읽고, 내가 쓰는 글을 쓰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작은 공간은 그것만 잘해도 얼른 꽉 찬다. 내가 내쉰 숨을 들이마신다. 내가 말하고, 그 말이 흩어지기 전에 내가 듣는다.

 

무언가가 되고 싶지 않다. 되고 싶다면 그저, 무언가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지금 여기가 나쁘지 않다. 이렇게 사는 것은 그저 그렇지만 이렇게 사는 나는 좋다. 이것도 하나의 완성이다. 어딘가로 가고 있는 길이 아니라, 여기가 하나의 목적지라고 믿는 중이다.

 



'불행해지지만 말자.'

나는 다짐했다그것이 무슨 일이든 상관없다어떤 선택으로 어떤 상황에 처하건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다면무엇이건 상관없다중요한 것은 내가 불행한가 그렇지 않은가뿐이다사실 '불행해지지만 말자'라는 말만으로는 좀 부족하다불행하다는 것은 어떤 과정의 결과로 나타나는 상태이기 때문에그렇게 되지 말자고 해서 안 되는 게 아니다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에 관한 것이 아니다돌아보면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고통은 참아야 한다'라는 생각이 내 모든 불행의 원천이었다미래에 진짜 얻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뜬구름 같은 행복을 위해 나는 분명히 실재하는 오늘의 고통과 슬픔을 무수히 감내해야만 했다.

김보통아직불행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당신들이 괜찮다면 나는 아주 오랫동안 당신들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이야기는 계속되고 우리는 그 안에서 자주 만났다가 헤어지며 그리워도 하겠지만 끝내 서로를 다 이해하지는 못할 거라고하지만 그렇게 거듭되는 재회와 헤어짐 속에서도 당신들이 처음 내 마음속에 들어와 헤이라고 스스로의 존재를 각인시켰던 그 눈부신 순간에 대한 감각은 잃지 않을 것이다그것은 떠난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차마 가져가지 못하는누군가를 사랑하고 다정함을 주었던 사람이면 마땅히 차지해야 할 오롯한 빛이니까.

김금희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고금(古今역시 눈을 크게 깜빡이거나 숨을 크게 내쉴 정도로 짧은 순간이다또한 눈 한 번 깜짝하거나 숨 한 번 쉴 만큼 짧은 순간도 조그만 고금이다눈을 깜빡이고 숨을 내쉬는 짧은 순간이 쌓이면 고금이 되는 것이다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수레바퀴처럼 끝없이 번갈아 돌아가지만 늘 새롭고 다시 새로울 뿐이다이 가운데서 태어나고 이 가운데서 늙어 간다그러므로 군자는 이 '삼 일', 즉 어제와 오늘과 내일에 유념한다.

이덕무선귤당농소

 

 

 

3

 


  사랑은 여성적인 것의 출현과 더불어 시작된다여성적인 것은 신비와 매혹을 지닌다여성적인 것은 이론적인 인식을 통해 접근될 수 없는 타자성의 특성을 지닌다이 타자성이 여성적인 것의 본질이다여성은 스스로 감추고어떤 지배로부터도 벗어난다바로 이 가운데서 여성적인 것이 지닌 상처 입을 가능성이해 불가능성이 여성의 특징으로 드러난다그러나 여성은 성애를 통해 다른 어떤 것과도 비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한다성 관계를 통하여 여성적인 것은 감추어진 것전적으로 타자적인 것을 경험하게 만든다.

  레비나스는 이 감추어진 것을 찾는 몸짓을 에로스라고 본다에로스는 구체적으로 애무로 나타난다애무는 손에 잡으려 하지만 계속 미끄러지는 어떤 것을 만지는 행위이다성 관계에서 이 행위는 더욱더 고조된다. '감추어진 것그것은 무엇인가놀랍게도 레비나스는 이 감추어진 것전적으로 타자적인 것의 발견은 아이의 출산을 통해서 실현된다고 본다감추어진 것은 이제 그 익명성에서 해방되어 이름이 주어지고 구체적인 얼굴을 가진다그리고 아이의 출산으로 나와 타자 사이에 일어난 분리와 결합의 끊임없는 운동이 멈추게 된다아이는 '타자가 된 나'이다나는 아버지가 됨으로써 나의 이기주의나에게로의 영원한 회귀로부터 해방된다자아는 이제 타자와 타자의 미래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초월한다레비나스는 이러한 미래와의 관계를 '출산성'이라 부른다.

강영안타인의 얼굴, 39


잘 읽다가도 이런 대목을 만나면 당이 훅 떨어져서 급하게 달달한 다른 책을 찾는다.

 

저런 생각 속에 특별히 위험천만한 여성혐오가 도사리고 있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적잖이 안타까운 이유는, 다른 누구도 아니라 레비나스가 그랬다는 것 때문이다.

 

syo가 아는 바, 레비나스가 무엇보다 경계하는 것은 동일자적 규정이다. 하이데거의 것은 물론, 니체의 존재론까지 비판한 레비나스는, 존재론이라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어떤 동일한 것, 존재자라면 모두 지니고 있는 어떤 특성 따위를 전제하고 전개되는 사고다 보니, 그 공통의 특성이 과연 무엇인가는 뒷전, 실제로는 조금 다른 것들은 같게 만들고 많이 다른 것들은 배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본다. 동일자적 사고의 투박한 예시겠지만, 나치즘은 아리아인을 개인적 차이가 무시되는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 속에 집어삼켰고, 유대인을 차이만 드러나는 전혀 다른 존재로 만들어 동일자의 울타리 밖으로 집어던졌다. 그래서 우리는 존재보다는 윤리에 기반을 둔 철학을 이룩해야 한다. 이게 레비나스의 사고가 지니는 매력 포인트다.

 

그런 레비나스조차, 자신의 사상을 전개하는 데 동일자적 사고의 틀을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이 씁쓸하다. ‘여성적인 것을 신비로운 것, 이론적 인식을 통해 접근할 수 없는 것, 상처 입을 가능성, 이해불가능성, 전적으로 타자적인 것, 따위로 정의하는 눈은 남성의 눈이다. 여성은 여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저 말이, 남성의 눈으로 보든 여성의 눈으로 보든 여성은 타자적이라는 뜻이라면 그것은 혐오발언이다. 이성은 반대 성을 가진 이의 눈으로 봤을 때 타자적이라는 뜻이라면 그것은 여성을 을 가진 동물에서 배재했다는 의미에서 혐오적이거나, 어차피 서로가 서로에게 타자인데 그 타자성을 남성성이 아닌 여성성이라고 이름붙일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 특별한 의도가 없었더라도, 하여튼 레비나스는 곤란한 상황이다.

 

장르를 불문, 모든 사상의 역사에서 남성은 해석을 독점한 거대한 동일자였다. 그들이 깔아놓은 많은 전제들은 보편적 진리임을 의심받지 않으며 오랜 시간 굳건했다. 자신의 비유가, 온갖 종류의 편견과 억견이 차례차례 무너져 온 역사의 긴 궤도 위에서도 꿋꿋이 버티며 이제껏 한 번도 권력을 놓친 적이 없는 거대한 동일자 집단의 사고에 동기화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레비나스는 왜 몰랐을까?

 

이렇게 씁쓸한 마음에 못 이겨(syo는 레비나스 할아버지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다정한 할아버지 레비나스 할아버지.....) 책을 덮어놓고, 잠깐 다른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 문성원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신 대목이 있다.

 

 

레비나스는 전체성과 무한무렵까지의 저작에서는 나를 맞아들이는 집의 안온함을 여성성이라고 풀이하고 있다이 여성성의 주된 의미가 생물학적인 특징에 있는 것은 아니나이와 같은 설명에는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사고방식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이후로 레비나스는 여성성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나의 동일성이 타자에 의해 형성된다는 데 더 강조점을 맞추어나간다.

문성원타자와 욕망, 37


syo같은 잡놈은 구구절절 너저분하게 쓰는 말, 그리고 그 이상을, 단 세 문장으로 깔끔하게 정리해버리신다. 역시, 이것이 고수의 글인갑소.

 

조금씩 읽고 있는데, 레비나스는 확실히 매력이 있다. 저런 대목은, 그 레비나스조차 피해가기 어려운 가부장적 사고방식의 촘촘한 그물망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면 그 뿐, 레비나스 사상의 선량함이나 예쁨(정말 예쁨)을 무시하거나 그를 통째로 내다버리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너무 아깝거든. 이렇게 다정하고 착하고 예쁜데.

 



--- 읽은 ---

다가오는 말들 은유 : 158 ~ 343

레비나스그는 누구인가 박남희 : 102 ~ 176

내 졸음에도 사랑은 떠도느냐 정철훈 : 5 ~ 97

+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2 / 이정모 : 117 ~ 304

단숨에 읽는 그림 보는 법 수전 우드포드 : 98 ~ 175

여성전적으로 권력에 관한 메리 비어드 : 58 ~ 141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 109 ~ 335

 


--- 읽는 ---

- 타인의 얼굴 / 강영안 : ~ 57

- 타자와 욕망 / 문성원 : ~ 38

- 세월 / 아니 에르노 : 39 ~ 188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 / 이정모 : ~ 155

- 있지도 않은 자유를 있다고 느끼게 하는 거짓자유 엄윤진 : ~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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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09: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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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13: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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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15: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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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16: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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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16: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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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16: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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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5 05: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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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5 08: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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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5 08: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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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5 08: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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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5 09: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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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9-06-30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대 훌륭한 독서가 :)

syo 2019-06-30 12:01   좋아요 1 | URL
쟝쟝님 오랜만입니다ㅎㅎㅎㅎ

especially_you 2019-06-30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이 배우네요 :)

syo 2019-06-30 12:01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ㅎㅎㅎ
Heeheeee님 반갑습니다.
 

 

똥을

 

 

1

 

어쨌든 뭔가 하나가 끝났으니 얼른 또 다음 스텝을 밟아야 하는데, 나라는 인간은 참 뻔뻔스럽기도 하지, 뭐 거대한 업적 이뤘다고 이만하면 좀 놀아도 되잖아- 자기 자신에게 아주 성은이 하해와 같다. 이렇게 말하고 나면 마치 그까짓 공무원 시험 뭐 별 것도 아니잖아- 하는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은 게, , 나라는 인간은 참 잘기조차 하지, 30분당 한 번꼴로 합격예측 시스템을 방문해 내 등수가 현재 몇 등인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소리 없이 웃고 앉았다.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봐야 뭐 달라질 일도 없다는 건 잘 알지만 그냥 내 등수가 너무 예뻐서...... 나라는 놈이 뭐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챙겨 본 것이 민증 나오고 거의 처음이라서...... 더흑(폭풍눙물)

 

누군가에게는 작고 시시한 일일 수도 있지만 또 어느 누군가에겐 세상 벅찬 기쁨이 될 수도 있는 뭔가를 얼떨결에 손에 쥐고, 이래야 하나 저래야 하나 생각중이다. 어쨌든 나한테 좋은 일인 건 사실이다.

 


 양치기 개 관리자와 018번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 018번이 개에게 덤벼들기 때문이다양치기 개 관리자는 018번을 도축하자고 말한다.

 "이런 양의 유전자가 후대로 전해지면 양 떼에 문제가 발생할 거예요."

 방목장 안에서 018번이 내게 다가온다나는 018번에게 속삭인다.

 "이렇게 계속 시간을 끌자."

악셀 린덴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아름답고 풍성하게 보이는 숲의 나무들은 모두 싸움의 승리자들이다사실 나무 그늘에는 싸움에 패해 사라지고햇볓이 들지 않아 시들어버린 식물이 수도 없이 많다조용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식물에도 싸우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나가키 히데히로싸우는 식물


 

 

2

 

철 지난 이야기를 하는 꼴이긴 한데,

 

작년까지는 지방직과 서울시 시험날짜가 달랐고, 서울시는 응시자의 주거지 제한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방직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서울시에도 응시할 수 있었다. 그 말은, 같은 급수에서 서울 거주자는 두 번(국가직, 서울시), 다른 지역 거주자는 세 번(국가직, 서울시, 지방직) 시험을 볼 수 있었다는 뜻이다. 승리자는 서울근교 경기도 주민? 하여간, 지속적으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어 왔고, 그 결과 올해부터는 지방직과 서울시 시험 날짜가 겹쳐졌다. 이제 지방직 응시가 가능한 이들은 분신술까지 가능해야 작년과 같은 이점을 누릴 수가 있게 되었다. , 이럴 줄 알았으면 분신술 시간에 수업 좀 열심히 들어둘 걸. 결국 궈 먹지도 튀겨 먹지도 못할 그놈의 국영수 공부 한답시고, 의무교육만 마치면 남들 다 한다는 그 흔한 분신술 하나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어영부영 고등학교를 졸업한 syo는 결국 서울시와 대구시 양쪽을 접수해두고 간을 보아야 하는 입장에 처했던 것이다.

 

어쨌든 양쪽 다 실질 경쟁률이 떨어질 것은 자명했다. 그런데 접수 후 며칠이 지나자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syo는 대부분의 공시생들이 syo처럼 두 군데를 다 접수해두고 눈치작전을 전개할 테니, 접수경쟁률 자체는 크게 다운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뜻밖에도 사람들은 접수 시점부터 이미 어느 한쪽을 정해놓고 올인한 모양이다. , 이 사람들 순한 거야, 순진한 거야. 그것도 아니면 응시료가 아까웠던 거야, 뭐야. 작년 11만명이었던 서울시의 전체접수인원이 42천 명,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syo를 놀라게 했다. 심지어 올해는 작년보다 800명 남짓 더 뽑겠다고 공고한 서울시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인식했을까. 9급 일반행정만 놓고 보았을 때 작년 771이었던 접수경쟁률은 올해 241까지 떨어졌다. 고민 끝에 지방직만 접수한 착한 수험생들의 탄식소리가 반도를 뒤덮는 듯했다. 이건 하라는 거잖아? 닥치고 서울의 드넓은 품으로 와락 한 번 안겨 보라는 거 맞잖아? 매년 그렇듯 올해도 실제 응시자는 접수자의 절반가량이었고, 역시 9급 일반행정 기준, 작년 431이었던 실경쟁률이 올해는 111로 집계되면서 2019년 서울시 2회 임용시험은 역대급 물경쟁 시험으로 기록되었다.

 

syo의 행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로에 선 많은 수험생들을 끝내 서울시에 등 돌리게 만든 다양한 범인 가운데, 서울시의 놀랄 만큼 독자적인 출제 경향이 아마 주범은 몰라도 종범쯤은 될 것이다. Q. 다음 보기 중 1960년대 발표된 소설로만 묶인 것은? 물론 과장이지만, 저렇게 생긴 깡패들이 무리지어 두세 놈쯤 튀어나올 확률이 0이 아니라는 사실은 공시생 입장에선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더라. 저 좁고 위험한 골목길을 지나가야만 하는가? 모퉁이 너머로 담배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껌 씹는 소리와 가래침 뱉는 소리가 앙상한 앙상블을 이루는 게 뻔히 느껴지는데? 이제껏 살면서 두려운 것이라면 고민 없이 회피해왔던 syo는 이번에도 대책 없이 그냥 저 장르로부터 도망쳤다. 대신 기도를 했다. 부디 나오지 않게 해주세요. 그래도 나오면? 기도한다. 오직 기도뿐이다. 제발 잘 찍게 해주세요. 신앙이란 무엇인가. 절박함이란 또 무엇인가. 기도는 또 무엇인가. 신앙 없는 사람의 절박한 기도는 대체 무엇이기에, , 그걸 또 들어주시는가...... 단언컨대, 안 본(못 본)데서 안 나온다는 것은, 수험생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임에 틀림없습니다.

 


사람들은 실패를 설명할 때는 운이 나빴다는 사실을 기꺼이 그리고 재빨리 받아들이지만성공을 설명할 때는 행운의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그 결과 근거와 믿음 사이에 또 다른 단절이 발생한다통계학자 나심 탈레브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경향이 흔히 발생한다고 설명한다이른바 동기가 부여된 인식motivated cognition의 결과로 여기는 학자들도 있다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 좋게 느끼기를 원하고그래서 자신이 매우 유능하다고 여기는 동시에 실패를 자신의 통제 밖에 있다고 생각하면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가 더욱 빛날 것으로 본다는 주장이다.

로버트 H. 프랭크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우리는 대체로 부모운이 별로고국가운은 완전 꽝인 인생이다그래서 행운을 빌고 또 빈다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불공 드리고 새벽기도 하는 나라국가에 세금을 내느니 차라리 교회에 갖다 바치는 게 평균 기대수익률이 더 높아 보이는 나라에 살고 있다그걸로도 모자라 무속인에게 갖다 바치고타로카드 점쟁이에게 갖다 바친다국가를 믿느니차라리 점쟁이를 믿겠다는그런 나라에 산다그러니 행여라도 사람들에게 "저는 운이 좋았어요"라는 말은 안 하는 게 좋다사람들 마음속에 불꽃이 튄다.

우석훈매운 인생, 달달하게 달달하게


 

 

3

 


특히 하이데거가 후설의 현상학적 방법에 의거하여 사람을 시간과 공간이라는 구체적인 상황 안에 있는 현-존재로 이야기하며존재하는 것은 구체적 모습을 하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존재자로존재는 존재자를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하이데거의 주장에 크게 매료된다. (22)

 

그러나 그는 윤리를 아리스토텔레스나 칸트처럼 당위나 규범으로써가 아니라 존재론적 차원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윤리 철학을 전개시켜 나간다는 데 특징이 있다. (25)

 

레비나스는 왜 하이데거가 서양의 형이상학 전통을 폐기하고 새롭게 존재 철학으로 나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존재가 아닌 존재자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33)

 

그리하여 자율이 아닌 타율에 의해 부려지는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은 자신이 누려야 할 권리인 자유를 방기하고 무책임한 삶으로 일관해 왔다며 레비나스는 자기로 존재하는 존재자의 존재성과 더불어 책임 있는 사람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존재자가 아닌 존재자 중심의 철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39) 

 

공무원 시험 국어과목 기출문제를 보는 느낌이다. 마치, 다음 중 어법에 맞는 문장을 고르시오- 라는 문제에서 결코 정답이 될 수 없는 보기들을 만나는 것 같은 심정으로 읽고 있다. 저자의 퇴고와 편집자의 검토 가운데 하나만 이루어졌어도 이런 문장들 수십 개가 박힌 책이 시장에 나오기는 힘들다. 이러면 곤란하다. 앞에서 이러고 말아도 곤란한데 책 전체를 통해 계속 이러면 크게 곤란하다.

 

예를 들면불면증과 같은 것을 말한다불면증에 걸려서 하는 일들은 잠든 것도 아니고 깨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내가 나의 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의 행동이 아닌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그저 있음이라는 측면과 흡사하다고 하겠다. (45)

 

뜻밖에 오래 생각한 대목이다. 레비나스 책에서 레비나스보다 나를 더 사로잡는 것이 불면증이라니. syo는 불면증이 없어서 단언하기는 어려운데, 혹시 저 대목은 몽유병(수면보행증)’을 써야 될 자리에 불면증이라고 써 놓은 것은 아닐까요? 혹시 불면증을 저렇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해도, 저 자리에 불면증 대신 몽유병을 쓰는 게 더 와 닿는 비유는 아닐까요? 진짜 몰라서 여쭤보는 건데요.....

 

 

 

4



이제 나는 확신에 찬 사람이 되지 않는 게 목표다확실함으로 자기 안에 갇히고 타인을 억압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40대 후반이면 그걸 두려워해야 할 나이다. '글쓰기는 이런 거야' '사는 건 원래 그래'라고 의심하기보다 주장하는 사람이 된다는 건 서글프다.

은유다가오는 말들


일본에서 건너온 인문학 장르의 책은 어쩐지 단언하는 뉘앙스가 강한 편이다. 일본인들은 좀처럼 단언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관념(혹은 편견)과 맞부딪히면 저런 태도가 더 선명해 보인다. syo가 사랑하는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도 단언하고, syo가 무시(혹은 멸시)하는 사이토 다카시 선생님도 단언한다. 개인적 편향에 의해, 전자는 단언하는 맛으로, 후자는 단언하는 짓으로 느껴진다는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단언하고 호언하는 책을 읽을 때마다 단언하지 말고, 호언하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우치다 선생님의 책을 읽을 때는 나는 아직 단언할 때가 아냐라고, 사이토 선생님의 책을 읽을 때는 단언은 정말 보기가 그렇군. 하지 말자라고 생각하는 차이는 있겠다. 그것 역시 개인적 편향의 결과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yo는 자꾸 단언한다. 그저께 쓴 글을 읽는데, 내가 쓴 글을 보며 역겹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

 

모르면서 아는 것처럼 쓰는 건 사실 어쩔 수 없는 데가 있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아는지 모르는지 그 자체를 아는지 모르는지를 또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찌 보면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인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아는 만큼만 써야한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들 모두 실제로는 안다고 믿는 만큼만 쓰는 것이 아닌지. 완전히 알고 쓸 수 없기 때문에, 그러자고 들면 아는 데만 이번 생을 쏟아 부어도 과연 다음 생에는 쓸 수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알아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모르고 쓰는 스스로를 어느 정도 용서하지 않을 수가 없다. 누가 넌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면 대들지 말아야지, 고쳐야지, 쓰면서 알아가야지, 하면서 뭐라도 쓴다. 그래서 그건 부끄러운 일이지만 역겨운 일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태도를 경멸하면서도 틈만 나면 저 역시 그런 태도를 드러내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일에는 피할 수 없는 환멸이 있다. 단언하는 일은 멋이 있고 힘이 있다. 최소한 그렇게 보인다. 폐부를 찌르는 말을 만들고 싶은 욕심, 문장으로 타인을 건드리고 싶은 욕심이 승한 사람에게 단언하는 말은 손쉽고 만족스럽다. 그리고 점점 더 센 말, 자극적인 문장을 찾아 헤맬 것이다. 그러다 이번 생은 망할 것이다. 아아아, 난 안 될 거야, 그냥 쓰지 마 이 새끼야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이이이이이런 마음일 때, 은유 선생님의 글을 찾는다. 선생님의 글 속에는 삶을 초과하는 글을 누르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가득하다. 눈으로 쓰고, 귀로 쓰고, 몸으로 쓰는 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들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다정하게 알려주는 글들.

 

, 욕심을 내려놓고, 다시......


 

거듭 당부하는 것은 말조심하는 일이다전체적으로 완전해도 구멍 하나만 새면 깨진 항아리와 같듯이모든 말을 미덥게 하다가도 한마디만 거짓말을 하면 도깨비처럼 되는 것이니 너희는 정말로 조심하여라말을 실속없이 과장되게 하는 사람은 남이 믿어주질 않으며더구나 가난하고 천한 사람은 더욱 마땅히 말을 적게 해야 한다.

정약용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글쓰기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그건 타자를 위한 것이라고 나는 말했다병중의 기록들도 마찬가지다이 기록들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나도 남겨질 이들을 위한 것이다나만을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약해진다타자를 지키려고할 때 나는 나날이 확실해진다.

김진영아침의 피아노

 

 

 

5

 

역시 일본 책. 심지어 경영관리 전문가의 책. 이 책 역시 단언하는 데가 있다. 그렇지만 철학 사상을 쪼개어 내놓는 방식, 사상의 흐름 가운데서 알맹이로 보이는 개념(르상티망, 페르소나, 앙가주망, 악의 평범성.....)을 쏙 뽑아내 거두절미하는 기술, 다소의 투박함을 무릅쓰고 개념들을 인생, 인간관계, 심지어 경영 같은 영역에 응용해보려는 시도, syo는 이런 것들을 너무 사랑한다. 이해할 수 있는 파편이 이해할 수 없는 전체보다 날카롭다(그러니까 이런 겉멋 든 말을 하려고 용쓰지 말자는 뜻인데...... 하아, 개가 똥을 끊지......)

 

 


--- 읽은 ---

+ 반성 / 김영승 : 77 ~ 184

+ 어제는 봄 / 최은미 : 81 ~ 175

+ 산책자 / 로베르트 발저 : 228 ~ 395

+ 고전 속에 누가 숨었는고 하니 / 조현설 : 6 ~ 176

+ 화학, 알아두면 사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씨에지에양 : 130 ~ 307

 

 

--- 읽는 ---

- 다가오는 말들 / 은유 : 5 ~ 158

- 레비나스, 그는 누구인가 / 박남희 : 5 ~ 101

-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2 / 이정모 : 4 ~ 116

- 여성, 전적으로 권력에 관한 / 메리 비어드 : 7 ~ 58

- 단숨에 읽는 그림 보는 법 / 수전 우드포드 : 6 ~ 97

-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 / 우치다 타츠루 : 9 ~ 123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 4 ~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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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0 1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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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0 1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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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0 13: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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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0 14: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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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6-20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웰컴 투 서울!

syo 2019-06-20 21:03   좋아요 0 | URL
서울 그곳은 무서운 동네.....

다락방 2019-06-20 21:03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다락방이 있는걸요? 🥺

syo 2019-06-20 21:0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와 갑자기 겁 하나도 안난다?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6-20 21:0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덤앤더머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9-06-20 14: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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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0 21: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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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 2019-06-20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에서 팬미팅!!!!

syo 2019-06-20 21:04   좋아요 0 | URL
큰일 날 말씀 하시네요 ㅎㅎㅎㅎ 미팅은 커녕 잘해야 소개팅 각인데요..

북다이제스터 2019-06-20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은 생각보다 무척 나쁜 동네는 아닙니다. ^^

syo 2019-06-20 21:05   좋아요 0 | URL
저도 서울 좋아합니다!! 모든 연애가 다 거기서 시작되었다는...

2019-06-20 22: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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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1 08: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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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1 06: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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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1 08: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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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1 08: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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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1 08: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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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1 09: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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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1 13: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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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9-06-21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 좋은 소식이 있군요. 축하드려요!!

syo 2019-06-21 21: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인생행로가 뜻밖의 방향으로 꺾이려나 봐요 ㅎㅎㅎ

독서괭 2019-06-21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면증을 겪어본 저로서는 공감이 가는 문구네요! 이건 자는 것도 아니요 깨어 있는 것도 아니여.
그나저나 그저께 쓰신 글에 어디가 어떻게 역겹다는 것인지, 저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syo 2019-06-21 22:0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잠 잘만 자는 놈이다 보니 와닿지 않았어요. 불면증이 저런 무아지경까지 사람을 몰아붙인단 말야? 했지요 ㅎㅎㅎ

은유 작가님 글 읽다보니까 부끄러워져서요. 제가 쓴 글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것멑 단단히 들었구나- 하고 평가하게 될 것 같아요....

보물선 2019-06-23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syo 2019-06-23 07:40   좋아요 0 | URL
보물선님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2019-06-23 1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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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5 06: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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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5 09: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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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19-07-07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읽어야 하는데, 소요님 글 읽고 힘내서 다시 읽어볼게요.
이해할 수 있는 파편이 이해할 수 없는 전체보다 날카롭다

syo 2019-07-08 13:16   좋아요 0 | URL
전체를 다 건져올리지 못하더라도 한두 꼭지라도 뜻깊게 다가온다면 성공적인 독서라고 생각해요.
뒷북소녀님께 의미 있는 독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