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011 Ⅰ[상]의 역자 서문, 서문을 읽다(~40). 60쪽 정도.



오늘, 목욕재계를 마치고 경건한 손끝으로『자본론』을 펼쳤다. 난생 처음이다. 평소 지가 빨갱이라고 그렇게도 설레발 치고 다녔으니 이것 참 아이러니인 셈인데, syo에게 경미한 허언증이 있다는 것 정도로 정리해도 되겠다. 어쨌든,『자본론』이라는 물건을 읽어 보리라는 새빨간 뜻을 가슴에 처음 품은 게 아직 숨구멍도 채 다 안 막힌 대학생 때였으니, 어지간히도 오래 걸린 셈이다. 더는 미룰래도, 미루고 미루면서 얇은 기본서나 자꾸 읽을래도 그럴 수가 없는 게, 이제 읽을 놈이 남아 있질 않다...... 알라딘에 마르크스 입문서/기본서를 syo보다 더 많이 읽은 맑덕후가 있을까. 있겠지. 있을 거야. 여긴 어떤 책쟁이를 상상해도 그 이상의 인물이 튀어나오는 꿈과 환상의 알라딘 월드니까. 만약 그게 당신이라면, syo가 인정합니다, 당신은 변태예요. 혁명변태. 어쨌거나, 내가 생각해도 이만큼 읽느니 그냥 빨리『자본론』읽는 게 맞긴 맞다.


다 읽고 리뷰하기에,『자본론』은 너무 거대하고 syo는 너무 미미하다. 그래서 그냥 쪼개서 읽고, 읽는대로 잘게 기록이나 남길까 한다. 일기글에 녹여서 몇 줄 찍찍 쓰면 될 일인데 굳이 카테고리도 만들고, 서문 비스므리한 글까지 붙이는 이유는, 연재 같은 거창한 기획은 아니었고, 그저 살을 빼려면 내가 운동과 식이요법을 시작했음을 온 세상에 떠벌리고 다니라는 유명한 조언을 준용한 것이라 보는 게 맞겠다. 10년을 넘게 미루고 미루던 책을 이웃(북다님 감사합니다)의 질타 한 마디에 펼쳐드는 syo의 아기 코알라마냥 의존적인 성향으로 미루어보건대, 장장 5권 2000페이지에 육박하는 이 저작을 끝까지 읽어내려면 일단 일을 벌려야 되겠거니 싶었다.


원칙이라고까지 할 것은 없지만, 한두 가지 말해놓고 시작할까.


이 책 『자본론』의 원제는 독일어 『Das Kapital』이다. 어디서 주워 들었는데, 영어권 사람들도 Capital이라고 읽기보다 오히려 Das Kapital이나 Kapital로 읽는 것을 더 폼나게 여긴다는 말도 있다. 하여간, 사실은 김수행 선생님의 "자본론"보다는 강신준 선생님의 "자본"이 더 폼나고, 일본 냄새가 덜 나는 제목이겠다. 실제로 사람들이랑 이야기 나눠 보면 "자본론"이라고 하는 사람과 "자본"이라고 하는 사람이 거의 반반이다(폼 잡는 걸 좋아하는 syo는 "자본", "국부" 막 이러고 다닌다. 아, 이런 귀여운 새끼.) 그렇지만, syo가 읽고 있는 책이 김수행 선생님 저 『자본론』이므로, "자본론"이라고 부르려 한다.


이 글은 기본적으로, syo가 쓰는 대부분의 글처럼 일기도 아니고, 가뭄에 콩잎처럼 아주 드물게 쓰는 리뷰도 아니겠다. 그냥 연습장이다. 따라 읽으시는 분들 없으리라 보면서도 굳이 공개로 남기는 것은, syo가 읽다가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현명하고 자비로운 이웃 제현들께서 혹시 도움의 댓글이라도 달아주시지 않을까 하는 뜻에서이다. 도와 주세요. 그러실 수 있잖아요. 다들, 마르크스 정도는 중3 겨울방학 때 다 떼고 고등학교 올라가잖아요. 마르크스 모르면 고등학교 학생증 안 나오잖아요. 그렇잖아요.


아, 정작『자본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안 썼는데 벌써 지친다. 앞이 노랗다. 그냥 슬그머니 넘어갈 수는 없으니, 김수행 선생님과 마르크스의 한 말씀씩만 듣고 다음 날을 기약하자. 분노 때문이시겠지, 비록 주술호응을 살짝 못 맞추셨지만, 그대로 옮긴다.




수많은 어린 학생들을 죽이고도 1년동안 진실을 밝히는 노력을 거부하는 현 보수정권은 언제나 집권세력은 오로지 자본가계급과 이들의 정치적·사상적 대변자들의 재산 증식과 권력 확대에만 열중하고 있다. 이것이 '자본주의체제의 기본 특징'이다. 우리가 우리 사회의 거대한 인적·물적 자원을 이용하여 모두가 함께 사는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는 과제에 이번에 개역하는『자본론』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한없이 빈다.

2015년 7월

천안시 입장면에서

김 수 행 씀



철학자들은 단지 세계를 다양하게 해석해 왔을 뿐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일이다.

_ 마르크스,「포이어바흐 테제」, 테제 11



Q1.『자본론』을 읽는 것이 세계를 변혁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됩니다. 입문서를 수두룩 읽었더니 그건 알겠다. 그러니 진짜 질문,『자본론』을 읽는 것이 오늘 이 미친 세계를 변혁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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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10-11 1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syo님 좋은 독서 되세요. syo님을 응원합니다!

syo 2017-10-11 19:10   좋아요 2 | URL
응원 감사합니다!! 그러나 syo는 욕심이 많아서 응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거, 제발 도와달라는 저 징징댐이 겨울호랑이님을 대상으로 상정하면서 쓴 거라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17-10-11 19:15   좋아요 1 | URL
이런... 저는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 매니아라, 마르크스에는 별 도움이 못될것 같네요... 다만, 같이 고민하는 것이라면 환영입니다^^:

syo 2017-10-11 19:19   좋아요 2 | URL
겨울호랑이님의 아재개그에 오랜만에 민메이가 생각났습니다. 쪼끔 행복해지네요.^^

sprenown 2017-10-11 1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장함이 느껴지는 출사표!
건투를 빕니다. 둥둥둥.

syo 2017-10-11 19:37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비장함보다는 비루함이 느껴집니다만,

컨셉이 징징거리면서 읽는 마르크스 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10-11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기 숨구멍은 보통 생후 2~3년 지나야 닫히고,
아기 코알라는 태어난 후 수개월 동안 엄마의 배주머니에서 젖을 먹다 나와 엄마 등에 붙어 사는데, 엄마는 특별히 아기의 독립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그냥 아기 몸무게가 늘면 떨어져 나간다.....
는 이런 깊은 지식을 아주 쉽게 비유로 쓰실 수 있는 syo 님 같은 분만이 ‘감히’ <자본론> 읽으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
제가 시작의 빌미가 되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일말의 ‘책임감’을 느낌니다.
끝까지 응원하고 함께 하겠습니다.
syo 님 다 읽으시면 저도 그 배움을 토대로 도전을 ‘고려’해 보겠습니다. ㅎㅎ
화이팅~~~ 입니다. ^^

syo 2017-10-11 20:08   좋아요 2 | URL
....... 하나도 몰랐는데요. 저 깊은 지식들. 걍 닫히겠지, 붙어살겠지, 하면서 쓴 건데....

읽으면서 엄청 징징댈 예정입니다. 북다님도 화이팅이요~!

프리즘메이커 2017-10-1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정말 대단하십니다. 이제 아마포로 머리를 싸매고 한구절 읽어나가실때 그 고통스러운 쾌감을 더 나눠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ㅎㅎ

syo 2017-10-11 21:08   좋아요 1 | URL
아마포 하니까 <자본론>의 그 구절이 생각나네요. 20미터의 아마포 = 1개의 저고리 = 10그램의 차 = ......
노리고 쓰신 거죠? <자본론> 하면 아마포죠! ㅎ

그나저나 프리즘메이커님께서도 ˝요주의도우미˝입니다. 깊은 학식을 제게 나누어주셔야 됩니다. 제발요.

단발머리 2017-10-11 2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yo님~~ 건투를 빕니다.^^

아, 이런 귀여운 새끼.... (라고 syo님이 쓴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르크스 정도는 중3 겨울방학 때 다 떼고.... 에서 아주 쓰러집니다.
징징거리면서 끝까지 가기예요. 화이팅!!!

syo 2017-10-11 21:10   좋아요 1 | URL
징징거리기만 하고 포기하면 진짜 정떨어지니까요.....
징징거렸으면 모름지기 끝까지 가야지요.

힘 내서 읽겠습니다! 책 읽는 것이 뭐라고 이렇게 다들 건투를 빌어 주시는 지는 모르겠지만요 ㅎ


독서괭 2017-10-12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코알라 syo님ㅋㅋㅋㅋ 전 그냥 고등학교 학생증 없이 살아야 할 것 같으니 syo님 글을 통해 어깨너머 공부로 고등학생인 척이나 해보고 싶네요. 건투를 빕니다.
<징징거리면서 읽는 마르크스> 이거 책 제목으로 괜찮지 않나요? 언젠가 입문서 집필까지 하시는 겁니다 고고!

syo 2017-10-12 08:25   좋아요 1 | URL
무지렁이한테 너무 큰 기대를 하시는군요. syo는 입문서 집필 같은 어마어마한 꿈은 없구요. 그냥 《내장산 마르크스 축제》를 국내 3대 축제로 키우는 정도의 소소한 바람만 있는 소박한 남자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짜라투스트라 2017-10-12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혁명변태ㅋㅋㅋ
어쨌든 건투를 빕니다^^

syo 2017-10-12 08:53   좋아요 0 | URL
ㅎㅎㅎ 짜라님이야말로 건투를 빕니다! 저야 읽겠다는 거지만 짜라님은 쓰셔야 되잖아요. 심지어 2017년은 이제 100일도 채 안남았습니다....

2017-10-12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응원! 저는 빨갱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서리 ㅎㅎㅎ
그렇지만 서문에서 이렇게 진빼기 있기없기?^^;;;

syo 2017-10-12 08:56   좋아요 0 | URL
빨강은 사랑의 칼라입니다♡

내공이 약해서 50페이지만 읽어도 축축 늘어집니다. 축축 늘어지고 나서 쓰려니 아무래도 징징대게 됩니다. 마르크스 나빴네요.


2017-10-25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5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