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1


제발, 제발 이대로 그냥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싶은 어제 오늘이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 헬대프리카. 불신자들이 영원히 고통받는 저주받은 내 고향.



2


날씨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것은 딱히 할 말이 없다는 아주 전통적인 의사표시이다. 일기장에 쓸 말이 없다니. 오늘 뭘까....



3


오라는 가을은 안 오고 슬럼프가 오고 있다. 오후 세 시 언저리부터는 어쩐지 활자는 냄새도 맡기 싫은 상태가 되어, 아무 이유 없이 종합자료실 모든 서가를 한 번씩 돌고 온다. 집 나간 의욕이라는 놈이 울며 돌아오면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몇몇 책에 눈도끼를 찍어 놓지만 다 허사다. 나는 조울형 인간이라 의욕이 과하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난데, 과할 때는 평소 같으면 안 볼 책들을 자꾸 읽고, 없을 때는 평소 같으면 볼 책들을 보지 않는다. 결국 "평소 같으면 볼 책"들은 영영 보지 않는 셈이다. 그러니 도대체 내게 무슨 교양 같은 게 있겠는가.



170801-170810


문학 9권




1. 간절하게 참 철없이

: 옆에 있는(있던) 평범한 이웃을 시로 불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눈 앞에 놓인 뭐 특별할 것도 없는 음식을 시로 조리한다는 것은 또 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그렇게 만든 시를 읽히게 빚어내 또 읽는 사람의 마음을 찌르르 건드리고 지나가는 일은 또 어떻고.


2. 운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 시 짓는 사람의 산문은 큰 기대를 하고 읽지만 기대에 닿지 못하고, 산문 짓는 사람의 시는 기대 없이 읽지만 기대를 넘어가는 일이 잦다. 어쩌면 그건 내가 시인이라면 대체로 숭배하기 때문일지도. 박준의 글은 시도 산문도 정갈하고 울림이 있다. 늘 다정하고 물기가 느겨지는 시선은 산문 안에서도 여전히 영롱하다. 하지만 난 역시 산문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그해 OO"이라는 짧막한 시들이 더 읽기 즐겁다. 어마어마하게 마음에 차고 넘치는 글들(특히 4부는 정말 빼놓을 것 없이 좋다)이 있는가 하면, 솔직히 몇몇 글들은 오글거리고, 심지어는 낯 두껍게 에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돌아다니는 수많은 "오글책"에서 갓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글도 있다.


3. 마티네의 끝에서

: 추상명사가 난무하는 그 특유의 문장이 살짝 눈에 밟히긴 해도, 이 정도면 뭐 더 할말이 없다. 처음《일식》을 읽고 어느덧 10년, 나도 그동안 많이 자랐으리라 생각했건만, 10년 전 내 비루함에 눈을 뜨게 만들어준 이 천재는 더욱 높은 곳에 올라서서 여전히 내 마음에 구멍을 낸다. 앞으로 10년을 더 가는 동안 내가 어디서 무엇을 훔쳐와 그 열패감을 메워 본들, 그때 다시 그를 만난다면 이게 다 무슨 소용에 닿을까.


4. 유리문 안에서

: 누구나 가슴 속에 깡패 작가 하나쯤은 품고 사는거지. 표지에 인쇄된 이름 하나만 봐도 그냥 마음이 절로 발가벗는. 아무 말이 다 무슨 말 같고, 무슨 말을 듣고 있더라도 아, 제발 무슨 말이라도 더 해줘요. 현기증 난단 말예요, 하는 심정이 되는. 난 이 사람.


5.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 시가 나를 보살핀다는 것을 느낀다. 내 어깨에 얹힌 눈을 털어주러 오기 위해, 시인은 시인과 나 사이에 놓여 있는 언어의 개울에 하염없이 돌멩이를 던져 징검다리를 놓으려 한다. 시어가 그 돌멩이다. 시가 다리다.


6. 詩누이

: 시 읽어주는 책은 고맙다. 시는 각자의것이지만 어쩐지 문턱이 높은 장르라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는데, 이럴 때 다른 누군가 읽어 놓은 모양은 시의 껍질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준다. 느낌으로 가는 돌다리를 띄엄띄엄 깔아준다.


7. 오직 두 사람

: 어린 나는 김영하가 별로였다. 이야기가 승한 반면 문장이 말라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슬픈 이야기를 읽어도 울지 않고 부조리한 이야기를 읽어도 분노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중요한 뭔가가 빠진 게 아닐까? 나이가 들면서 그냥 나의 취향과 그의 글이 짝이 맞는 열쇠와 자물쇠가 아니었을 뿐이며, 그는 감히 내가 이러니저러니 평할 수 있는 작가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게 되었지만(사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제대로 받아들였을 뿐이지) 여전히 좋아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모든 작품을 건조한 마음으로 읽는다. 그럼에도 좋은 작품임은 느낄 수 있다. 그가 <옥수수와 나> 단 한 편을 발표하고, 그 작품으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던 그 해, 나는 읽지도 않았으면서, 상 줄라고 그냥 뭐라도 글 하나 나오기만을 기다렸구만, 하고 근거 없이 비난을 했다. 읽어보니 그 작품이 이 책에서 가장 좋았다. 웃었다. 김영하의 책으로 내가 웃다니. 깝치지 말아야겠다. 입 밖으로 꺼내든 말든, 읽어보지도 않고 평하고 비난하는 찌질한 짓은 다신 하지 말아야겠다.


8. 기사단장 죽이기 1


9. 제 7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행복의 과학>

: 아니 나는 도대체 왜 좋은 작가들(특히 젊은 작가들)의 글에 박수를 치며 순수한 마음으로 읽지를 못하고, 아 얘는 뭔데 이렇게 잘 쓰지 짜증나게, 얘는 천재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 나이에, 뭐 이런 모질이 반바지 같은 감정으로 읽게 되는 걸까. 좋겠네, 글 잘 써서. 쳇.




읽기 / 쓰기 7권



10.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 이제 책 읽는 방법에 대한 책은 그만 볼란다. 어차피 따라할 것도 아니고. 500권의 추천도서 목록도 그냥 무시할란다. 어차피 다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11. 서평 쓰는 법

: 아무래도 서평은 내 자리가 아닌 것 같다. 서평은 읽는 거지 쓰는게 아닌 거라 나한텐. 타고나기를 나는 천생 독후감쟁이고, 그 사실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도 떳떳 잘만 산다.


12.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이 책의 효용이야 누군들 비난할 수 있겠는가만은, 두 번쯤 읽으니까 저자의 글 욕심 혹은 작품 욕구가 느껴진다.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품기에 선하고 바람직한 욕심이다. 이를테면 다섯 번째 편지와 그 답장에서 보이는, 의미 있고 깊이 있고 멋까지 있긴 해도 갑작스레 밀도를 높여 스스로를 부각하는 부분들에서. 나중에 한 번 더 읽어야지.


13. 내 서재 속 고전

: "나의 고전"은 나를 드러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믿는다. 그러니까 내 서재 속 고전은 내 마음 속 고전이 그대로 옮겨간 것이어야 한다. 세상에 고전은 너무 많아 내 마음 밖 고전까지 모두 서재로 옮겨 올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래서 이 책은 가치가 있다. 저자의 고전은 그저 흘끗 보고, 이제 나의 고전을 만들자.


14. 가뿐하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

: 이 책은 나쓰메 소세키 읽는 법을 빙자한 소설 읽는 법 책이다. 핵심은 네 멋대로 읽어도 된다는 말인데, 멋대로 읽으려면 이런 방법들이 있지, 하며 10개의 예를 내놓고 있다. 그러니가 이 책의 정체는《가뿐하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가 아니라《"가뿐하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인 셈이다.


15. 글쓰기의 최전선

: 사실 글쓰기 책은 거기서 거기다. 저자가 자기만의 문체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내 글이야 말로 독자 니들이 배워야 할 문장의 표본이다."라고 주장하면 똥된다는 상식 또한 당연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다. 결국은 공인된 몇몇 강령들을 기본으로 하여 아주 조금 자신의 견해를 섞고, 나머지 부분은 글쓰기 심성론으로 채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글쓰기 책은 나오긴 수두룩하게 나왔어도 읽을만한 것은 적은 편인데, 이 책이 바로 그 적은 편에서도 개중 좀 어깨 펴고 소개할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16.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 읽기

: 이거다! 앞으로 이렇게 독서일기를 쓰는 거다! 했지만 '이렇게'가 어떻게인지, 책을 덮으면서 바로 잊기 시작하여 마침내 이렇게 재미라고는 없는 독후감을 또 쓰고 있다. 나는 왜 닉 혼비로 태어나지 못해가지고 이 모양일까. 내 팔자야. 세상에는 글 잘 쓰는 대머리들이 정말 많군.




과학 / 기술 3권



17.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 이 분야에 아는 바가 없어서 얼마나 후려쳤는지는 말할 수 없겠지만 아는 바가 없는 사람에게도 쉽고 재밌고 부족함이 없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사진이나 그림이 많은데 설명은 커녕, 사진 밑에 글자라고는 한 자도 안 써놓는 희한한 컨셉을 도대체 왜 잡았을까. 무슨 그림, 누구 사진인지 제목이나 이름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 첫 번째 단점. 아무리 생각해도 불필요한 사진이 한 페이지씩 떡하니 들어가 책만 무겁게 만든다는 것이 두 번째 단점. 두 번째 것에서는 어떤 얍삽한 의도조차 엿보인다. 쓰다 보니 욕을 길게 한 것 같아서 머쓱하지만, 결론. 진짜 괜찮은 책이다.


18. 최신 인공지능 쉽게 이해하고 넓게 활용하기

: 앞의 책이 진짜 괜찮은 책이라는 증거.


19. 사이언스 브런치

: 요즘은 과학책이 참 쉽고 재미있게 잘 나온다-라는 말은 아재의 말이다. 이런지는 꽤 되었고, 과학은 이제 독서쟁이들의 힙한 아이템이다! 대충 알면서 많이 아는 놈만큼 누리는 게 또 제일 힙한 법이다. 그렇다면 이 책부터.



젠더 / 인권 2권



20.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

: 무참한 번역의 장단점. 먼저 단점 : 제대로 안착해야 할 중요한 책을 수렁에 처박거나 날개를 날려먹은 채 활주로에 불시착시킨다. 그래서 장점 : 잦은 빡침은 게으른 독자로 하여금 마침내 원서를 찾아보게 만드는 유일무이한 동력이다. 농담이고, 사실 완전히 못 읽을 정도는 결코 아니며, 내 생각에 참 중요한 책이라 원서로 읽겠다는 욕심을 부려보는 것이다.


21. 지금 여기 페미니즘

: 깊이나 폭, 뭘로 보든 이 정도의 책이 시장에 나오는 사회는 별로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건 학교에 나와서 애들 책상 위에 올라가야 한다. 그런 책이다. 의무교육 마치면 누구나 이 책이 담고 있는 정도는 탑재하고 시작할 수 있는 나라 되었으면 좋겠다.



법 / 사회 2권



22. 지식재산 스타트

: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책 아닌가 싶다. 스타트라는 말에 걸맞게 사례를 중심으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같은 분야의 다른 책들에 비해 편집 형태도 선구적이다.


23. 촛불의 시간

: 박근혜와 관련한 1부만 놓고 보면 도대체 이 책은 뭘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눈에 저자는, 박근헤가 이럴 줄을 나는 미리 알았거든, 그래서 돕지 않았지, 하는 말이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고, 뒤이어지는 분석들은 그저 구색 맞추기로 느껴진다. 게다가, 한국의 인사청문회는 문제가 많고,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었기에 나도 강남 아파트를 살 때 다운 계약서를 썼으며 "공교롭게도" 딸의 학교 진학과 겹쳐 위장전입을 하고 말았다는 뜬금 없는 고백이, 아무런 맥락도 필요도 없이 띡 삽입되어 있다. 또한, 편집과 교졍 쪽의 문제겠지만, 어떻게든 책을 빨리 내서 좋은 포지션을 선점하려는 욕심도 너무 빤히 드러난다. JTBC 폭로를 2015년 10월 24일이라 표기하고, 그 다음 꼭지를 "2015년 가을은 그렇게 흘러갔다."로 시작해 놓고 바로 다음 다음 문장을 "2016년 가을은 존재감을 잃었다." 라고 잇는다. 당시 대통령 변호사 이름은 유병하가 아니라 유영하인데 심지어 이건 마지막까지 고쳐 놓지도 않는다..... 나머지 말들은 누구나 아는 말이거나, 누구나 아는 말들을 아는 사람들이 더 알 필요까지는 없는 말이거나 하다. 그런 1부를 덜어냈다면, 아마 나는 감탄의 연속으로 이 책을 읽었을 것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과연 "소설가" 송호근 선생님답게 문체도 힘있고 경쾌하다. 저자의 주장이 향하는 곳이 내가 보고 싶어하는 세상과 다른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저 막강한 내공에 휩쓸려 그저 고개만 끄덕끄덕하다가 독서를 마쳤을 것이다. 1부만 아니었다면.



인물 / 역사 / 종교 4



24. 열한 계단

: 일종의 성긴 자서전이나 자전소설이라고 생각해 본다. 책에 들어 있는 지식들의 다채로움이나 깊이와는 별개로,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로서 재미가 충분하다.


25. 반갑다! 이슬람

: 그림이 많고 글이 적어 쉬울 것 같지만, 친절하지 않고 말수 적은 선생 같아 썩 정겹지 않다. 이희수 선생님이 등판할 때다.


26. 만만한 하워드 진

: 우리에게도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만약 우리가 이런 사람을 이미 가지고 있으나 그것을 모르는 것 뿐이라면, 우리에게도 이런 책이 필요하다.


27. 무함마드 평전

: 위대해지고 싶었고, 마침내 위대해진 한 남자의 취향과 욕망 덕분에 수 억의 후대 여인들이 불행과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책은 사실 더 큰 문제의식을 제공하지만, 글쎄 읽는 사람 입장에서 무함마드의 여자 문제는 너무 인상적이라 관심을 거의 다 빨아먹는 것도 같다. 나는 이렇게만 써놓고도 괜히 등골이 서늘한데, 부디 저자의 신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



철학 / 인문 일반 3권



28. 오, 클래식

: 어찌 보면 빤한 글들인데, 무엇에 이렇게 감동을 받았을까? 음악의 이야기이면서 사람의 이야기이고, 사람과 음악 사이에 있거나 있어야 할 것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29. 기술적 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 정치 분야로 빼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다. 이 책을 말로만 듣고 아는 척 하고 살다가 이제야 읽어본 것은 부끄러워 할 일이다. 읽기 전보다 읽고 나서 모르는 거이 더 많아졌는데 이것은 자랑스러워 할 일이다.


30. 하이데거

: 번개같이 쳐들어와서 번개같이 잊혀졌다...... 번개 맞은 나무 하나 덩그러니 남았다. 그거라도 붙잡고 시작해 보자.



미분류 / 설렁설렁 읽은 책 6권



31. 처음 만나는 파이썬

32. 시사IN 515

33. 시샤IN 516

34. 1년만 닥치고 영어

35. 잉글리시 팩토리

36. 베다 읽기



나는 왜 여름만 되면 미친듯이 권수를 늘리는 비만 독서를 하는 걸까. 작년 이맘때도 한달 100권 페이스로 읽었다. 그리고 그랬다는 추억만 남긴 채 그 모든 책의 기억은 요단강을 건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책을 만들었고, 책을 통해서 망각에서 구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책 때문에 스스로 망각의 동물임을 뼈저리게 깨닫는 나는 왜 구제자 명단에서 빠진걸까? 혹시, 인간이 아니었던 걸까, 나는?


아무래도 문제는 쓰기에 있는 것 같다. 읽기만 하고 도대체 쓰지를 않으니 쓸데 없는 읽기가 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 읽기를 줄이고 쓰는 시간을 더 가져봐야겠다. 한 번 보자, 뭐 어떻게 되나.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7-08-10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많이 읽었네요 쇼님. 저는 8월달에 아직 한 권도.....(시무룩)
잘자요!

syo 2017-08-11 07:00   좋아요 0 | URL
얼른 책귀신 페이퍼귀신 다락방님으로 돌아오셔요 ㅎㅎㅎㅎ

단발머리 2017-08-11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 저도 그 책에서는 <옥수수와 나>가 제일 좋았어요. 북플로 읽다가 syo님의 깝치지 말아야겠다,에 밑줄 긋고 싶었어요 ㅎㅎ
8. 은 왜 제목만 있고 평이 없을까요. 궁금합니다^^
많이 읽으셨어요. 완전 부지런하십니다~~
전 느림보라 부러운 마음뿐이예요^^

syo 2017-08-11 08:13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안녕하세요 ㅎㅎㅎ

기사단장 죽이기는 2권까지 다 읽고 뭐라도 써야지 했거든요. 근데, 1권을 다 읽은지 5일이 되었는데 아직 2권을 펼치지도 않아서 아무것도 쓰지 못했습니다....
, 라고 쓸 것을 그랬네요. 그렇게 쓰는대로 또 의미가 있을 뻔 했는데.

37권을 읽고 쓰는 이런 똥글 쓰는 저보다 한 권 한 권 알차게 리뷰 남기시는 단발머리님이 더 부지런하신 걸요. 전 그게 더 부럽습니다^^

단발머리 2017-08-11 08:17   좋아요 0 | URL
아니예요 아니예요 아니예요
제가 더 부럽단 말이예요~~~ ㅎㅎㅎㅎㅎㅎ

syo 2017-08-11 08:23   좋아요 0 | URL
아니예요, 아닌 것 같아..... 다툴까요!!
ㅎㅎㅎㅎㅎ도대체 지금 뭐하는 거람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08-11 14:25   좋아요 0 | URL
여러분들,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ㅋㅋㅋ

히히 여기 제가 좋아하는 두 분이 다투시니(응?) 마음이가 좋으네요. 히죽히죽
 

1

 

어제 확인해 봤을 때만 해도 비 소식 없었던 것 같은데 뜻밖의 빗소리가 무척 반갑다. 그제 비가 오고 어제 그리 덥지 않더니 오늘 또 쾌적하다. 대구에 살면 여름에 연이어 3일 덥지 않다는 데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소소한 성격이 된다. 청와대에서 문건이 백만 개가 나온들, 박과 자한당에 대한 지지를 절대로 거두지 않는 심지 굳은 어르신들이 앞집 뒷집 옆집 건넛집 중 반드시 두 군데 이상에서 살고 계시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은 무덤덤한 성격이 된다. 과연 인격 도야의 도시 대구. 대한민국 교육수도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낯을 붉힐 필요가 없는 그야말로 인성교육의 한마당.

 

 

 

 

읽은 책들 170716-170731 : 40권

 

인문 일반 : 5권

 

 

 

1. 인문학 개념정원

: 편한 설명. 효과적인 예시. 간결한 서술. 개념어 사전으로서 더 갖춰야 할 요소가 있을까? 딱 맞는 시기에 만난 듯, 읽는 데 무리가 없는 좋은 시간이었다.

 

2.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 진짜 좋아하면 이런 일까지 벌이는 것이다. 세상에, 이 책을 만들면서 즐거워했을 진중권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3. 생각의 미술관

: 도서관에 입고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막상 펼쳐보니 기대만큼의 읽을 거리는 없는 책. 얕고, 새로움도 없고.

 

4.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

: 천문이 있고 인문이 있는데, 어찌 지문이 없을 것이냐는 말은, 자부심은 물론이거니와 건축 혹은 인간이 땅위에서 지어올리는 모든 물질과 사상이 하늘과 사람에 닿아있어야 한다는 지향을 느끼게 한다.

 

5. 드러내지 않기 혹은 사라짐의 기술

: 얇은 책 속에서 종횡무진. 장보기부터 설거지까지가 요리이듯, 내가 드러나지 않을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잠깐 드러났다가 그 자리를 비우며 사라지는 것, 중심을 녹여먹는 변두리를 만들고 이내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 거기부터 거기까지가 사라짐의 기술이다.

 

  

철학 : 5권

 

 

 

6. 의심의 철학

: 독자에 따라서는 유익하겠지만, 내게는 투입 대비 그다지 효율이 높은 책은 아닌 듯. 저자의 선택을 받은 철학자들에 대한 내 사전지식이 깊은 것도 아닌데, 좀 의외였다.

 

7. 자본론을 읽다

: 어렵지 않고, 시대에 뒤쳐져 있지도 않으며, 무엇보다 앞으로 읽어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데 매력이 있는 책. 전투적 독서의욕을 불러일으켰으나, 며칠 지속되지 않았다.....

 

8. 말할 수 없는 소녀

: 뭐야......뭔데..... 진짜 1도 모르겠다. 실컷 얻어터졌다. 진짜 이 양반 도대체 나한텐 언제쯤 읽히는 저자가 되어 줄 것인가.

 

9. 루트비히 포이어바흐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

: 맑스 맑스 하지만 엥겔스도 한 글빨 날린다. 가독성은 오히려 엥겔스가 낫다 싶을 때가 많다. 포이어바흐를 생각할때면 어쩐지 자꾸 일진 맑스-엥겔스의 발 아래 깔려서 눈물을 글썽이는 빵셔틀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확실히 맑스-엥겔스는 포이어바흐가 만든 빵을 먹긴 먹었다. 먹긴 먹었는데 먹어보니 그 빵 그거 알고 보면 몸에 별로다- 라는 취지로 쓴 책인 것 같다.

 

10. 화장실 철학자

: 위트 넘치는 사고 실험. 철학 지식에 대해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하기. 하하, 웃음을 유발하는 시니컬함. 어어, 조금씩 과해지는 시니컬함. 아놔, 마침내 저자를 향한 나의 시니컬까지 유발하고 마는 그 문제적 시니컬함.

 

 

법 / 정치 / 경제 : 4권

 

11. 경제학자들은 왜 싸우는가

: 100쪽 조금 넘는 작은 책이지만, 경제 공부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방향을 잡는데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느낌.

 

12. 자본론의 세계

: 명쾌한 이론 설명인데도 행여나 길어질라치면 저자 스스로 못 견디듯 곧바로 신문 기사를 제시하며 냉철한 현실 분석을 이어붙인다. 다만 오래된 책이라 2001년의 현실을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 함정. 근데 그 때나 지금이나 도찐개찐임을 알 수 있다는 점이 또 뼈아프다.

 

13. 캐릭터와 저작권

: 얇지만, 또 얇아서 한번 읽어보기에 괜찮은 책. 그러나 비싸다. 시리즈물인데, 작은 책이라 모으면 보통 책 한 권쯤 되겠구만은 6권 다 사면 6만원 돈이다. 그 돈이면 업계 사람들이 갖춰놓는 1200쪽짜리의 저작권법 책을 살 수도 있다.....

 

14. 폭정

: 빼박 선동문서다. 간결하고 강력하며 매력적이다. 목표는 명백하게 트럼프고, 저자는 한국에서 일어난 그 일을 워싱턴에서 재현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사회 / 문화 / 역사 : 3권

 

15. 처음 만나는 혁명가들

: 전기! 전기를 읽자! 아, 그러나 이 다섯 혁명가의 국내 번역된 전기만 해도 권수로 20권은 훌쩍 넘는다......

 

16. 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서울의 곳곳을 직접 두 발로 누비는 시선이 선명한 풍경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풍경 뒤에 숨겨져 눈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비물질적인, 동시에 너무나도 물질적인 서울의 작동 원리. 우리의 삶을 땔감으로 써 가며 이 놈의 서울이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조목조목 짚어내는 훌륭한 책.

 

17. 일상기술연구소

: 이제껏 살면서 이렇게까지 쓸모가 내 살갗에 직접 때려박히는 느낌의 책은 처음이다. 절대로 후속편이 나와줘야 한다.....

 

 

젠더 / 노동/ 환경 : 3권

 

 

18. 철학하는 여자가 강하다

: 《논어》는 읽다보면 "성공하는 군자의 7가지 습관"이랄지, "공 선생님과 함께한 일주일"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3000년 묵은 자기계발서랄까. 그러나 형식이 그렇다고《논어》가 위대한 책이 아닌 것은 또 아니다. 이런 식의 설명은 "위대한 책"을 "괜찮은 책"으로 바꿔 표현하면, 이 책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19. 핵을 넘다

: 조금 딱딱하긴 하지만 단단한 책이다. 원전이익공동체라는 것은 원전마피아보다 조금 더 거대한 개념인데, 우리가 주목하여 외부부터 녹여 없앨 필요가 있겠다. 사용하는 에너지의 형태가 삶의 형태를 바꾼다는 주장은 일리도 있고 매력적이다. 표지에 그려진 눈 하나 달린 고양이 얼굴이나 발 여섯개짜리 양, 두 머리의 문어 가은 그림들은 슬프지만 솔직히 좀 귀엽고 사랑스럽다. 디자이너의 센스가 돋보인다.

 

20. 그건 혐오예요

: 독자의 행동을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책은 어쩌면 이런 책일지도 모른다. 이름에 abcdefg가 들어가는 서구의 학자가 쓴 무거운 학술서가 아니라. 물론 그런 책도 자기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하겠지만. 나는 이런 책이 한 때 서점가를 점령했던 수십만 종의 자기계발서들처럼 양으로 독자를 압도하여 마침내 누구의 책꽂이에도 한 권 정도는 꽂히게 되는 세상을 한 번 상상해 본다.

 

 

문학 / 독서 : 11권

 

 

 

 

21. 철과 오크

: 표제작을 포함해서 세 수 정도 말고는 내게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시들로 채워져 있는 다소 실망스런 시집이었다. 특히 해설은 이 책의 비호감도를 키우는 것 말고는 역할이 없다. 제발 문학을 당신들만의 고등유희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말이 어려운 것은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나는 자꾸 의심합니다.

 

22. 물고기들의 기적

: 역시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어쩐지 전체를 관통하는 듯한 줄기 몇 가닥 건져올릴 수 있었다. 시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자, 해설 또한 말이 되어서 읽히기 시작했다. 심지어 앞의 시집에서와 같은 해설자가 쓴 건데도!

 

23. 책, 고양이, 오후

: 마음에 아무것도 담아두고 싶지 않을 때,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에 슬쩍 젖어들 때, 마음이 열릴 때, 그럴 때는 소소한 이야기를 소소하기 듣기가 좋다.

 

24. 추락

: 거장의 책은 읽고 나면 온몸이 쑤실 때 있다. 이건 도저히 내가 감당할 만한 수준의 어택이 아니다. 그러지 말았으면 싶은 선택들이 이어지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죄다 불편몽둥이로 나를 쿵쿵 때린다. 나는 이들 중 누구도 이해할 수가 없고, 어쩌면 그게 이 책의 주제인 것도 같다. 너는 불편함 없이는 결코 이해할 수 없다. 포기하려면 포기할 수는 있다...... 그러나저러나, 좋다. 역시 부커는 진리인 듯.

 

25. 취미는 독서

: 고양이라디오님이 이 책을 읽고 왜 나를 떠올리셨다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고만고만한 책인데, 일단 남의 나라 책 이야기라 흥이 덜하고, 그런 걸 차치하고서라도 이 분야의 전설적인 명작으로 칭송받는 이 모 작가님의《잘 지내나요?》의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26. 명예

: 명민하다. 이야기 위에서 찬찬히 노를 젓다가도, 때가 되면 서퍼처럼 이야기 위에 올라타는 밀도 조절. 이야기가 등장인물을 부당하게 대접할수록, 현실에 사는 독자에게는 그게 정당하게, 최소한 있을 법하게 느껴지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27.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 무슨 말인지 모를 이야기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겪기 힘든 경험인데도, 나는 배수아의 이야기를 온통 사랑했다. 이래저래 10년을 묵혀두고 만나지 못했거나, 혹은 만남을 피해왔던 그 사랑이 더욱 단단한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28. 선한 이웃

: 연극과 연극이 얽히는 자리에서 우리는 몇 개의 역을 동시에 진행하는 중첩된 배우처럼 산다. 순간 순간 역할을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죽음과 삶이 겹쳐져 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모든 순간에 우리는 엘렉트라인 동시에 클리타임네스트라인 채로 있다. 내가 맡은 배역이 다른 이의 배역을 만들기도 하면서. 모든 행동과 대사가 그대로 중첩이라면, 어쩌면 우리는 누구도 단일한 의미로 해석되는 단일한 말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29.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 아니 이게, 내 눈에는 "페미니즘적"과 "책 읽기" 중 어느 쪽에 방점을 찍고 봐도 좀 중량이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은데.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붙었지만 별로 그렇지도 않으니 피하거나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읽어보라는 식의 평들도 몇 보인다. 그 말이 난 더 슬퍼.

 

30. 읽는 삶, 만드는 삶

: 앞의 책보다는 오히려 페미니즘에 대한 언급이 없는 이 책의 <한국단편문학전집> 꼭지가 더 옹골차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다른 꼭지들 역시 하나같이 조용하면서도 단단한 힘이 느껴지는데, 멋부리지 않고 담담하며 시종일관 겸손한 문장들로부터 나오는 힘이 아닐까 싶다. 나처럼 까부는데 쾌락을 느끼는 녀석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자리인 것 같다.

 

31. 저스티스맨

: 개인이나 집단의 심리가 요동하는 양상을 가공없이 서술하는 데서 빼어난 역량을 보이는 작품. 그리고 재미가 있다. 과연 세계문학상의 지향에 딱 들어맞는구먼. 근데 의외로 문장은 허술한 데가 있고, 많이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과한 나머지 너무 부린다는 느낌이다. 당최 내가 뭐건대 이런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모쪼록 더 좋은 문장을 짓는 작가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미분류 / 주마간산식 읽기 : 9권

 

 

 

 

32. 지방의 진실 케톤의 발견

33. 논어를 읽다

34. 디스 이즈 마티스

35. 처음 읽는 베르그송

: 번역 똥이다. 요즘은 구글도 이정도는 한다는 기사를 읽은 것 같다.

36. 시사iN 513

37. 시사iN 514

38. 경박한 시사 경제 톡

39. 열정속으로 하버드 로스쿨

40. 네이티브가 생각하는 영문법 감각

 

 

2

 

 

결국은 보름 전에 마음 먹었던《호모 데우스》도, 카프카 전집도, 《기사단장 죽이기》도 뭣도, 역시 이번에도 읽지 못했다. 그 다짐 때문인지 독서 에세이를 많이 읽을 수 있었다!? 인과관계 참 개똥 같다..... 

 

7월이 끝났다. 얇고 가벼운 책 위주로 읽었더니 70권을 넘길 수가 있었는데, 내가 만약 이웃님들처럼 어려운 책 읽고 리뷰까지 쓰고 하면 한 달에 아마 3권 정도가 고작이겠지. 내 인생의 멘토 유 선생님이 알쓸신잡에서 책 권수에 집착하지 말거라 하셨지만, 정말 슬픈 것은, 한 달에 3권을 읽나, 아니면 75권을 읽나, 어차피 다시 한 달을 더 지나면 얄밉게도 그 모든 책들이 기억에서 깔끔하게 퇴거하고 만다는 경험적 진실이다.

 

8월에는 인공지능 관련 책들을 좀 읽어봐야지- 하고 이 자리에서 다짐했으니 아마 보름 뒤에 쓸 독서 목록에는 중동 역사에 관련된 책들이 주르륵 올라오겠지. 계획은 왜 세우고 다짐은 왜 하는 걸까? 어차피 모든 것이 랜덤 게임인데.....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7-07-31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과 오크.. 그지같죠, 시집이..

syo 2017-07-31 16:42   좋아요 0 | URL
네.... 제가 못 읽는것도 있겠지만요.

곰발님 말씀이 정확한게, ‘시‘가 그지라는 느낌보다 ‘시집‘이 그지라는 느낌이었어요. 해설까지 다 포함해서.....

몰리 2017-07-3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추천 후감상.
인격도야의 도시 대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몰리 2017-07-31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할 수 없는 소녀>. 부제는 ˝코레의 신화와 신비.˝
제목에서 알 수 있거나 짐작되는 바도 1도 없네요. ㅎㅎㅎㅎㅎㅎㅎ

책으로 직접 알겠다는
마음도 1도 자극하지 않고. 저자는 아감벤.

저도 아감벤은 별로, <도래하는 공동체> 이 책 논문셤 땜에 조금 읽었었는데
......... ‘이게 어떻게 철학이죠?‘ 반발하던 기억만 남은 편. 아마 잘 읽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배수아 얘기 거의 못 본 거 같은데, 나중 포스트로 배수아 얘기 신청. ㅎㅎㅎㅎㅎ

syo 2017-07-31 21:25   좋아요 0 | URL
전 아감벤은 읽을 때마다 이거 쓴 네놈이나 읽고 있는 나놈이나 후드러패고 싶은 생각이 왕왕 들었는데, 막상 또 아감벤 읽고 리뷰쓰신 분들은 존경스러웁습니다....

배수아는 제게 몰입독서의 경이로운 체험을 최초로 선사한 작가인데.......중략...... 그렇습니다.

cyrus 2017-07-31 18: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본문 일부를 베껴 써도, 리뷰를 써도 시간이 지나면 내가 책에서 뭐 봤는지 1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

syo 2017-07-31 21:26   좋아요 0 | URL
다른 분도 아닌 cyrus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더욱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cyrus 2017-08-01 10:14   좋아요 1 | URL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기 전에 먹이를 저장해요. 다람쥐가 숨겨준 먹이 창고가 많아야 백 군데 넘는다고 하더군요. 이게 하도 많아서 저장만 해놓고 먹이를 꺼내지 못한 경우가 있대요. 책 읽을 때마다 메모를 남기는 제 모습을 먹이 창고 전부를 기억하지 못하는 다람쥐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

다락방 2017-08-01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9번에 대한 감상이 저와 같습니다.

syo 2017-08-01 08:38   좋아요 0 | URL
이 책도 꽤 인기가 있었던것 같은데, 요즘 잘 팔리는 에세이류의 책들은 이상하게 별로라는 생각입니다....

AgalmA 2017-08-0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달이 되면 무화되는 아니 위에 cyrus님 말처럼 베껴 쓰고 리뷰 쓰고 난리부려도 곧 잊고 마는 책처럼... 김연수 작가가 제가 여기 쓰라고 만든 제목은 아니겠습니다만 단편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이 떠오르는 상황이네요ㅎㅎ
아감벤, 배수아 저도 좋아하는데 반갑네요^^

syo 2017-08-05 12: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은 김연수 작가의 단편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거예요. 저도 ‘다시 한달을 가서‘ 라고 쓰려다가 민폐같아서 ‘다시 한 달을 더 지나면‘이라고 썼어요 ㅎㅎ AgalmA님의 눈썰미에 감탄합니다.

사실 저는 아감벤은 미워합니다......미운 사람 아감벤.
 

1

 

전집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 못쓸 인간이라, 요즘 가장 사고 싶은 녀석은 새 옷으로 갈아입은 10권짜리 카프카 전집이다. 다 갖추려면 살림살이에 비바람이 몰아치겠지만, 책장에는 광명들겠다. 많은 알라디너들이 그렇듯, 사실 사 놓고 다 읽지도 않는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그저께 도착했지만 아직 띠지를 두른 채 정수리에 먼지만 조금씩 쌓아나가고 있다.

 

노는 건 아니고, 읽기는 뭔가 계속 읽고 있다. 도서관에서 하루에도 몇 권씩 빌려다 읽는다. 그런데, 음, 스택Stack이라는 것이 있고 힙Heap이라는 것이 있는데, 스택은 접시 위에 접시 쌓는 방식이라 맨 마지막에 들어간 접시를 가장 먼저 꺼내야 하고, 힙은 먼저 들어간 놈을 먼저 꺼낸다. 힙 방식으로 책을 읽으면 참 좋을텐데, 이런 스택, 어찌된 일인지 맨날 스택, 스택이다. 제일 먼저 빌린 책은 반납날이 빚쟁이 구두소리마냥 하루하루 가까워지는데, 타는 똥줄 부여잡고 오늘 빌린 책을 먼저 읽는 그런 변태. 과거를 잊은 남자. 좋다고 빌릴 떈 언제고, 새 책이 꼬신다고 그걸 그냥 홀라당 넘어가서 헌 책을 내동댕이치는 지조없는 남자.

 

 

2

 

도서관을 이리저리 거닐며 살피다 보면 숨어있는 재야의 고수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영어 사전을 펴 놓고 중국어 공부 하는 사십 대 남성은 눈빛이 차분하지 못한 걸 보니 아직 내면의 끓는 불을 다스리지 못하고 있군. 속세에 미련이 많이 남은 게지.

 

논어 베끼시던 할아버지는 내게 이면지 한 장만 달래서 이면지를 드렸는데, 이면지의 이면을 확인하시더니 내가 드린 이면지가 명실상부 진짜 이면지라는 사실에 꽤 실망하는 눈치셨다. 아니, 이면지를 달라셔서 이면지를 드렸는데, 이면지를 달라니까 왜 이면지를 주냐는 표정이면..... 

 

며칠 전부터 내 왼쪽에 앉는 아저씨는 무슨 건설 관련 법규를 외우고 있는데, 에어컨이 가동 되는데도 등 뒤의 창문을 반 정도 열어둔다. 한 번은 내가 닫았는데, 뭐야 이 근본없는 상놈은-하는 표정으로 날 스윽 쳐다보더니 다시 창문을 여는 것이다. 이 구역의 온도 지배자는 나여. 그러나 그런 그도 팔뚝이 허벅지만하고 온 몸에 털이 부숭부숭 난 밀리터리 나시남이 나타나 창문을 닫을 때는 건설 법규책에서 눈조차 떼지 않는 미친 집중력을 발휘했다. 뭔진 모르겠지만 빠른 합격을 기원한다.  

 

지난 주 데이비드 흄을 읽고 있던 반 대머리 아저씨는 어제부터 헤겔의 정신현상학 1권을 읽고 있다. 마주보고 앉아 있는 내게 자기가 뭘 읽는지 보여주려는 심산인지, 자꾸 책을 들었다 놨다 한다. 훗, 이쪽을 호락호락하게 보았군. 나 또한 들뢰즈를 들었다 놨다 하며 반격을 시도한다. 변증법을 생성하는 쓸데없는 만남이 이어지고. 화장실 가다 복도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아저씨는 걸출한 녀석이군, 하는 표정으로 은근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나 또한 당신도 비범함이 보통이 넘는군요, 하는 미소로 답하며 유유히 옆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읽은 책 170701-170715

 

인문 일반 3권

 

 

 

1. 이상한 나라의 뇌과학

 : 내가 뭘 하는 사람이든, 일단 두루두루 넓게 알면 책 쓰기에 좋다! 저자의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솔직히 이 책 꾸려내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을 것 같다.

 

2. 사피엔스의 미래

 : 따라가기만 해도 벅찬 말들의 향연. 우리는 누구나 축구를 할 수 있지만, 대부분 챔피언스 리그를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귀찮고 땀흘리기도 싫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실은 아름다움의 문제다. 알랭 드 보통 같은 말을 할 수 있지만, 알랭 드 보통처럼 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

 

3.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 공허와 공동이 원인이라는 진단도, 그 빈 공간을 관계의 언대와 사랑으로 채우자는 처방도 새 것은 아니지만, 틀린 것도 아니다. 나같은 소인은 그저 오늘 하루도 소소한 것들을 눈치채며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철학 4권

 

 

4. 들뢰즈 유동의 철학

 : 검색해보니, 이 책을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어로 쓰인 어떤 들뢰즈 책(들뢰즈가 쓰지 않은 것들도 포함)도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분위기가 감지되어서 읽었는데, 이해하지 못했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다른 것도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그 말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빡치기 시작했다. 

 

5. 혁명의 거리에서 들뢰즈를 읽자

 :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 글로 쓰인 책을 한번 들어 보았다. 이 책은 저자의 주관이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옳은지 그른지는 나는 잘 모르겠고, 다만 그 주관의 사용법이 난폭하다. 학계 돌아가는 바는 1도 알지 못하지만, 날카롭게 갈아놓은 이빨을 번뜩이며 먼저 출발한 자들을 노리는 후발 유망주같은 느낌이랄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스탠스는 아니다. 이렇게 딴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것은 여전히 들뢰즈와는 의미있는 사이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6. 질 들뢰즈

 : 그래도 한 세권쯤 읽으니까 더 나아졌다는 느낌은 들었다. 그렇지만 나아진 거라는 확신이 든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괜찮았는데, 그것이 앞의 두 권을 통해 삽질하다 단련된 덕인지 아니면 책이 객관적으로 괜찮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원서를 구했고 추후 재독할 생각이 있다.

 

7. 나꼼수로 철학하기

 : 들뢰즈와 나는 잠시 각자의 시간을 가지며 차분히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일까, 들뢰즈와는 완전 다른 스타일의 철학책을 만나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 이 책을 골랐다. 그러나 아직도 가끔 눈을 감으면 들뢰즈가 생각나고, 멍하니 혼자 콜라잔을 기울이는 밤이면, 책장에 꽂혀있는 다른 들뢰즈 책을 괜히 뺐다 꽂았다 하며, 자니?...... 이 책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어서 들뢰즈가 더 그리웠던 걸까? 끼워맞추느라 고생했겠다는 느낌. 그리고 하려고 들면 어떻게든 끼워맞춰지는 신통방통함.

 

 

 수학 / 과학 / 기술 3권

 

 

 

8. 한권으로 충분한 양자론

 : 이 책을 볼 필요가 없을만큼 많이 아는 사람에게만 이 한권으로 충분하다.

 

9. 과학철학

 : 과학이 어렵나, 과학 철학이 어렵나...... 과학은 그나마 재미있는 구석이라도 있지만 과학 철학은 어느 부분에서 신나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러나 과학이 그렇듯 유익하기는 하다.

 

10. 통계적으로 생각하기

 : 이런 귀여운 책이라면 얇고 가벼워도 통과. 나는 얇고 가벼운 책이 지녀야 할 미덕이 귀여움이라고 생각하는 미친 귀염성애자며, 믿는다. 언젠가 귀여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정치 / 사회 / 문화 5권

 

 

 

11. 소설에서 만난 사회학

 : 살짝 집요하지만 억지는 부리지 않고 꿋꿋이, 그리고 흥미롭게 사회학, 사회학 연구방법, 사회학자에 대해 조곤조곤 알려준다.

 

12. 모던 러브

 : 나 같은 사랑머저리가 또 있을까 싶을 때 읽어보면, 세상 아직 살아볼만하다고 느끼게 된다.

 

13. 서민적 정치

 : 뭐 이렇게 빨리 넘어가. 펼치자 덮는 느낌.

 

14. 촘스키, 점령하라 시위를 말하다

 : 우리는 정말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는 있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누가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만약 그런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여기서 이러고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걸까?

 

15. 허기사회

 : 분석도 있고 대안에 대한 설계도도 있지만, 대안을 구동할 동력원은 미궁 속에.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것은 결코 흠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애니팡이 퇴행이라니...... 그것만은 동의할 수가 없다...... 그 귀여운 것들을 어떻게.

 

 

인권 / 젠더 / 노동 3권

 

 

 

16. 낯선 시선

 : 가지고 싶은 눈, 가지고 싶은 손.

 

17. 잠깐 애덤 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 그 놈이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것들이 시작되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 죽여도 죽지 않는 자. 페미니즘은 그 놈의 목을 벨 칼을 가지러 떠난다. 가는 길에 들러야 할 곳이 많다.

 

18. 저속과 과속의 부조화, 페미니즘

: 읽는 데 필요하다기보다는 쓰는 데 필요할 것 같은 책. 같은 시리즈의 다른 역사책들이 절판임에 비해 아직 살아남아 있다는 것은 무얼 시사하는 걸까? 중요함? 안 팔림? 마지막 부분의 논쟁 파트는 주옥 같다.

 

 

문학 5권

 

 

 

 

19. 무엇보다 소설을

: 세상엔 읽을 책 이야기가 많고, 읽은 책 이야기도 많다. 내가 살아 어느 쪽에 얼만큼 보탤 수 있을까?

 

20. 세상의 모든 아침

: 음악을, 언어를, 아니 음악을, 아니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역시 언어를...... 난 과연 무엇을 만난 것일까?

 

21. 주저하는 근본주의자

: 작은 것이 큰 것을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개인사가 거대담론을 위해 복무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비록 그렇게 읽히기 쉽더라도.

 

22. 방귀의 예술

: 웃기게 더러운 것은 더럽게 웃긴다. 18세기풍 병맛. 병맛의 시조새.

 

23. 우정, 나의 종교

: 늙어도 낡지 않는 언어가 있다. 고루해도 고고한 언어가 있다. 인물을 휘감아 도는 이야기를 위한 언어가 한 편에 있다면, 이야기를 휘감은 인물을 위한 언어도 있다. 그 언어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손에 있다.

 

 

예술 5권

 

 

 

 

24. 현대철학의 예술적 사용

: 알고 있는 범위와 그보다 한발쯤 더 나간 범위 안에서는 매우 유익했다. 대체로 그 범위 바깥이었지만. 밑줄을 많이 그었고, 더 미루지 말고 들뢰즈를 공부해 볼 마음을 품었다. 들뢰즈와의 썸이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25. 현대미술 강의

: 내가 읽을 수 있는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초과하는 범위 내에서 최고의 책이다. 재독은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므로, 구매할 뜻을 품었다.

 

26. 역사는 디자인된다

: (디자인의) 역사를 디자인화하는 방식이 참신하지만, 도식화 과정에서 잘려나간 것들은 있기 마련이고, 그 결과 몇몇 도식들은 이해가 어려워 그저 도식을 위한 도식으로 보이기도 한다.

 

27. 이 그림 정말 잘 그린 걸까?

: 가볍기 하지만, 최소한 머리 아프지 않고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어마어마한 득점포인트.

 

28. 이연식의 서양미술사 산책

: 산책하기 좋은 책으로 좋은 산책 마쳤으니 앞으로는 산책보다 최소한 여행이랄지, 탐구랄지 하는 책들을 많이 읽어 보겠다.

 

 

그 외 주마간산식 독서 7권

 

 

 

29. 사회주의 ABC

30. 이주헌의 서양미술 특강

31. 플루언트 포에버

32. 닐스 보어

33. 생각을 여는 그림

34. 단어의 배신

35. 들뢰즈의 <니체와 철학> 읽기

 

 

총평

 

들뢰즈는 제일 쉽다 쉽다 하는 걸로 4권 읽었지만, 그것도 진짜 지난한 일이었다. 하루에 많이 읽어야 50쪽 밖에 못 읽는데, 80쪽씩 잊어버리는 느낌이었다. 엉엉. 정신 좀 차려야지.

 

페미니즘 관련 책을 좀 더 많이 읽을 작정이었는데, 어쩌다보니 3권밖에는 읽지 못했다.아 진짜 정신 좀 차려야지.

 

예상보다 미술책을 많이 읽었는데, 아무래도 그림이 있어 휙휙 넘어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 진짜 제발 정신 좀 차려야지.

 

이제 빌리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책을 좀 읽고 싶다. 며칠째 먼지만 쌓고 있는 <기사단장 죽이기>와 그 옆에서 니들 마음 나도 다 안다는 듯이 검은 미소를 지으며 서 있는 <호모 데우스>와, 난 이미 100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그런 취급을 당하고 있었다며 그들을 위로하는 카프카의 책들과...... 아 진짜 제발 부탁이니까 정신 좀 차려야지.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7-15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7-07-15 10:21   좋아요 3 | URL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 열심히 하시는 모든 분들을 리스펙트합니다! 입력 안되는 느낌 저도 아니까요......ㅠㅠㅠ

다락방 2017-07-15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 분 진짜 많이 읽으셨네요. 우아- 짱이에요!!!

syo 2017-07-15 16:39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아닙니다....짱 같은거 저는 아닙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5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정도로는 한때, 왕년의 시이소오 님을 능가할 수는 없겠군요.그나저나 저도 그분의 빠른 합격을 기원합니다. 그 미친 집중력을 전 이해할 수 있습니다.. ㅁㄴ 문장력이 나날이 늘어나는 쇼 님..

syo 2017-07-15 16:41   좋아요 0 | URL
전설로 내려오는 시이소오님의 그 어마어마한 업적에 비벼볼 생각도 없습니다.... 그 분이 책을 읽지 못하게 되자 대한민국 성인 평균 독서량이 떨어졌다는 소문입니다.

단발머리 2017-07-15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겔의 정신현상학 읽으시는 반 대머리 아저씨와 syo님의 들뢰즈 대결에 한참 웃고 갑니다. 많이 읽으셨네요~~~
진심 부럽습니다.*^^*

syo 2017-07-15 18:28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ㅎㅎㅎㅎ 단발머리님처럼 양질의 리뷰를 남기지 못하고 바람처럼 흩어지는 가벼운 독서일 뿐입니다.

cyrus 2017-07-15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도서관에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들이 찾아 옵니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이분들은 책을 안 읽고, 혼잣말을 해요.

syo 2017-07-15 21:20   좋아요 0 | URL
맨날 다니다보면 재미난 분들 많이 발견합니다. 게다가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지요.

서니데이 2017-07-1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5권이나 되네요. 이렇게 읽으려면 일단 부지런해야겠네요.
syo님 좋은밤되세요.^^

syo 2017-07-16 08:02   좋아요 1 | URL
어제 읽고 단 댓글이 소멸되었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서니데이님^^

AgalmA 2017-07-19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너무 웃겨요ㅋㅋ 누구보고 감놔라 대추놔라 할 처지는 못 되지만 저도 들뢰즈에 관심이 많은 자로서 들뢰즈 어법, 그의 저서 관계도와 추이를 쉽게 설명한 책으로 <고쿠분 고이치로의 들뢰즈 제대로 읽기> 추천합니다. 번역도 깔끔하거든요.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 읽고 책이 참 맘에 들어서 아예 사버렸지요.
들뢰즈도 어려운데 들뢰즈가 쓴 <스피노자의 철학>을 밑줄 수두룩 그으며 읽었던 예전엔 무슨 정신이었나 싶답니다ㅎ;;

syo 2017-07-19 07:01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말씀하신 책을 그저께 도서관에서 빌려온 차였는데, 이것 참 진작 좀 AgalmA님께 조언을 구할 걸 그랬지요.

maroonear112 2017-08-04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리터리 나시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