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책을 좀 성의 있게 처분하는 중이다. 가지고 있는 것들 전체를 까뒤집어 놓고서는 고작 몇 권 억지로 뽑아내 손을 벌벌 떨며 울며 겨자 먹기로 팔아치운 적은 많았지만, 이번처럼 사과 박스를 통째로 해치워버린 건 처음이다. 그래봐야 얼마 쳐주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얼마 되지도 않는 돈으로 나는 또 책을 사겠지..... , 어쩌다 끝없는 욕망과 시장경제의 허망한 콜라보에 걸려들었나. 책 판 돈으로 책 사고 그 책을 다시 팔아서 또 책을 사고.....

 

고전이고 나발이고 두 번 읽지 않을 것 같다거나, 내 역량으로 읽어봐야 연구서나 개론서 한 권 읽는 것보다 건지는 게 없겠다 싶은 철학 원전 등등을 과감하게 숙청한다. 첨엔 마음이 좀 허전했지만 떠나보내고 나니 걔가 원래 있던 앤지 없던 앤지, 난 자리가 흔적조차 없는 마당이다. 이럴 걸 왜 그리 움켜쥐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경험상, 칸트가 썼건 칸트 와이프(없다)가 썼건, 구해놓고 3년이 지나도록 한 번을 열어보지 않은 책은, 결국 열어보지 않는다. 지금 팔아치웠다가 정말 읽고 싶어서 미칠 지경일 때(가 만약에 온다면) 다시 사서 읽으면 된다. 그럴 때가 오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책을 팔아치웠으니 잘된 것이고, 그럴 때가 오면 그건 그거대로 땡큐다. 단돈 몇 만원 손해보고 몇 년 동안 생기지도 않던 고전독서의 의욕을 사들인 것이라 치면 되지 않을까.

 

하여간 이놈의 정신승리란.

 

 

201904 : 24

 


1.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 김보통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

: 김보통 작가님 스스로는 사건도 주제도 교훈도 없는 글을 쓴다고 너스레를 떨며 첫 꼭지를 열었지만, 그건 그야말로 엄살일 뿐이라는 사실을 syo는 바로 알 수가 있다. 주제도 교훈도 없는 글이 어떤 글인지, 그걸 쓰는 기분은 또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또 s모씨이기 때문이다......

: 실제로는 사건도 주제도 그리고 교훈도 다 있다. 심지어 그림까지 있다. 그런데 엄살까지 갖췄단 말인가? 이 정도면 이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에 저촉되는 거 아닌가요?(당연히 아닙니다) 이런 보통 아닌 글을 쓰면서 스스로 김보통이라 칭하다니, 이거는 부정경쟁방지법이나 상표법 저촉 아닌가요?(이것 역시 아닙니다)

 

2.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 김나연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

: 일단 제목에 들어있는 모든 명사가 나를 꼬신다. 동물, 그거야말로 이 험한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지. 우울, 그것은 하루 두 끼 식후에 꼬박꼬박 챙겨먹는 디저트 같은 감정이고. 그리고 세.....섹스. 허허허허허허 어허허허허허.

: 이 책 속에 동물이나 우울이나 섹스가 syo의 예상(기대)만큼 들어있었는가를 놓고 생각하면 입맛만 다실 밖에. 그러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이런 저런 것들이 잔뜩 있었고, 잘 쓰는 글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 역시 배부르도록 느낄 수가 있었다.

 

3.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 허수경 지음 / 난다 / 2018

: 이것은 인문학 책이다. 선생님 허수경의 생각을 눌러 담은 책이 아니라, 읽는 이가 생각을 펼칠 수 있게끔 발굴자 허수경이 자신의 발굴 도구를 선뜻 빌려주는 책이다. 이런 책이 이젠 더 나오지 않는다니.....

 



4.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지음 / 지혜 / 2015

: 표현은 개인의 취향이겠으나, 시가 겨냥하고 있는 마음이 너무 단순하고 평면적이지 않나? 그리하여 물론 공감의 여지는 많겠으나, 공감하였음을 자랑할 만한 생각들은 아니지 않나? 누구나 이만큼의 사랑을 얻을 수는 없겠으나, 누구나 이만큼의 글을 지을 수는 있지 않나?

 

5. 저녁의 연인들 / 황학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

: 읽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문장의 신기함을 허용할 수 있는 정도라는 게 있을 것이다. 보조관념과 원관념 사이의 거리가 너무 먼 비유법이라든가, 전혀 예측할 수 없었고 동시에 반드시 필요한지도 아리까리한 의인법, 활유법이라든가 하는 기술들이 과연 어디까지 기교로, 참신함으로, 아름다움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따위를 결정하는 경계선 같은 것. 문장이 그 경계선에 가까이 다가가 붙을수록 아, 어떻게 이런 생각을! , 정말 천재다! , 이런 사람이 있으니 나 같은 놈이 글을 써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 것은 죄악일거야! 따위의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다가 그 선을 넘어서는 순간, 뭐야, 욕심이 과했네! 뭐야, 잘난 척 쩌네! 뭐야, 읽는 사람 배려 안 해? 같은 반응으로 급전환 되는 그런 경계선. 저마다의 경계선. 황학주 선생님은 syo의 경계선에 바짝 붙어 계신다. 아슬아슬하리만큼 아름다웠다.

 



6. 이토록 보통의 / 캐롯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

: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사랑이란 참으로 신묘하여,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랑들도 각자 저마다의 방향으로 사방팔방 결론난다. 모든 결론이 다 가능하다. 모든 사랑이 다 개연성이 있고, 아무리 쓰레기 같은 사랑 이야기여도 최소한 세상의 누구 하나는 그 사랑에 공감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남의 사랑 이야기는 더욱 쓸모가 있다. 지금 이 순간 지구 표면의 어디선가는 결코 있을 법하지 않은 개막장 사랑이 진행되는 중이며, 바로 그 시각 또 다른 어디선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아 고귀한 동시에 진귀한 참트루 러브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사랑 이야기를 하나 창조하는 일은 사실 하나 이상의 실재하는 사랑을 옹호하는 일이 된다. 누군가에게 보통 아닌 사랑이, 이미 누군가에겐 이토록 보통의 사랑일 따름이다.

 

7.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 이종산 외 지음 / 큐큐 / 2018

: 그러니까 우리는 사랑하기를 멈춰서는 안 된다. 아무리 망한 사랑이라도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고, 이야기를 옹호하는 일이 되므로. 그리고 그 이야기가 다시 지구 어딘가에서 울고 있는 어느 약한 사랑의 등을 두드려줄 것이므로. 사랑하는 것은 인간의 맡은 일이다. 사랑을 멈출 수는 있어도, 사랑하기를 멈춰서는 안 된다.

 

8. 멜랑콜리 해피엔딩 /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

: , 짧지만 이건 너무 좋아! 하는 글들이 몇 있는 반면, 와 이건 정말 성의가 없군, 싶은 글도 있었다. 짧은 지면 속에서도 딴딴하게 몰아붙이는 작품도 있었지만, 휘뚜루마뚜루 덤벼드는 글도, 뱀 꼬리마냥 스리슬쩍 찍 마무리지어버리는 글도 있었다. 스무 개가 넘는 작품이 다 좋을 수는 없다. 당연하지. 그렇지만 아마도 책으로 묶여 나온 걸 보고 아차 싶었던 작가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9. 인간 루쉰 / 린시엔즈 지음 / 김진공 옮김 / 사회평론 / 2007

: 上下 합쳐 1500쪽은 되는 분량을 채우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 우선 루쉰이 쓴 글을 폭넓게 싣는다. 그리고 루쉰에 대한 견해를 풍부하게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루쉰이 했으리라고 추측되는 생각이나 그가 친구들과 나눴으리라고 짐작되는 대화 같은 것들을 마치 소설의 한 장면처럼 구성한다. 특히 마지막 기술은, 달아나지 못하도록 독자를 현혹하고 1500페이지의 대장정을 끝마치게 하려면 구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과하긴 하지만, 단 한 종의 평전만 소유하려면 이 책이 가장 든든한 것도 사실이다.

 

10. 루쉰 문학선 / 루쉰 지음 / 루쉰전집번역위원회 옮김 / 2018

: 루쉰 평전을 읽기 전에 읽은 루쉰의 글과, 그 후에 읽은 글이 다르다. 광인은 왜 저런 모양으로 미쳤는지, Q는 대체 뭐 어쩌자는 자식인지, 저 캐릭터들은 어째서 태어나야만 했는지를 100년 후의 타국에 사는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은 일 같다. 결국 평전과 작품이 시너지를 만든다. 서로를 읽게 한다. 아직 루쉰 평전을 읽기 전이시라면, 루쉰의 소설을 읽어보시기를. 그리고 루쉰 평전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루쉰의 소설을 읽어보시기를. 결국 당신은 루쉰을 읽어야 하는 운명인 것입니다. 답정루. 으하하.

 



11. 누구를 위한 높이인가 / 박현찬, 정상혁 지음 / 서울연구원 / 2017

: 별다른 말을 붙일 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 서울시에 세워진 건축물들에 높이에 관한 역사, 규정, 현황과 나아갈 방향 같은 것들에 대한 정보를 별다른 색깔 없이 제시하는 얇은 책이다.

 

12. 마르크스 평전 / 프랜시스 윈 지음 / 정영목 옮김 / 2001

: 작년,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몇 권의 책이 추가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는 빨간 표지의 마르크스 평전 트로이카라는 것이 존재했다. 걔들은 저마다 특색이 뚜렷하다. 이사야 벌린의 책은 전반적으로 마르크스를 깐다. 자크 아탈리의 책은 반대로 마르크스를 빤다. 그리고 이 책은 마르크스를 놀린다. 그렇다면 셋 중 누가 마르크스의 유령과 가장 친한 친구겠는가. 다양한 평전이 나와 있는 시점이다 보니 이런 질문 또한 읽을 책을 고르는 데 역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13. 논어를 읽기 전 / 정춘수 지음 / 부키 / 2013

: 눈이 밝고 생각이 깊은 이는 논어를 읽지 않아도 벌써 이 정도다. 반면 syo 같은 인간은 논어만 해도 각종 번역본으로 다섯 번을 읽었으나 아직도 이렇게 산다. 뭐 철학이 대충 다 그렇지만, 동양철학이라는 놈들은 유독 더 사람 차별한다. 과연 반상의 법도는 지엄한 법인가요.

 

14. 군자를 버린 논어 / 공자 지음 / 임자헌 옮김 / 루페 / 2016

: 번역자의 재량을 좀 크게 투여하여, 마치 2016년 당시 살아 있는 공자를 찾아가 묻고 대답을 들은 것 같은 문체로 논어를 풀어냈다. 쓸모는 당연히 있고, 득실의 크기는 독자가 저마다 알아서 판단할 문제다.




15. 실학,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다 / 정성희 외 지음 / 사우 / 2018

: 여러 저자가 한 꼭지씩 맡아서 완성한 책인데, 단순히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한 글들임에도 글쓴이마다 편차가 크다. 지식의 편차, 문체의 편차가 아니라 정성의 편차.

: 도대체 <흠흠>는 누가 쓴 뭐하는 책인가요. 이 오타를 낸 이의 글은 전반적으로 보아 퇴고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강하게 추정된다. 재밌는 것은, 이분이 또 다른 꼭지에서는 글을 굉장히 잘 썼다는 것이다. 그것 참.

: 누구라고 말을 하지 않겠지만, 또 다른 이는 글을, 정말 너어어무 못썼다. 처음 손끝에서 나온 글을 그대로 던져 놓은 게 아니라면 이럴 수가 없다. 전공이 무엇이건 인문학 분야에서 전문적인 연구 활동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그리고 막대한 양의 활자를 헤치고 나와 그 위치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지니게 될 수밖에 없는) 글쓰기의 수준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syo는 이거, 그냥 정성 부족이라고 본다.

 

16. 문장의 온도 / 이덕무 지음, 한정주 엮음 / 다산초당 / 2018

: ‘온도라는 어쩐지 포근할 듯한 단어를 달아놓은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 자신이 연구하는 사람은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것이 인지상정이다. 연구자의 극찬이 일반 독자들에게 과찬으로 들리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당연히 이덕무의 글은 좋다. 그렇게 많이 읽고 꾸준히 쓴 사람의 글이 200년 전 작품이라 해서 별로기는 어렵다. 시간을 들여 읽어볼 만큼 충분히 아름답고,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대목도 있다. 그럼에도 좋게 말하자면 고풍, 막 지껄여보자면 고루한 데는 있다. 이덕무의 문장이 훌륭하다는 것이야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분위기지만, 그걸 훔쳐와 내 문장에 매끄럽게 바르려면 센스가 꽤 필요하겠다. 그런데 그 정도 센스가 있는 사람은 자기 문장을 잘 쓸 것이다. 문장 안에 든 생각 역시 당대에는 깨치고 치고 나간 생각이었겠으나 200년 지난 관점에서 보면 상식에 절반, 상식 이하에 절반이 걸쳐 있는 수준이다. 오늘날 눈높이로 이덕무가 낡았다고 욕하는 게 아니라, 책을 읽고 나서 얻은 게 이덕무는 뛰어난 사람이었다.”라는 한 문장이라면 이건 나를 위한 독서가 아니라 이덕무를 위한 독서가 되는 거잖아.

 

17. 단박에 조선사 / 심용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

: 심용환 선생님의 책을 몇 권 읽었더니, 이제는 특정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심용환 선생님의 코멘트가 시작되는 순간 어떤 관점으로 풀어나가실지 예측이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면 이제 다른 작가의 역사책을 읽어볼 필요가 생긴 것이라 하겠다. 그런 책이다. 부족하지 않은 한 권인 동시에 한 권으로는 부족하겠으니 계속 읽어나가 보자는 기분이 들게 하는.

 



18-23.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6-11 /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

: 한 달에 딱 다섯 권씩 읽어서, 네 달이면 정복하리라는 계획이다.

 



24. 본격 한중일 세계사 1 /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

: 이른바 서브 컬쳐라는 컬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그 컬쳐가 컬쳐는 무슨 컬쳐냐는 생각을 가진 독자들에게는 권하지 않는 책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굽시니스트 작가님은 센스가 좋고 글도 참 잘 쓴다는 사실은 언급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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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9-05-0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그런거였군요. 3년 동안 열어보지 않은 책은 미련없이 처분해야 한다는 syo님의 말씀에 저도 처분할 책들 선별작업 들어가야겠습니다. ㅋㅋ 근데 그런 책들이 너무 많아........... 책장 절반이 빌 것 같아요. ㅎㅎㅎ;;;;;
저 두꺼운 루쉰 평전 읽게 될까봐 루쉰 문학선을 읽지 말아야 하나 고민 들어갑니다. ㅋㅋ
<멜랑콜리 해피엔딩>은 제 발 저리는 작가가 누구일지 궁금해서라도 읽어봐야하나 갈등 들어갑니다. ㅋㅋ

syo 2019-05-01 22:03   좋아요 1 | URL
제가 또 고민거리를 남겨드렸군요.
아니야 이게 다 설해목님의 독서의욕이 충만하시기 때문이에요!! 제 탓 아닙니다 ㅎㅎㅎㅎㅎ

책장은 비워봐야 사실 곧 다른 책으로 찰 텐데 말이에요 ㅎㅎ

단발머리 2019-05-01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처분의 시원섭섭함이란 뭐,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것이, 처분하고 나면 그 책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이....
아, 내가 그 책 왜 버렸지? 아니면, 아닌데!! 그 책 안 버렸는데, 왜 없지? 이런 생각 ㅠㅠ

빨강의 유혹 <마르크스 평전>이랑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읽어봐야겠어요.
쇼님 글 읽으면 다 읽어보고 싶지만, 간추리고 솎아내고 추리고 추려서^^

syo 2019-05-01 22:06   좋아요 0 | URL
같은 책 있는지도 모르고 또 사는 거랑 어느 게 더 착잡한 일일까요??

그러고 보니 안젤라 카터 책 두 권 사셨던 어느 다....님이 떠오른다?? ㅎㅎㅎ

단발머리 2019-05-01 22:08   좋아요 0 | URL
그 분이 이 댓글을 좋아합니다^^
자나깨나 다...님 생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9-05-01 22:12   좋아요 1 | URL
그럼요.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있는데요. 다싸부님.

다락방 2019-05-02 17:22   좋아요 0 | URL
누가 제 얘기 하나봐요. 귀가 간지러워요...

syo 2019-05-02 17:25   좋아요 0 | URL
일부러 다...라고 익명처리했는데, 이렇게 나서시면 저의 노고가 물거품이 되잖아요. 어휴, 깜쪽같이 아무도 몰랐을텐데......

2019-05-15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15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15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15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는 죄가 없다. 죄는 어떻게든 읽은 권수를 늘리고 싶어서 꼼수를 쓰는 인간에게 있을 뿐이다. 허허허.

 

이번 달에는 한 번도 안 나타날 것처럼 비장하게 굴었지만 꽤 등장했고, 한 권도 안 읽을 것처럼 단호하게 굴어놓고는 스무 권을 읽었다. syo는 또 죄인인가? 아니야, 난 그저 얍삽했을 뿐이다. 스무 권 안에 만화가 5, 한 권이 단편소설 한 편 분량인 책이 3, 무상무념으로 읽어 넘길 수 있는 가벼운 에세이가 너덧 권 들었으니, 이 정도면 사실상 한 10권 읽은 셈으로 치고, 면죄부를 받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요. 한 달에 10권이면 사흘에 1권인데, 그 정도는 괜찮잖아요..... 그것도 안 되나용......

 

그러나 딴에는 또, 이 정도 무게의 책들로 도배했는데도 20권이라니, 으아아아 이 모든 게 다 거짓말 같다. 끝나지 않는 만우절 같다.

 


201903  20

 

 


1.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 김신회 지음

: 위로는 내용보다 궁합이다. 궁합이 잘 맞는 어떤 이는 그저 옆에서 숨만 쉬어 줘도 위로가 되는 반면, 백만 명의 쓰린 마음을 다 보듬고 돌아와 내 앞에 선 위로의 그랜드마스터라도 궁합이 황이면 이쪽에서는 가뜩이나 짜증면 곱빼긴데다 불짬뽕 말아먹는 기분이 되고 만다. 더없이 아무것도 안하는 syo로서는 뭔가 큰 기대를 안고 책을 펼친 것인데, 허허허.

 

2.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 헤르츠티어 지음

: syo가 또 되게 건방진 게, 이런 장르의 책을 읽을 때면 자꾸 이 사람이 나보다 잘 쓰느냐 아니냐를 체크하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책들이 이 낮은 허들을 수월하게 통과하긴 한다. 가끔 그렇지 못한 책이 나오면 되게 신랄하게 깐다. 물론 소심한 syo가 할 수 있는 맥시멈 능욕이라는 것이 내가 써도 이것보다는 잘 쓰겠다정도에 그치지만, 그것도 생각하기에 따라서 되게 열 받는 말일 수 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이런 장르의 책(책을 펼치면 대체로 한 페이지에는 사진, 다른 페이지에는 글이, 줄글로 써도 되는 것을 괜히 시처럼 행갈이 해놓은 글이 쓰여 있는 책)을 고를 때면 괜히 조심스러워진다. 혹시 내가 까게 되면 어떡하지? 아아아, 그럼 안 되는데, 안 되는데......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오들오들 떨며 책을 업어오는 일에는 장점도 있는데, 막상 펼쳐보니 되게 잘 썼다 싶으면 갑절로 감동을 받는 것이다. 그랬다.

 

3. Lo-fi / 강성은 지음

: syo가 아는 강성은은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의 그 강성은이다. 추억 속의 그 강성은은 굉장히 잔인한 사람이었다. 그 시집을 읽던 무렵의 syo는 매주 한두 편씩 시를 쓰면서 제 깜냥도 모르고 언젠가는 시인이라는 것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던 천둥벌거숭이였다. 그러나 시를 쓸 욕망을 키워주는 것도, 시를 쓸 용기를 꺾어버리는 것도, 언제나 시였다. 넌 재능이 없지, 넌 흉내만 낼 줄 알지, 그것조차 넌 썩 잘하지 못하지, 우리의 시가 태어났으니 너의 시는 태어날 필요가 없지. 이런 모진 말들을 하는 시인들의 명단이 있었다. 으드득 이를 갈며 그 명단에 강성은의 이름을 꾹꾹 눌러 담던 어느 초겨울의 몽촌토성역이 syo는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녀의 시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벌써 10년이 다 되가는 이야기다.

: 오늘 다시 읽은 강성은의 시는 그날의 그 시와는 좀 다른 것 같다. 그리고 그녀가 해주는 말도 모양새가 조금 바뀌었다. 어때, 내 말이 맞지? 그때 시를 포기하길 잘 했지? . 감사합니다. 크게 잃은 것 없이 시만 쏙 버리게 해줘서. 전이되기 전에 일찌감치 적출해줘서. 그리고 과연 그러기를 잘 했다 싶게 좋은 시를 여전히 쓰고 있어줘서.

 



4.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 강신주 지음

: 옛날에는 강신주라는 사람이 되게 신기했다. 세상에 모르는 게 없고, 해결하지 못하는 고민도 없고, 못하는 말도 없고. 젊은 날에 숭배하기 딱 좋은 사람이었다. 책은 죄다 사 모았고, 강연도 몇 번 들었다.

: 지금 내가 강신주 선생님을 대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숭배의 불길은 일찌감치 잡혔고, 그 자리에 나는 어떤 씨앗을 뿌려 화전을 일구고 있나. 지금의 나라면 이 책을 두고두고 읽을 필요는 없겠다며 과감히 처분하는 동안,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나. 난 이제 나라는 사람이 제일 신기하다.

 

5. 3·1혁명과 임시정부 / 김삼웅 지음

: 핑계 같지만 김삼웅 선생님 책이 유독 건조하긴 하다. 사실 김삼웅 선생님의 평전들은 덕장에 널어놓고 딱 3일만 꾸덕꾸덕 말리면 사전처럼 메말라 책상으로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다. 3·1운동에 대한 평전(?)이라고 크게 다를 바는 없는 듯하다. 그러니까 빗겨 말하자면, 김삼웅 선생님의 글에는 flow가 없다. 사료는 누구보다 풍부하게 갖추시지만 서술감각으로 보면 그 사료를 단순히 나열하는 데서 그다지 멀리 벗어나지는 않으신다는 느낌. 그러다보니 주인공의 인생사 자체가 flow를 타지 않으면, 평전이 비교적 지루하다는 느낌을 피하기가 어렵다. 그것도 아니면 읽는 사람이 알아서 flow를 타줘야 한다.....

 

6.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 왕은철 옮김

: ‘당신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어떻게 이 말을 잊고 있었을까. 절대로 잊지 말아야지 그렇게 다짐을 했었는데. 막사에 불이 꺼지고 몇몇 아이들이 총을 차고 나가는 밤, 목까지 끌어올려 덮은 모포 아래로 두 주먹을 꽉 쥐고서 세 번씩, 더 많이 그리운 날은 다섯 번씩 마음속으로 읊었던 그 말을, 어느 결에 나는 잊어버리고 만 걸까.

: 두 번은 잊지 않으려고 단단히 읽어 두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이 말을 건네기 기꺼운 사람이 있는 독자에게라면, 이 책은 기억보다는 마음에, 그리고 입보다는 손발에 깃든다. 내용을 모두 잊고, 이 책은 그대로 버려도 좋다. 저 말을 잊지 않고, 저 말을 해줄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면.



 

7. 베를린에서 있었던 베를린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들 / 김인철 지음

: 그렇습니다, 김인철 선생님. syo보다 연하이신 것 같아도 책이 몇 권이나 나왔으니 마땅히 선생님이시지요. 선생님, 글이 참 재미져요! 그리고 물론 syo보다 더 잘 쓰세요. 이건 너무도 당연한 소리라 칭찬도 뭣도 아니긴 하지만 사실은 사실이고 또 사실은 사실대로 말해져야 하니까요. 하지만 선생님, 만약 선생님께서 최선을 다하신 거라면, 정말 그렇다면 선생님, syo보다 그리 많이 앞에 가 계신 건 또 아닌 것 같아요. 후후후. 제가 보기엔 그렇다고요. 안녕하세요. 손syo입니다. 본관은 '오만불', 오만불손 씨지요.

 

8. 임정로드 4000km / 김종훈, 김혜주, 정교진, 최한솔 지음

: 이쯤 되면 임정로드를 가 보라는 건지 우리가 가 봤으니 너는 안 가 봐도 된다는 건지 헷갈린다. 사전지식 없이 여행길에 올랐다가 빙충이같이 놓치고 돌아올 것들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임정로드를 걷는 것보다 이 책을 읽는 게 훨씬 합리적이고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 , 다 읽었으니까 이제 안 가 봐도 되겠어,

: 라고 말하면 으하하, 그건 다 뻥이옵니다. 이 책은 임시정부와 임시정부를 일으킨 이들의 발자취를 상세히 더듬는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직접 걸어보고 싶게 한다. 모조리 알지만 직접 겪어보진 못한 것보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한 번 그 위에 올라서는 것이 더 큰 의미를 지니는 길이 있다. 위대한 인간들이 앞서 걸었던 글이 대체로 그렇다. syo는 나라를 별로 사랑하지 않지만, 내가 사랑하지 않는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것을 만들어내고 지키는 사람들은 사랑한다. syo는 역사를 그다지 소중히 여기지 않지만 그 역사를 소중하게 만든 이들을 소중히 여긴다.


9. 소설을 쓰고 싶다면 / 제임스 설터 지음 / 서창렬 옮김

: 제임스 설터를 누구보다 숭배하는 syo로서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좋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또 어마어마하게 좋은 것도 아니라서, 좋아하는 작가라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 모으기에는 이제 돈도 없어서, 돈이 없는데 책을 사기에는 철이 좀 들고 그래서. syo가 설터에게 기대하는 것은 기본값이 어마어마고 여차하면 기절초풍이라서.

 



10.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이영미 옮김

: 에세이는 어떤 글일까? 에세이는 독자에게 무엇을 주어야 할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만날 때면 항상 곱씹는 질문이다. 무라카미는 대체로 그저 에세이를 툭툭 써낼 뿐, 그 에세이를 가지고 특별히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독자의 마음속에 에세이라는 장르가 어떻게 정의되어 있느냐에 따라 무라카미의 에세이가 지니는 약효혹은 약빨은 천지차이다. 허튼 말은 하지 않는 사람 같으면서도 가끔 보면 참 허투루 말하는 사람 같기도 하다. 비유만 해도 그렇다. 대체로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비유를 구사하는 것 같으면서도 무라카미가 하는 거라면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비유일 거야라는 선입견 뒤에 숨어 방만하게 비유하는 일도 있는 것 같다. 난 참 이 사람을 잘 모르겠다.

 

11. 인간이란 무엇인가 / 백종현 지음

: 뵌 적도 없는 백종현 선생님의 음성이 찌렁찌렁 울리는 것만 같다. 칸트 입문서로 더 쉬운 책, 더 친절한 책이 있기는 하지만, 혈혈단신으로 칸트 전집을 번역해오고 계신 선생님의 아우라를 고려해보면 최소한 다른 책의 존재 때문에 이 책의 가치가 낮게 매겨질 일은 없겠다.

 

12.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1 / 서중석, 김덕련 지음

: 자칭 알라딘 빨갱이라는 syo는 무지하게도, 이 지독하다시피 한 기계적/신앙적/자동적 반공 이데올로기가 4공화국 작픔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러나 그 시작점은 심지어 1공화국도 아니며, 공화국이라는 것이 생기기도 전이라고 한다. 친일파. 난 그저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약하고 가난한데 친일파 후손들이 떵떵거리며 사는 것이 문제겠거니 하고 단순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해방 직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이데올로기 투쟁에 뛰어들고 프레임을 선점하는 작태를 보고 있자니 소름이 끼친다.

 



13. 부케를 발견했다 / 최정화 지음, 이빈소연 그림

: 최정화. 불안의 마에스트로. 딱 한 페이지만 더 넘기면 당장 뭔 일이 터질 것 같은데, 넘기고 넘겨도 별 일이 터지지는 않는데, , 진짜 이번에는 진짜 터질 것 같은데, 그럼에도 또 터지지는 않는데, 아니 뉘앙스가 전에 분명 뭔가 끔찍스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결코 그게 뭔지 알려주지를 않는데, 아 이게 뭐지 이게 뭐지, 이렇게 쫄깃하게만 만들어놓고 또 끝내 이거였다 떡하니 내질러주지는 않는, 불안의 맛집.

 

14. 꿈은 미니멀리즘 / 은모든 지음, 아방(신혜원) 그림

: 은모든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고 당연히 그 이름이 박힌 책도 처음 읽어 보았다. 간소한데 단아한지는 모르겠다. 소소한데 소중한지는 모르겠다. 깔끔한 만남이었지만 다시 만나고 싶을지는 모르겠다.

 

15. 아무도 없는 숲 / 김이환 지음, 박혜미 그림

: 그냥 그랬다. 모든 면에서 그랬다. syo의 관점에서는 이 이상 더 보탤 말이 없다.

 



16-20.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5 / 박시백 지음

: 출판문화 판에서 박시백 화백(무슨 유상무 상무 느낌이긴 한데)님의 독보적인 입지를 확립해준 걸작. 긴 설명이 필요할까. 이 책 욕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4월에도 박시백 선생님의 성은으로 분발할 작정이다. 마음잡고 보면 남은 15권 하루 나절에도 보겠지만 마음 같은 거 잡지 말아야지. 그리고 에세이는 도서관에 산처럼 쌓여 있다. 요즘은 유익한 동시에 후다닥 넘어가는 이런저런 만화책들도 꽤 많다. 얍삽하고 싶은 인간은 얼마든지 얍삽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늙어 보니까 하루치 집중력과 정신력이 딱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기 싫어도 알게 된다. 그걸 아껴야 잘 산다. 헤겔 이런 거 읽다가 그걸 탕진하면 나는 끝장이다. ,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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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1 1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19-04-01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요, 왜 안 나타시려고 그러셨어요? syo님이 안 계신 썰렁한 북플은 어쩌라구요??

syo 2019-04-01 19:48   좋아요 0 | URL
안 썰렁하고 잘 돌아가던데요?? 툐툐님도 계시잖아요 ㅎㅎㅎㅎㅎ

목나무 2019-04-0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우절 거짓말이죠?
실제로는 50권쯤 읽었는데 20권으로 줄여 말한거죠? 그렇죠? ㅋㅋㅋ
요즘 설터 작가님의 저 책을 읽고 있는데 바로 전에 읽었던 이승우의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와 비교가 되면서 나는 정말로 콕콕 짚어주는 주입식 교육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지 뭡니까.... 그래서 설터작가님 책이 잘 안넘어가요. ㅎㅎ;;

syo 2019-04-01 19:50   좋아요 0 | URL
후후후후. 진실은 저 너머에..... 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저는 만우절에 거짓말을 안 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스타일이라......

이승우 선생님의 책을 읽어보아야겠네요. 전 설터를 먼저 읽었으니 손해날 게 없겠어요 ㅋㅋㅋㅋ

독서괭 2019-04-01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권이라도(?) 올려주셔서 넘 좋아요~~^O^

syo 2019-04-01 19:51   좋아요 0 | URL
4월에는 10권이 될지도..... 하하하하.....ㅠ

chaeg 2019-04-01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짓말 같이 syo 님 등판^^

syo 2019-04-01 19:51   좋아요 1 | URL
토큰님 반갑습니다. 등판하였으나 방어율이 영 나쁘네요.....

단발머리 2019-04-01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syo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꼭, 꼭, 약속합시다!!!

syo 2019-04-01 23:21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단발머리님~~~~~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내요^-^

또 봄. 2019-04-02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만화에서 인생을 배웠습니다.^^

syo 2019-04-04 21:14   좋아요 0 | URL
저도 만화한테 참 많이 배웠습니다만 조선왕조실록으로는 좀 힘에 부치네요 ㅎㅎㅎ

카알벨루치 2019-04-0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syo 2019-04-04 21:15   좋아요 1 | URL
😆😆😆

tintin2506 2019-04-08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 선생님에 대한 단상이 저와 거의 똑같아 놀랐습니다. 그의 실력이 다소 과장이었다 할지라도, 대중들에게 분명 어떤 씨앗은 뿌려졌던 것 같아요. 중요한건 현재의 ‘내‘가 그 씨앗을 어떻게 발현시켜 나가고 있느냐 인 것 같아용.

syo 2019-04-09 20:36   좋아요 0 | URL
tintin님 반갑습니다^-^

말씀대로 당시 강신주 선생님의 역할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다른 사람과는 다른 독보적인 어떤 역할이요. 그 역할을 나눠 질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어쩐지 선생님 요즘 좀 뜸하신 것 같지만, 선생님의 일정과는 별개로 우리는 우리의 길을 꾸준히 가야겠지요 ㅎㅎ
 

 

1

 

얼마만의 알라딘 등판인지 잘 모르겠다. 글은 닷새 만에 올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마지막 올린 글이 가슴에 관한 글이군. 제목에 가슴 두 개가 떡허니 박혀 있어. , 니가 하는 게 그렇지.

 

 

 

2

 

봄이 오는 것 같다.

 

 

 

3

 

이런 저런 사정과 이런 저런 마음이 만나 조그만 다짐이 되었다.

 

2019년은 탈백수를 해 볼 작정이다. 다짐만 있지 조짐이 있는 것은 딱히 아니지만.

 

 

 

4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그건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니까.

 

 

 

5

 

안 읽으려 하는데,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다. 매번 실패했다.

안 쓰려 하는데, 그건 잘 될지도 모르겠다. 읽어도 잘 안 쓰는 판인데, 안 읽으면 금상첨화(?).

 

 

 

6

 

같이 읽기로 약속한 것들, 쓰기로 약속한 것들이 있어서 그것들까지는 천천히 한발 한발 걸어서 마무리하기로 하고,

 

한동안은 의무감으로 읽거나 쓰는 일을 하지 않을 작정이다. 사실 아무도 준 적이 없는 의무를 혼자 받아 설친 꼴이라 관두는 데 특별한 어려움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뭐 정말 읽고 싶어서 몸부림쳐지는 책은 참지 말고 읽고, 정말 쓰고 싶어 칼부림 날 것 같은 날에는 참지 말고 쓰기로 하고,

 

 

 

7

 

2월은 이렇게 마무리하고, 3월에는 아마 이런 월말 결산 페이퍼를 올릴 일이 없을 것이다. 그래야 할 것이고. 결산 페이퍼를 다시 쓸 날은 과연 언제 올 것인가......

 

사실 이런 공지도 아니고 일기도 아닌 글을 쓸 때마다 생각한다. 꼴값, 이게 당최 무슨 돼먹지 못한 자의식 과잉인지.

 

 

 

8

 

그만하고 가서 공부를 시작하자.

 

 

201902 : 35

 

1.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 젊은역사학자모임 지음

: 고대사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았지만 굉장히 치열한 모양이다. 많이 들여다보지는 않아서 언급하기가 조심스럽긴 하지만 재미있는 데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어떤 논점을 두고 대립하는 양쪽이 사실은 내 말이 옳다는 것을 저놈도 다 알면서 모종의 이유로 그걸 모른 척, 사료를 조작하거나 제멋대로 해석하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 중이라는 태도만큼은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syo는 고조선의 위만이 어느 나라 사람이었는지, 백제가 요서에 진출할 만큼 강력한 해양세력이었는지, 발해가 말갈족의 나라인지 고구려인의 나라인지, 가야에 왜놈들이 진을 치고 있었는지 없었는지 따위의 사실들이 어떻게 결론이 나건, 그게 오늘 내가 사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래서 그들만의 저 치열한 전투가 정말로 어느 한쪽의 의도적 왜곡으로 인해 벌어진 싸움판이라면, , 굳이, 무엇하려 왜곡씩이나 하는 건지, 그 마인드, 혹은 그 뒤에 숨어있을지도 모를 어떤 이권의 맥락이 훨씬 더 궁금하다.

 

2. 몰입 / 패티 스미스 지음 / 김선형 옮김

: 글쓰기를 운명으로 감고 태어난 것 같은 사람을 발견하면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좋아하면서 질투하고, 부러우면서 다행이다 싶고.

: 글쓰기에 대한 소명의식을 드러내는 단단한 목소리를 마주하는 일이 내 안의 무엇인가를 깨워주기를 바라면서, 나는 이런 글을 열심히 찾아 읽는다. 아름답기까지 하면 감사한 일이다. 감사하다.

 

3. 전락 / 알베르 카뮈 지음 / 유영 옮김

: 스물 두 살의 syo이방인을 읽고 어쩐지 잉잉 울어버린 습한 추억이 있는데, 하등 울 일이 아닌데도 어쩐지 잉잉 울어버린 것인데, 그때부터 카뮈를 더 읽었다가는 울보가 되어버릴까 봐 십년이 훨씬 지나도록 더는 카뮈를 읽지 않았다는 거짓말 같은 거짓말이 전해지는데......

: 이번엔 안 울었다. 후후. 이제 카뮈를 읽어도 되겠군.

: 카뮈는 살아생전 말을 얼마나 잘했을까. 게다가 국가급 외모에 탈국가급 글빨.... , 이 사람 이거...... , 잠깐, 지금 이거 눈물인가??!!!!!(깨달음) 으어허허허(해탈) 역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지(딴소리)

 


4.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 / 이현우 지음 / 조성민 그림

: 처음 이 책을 읽으며 로쟈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때 그런 생각을 했다. 언젠가 러시아 문학에 손을 댈 때가 오면, 프롤로그 느낌으로 이 책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자 이제 러시아문학을 시작할 때가 왔도다!

: , 이 책을 다시 또 읽는 불상사가 더는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게 대채 몇 번째 시작이냐. 마르크스건 도스토예프스키건, 너는 어째서 시작만 있고 끝이 없느냐, 아이고 syo, syo.....

 

5. 맑스주의 역사 강의 / 한형식 지음

: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통사로는 이만한 게 있을까. 명쾌하다고까지 할 바는 아니지만 쉽고, 균형 감각이 쩐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가려 받아들일 만은 하고, 늘 그렇듯이 함량이야 부족할 사람에게는 어쩔 수 없이 부족하겠지만, 대체로 이 정도면 넘치지 않나 싶기도 하고.

 

6. 돈 후안 외 / 티르소 데 몰리나 지음 / 전기순 옮김

: 재미? 없다.

: 의미? 세상 모든 것이 어떻게든 의미를 찾으려 들면 찾아지긴 하는 법이다.

 


7.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 페터 한트케 지음 / 안장혁 옮김

: 페터 한트케는 헤맨다. 목적지가 정해져 있고 거기까지 가는 길이 순탄한 상황이라면, 내면의 오래 묵은 찌거기를 왕창 뒤집어 엎어서라도 기어이 헤매고야 만다. 누구도 재현할 수 없고 심지어 자신조차도 반복할 수 없는 그 개별적이고 독창적인 방황이 어째서 나의 마음을 흔드는 것일까?

 

8. 처음 만나는 혁명가들 / 마이크 곤살레스 외 지음 / 이수현 옮김

: 사실 전기를 읽으면 좋은데, 만만치가 않다. 마르크스만 해도 종류도 다양하고 두꺼운 건 1000페이지. 레닌 평전은 4권짜리고, 트로츠키 평전도 두껍한 책 3. 룩셈부르크의 경우 거의 절판이라 구하기도 어렵다. , 있는 건 너무 있고 없는 건 너무 없다. 결국 이런 요약서를 통해 간이나마 볼 수 있는 것을 기뻐해야 하는 건지, 간이나 보고 말아야 하는 것을 슬퍼해야 하는 건지 도통 감을 잡기가 어려운 지경에 처하고 만다.

 

9. 불교입문 /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지음

: 입문서 빠돌이가 입문서 떠돌이가 되어 결국 불교입문에까지 흘러들어왔다. 불교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어놔서 얼마나 알찬 책인지는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지만, 형식으로만 보자면 그냥 평범한 입문서다. 특별히 재미도 없지만 도저히 용서하지 못할 만큼 지루하지는 않다.

 


10. 죽어가는 짐승 / 필립 로스 지음 / 정영목 옮김

: 야하다. 히히.

: 이 짐승의 마음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말빨이 되게 좋긴 한데, 별로 설득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이쪽도 별로 설득될 생각이 없다. 아마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야한 할아버지가 나왔던 이야기로만 기억될 것 같다.

 

11. 전락 / 필립 로스 지음 / 박범수 옮김

: 야하다. 히히히.

: 이 짐승의 마음은 조금 이해가 될 듯도 하다. 죽어가는 그 짐승에 비하면 말빨이 별로긴 한데, 오히려 묘하게 설득되는 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야한 할아버지가 나왔던 이야기로 기억될 것 같다.

: 결국 오래 지나면 두 짐승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한 가지 차이는 있다. 죽어가는 짐승은 살았고 안 죽어가는 짐승은 죽었다...... 스포일러 죄송합니다만, 어차피 둘 다 첫 페이지부터 오늘 내일 하는 인간들처럼 보이는지라,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죽었는지 살았는지 자체는 스포일러가 되지도 않는다구요. 그저 왜 죽었고 왜 안 죽었는지가 중요합니다.

: 그리고 이 두 짐승을 만들고 돌아가신 필립 영감님은 정말 글을 너어어어어어어어무 잘 써. 지나쳐. 지나쳤어.

 

12. 물고기들의 기적 / 박희수 지음

: 1년도 더 전에 읽고 좋은 평을 남겼었는데, 이번에는 어쩐지 도통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띠꺼운 표정으로 띡띡 페이지를 넘기다가 휙 던져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오늘의 내가 망한 것일까, 그때의 내가 멍한 것이었을까?

 


13. 카모메 식당 / 무레 요코 지음 / 권남희 옮김

: 일단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영화 쪽이 더 좋았다는 사실.

: 그렇지만 간단히 말하기 어려운 건, 영화만 보는 케이스와 영화와 이 책 둘 다 보는 케이스 중에 어느 쪽이 더 나은가 하는 것.

 

14.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 이병훈 지음

: 좋은데, 도스토예프스키 사진을 보고 눈물을 터뜨린다든가(세상 그 어떤 인간이 그 앞에서 떳떳할 것이냐는 변을 달아놓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오버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말년에 살았다는 집에 방문해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그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눈다든가 하는 대목은 좀 과하게 간지러운 데가 있다......

 

15.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 / 한민 지음

: 박학한 동시에 말에 재간이 있는 이와 나누는 이야기는 즐겁고 유익하다. 이런 친구가 주변에 한둘 있으면 왕왕 만나서 3900원짜리 커피 한잔 맥이고 39900원짜리 이야기를 듣고 오고 싶다. 대체로 그런 이들은 이야기할 기회를 마다하지 않던데.....

: syo가 빌린 책만 그런 거겠지만, 48쪽 다음에 81쪽이 불쑥 나오기에 어어, 하며 읽어갔는데 96쪽까지 읽었더니 그 다음이 65쪽이다...... 결국 49쪽부터 64쪽까지는 오리무중이다.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이 얼마나 위대하냐면요. 피라미드가 파라오의 무덤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되었다.....



16. 새로운 엘리트의 탄생 / 임미진 외 4인 지음

: 이 지혜롭고 아는 것 무한한 양반들조차 앞으로 어떻게 될지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심지어 4차라고 불러야 되는지 아닌지도 합의 불발 상태)의 특징이 아닐까. 그래도 인터뷰 대상자들의 네임 밸류가 워낙 떠르르하여, 어쩐지 손쉽게 마음을 열게 되는 책이다. 내 마음 자동문과 같이 활짝 열리니, 그대여 천천히 오오..... 제발 천천히 오오......

 

17. 하늘과 땅 / 산도르 마라이 지음 / 김인순 옮김

: 근래 들어 읽은 책 가운데 단연 가장 많이 베껴 적은 책이다. 여기서 말하는 근래란 반년 안짝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놓고 볼 것인지는 아직 좀 더 망설일 필요가 있겠다. 그러니까 산도르 마라이는 현역 시절 되게 현란하면서도 뜻깊은 플레이를 펼쳤던 전설적인 축구선수이며, 현재 그의 모든 기술을 내게 전수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인데, 정작 내 꿈은 농구선수인 상황 비슷하달지.

 

18. 슬픈 인간 /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 정수운 옮김

: 나쓰메 소세키가 마음먹고 웃기려 들면 나란 놈은 별 수 없겠구나.

: 아쿠타카와 류노스케가 마음먹고 쓸쓸하게 하면 나란 놈은 꼼짝 못하겠구나.

: 고바야시 다키지가 마음먹고 현실몽둥이로 후려치면(사실 그는 매번 그런다) 나란 놈은 고추짬뽕 먹은 늙은 쌈닭처럼 볼품없는 깃을 세우고 깝치겠구나.

 


19.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 니콜라이 고골 지음 / 조주관 옮김

: 고골의 웃긴 미친놈과 도스토예프스키의 슬픈 미친놈은 차이가 있다. 그 중 어느 미친놈을 더 아끼느냐는 짜장면 짬뽕 수준의 인식론적 칼날로 독자의 성향을 가른다. 그러나 결국 좀 더 읽다보면 웃기게 미친놈이 슬픈 놈이고 슬프게 미친놈이 웃긴 놈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웃지도 슬프지도 못하고 미치겠다. 그럼에도 syo가 보건대, 도스토예프스키는 애를 써도 고골만큼 쓰리게 웃기지 못하고, 고골은 애를 써도 도스토예프스키만큼 선명하게 비참한 인생을 빚어내지 못하는 것 같다. 다행이다, 둘이 같은 운동장을 쓰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래도 두 운동장이 그리 멀찍이 떨어져 있지는 않아서.

 

20. 사양 / 다자이 오사무 지음 / 유숙자 옮김

: 이 인간 군상들의 마음이 조금도 이해되지 않는다.

: 뒤표지에는 일본의 패전과 몰락 계급의 비극을 여성의 목소리로 그린 페미니즘적 작품이라고 쓰여 있지만 난 이 말이 하나도 이해되지 않는다.

: 이해가 되지 않아도 이해한 척하고 싶은 충동에 못이겨 대충 얼버무리게 되는 책들이 있다. 이름값 높은 작가/작품들. 다자이 오사무도 이름 값으로 보면 충분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이해하는 척 하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치도 생기지 않는다. 그런 책이다.

 

21. 나의 사랑, 매기 / 김금희 지음

: 이 책 바로 직전에 나온 김금희의 다른 책에 대한 평을 달면서, 나는 언젠가 김금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그 말을 할 당시에는 언젠가는 그럴 것이라는 어렴풋한 느낌, 기대와 당위 사이에서 애매하게 줄타기하는 흐릿한 감정에 기대어 예언 같은 방언을 툭 던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한 권을 더 읽고 나자, 어쩐지 김금희가 모두를 이길 수 있는 이유를 조금 감지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 두세 권을 더 읽고 나면 또렷한 정신으로 당당하게 떠들고 다닐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은 김금희가 이긴다.

 


22.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 박준 지음

: 첫 번째 시집으로 박준은, 박준의 시는 이런 것임을 세상에 각인시켰다.

: 두 번째 시집으로 박준은, 이런 것은 박준의 시임을 세상에 각인시키려한다.

: 세 번째 시집으로 박준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반쯤 기대한다. 나머지 반쯤은 피곤하다.

 

23.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지음 / 마누엘레 피오르 그림 / 용경식 옮김

: 코 흘리던 시절(정말 오래도 흘렸다, 그놈의 코)syo가 이 책을 읽고 생각건대, 와 이 모모 되바라진 어린노무식혜 참 몹쓸 놈일세, 하였다. 그걸로 땡. 고만고만한 책이네, 이러고는 상실의 시대연금술사니 뭐 이런 것들을 읽으러 후다닥 달려갔겠지. , 그랬던 코흘리개 걔가 코 닦고 내가 되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24. 숙련자를 위한 고전노트 / 이수은 지음

: 한눈에 알아보았다. 만약 이 사람이 알라딘에 나타난다면, syo는 그길로 장사 접고 은둔해야 한다....


 

25.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 우치다 타츠루 지음 / 이경덕 옮김

: 이런저런 입문서를 불필요할 정도로 중복해서 읽는 것으로 알라딘에 이름이 떠르르한 syo가 보건대, 우치다 선생님은 정말 최고시다, 무대를 다 뒤집어놓으셨다......

 

26. 푸코 & 하버마스 : 광기의 시대, 소통의 이성 / 하상복 지음

: 지난 번 읽었을 때 그랬다. 이번에는 푸코 때문에 읽었지만 다음 차례는 하버마스라고. 1년도 더 전이었다. 그랬으나 이번에도 역시 푸코 때문에 읽었다. 하버마스로 나아가기는커녕 그나마 알고 있던 푸코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 syo 이 못난 놈.....

 

27. 지하에서 쓴 수기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 김근식 옮김

: 골방 생활자들을 싸잡아 욕하자는 것은 아니지만(나도 그리 다른 인간은 아니기에), 자기만 인정하고 자기에게만 인정받은 자기만의 사상을 잔뜩 키워놓고서는 그 되먹지도 못한 걸로 횡설수설 세상을 가르치거나 고려치려 하고, 그게 성공했다고 혼자 착각해서 도취되었다가, 그게 아니었단 걸 깨닫고 나면 이 미친 세상이 또 나를 배신했다는 한탄과 함께 침 한번 퉤 뱉고는 사실 내가 처음부터 이럴 줄 다 알았다고 자위하면서 다시 골방으로 들어가는 패턴. 그런 패턴을 반복하는 인간은 솔직히 피하고 싶다.

: 언제나 그렇지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찌질이 멘탈 묘사는 설득력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실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찌질이 찌질이 상찌질이가 아닐까 싶을 정도까지 현실적이다. , 극사실주의라 어쩐지 더욱 정 안 가는 찌질이들....

 


28. 흐름으로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사 /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 차은정 옮김

: 그다지 쉽지만은 않다. 도표들은(특히 레비스트로스 파트에서) 별로 쓸모가 없다. 다른 프랑스 현대철학 개론서들과 비교해봤을 때, 굳이 흐름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박아넣을 만큼 특출나게 흐름스러운데는 없다.

 

29. 수학의 감각 / 박병하 지음

: 수학, 물리(중에서도 양자역학), 그리고 건축. 이런 분야에 몸담아 사상을 갈고 닦은 이들의 손에 어느 정도의 글솜씨까지 주어지면, 그들은 늘 독창적인 방식으로 syo를 무장해제 시킨다.

 

30. 오래된 연장통 / 전중환 지음

: 저자의 신작 진화한 마음을 어쩌다보니 구입하게 되어, 프리퀄 느낌으로 한 번 읽어 보았다. 진화심리학에 흥미는 있으나 애정은 없고 신뢰하지만 신임하지는 않는지라 큰 감흥은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문제겠다.

:진화한 마음은 과연 여기서 얼마나 진화하였는지, 설레는 마음으로 책꽂이에 꽂힌 그 책을 바라만 보고 있다. 원래 멀리서 바라만 볼 때 가장 설레는 법이지......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댄~ “영원히내 모습 볼 수 없나요..... 설마 영원히 안 보진 않겠지???? , 그러고 보면, 사기 전에는 탐내다가 사서 꽂아놓으면 읽지 않는 심리의 진화심리학적 해석이라고 할 만한 것을 이 책을 통해 얻어낼 수 있다!



 

31. HOW TO READ 푸코 / 요하나 옥살라 지음 / 홍은영 옮김

: HOW TO READ 시리즈에 자리 잡은 책들을 소개할 때마다 늘 하는 말을 또 반복하지만, 얘네들은 결코 입문서가 아니다. 굳이 말하면 난이도를 낮추지 않은 요약서에 가깝고, 그 중에는 저자의 독창적인 관점으로 대상 철학자들을 재해석한 책들도 속속 있다. 애 책의 경우 푸코의 재해석이라고 할 것 까지는 아니겠으나, 이 책으로 푸코를 시작하는 것은 웬만한 사람들에게는 그리 똑똑치 못한 선택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입문서 두어 권쯤 꼼꼼히 읽고 돌아와 이 책을 만나면, -하고 장탄식이 나올지도 모른다. 이 시리즈가 대충 다 그렇다. 1학년은 모르고 2학년은 아리까리한데 3학년은 갑자기 감동의 눈물이 난다.

 

32. 세상을 바꾼 화학 / 원정현 지음

: 내가 애들 보는 책 그만 뺏어 보라 그랬지!?

 

33. 작은 수학자의 생각실험 / 고의관 지음

: 뭐왜뭐, 애들 보는 책이 뭐가 어때서!?

 


34. 권력 / 스기타 아쓰시 지음 / 이호윤 옮김

: 얇은데도 의외로 내실이 있어서 놀랐다. 작년에 다섯 쪽만 읽고 반납했었는데......

: 각자의 권력론을 전개한 사상가들이 밤하늘 별처럼 많은데 그 중 누구든 다섯 명 정도만 먼저 숙지하여 카시오페이아자리를 미리 찍어놓고 그걸 기준점으로 하여 이 책을 시작하면 좋겠다. 사실 꼭 그렇지 않아도 죽 읽어나갈 수 있을 만한 책이긴 하지만 밑천이야 언제나 넘치면 넘칠수록 좋은 것이니까.

 

35. 나는 노래를 가지러 왔다 / 홍일표 지음

: 처음 다섯 수를 읽으면서, 기교가 승하다고 생각했다.

: 다음 다섯 수를 읽으면서, 기교라도 이 정도면 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 다음 다섯 수를 읽으면서, 정말 이게 그저 기교일 뿐인지 의심했다.

: 다음 다섯 수를 읽으면서, 더는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 다음 다섯 수를 읽으면서, 더는 뭐가 뭔지 알 필요가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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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2-27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리고 기다리다 읽게 된 글이라 좋아요~ 를 누르지만.... 난 반댈세!!!!

syo 2019-02-27 21:5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의 반대에 나도 찬성하지만,
인생이란 참 무엇일까요.

어허허허허허.

북다이제스터 2019-02-27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뎌 겹치는 책이 한 두 권 보여 반갑습니다.
그 중 하버마스에 공감합니다.
현실적으로 그의 말이 실현되길 어렵지만, 그의 말이 실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올해 원하시는 바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syo 2019-02-27 22:03   좋아요 1 | URL
입문서를 통해 만나면, 하버마스는 너무 순박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이게 바로 입문서의 대표적인 폐해겠죠? 후려치기......

언제 한번 하버마스를 꼼꼼히 읽어야 할 텐데 말이지요.

응원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9-02-27 22:08   좋아요 1 | URL
입문서만 읽은 제 폐단이군요. ㅠ
그의 원본을 읽을 실력은 아직 안 되고...
조만간 그의 깊이에 빠져들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syo 2019-02-27 22:12   좋아요 2 | URL
북다님께 원전 읽으시라고 뭐라 하는 게 아니라,
저도 입문서 밖에 못 읽었는데 그렇게 보였다는 말씀이었어요 ㅠㅠ

저도 말로는 ‘언제 한번‘ 이라고 폼나게 해놨지만 사실 엄두가 안나요......
그냥 폐단 속에 평생 살까 싶은 지경입니다;;;;

이렇게 써 놓고 제가 쓴 댓글 보니까 저 진짜 싸가지 없네요 ㅋㅋㅋㅋㅋㅋ ‘언제 한번‘ 이라니 ㅋㅋㅋㅋㅋ 미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폐가 많았습니다;;

다락방 2019-02-2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하다 히히

하는 거 귀엽다 히히 🤗

syo 2019-02-27 22:0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야한 게 좋은거라,
제가 아마 키보드로 ‘히히‘ 치면서 현웃으로 히히 그랬을 걸요? 안 봐도 비디온데 봤어.

카알벨루치 2019-02-27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쇼군 역쉬 만세!!!🍗

syo 2019-02-28 00:59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 닭다리 잘 먹겠습니다.

잠자냥 2019-02-27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저도 야하다 히히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 말입니다....

syo 2019-02-28 01:0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그 대목이 눈에 잘 들어오긴 하나봐요ㅎㅎㅎ 것참, 어쩐지 쑥스럽습니다.

이하라 2019-02-28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신 책 중에 불교입문서가 있길래 권해 드리고 싶은 책이 언뜻 떠오르는군요. 각묵스님의 <초기불교이해>라는 책과 범일스님의 <수트라 여시아독>이라는 책입니다. 불교에 입문하기로는 역시 초기불교이고 초기불교 가르침을 잘 전하고 있는 책들입니다.

수트라라는 책은 저도 아직 읽고 있는 중입니다만 저자이신 범일스님의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설법이 딱 syo님과 맞는 부분이 있을듯해서 적극 권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안 읽고 안 쓰겠다고 선언하셨는데 이렇게 과감하게(?) 권하는 이유는 syo님께 독서와 글쓰기를 끊는다는 건 숨 안쉬고 오래 참기 같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참고로 숨 안쉬기(?) 기네스 기록이 30분이 넘는다더라구요. 그래도 결국엔 숨을 쉬어야 했겠지요^-^;

syo 2019-02-28 01:0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당장이 되진 않겠지만 두 권 다 반드시 읽어보겠습니다.
이하라 님께서 권하시는 건데 의심할 여지가 없지요.

숨을 엄청 오래 참고, 아주 잠깐 쉬고, 다시 엄청 오래 참는 식으로라도 버텨 볼까 싶습니다^-^

psyche 2019-02-28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syo 2019-02-28 01:02   좋아요 0 | URL
올해는 탈백수하여 떳떳하게 내 돈 주고 책 사 읽어보겠습니다!

2019-02-28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2-28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9-02-2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뮈,맑스,에밀 아자르등 또한 카모메 식당을 책으로도 읽어야 할 것인가?
김금희 나도 좋아하긴 하지만,저렇게 대놓고 편애하다니???
궁시렁대면서도 늘 눈에 들어오는 책들 많았어요.결국 언젠간 읽어보고 싶도록 만드는 마력이 있어요.
얼마전, 서점에서 나도 모르게 필립 로스 책 한 권 사들고 와서 읽고 있더라는~~^^
야하다고 추천해준 대목 때문만은 아녔.....는데 야한 대목은 확실히 야했습니다.
야하면서 글을 잘 쓰는 작가!
님의 표현이 맞았어요.
묘하게 설득되어 다음 책을 찾게 되더라는~~~
이런 페이퍼 자주 볼 수 없다는건 아쉽겠지만...늘 건투를 빕니다^^

syo 2019-03-01 00:54   좋아요 0 | URL
칭찬 감사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야한 할아버지도 감사합니다ㅎㅎㅎㅎ

저는 이제 덜 읽겠지만, 책나무님의 굳건한 독서생활을 기원할게요^-^

목나무 2019-02-2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보는 syo님 글에 앞으로는 syo님 글을 더 보기 힘들거라 하니... 기운이 쫘악 빠집니다. --;;
그래도 탈백수를 향한 syo님의 다짐 멀리서나마 응원할게요! ^^
간간이 소식은 전해주실거죠?

syo 2019-03-01 00:52   좋아요 0 | URL
그럼요, 살아 있는 티는 내려고 생각중이에요. ㅎㅎㅎㅎㅎ
그러고보면 작년에도 이렇게 설레발은 쳐놓고 엄청 읽고 쓰다가,

망해서 올해의 제가 되었지요.....-_-

stella.K 2019-02-2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나타나서는...
이렇게 치고 빠지는군요.ㅠ
하긴 저도 장사를 좀 하게될 것 같아 예전만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예스24에서 미션 수행하면 4만원씩 주는 파워블로그 활동도 이번 달로 쫑내기로 하고.
3월은 뭘 다시 시작해도 좋은 달 같습니다.
뭘 하던 다 형통하길 빕니다. 스요님은 잘 할 겁니다. 응원합니다.^^

syo 2019-03-01 00:52   좋아요 0 | URL
장사를 하신다구요? ㅎㅎㅎㅎㅎ
뭔가 신변정리를 하시는 분위긴데, 스텔라님도 새로운 도전 흥하시기를!! 저도 응원합니다 ㅎㅎ

독서괭 2019-02-28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결산페이퍼 참 좋아하는데, 앞으로는 보기 힘든 건가요.. ㅠㅠ 두세달에 한번이라도 올려주시는 건..?
그래도 syo님의 결심이니 응원하겠습니다. 너무 참다가 병나지는 않게 조절하셔요~~

syo 2019-03-01 00:50   좋아요 0 | URL
결산페이퍼를 쓰려면 적어도 달에 스무 권은 읽어 줘야 하는건데, 그렇게 되게 두지 않으려구 해요 ㅎㅎㅎ
뜨문뜨문 읽다가 두 달이 됐건 세 달이 됐건 얼만큼 쌓이면 써 올리긴 할건데, 얼마나 읽게 될지....

응원 감사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19-02-28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이 빠질 뻔 하다 읽은 책 이야기 새 소식은 ...울지 않을테다. syo님의 결심과 시작 모두 응원합니다. 이제 (syo님 덕에 느지막히 깐)북플 앱 켜고 새로고침 하는 일도 줄어들 듯...엉엉

syo 2019-03-01 00:48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 울지 않을테다 재밌어...... 알아뒀다 써먹을테다.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거구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들어와서 글 남기지 않을까 싶어요. 책을 안 읽을테니 책 이야기는 거의 못할 테고, 그냥 잡설 같은 거......

사실 잡설이 본분이니 그렇게 따지면 크게 달라지는 건 없겠군요;

tintin2506 2019-03-04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많은 책을 읽으시는 데 전부 구매하시나요? 도서관도 이용하시나요? 꾸준히 서재글 올려주시는 데, 이렇게 다독 및 감상평을 통해 얻고자하는 바,를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syo 2019-03-05 03:34   좋아요 0 | URL
1. 안녕하세요, tintin2506님, 반갑습니다^^

2. 정말 많은 책을 읽는다고 까지 할만한지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지금은 일주일에 한두 권 페이스입니다.

3. 저는 백수여서 제가 읽는 책의 1할 정도만 구매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다 도서관 덕이구요. 정말 슬프기 그지 없는 일이네요 ㅠㅠ

4. 꾸준히 서재글, 올리지 못할 것 같은 요즘입니다...... 흐규ㅠ

5. 제가 이 서재질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손에 꼽기에는 너무 많지만, 부차적인 것들을 다 쳐내고 나면 결국 제일 원하는 건 아마도 ‘관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답변이 만족스러우셨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

레삭매냐 2019-03-06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카뮈 <전락>은 순전히 얇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책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
네요.

먹고사니즘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면 얼마
나 좋을까요 ㅇㅇ

syo 2019-03-20 20:35   좋아요 0 | URL
세상에 두 주나 지나서 댓글을 확인하네요 ㅠㅠ 죄송합니다...
이런 사태야말로 먹고사니즘의 어마무시한 폐해군요....

공쟝쟝 2019-03-14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왔는데...어디가셨어요? ㅠ_ㅠ

syo 2019-03-20 20:34   좋아요 1 | URL
여기요, 여기......
그러나 이제 곧 다시 저기, 저기로..... ㅠ_ㅠ
 

 

<감자엔 소스닷 토마토케첩 맛>을 먹다가 입천장을 베었다. 따끔하기에 뱉었더니 감자칩에 붉은 얼룩이 묻어 있었다. 당연히 케첩맛 소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RH+A맛 소스였다.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감자. 내가 그를 아끼는 마음의 반절의 반절만이라도 그가 나를 아꼈다면 이럴 수는 없는 일이지.

 

내 너를 너무도 사랑하여 거침없이 내 안으로 받아들였거늘 너는 어찌 날카로운 비수를 몰래 품고 들어와 내 마음에 한줄기 붉은 상흔을 남겼느냐. 스스럼없이 내 가장 약하고 부드러운 곳을 너에게 맡겼는데 너의 그 매섭고 차가운 칼질에 나는 다쳤고 향후 최소 아홉 끼는 고춧가루 구경도 못하게 되고 말았구나. 내 너를 사랑한 것이 네게 그리도 무거운 일이었더냐. 어찌하여 내게 닝닝하고 밍밍한 아홉 끼를 형벌로 내렸느냐. 대답을 해 보아라. 어서. 입이 있다면 말을 해 보란 말이다. , 너는 입이 없구나. 그것은 나에게 있구나. 너는 입이 없어 변명할 길도 없겠으나 나는 입이 있어 입의 일을 하려한다. 너를 사랑하는 것이 이리 아플 수도 있는 일이었음을 이제 알았으나 그럼에도 내 사랑은 변함없이 사랑의 일을 하려 한다. 피는 내가 흘릴 터이니 너는 즙을 흘리자. 그리하여 나의 것과 너의 것이 한데 어우러져 떠나자꾸나, 멀고 먼 대장 소장 십이지장으로. 혈액은 아랑곳 않고, 가거라, 감자칩아.

 

융털을 만나면 흡수되기 전에 꼭 안부를 전해다오.

 

 

우리에게는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있다그러나 그 운명은 순순히 응종하면 할수록 점점 증장하여 닥쳐오는 것이다강하게 대하면 의외에 힘없이 쓰러지고 마는 것이다.

나혜석글 쓰는 여자의 탄생


결국 내 입에 느껴지는 맛이란나는 계속해서 숙제를 읽었다내가 가장 최근에 먹은 도리토스 맛에서 기억해낸 것과맛을 내는 일종의 화학물질과그리고 실제로 무슨 맛이 나는지 따위는 별로 관심 없는 나의 의식 없는 마음이 합쳐진 것입니다기억화학물질그리고 의식 없는 마음마술을 만들어내는 삼총사라고 할까요이것들이 합쳐져서 한 봉지를 다 먹고 싶게 만들고 그러고 나서 어쩌면 한 봉지 더 먹고 싶게 만드는 미각의 속임수를 만들어냅니다.

에이미 벤더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201901 : 44


 

1.고전학 공부의 기초 / 브루스 손턴 지음 / 이재만 옮김

: 정말 목록 제공 수준의 얇은 책이다. 가치와 무가치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2. 책혐시대의 책읽기 / 김욱 지음

: 혐오란 게 그렇더라. 혐오를 없애는 길은 혐오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뿐인데 요원하다. 혐오하는 이들은 어지간해서는 마음을 돌리지 않고, 대부분은 자기들이 혐오중인지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누구도 나는 책을 혐오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 말이 맞았거나 틀렸거나, 책을 안 읽는 건 맞잖아. 결국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를 역설하는 책은 읽지 않는 이들을 설득하는 쪽보다는 읽는 이들의 자위용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더 큰 것 같다. 우린 달라. 우린 나아. 그리고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맞았거나 틀렸거나 그 말은 까딱하면 읽는 이들이 스스로를 망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읽지 않는 이도 망할 수 있고 읽는 이도 망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책이 인간을 혐오하는 시대 같기도 하다.

 

3. 아무튼 비건 / 김한민 지음

: 천천히 식습관을 교체하기 위해, 일단 일주일에 하루라도 육류 및 유류 섭취를 중지함으로써 조심스레 첫발을 내딛어 보기로 했다. 물론 김한민 선생님은 이렇게 쭈뼛쭈뼛 시작하는 syo를 호되게 야단칠 것이다. 전체적으로 분노와 한탄의 정서가 드러나는 책이다. 치킨의 노예, 시종일관 죄송한 남자 syo는 그저 조아릴 뿐이옵니다......

 



4. 어쩐지 더 피곤한 것 같더라니 / 나카네 하지메 지음 / 류두진 옮김

: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내게 필요한 책을 골라야겠다. 어쩐지 더 피곤한 것 같더라니.

 

5. 최고의 엔지니어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 다쿠미 슈사쿠 지음 / 김윤정 옮김

: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내게 필요한 책을 골라야겠다.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최고의 뭐가 됐건 어떻게든 성장하려면.

 

6. 황인숙이 끄집어낸 고종석의 속엣말 / 고종석, 황인숙 지음

: 고종석이라는 사람을 한 번도 좋아한 적은 없었지만, 한 번은 좋아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이 사람 한 번을 좋아하지 않겠구나 싶어졌고, 그 사실 자체가 하나도 아쉬울 것이 없는 것은 syo나 고종석 선생님이나 마찬가지일 테니, 아니 그렇다면 이 책은 대체 왜 읽은 것인가?

 


7. 도시의 발견 / 정석 지음

: 딱딱하다고까지는 하지 않겠으나, 그다지 읽는 재미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도시에 관해 식견이 없어놔서 내용이 충실한지는 평가하기 어렵다. 사두고 반복하여 읽을 책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알 것 같다.

 

8. 모두의 내력 / 오선영 지음

: 발견할 때, 그리고 재발견할 때 독자는 발견의 기쁨과 동시에 자신의 안목과 감각에 대한 신뢰를 조금쯤 얻는다. 이런 사람이 있었다니!(이런 사람이 있다는 걸 나조차 이제껏 몰랐다는 것은, 그만큼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지!), , 이게 이렇게 좋았다니!(그땐 몰랐는데 이제는 알았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성장했다는 것이지!) 레벨이 더 많이 오르면 이런 발견과 재발견들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늘의 syo는 아직 발견 앞에 심장이 쿵쿵 뛰고 마음이 들썩거려 내가 이 작품을, 이 작가를 발견했음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 안달하는 쪼렙일 뿐이다.

: 아니, 그래서 이 책이 그랬다는 건 아니구요...... 이 책을 읽으며 syo는 심장이 뛰었다가 말았다가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이다. 역시 이 작가의 새 책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들썩거렸다가 말았다가 할 것이다. 읽게 될까? 결론이 선명하지 않다.

 

9. 마르크스 씨, 경제 좀 아세요? / 이완배 지음

: 제목이 마르크스를 목 놓아 불렀으나, 마르크스 책이 아니라 큼직큼직한 경제학자들을 빠르게 훑어주는 청소년용 책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지만 마르크스를 불렀다면 읽어 줘야 진정한 맑덕후가 아니겠는가.

: 아 참, 책을 평하자면, 어른이 읽기에는 <위대하고 찌질한 경제학의 슈퍼스타들>이라는 만화책이 이 책보다 재미와 깊이 양면에서 월등하다.



10.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 / 김정선 지음

: 좋은 글임을 알면서도 동시에 나와는 맞지 않은 글임을 직감하게 되는 때가 많다. 아름답지만 탐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들어가 자리하겠으나 내 가슴의 문 앞에서는 되돌아서는 글들이 있다. 그런 글에 대해 평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11.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 김금희 지음

: 작가로서 김금희의 단점은 무엇일까. 이를테면 김연수의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을 처음 읽었던 젊은 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카버의 <대성당>을 읽었던 날 같은, 내 어리고 비린 눈으로는 눈곱만큼의 단점조차 찾아내기 어려운 작가를 만났던 충격의 날들이 있었다. 사실 그런 작가들은 속속 등장했고, 그러다보니 이후의 만남에서는 점차 충격량이 감소하곤 했다. 리스트가 길어지면서, 감동 없는 찬사밖에 할 줄 모르는 인간이 되었지만, 그래서 찬사를 조심성 없이 남발하는 일이 잦아졌지만, 나중에 철회하더라도 하고 싶은 말은 해야지.

: syo의 머릿속에서 김금희는 최은영의 좋은 맞수, 정도로 기억되어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책이 나오고, 결국에는 최은영한테 지는, 그러니까 최은영이 손오공이라면 김금희는 베지터 같은...... 그런데 지금 보면 어쩐지, 결국에는 김금희가 이길 것 같다.

 

12. 보통의 식탁 / 조동범 지음

: 아무리 보통이 아닌 사람이더라도 인생에서 보통이 아닌 식탁보다는 보통의 식탁을 더 많이 마주할 것이다. 하물며 보통 사람들에게라면. 그러나 그 어떤 보통의 식탁에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보통의 사연일 수 있고 보통이 아닌 사연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는 그 사연들을 건너와 매일 보통의 식탁을 차린다. 당연한 듯이 차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먹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치운다. 그 당연하거나 아무렇지 않거나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내일의 식탁에 다시 등장할 것이다. 모레도, 그 다음날도.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식탁과 식탁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조금 더 깊은 눈으로 들여다 보아도 좋지 않을까.

 



13. 사진의 용도 / 아니 에르노, 마크 마리 지음 / 신유진 옮김

: 섹스 전에 벗어 놓은 옷더미를 섹스가 끝나고 찍었다. 그러므로 우리도 섹스가 아니라 그 전과 그 후를 생각하자. 섹스의 주변을 훑어보자. 거기가 생각할 게 많은 장소다.

 

14. 무신론자와 교수 / 데니스 C. 라스무센 지음 / 조미현 옮김

: 거대한 지성들 사이의 빛나는 우정의 사례로써 자주 언급되곤 하는 데이비드 흄과 애덤 스미스. 흄은 그렇다 치더라도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편지를 몇 남겨놓지 않은 편이라, 이 두 사상가의 교류에 대해 서술하는 책이 과연 얼마만큼의 두께를 지녀야 좋을지(지닐 수 있을지) 궁금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은 흄과 스미스의 관계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진 것 이상의 특별한 사실을 채굴하진 못한 듯하고, 오히려 두 사람의 사상을 비교 대조하는 데서 뜻밖의 역량을 드러냈다. 특히 흄에 대해서라면, syo는 이 책에서 굉장히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다.

 

15.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 김민주 지음

: 깔끔하다. 지도나 상황도가 거의 인포그래픽에 가깝다 할 정도로 깔끔하여 힙해 보였다. 일단 여기까지만 써 놓고, 이 책에서 읽은 내용이 얼마나 기억나는지 월말에 다시 점검해서 다음 줄을 써 보겠다.

: ......헤헤(머쓱).



16. 철현쌤, 공무원 연봉 진짜 얼마에요? / 조철현 지음

: 그랬구나, 공무원이, 그랬었어.....

 

17. 밥보다 일기 / 서민 지음

: syo는 자기가 쓰는 모든 글을 일기로 규정하는데(독서 일기, 연애 일기, 추억 일기, 일기, 일기, 일기....), 그것은 일기를 너무너무 사랑하여서가 아니라, 도리어 일기를 업신여기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글을 리뷰라고 부르기에는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므로, 누구나 충분히 떳떳할 수 있는 일기라는 장르를 참칭하는 것이 맞춤했다. 스스로 일기를 미완의 글, 부족해도 되는 글, 제 멋대로 써도 되는 글이라 낮잡아보았던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이제 일기를 존중하게 되었다, 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렇지만 내가 아무리 저를 업수이 여겨도 저 착한 일기 녀석, 항상 내가 내 글과 성품을 함양하는데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쿨하게 인정할 수 있었다. 고마워 일기야. 나도 어릴 적에 친구 신발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전화카드를 슬쩍한 적이 있지만, 오늘날 해인사에 쳐들어가 팔만대장경을 훔쳐내는 인간으로 자라지 않을 수 있었어. 이게 다 네 덕분이야.

 

18. 나는 왠지 떳떳하지 못합니다 / 마쓰무라 게이치로 지음 / 최재혁 옮김

: 아주 예전에, 내가 지금 대체 뭘 읽고 있는지 정말 1도 모른 채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 조르주 바타이유의 저주의 몫을 읽었던 적이 있다. 뭘 자꾸 주고 심지어 뭘 자꾸 불태우라는데, 이 양반들이 왜 이러는지 영 알쏭달쏭하기만 했던 기억이다. 오늘 이 책을 다 읽고 났더니 문득 그들이 그리워진다. 나는 이제 어느 사회에 주도적으로 퍼져 있는 재화와 감정의 교환 방식이 인간의 자아와 관계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납득할 만큼의 지성은 갖춘 듯하다. 제목만 보고서는 젠더 문제에 관한 책이리라 짐작하고 집었는데, 뜻밖에 새로운 방향의 독서 길이 열린 듯하다.



19.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 리베카 솔닛 지음 / 김명남 옮김

: 1회독 당시 별 5

: 2회독 후 별 5+ 마음속의 추가 별 2(팬심 1, 회독 보너스 1)

: 이런 식이라면 과연 나 죽을 때, 마음속에 몇 개의 별이 나와 함께 질 것인가.

 

20. 인생 직업 / The School of Life 지음 / 이지연 옮김

: 알랭 드 보통의 글을 가지고 싶었다. 그러려고 무슨 시도를 하진 않았지만.

: 알랭 드 보통의 지성을 가지고 싶었다. 그러려고 얄팍한 시도를 했을 뿐이지만.

: 알랭 드 보통의 머리(두뇌 말고)를 가지고 싶지 않았다. 그러지 않으려고 갖은 시도를 다했다. 샴푸, 검은 콩, 검은 콩, 검은 콩...... 내 나이 때의 그의 사진을 보면, 아직까지는 성공적으로 방어를 하고 있다.

: 이런 걸 평이라고 쓰고 앉았으니, 아무래도 앞의 두 가지 항목은 달성이 요원하겠다. 이러니 나는 더욱더 세 번째 항목에 목을 매게 되는 것이다.....

 

21. 딱 이만큼의 경제학 / 강준형 지음

: 진짜 딱 이만큼이다.



22.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 위화 지음 / 김태성 옮김

: 제목이 좀 거창한 바가 크다. 선생님은 새로운 말씀을 하시진 않으셨다. 그 감옥을 살펴보았지만 나는 특별히 무엇인가를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선생님이 지금 글쓰기의 감옥 안에 계시지 않기 때문일까. 독서 피라미드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소용에 닿는 책이 아닐 수 있다. , 모든 책이 그렇긴 하다.

 

23. 요즘 것들의 사생활 : 결혼생활탐구 / 이혜민 글 인터뷰 / 정현우 사진

: 마음이 그리는 여러 그림 가운데, 사랑의 풍속도는 시대가 변하면 가장 빨리 따라 바뀌는 그림일까, 가장 마지막에서야 바뀌는 그림일까? 새로운 형식의 사랑과 결혼이 세상에 만개하였다면, 우리는 그것을 다가올 거대한 변화의 조짐으로 봐야 할까, 이미 세상이 크게 변하였다는 증거로 봐야 할까?

: 각자의 사랑을 지키는 일에 각자의 사랑을 지키고 있는 다른 이들의 행보를 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우리는 누구나 다른 이들이 지키고 있는 사랑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꾸짖거나 응원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내가 지키고 있는 사랑을 다시 한 번 비추어 보기 위해서라도.

 

24. 진심의 공간 / 김현진 지음

: 좋은 글 솜씨가 그에 걸맞은 소재를 만나는 것이 훌륭한 작품을 낳는 기초적인 조합이겠지만, 더 크게 보았을 때, 좋은 눈과 좋은 손을 지닌 인간이 사색에 친한 직업을 만나는 것은 훌륭한 작품을 낳는 궁극의 조합이 아닐까. 부럽다. 앞으로 나올 그녀의 모든 책을 나는 읽을 것이다.



25.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 페터 한트케 지음 / 윤용호 옮김

: 이 두 배쯤 되는 분량이었다면 어쩌면 중도에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 포기했어도 언젠가는 돌아와 읽었을 것이다. 페터 한트케가 내게 무슨 짓을 해놨는지 당장은 알 수 없겠지만, 무슨 짓인가 해 놓기는 해 놨다는 느낌이 든다.

: 100자평이 이 따위야. 읽으래는 거야 말래는 거야.

: , 제가 읽고 딱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26. 러시아 혁명사 강의 / 박노자 지음

: 박노자 선생님의 글이 언제나 그렇듯, 이 책도 현재를 향해 있다. 러시아 혁명이 뒤집어 쓴 누명 같은 건 벗겨도 좋고 못 벗겨도 그만이지만, 그 속에 잠들어 있는 영양분만큼은 어떻게든 추출하여 오늘 날 우리 땅에 링거라도 한방 놓고 싶어서 지은 책이라고 보는 게 옳겠다.

 

27. 경제학의 모험 / 니알 키시타이니 지음 / 김진원 옮김

: 무심하게 칼로 툭툭 끊어서 대애애충 던져주는 것 같아서 받아먹어봤더니 꽃등심.



28. 프랑스어의 실종 / 아시아 제바르 지음 / 장진영 옮김

: 내가 두 개의 언어를 할 줄 알았다면 이 책을 읽고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이해했을 것이다. 아마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정신적 활동을 이어나가야 하는, 이를테면 외국에서의 유학생활 같은 상황 속이었다면, 아마 울거나 그에 준하는 거센 감정 날씨를 경험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외국이 내 모국을 식민지로 삼은 적이 있었더라면 많이 아팠을 것이고, 심지어 내게 식민 치하의 어두운 역사를 겪은, 이를테면 형틀에 묶여 온 몸을 두들겨 맞는 가운데 누군가 내 코에 주전자로 천천히 모래를 들이부은 그런 끔찍한 경험이 내게도 있었더라면, 아마 나는 이 책과 함께 실종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29.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지음 / 김명남 옮김

: 미셸 오바마는 기대 이상으로 글을 잘 썼고, 특히 자기 인생에서 인상적이라 할 순간들을 골라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차림으로 독자의 앞에 가져다 놓을 줄 아는 능력이 있다. 500쪽이 넘는 책을 읽다 보면 긴장감이 떨어지고 차창 너머 지나가는 풍경 보듯 책장을 휙휙 넘기고 싶은 때가 오게 마련이다. 그럴 때, 독자의 눈을 다시 붙들어 매는 닻은 역시 에피소드다. 그런데 자서전은 그대로 에피소드의 연속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에피소드로 집중력을 잡아채는 데는 오히려 불리한 면이 있다. 우유 우유 꿀 우유의 꿀은 달지만, 초코 초코 꿀 초코의 꿀은 조금 덜 단 법이니까. 그래서 자서전은 에피소드의 위치, 중량, 밀도를 결정하는 더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그게 이 책에는 있다.

 

30.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 정지혜 지음

: 이상하게 syo가 고른 독립 서점, 동네 책방 관련 책들은 대체로 폐업했거나, 휴업하는 걸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무사정도만 무사했지 나머지 책은 어쩐지 늘 슬픈 결말이나 슬플 결말로(그러나 아직 희망의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는 뉘앙스와 함께) 마침표를 찍어왔다. 그렇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동네 책방이 동네의 공공재에 가깝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고,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현실을 조작할만한 역량이 있는 이가 몇이라도 있으면 더 좋겠다.



31. 소설처럼 / 다니엘 페나크 지음 / 이정임 옮김

: 소설을 예술이나 고전이 아니라, ‘이야기로 읽었던 아름답고 행복한 독서의 때가 syo에게도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아련해서 언제였는지는 흐릿하지만. ,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왔을까. 언제고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할 게 아니라 응당 돌아가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32. 키 재기 외 / 히구치 이치요 지음 / 임경화 옮김

: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 도련님의 시대를 보면, 히구치 이치요를 떠올리며 상념에 잠겨 있는 모리 오가이의 아련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나쓰메 소세키가 그려진 장면이 나온다. 20세에 첫 작품, 23세에 마지막 작품을 내놓고 폐결핵으로 스러져야 했던 아까운 천재. 모리 오가이는 아직 읽지 못했으니 나쓰메 소세키와만 비교해 볼 때, ‘안타까운 사랑을 그리는 방식은 나쓰메 소세키보다 히구치 이치요 쪽이 훨씬 아름답고 아련한 데가 있다. 도리어 현대적이랄지. 그것은 히구치 이치요가 여성, 그것도 아픈 몸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으며 정혼자에게 파혼까지 당한 여성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성취였다고 넘겨 짐작해본다.

 

33.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지음 / 류경희 옮김

: 고전이라는 명찰이 작품에게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세상에는 고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그들에게는 합당한 이유도 있다. 유명 대학이라면 다 하는 짓이 있는데, 그 학교 교수라는 작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등학생이 읽어야 할 고전 100따위의 리스트를 뽑는 일이다. 그걸 보고 있자면, 과연 이 리스트를 만든 인간들이 이 책을 다 읽었는지 묻고 싶어질 때가 여간 아니다. 나 같아도 고전에 경기하게 생겼다.

: 오만과 편견이 고전의 반열에 들었다는 사실 자체도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크지만, 고전이라는 타이틀이 불가피하게 가져다주는 편견(, 너무나 지루할 것 같애)을 생각하면, 제인 오스틴은 좀 복잡한 심정일 듯하다. 한 마디만 하고 싶다. 믿을 수 없겠지만 이 책은, 되게 웃기다. 빵빵 웃음이건 실실 웃음이건, 제각각 한두 번씩만 터진 게 아니다.

: 그러나 번역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15년도 더 전에 민음사 판으로 읽었다가 굉장히 지루하여 1부도 못 넘기고 포기한 기억이 있다. 사실 당시 코흘리개였던(추우면 대학생도 코를 흘릴 수 있습니다. 사람은 그럴 수 있습니다.) syo의 역량이 역겨울 지경이었기 때문에 그랬을 공산이 더 크다. 민음사 판을 다시 읽지 않은 상태라 섣부르게 번역 탓을 할 순 없겠지만, 어쨌든 문학동네 판은 2017년 번역이다. 민음사는 그보다 14년 앞선다.



34. 마르크스 사용 설명서 / 다니엘 벤사이드 지음 / 양영란 옮김

: ‘사용 설명서라는 이름에서 어쩐지 초심자용 책이라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실제로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근데 그게, ‘마르크스 철학 초심자는 읽기 힘든 책이라기보다는, ‘프랑스 철학자 문체 초심자에게 쉽지 않은 책이라고 보는 쪽이 더 나은 설명이겠다. 좀 과하게 현란한 데가 있다.

 

35. 태도에 관하여 / 임경선 지음

: 십 몇 쇄를 찍고 개정판까지. syo는 임경선 작가님의 매력을 잘 못 느끼는 축인데도 판세가 이 정도로 돌아가면 어떤 아우라에 얻어맞으며 꼼꼼히 읽게 된다. 그리고 판단하건대, 이 책이 이만큼 팔릴 가치가 없는 게 아니라, 다른 책들이 이 책만큼 팔릴 만한데도 그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씁쓸한 것이라 생각하는 쪽이 더 안전하며 일견 더 정확하기도 하겠다.

 

36. 유쾌한 이코노미스트의 스마트한 경제 공부 / 홍춘욱 지음

: 못마땅한 데가 없진 않았으나, 믿고 한 번 추천하는 책들을 주욱 읽어보기로 하였다. 내 입장에선 그것이 성과가 있어야 이 책을 평할 수 있겠다.




37. 은근한 잘난 척에 교양 있게 대처하는 법 /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 강수연 옮김

: 읽고 나서 이제 5일이 지났는데, ! 다 사라졌지! 감쪽같지?!

 

38. 어둠의 심연 / 조셉 콘라드 지음 / 이석구 옮김

: 코흘리개 대학생 시절 <암흑의 핵심>을 읽었었는데, 이제 허리가 다 굽어 <어둠의 심연>을 읽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둘 중 어느 게 더 나은지 비교하기에는, 두 권 사이에 흐르는 세월의 강이 너무도 넓고 깊고 세차게 흐르고 있구나......

: 이 책의 경우, 실은, 책 자체에서 어떤 재미나 감동을 얻는다든지 지혜나 통찰을 챙긴다든지 하는 식으로 읽는 것보다, 이 책이 (결점으로) 지니고 있는 다양한 논점들을 들춰내고, 그것들에 관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지나가는 데 집중하는 방식으로 거꾸러뜨리고 나가는 쪽이 훨씬 남는 장사겠다.

 

39.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한국사 1 / 김상훈 지음




40. 오영수 교수의 매직 경제학 / 오영수 지음

: syo는 경제학에 관해서라면 아는 바가 적지만(이렇게 적고 나니까 경제학 빼곤 좀 아는 놈 같아서 좋다. 신나는 자기기만), 이 책 괜찮은 줄은 알겠다. 첫 번째 경제학 책으로 손색이 없(진 않다만-예를 들면 철지난 유머-없는 걸로 해도 거의 무방하겠).

: 위의 유쾌한 이코노미스트께서 제시한 도서목록의 1번 타자인데, 못해도 2루타 정도는 때린 것 같다. 시작이 좋다.

 

41. 노생거 사원 / 제인 오스틴 지음 / 조선정 옮김

: 번역. 오역은 당연히 아니겠으나, 류경희 번역의 <오만과 편견>을 읽을 때의 그 실감, 말맛, 캐릭터의 다채로운 대화들이 잘 살아나지 않았다. 이 판본 하나만 읽고 뭐라고 하긴 섣부르니 다른 번역을 읽어보고 기회가 되면 언급하기로 하겠지만, 어쨌든 100쪽 더 이상을 읽어나갈 맛이 나지 않아서 중도 포기.

 

42. 예브게니 오네긴 /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 김진영 옮김

: 오랜만에 이 책을 읽으니, 로쟈 선생님의 러시아 문학 강의를 듣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때는 풋풋한 30대 초반이었는데, 어느덧 이제 몇 해만 더 살면 푸슈킨이 세상 뜬 바로 그 나이가 되는구나. ..... ....

: 이야기는 정말 단출하다. 복잡한 플롯도 없고 갈등선도 한두 개에 그친다. 이야기로서 그다지 매력이 넘치는 책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은 어떻게 러시아 문학사에 거대한 이름을 남긴 책이 되었는고 하니,

: 푸슈킨은 원래 시인이고, 이 작품은 원래 시다. 러시아어로 읽으면 뭔가 운율과 라임이 쩌는 작품인 것 같다(는 것을 역자 해설을 통해 짐작이나 할 뿐이다). 그런데 그렇게 쩌는지 마는지를 우리는 도무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이야기만 먹고 빠지자면 굳이 권할만하지는 않다.



43. 소설가의 사물 / 조경란 지음

: 아무리 기억을 헤집어 봐도 없기에 놀랐다. syo는 조경란 작가님의 작품을 단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 심지어 수상 작품집 속의 단편조차 한 번도. syo는 조경란 작가님이 수상하지 않은 수상 작품집만 골라 읽었고, 조경란 작가님은 syo가 읽지 않은 수상 작품집만 골라 수상하셨다. , 우리의 이 수상한 관계.

: 그리하여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덧칠하고자하는 욕심이 정말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문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반적으로 시인의 산문집보다 소설가의 산문집이 욕심을 덜 부리는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까지 색을 빼고 선으로만, 전하고 싶은 이야기와 그걸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만 지은 책을 만나는 일은 드물다. 그러면 이 글의 주인이 다른 장르 다른 곳에서는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알고 싶어지는 마음이 쓱 드는 것이다.

 

44. , 영원한 아이 / 에곤 실레 지음 / 문유림, 김선아 옮김

: 큰 울림이 없었다. 어쩌지...... 어쩐지 저 사람한테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근데 어떡해, 글이고 그림이고, 난 저 사람이 그냥 그런 걸......




2월이구나. 2월은 February.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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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1-3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나도 아침에 <오만과 편견> 읽었는데... 찌찌뽕!!
우리집엔 민음사판, 펭귄판 있는데, 나두 문학동네로 읽어야겠어요. 아, 기다려진다. 오스틴 읽는 시간^^

syo 2019-01-31 17:05   좋아요 0 | URL
제인 오스틴은 <감자엔 소스닷>과 함께!
하지만 페이지 귀퉁이에 빨간 케첩 소스가 묻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해요.

북깨비 2019-01-3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답지만 탐나지 않고. 이거 강렬한데요?

syo 2019-01-31 17:07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 김정선 선생님의 이야기는 항상 저하고는 겉돌더라구요.....

북깨비 2019-02-01 14:30   좋아요 0 | URL
김정선님은 아직 모르는 분이에요 ㅠㅠ syo님 표현이 너무 멋있어서. 아름답지만 탐나지 않는게 저도 있어요. ㅎㅎ

짜라투스트라 2019-01-3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밌네요
근데 요새 저는 동양철학책을 너무 많이 읽다보니 다시 소설이 이야기처럼 보이며 재미있네요 ㅎㅎㅎ

syo 2019-01-31 17:23   좋아요 0 | URL
어마어마한 책들을 어마어마하게 읽고 계시던데요?
ㅎㅎㅎㅎ 짜라님 곧 동양철학의 거장이 되시겠더라구요.

짜라투스트라 2019-01-31 19:55   좋아요 0 | URL
^^;; 책모임 때문에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모르는 걸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네요ㅎㅎㅎ

syo 2019-01-31 20:22   좋아요 1 | URL
응원합니다. 나중에 제가 동양철학책 읽을 때 짜라님께 많이 배우겠습니다ㅎㅎ

목나무 2019-01-31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번 의견에 저도 동조하며 24번 책은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
35번은 정말이지 왜 쇄를 거듭하는지 저는 여전히 모르겠으며 42번은 몇 년전 친구들과 함께 읽은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감자칩을 어떻게 먹으면 피맛을 볼 수 있나요. @.@
하지불안증후군때문에 저는 오늘 철분제를 처음 먹어봤는데 약간 피맛이 나더군요. -.-

syo 2019-01-31 18:08   좋아요 1 | URL
뭔가를 장바구니에 담으셨다는 말씀은 항상 저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ㅎㅎㅎㅎㅎㅎ 취향이란 무엇인가요.....
35번의 정체는 또 무엇인가요.....

감자칩을 왕창 넣고 씹었는데, 그 중 몇몇이 옆으로 섰더라구요-_-;;;
피맛이 알고보면 혈액속의 철분 맛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쇠맛...

카알벨루치 2019-01-31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4권이라 그 숫자는 나를 향해 죽으란 44한 말!!!!! 아~웜메 기죽어 ㅋㅋㅋㅋㅋ1월도 읽는다고 고생한 쇼군 👏👏👏

syo 2019-01-31 20:23   좋아요 0 | URL
콕 찝어 44라면 노림수 냄새가 물씬나긴 하네요. 올해는 444를 목표로 할까요.....

카알벨루치 2019-01-31 20:26   좋아요 0 | URL
쇼님 매달 44권 목표도 개안네 500권은 족히 넘을거고 ㅎㅎ

syo 2019-01-31 20:28   좋아요 0 | URL
엌ㅋㅋㅋㅋ 올해는 슬쩍 줄여보려 했는데ㅋㅋㅋㅋㅋ 카알님 철벽방어... 골키퍼 아니신데 이러기 있어요?

카알벨루치 2019-01-31 20:32   좋아요 0 | URL
내가 막지 않아도 그대는 그렇게 흘러갈 것을 아니 “쇼군의 쇼군됨”을 지키심이 좋겠다는 ㅎㅎ

stella.K 2019-01-31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 이제 두 권 읽었는데...
내가 비교를 말아야지. 비교하면 지는 거예요.ㅋ

카알벨루치 2019-01-31 20:41   좋아요 1 | URL
비교불가 쇼군!!!

syo 2019-01-31 22:24   좋아요 0 | URL
다 부질 없는 일입니다...... 허허...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지요.... 어허허....

카알벨루치 2019-01-31 23:08   좋아요 1 | URL
들도 있제 ㅋㅋ

stella.K 2019-02-01 14:5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한 분은 절로 가실 태세고
한 분은 광야에서 외치실 태세군요.
오호 통제라.ㅋㅋㅋㅋㅋ

카알벨루치 2019-02-01 18:04   좋아요 0 | URL
마자요 저 광야에 있습니다 ㅋㅋ

무식쟁이 2019-02-01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명 슬럼프.. 라고.. 내가 들은 적..이..

syo 2019-02-01 09:01   좋아요 0 | URL
다행히 사흘만에 물러갔습니다. 눈이 즉효네요.....

반유행열반인 2019-02-0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거 별로야...나랑 안 맞아...라는 소리를 자신 있게 하기 위해 참고 읽는 시간도 있지요...이번 달에는 운수?좋게 그런 시간이 줄어들길 빌며! 감자에 금이 간 syo님 입의 쾌유도 빕니다.

syo 2019-02-01 14:24   좋아요 1 | URL
금세 낫고 있습니다. 날고 긴데도 제깟놈이 감자칩인데 그어봐야 얼마나 긋겠어요. 입의 상처보다 걔가 나한테 그랬다는 마음의 상처가 큰 것이지요.....

카알벨루치 2019-02-01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겁고 알찬 시간 보내시요 맛난거 많이 드시고 be happy~ 사람들 말에 신경도 잘 끄고 ^^

syo 2019-02-01 23:07   좋아요 0 | URL
카알님두요 ㅎㅎㅎㅎ 즐겁고 알차고 배도 차고 공도 차는 해피 설날 되세요!!

카알벨루치 2019-02-01 23:10   좋아요 0 | URL
배차면 안되 내가 “배씨”야 ㅋㅋ

syo 2019-02-01 23:11   좋아요 1 | URL
배카알님ㅋㅋㅋㅋㅋ

서니데이 2019-02-01 2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yo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좋은 인사 남겨주셔셔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좋은 명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블랙겟타 2019-07-0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하게 건너건너 여기까지 오게된 당시 놓친 syo님의 이 페이퍼를 발견했어요 ^^ 그런데 제가 읽었던 <나는 왠지 떳떳하지 못합니다>랑 최근에 다읽은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를 syo님이 당시에 읽으셨다는 글에 반가워서 이렇게 글을 남기네요. 제가 읽었던 책이 다른 분 글에서 보면 재미도 있고 반갑네요 ㅎㅎㅎ (๑╹◡╹๑)

syo 2019-07-08 14:24   좋아요 1 | URL
이게 또 알라딘 생활의 묘미 아니겠어요 ㅎㅎㅎ 블랙겟타님도 혹시 <나는 왠지 떳떳하지 못합니다> 저처럼 페미니즘 관련 책인 줄 알고 손에 쥐셨나요? ㅎㅎ

블랙겟타 2019-07-08 14:43   좋아요 0 | URL
......헤헤(머쓱). (´ . .̫ . `)
(syo님의 본문 글을 무단(?)인용합니ㄷ..;;)
 

 

안쓰러울 정도로 줄어든 통장 잔고를 제외하고 2017syo2018syo로 바뀌면서 변한 것은 다음과 같다. 숫자는 변하지 않았으나 부위별 집적도가 달라져 기묘하게 뵈기 싫어진 육신. 이제는 전기방석을 풀 파워로 가동해야 추위를 버틸 수 있게 된 육신. 조금만 잠을 잘못 자도 다음날 목이 뻐근한 육신. 육신. 육신. 야 이 비루한 육신 놈아...... 이런 저런 것들을 죄다 상실의 범주에 밀어 넣고 나니, 과연 얻은 것은 무엇인가, 그런 것이 있기나 한가를 따져보게 되는데, 책이..... 그 와중에 책꽂이에 꽂힌 책의 수가 쬐끔 늘었다..... 하지만 세상의 보편적인 시선은 그것을 상실로 친다. 돈도 없는 놈이 또 책을 샀니. 책이 저렇게 많은데 또 샀니. 그래야만 했던 거니. 왜 대답이 없니...... 그래야만 했던 것일까? 2018syo2017syo보다 더 많은 책을 책꽂이에 꽂아 놓아야만 했던 것일까?

 

울어봐야 글만 길고 축축해진다. 어차피 답 없다. 답 없는 인생이다. 인생은 짧다. 긴 말 않겠다.

 

 

201812 : 42

 


1. 아침의 피아노

벤야민이 말한 역사의 천사에 대해 설명하시던 김진영 선생님의 표정과 목소리가 떠오른다. 5년쯤 된 것 같다. ‘자기가 응시하고 있는 것으로부터 끊임없이 멀어지는’, ‘천사는 머물고 싶고 죽은 자들을 불러일으키고 또 산산이 부서진 것을 모아서 결합하고 싶지만, ‘폭풍은 그가 등을 돌리고 있는 미래 쪽을 향하여 간단없이 그를 떠밀고’ 있는파울 클레의 바로 그 천사가김진영 선생님의 부고를 들은 날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선생님은 벤야민을 보듯이 그 천사 그림을 보시는 듯했다그리고 나는 이제 벤야민을 보시는 선생님을 보듯이역사의 천사를 본다이제 폭풍을 피하여 날개를 편히 쉬이시기를.


2. 시민의 물리학

: 시민의 물리학이라는 말은 시민을 위한물리학이라는 뜻이겠으나, 솔직히 말해서 시민이라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할물리학이라는 뜻이면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그래서 시민들이 다들 이만큼의 물리학 지식은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없진 않다. 과학에 대해 아는 것은 과학 바깥을 보는 눈을 크게 바꾼다. 물론 지나치게 나이브한 생각이겠지만, 어쨌든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에 대한 굉장히 기초적인 개념만 가져도 타인을 보는 방법, 타인의 사상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객관적인 관찰이 불가능하고 모든 판단이 근본적으로 개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에 따라 해서는 안 될 짓과 해서는 안 될 말들이 늘어나며, 결과적으로 뭐라도 더 나아진다. 과학 알아서 나빠질 일은 없다.

 

3. 슌킨 이야기

: 혹자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꼽는다고 하지만, 대저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그리는 사랑은 늘 지극하면서도 어딘가 기묘하게 뒤틀린 모양새인데, 그 뒤틀림 속에 뒤틀린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너는 이 사랑이 굽고, 꺾이고, 왜곡되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네가 소중히 품고 있는 사랑의 이데아가 그야말로 이데아라서 그런 것일 뿐이지. 눈을 크게 뜨고 네 육체를 둘러친 사랑을 세밀히 보라. 많이 다르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이 사랑이 기괴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건 그저 너 자신이 기괴하다고 인정하는 일에 그칠 것이다. 이런 설득력 있는 윽박지름에 쫓겨 인정하게 되는 그런 아름다움 같은 것.......

 

4.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 이런 책은 실력만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곤충이라는 희귀하고 널리 인정받지 못하는 장르에 자신의 역량과 애정을 쾌척할 수 있는 참인재가 태어나야 하는 것인데 고맙습니다. 재미있었어요.

 



5.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철학 수업

: 과연 그렇게 자신 있단 말이지? 하는 마음으로 굳이 잠들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만 읽은 syo의 삐딱함도 삐딱함이지만, 정말 이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시리즈의 어느 책도 읽다가 잠에 빠지지 않은 적이 없으니, 너희도 참 너희다.

 

6. 단어의 발견

: 이것이 하나의 이야기라면 아마도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텐데 그게 뭔지 알아채지 못하겠다. 이것이 하나의 그림이라면 아마도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었을 텐데 그게 뭔지 알아채지 못하겠다. 그저 말하고 싶은, 보여주고 싶은 마음만을 감지하였다. 그건 알 수 있었어요. 당신의 글은 아름답고 당신의 말은 훌륭하네요. 결국 당신이 전하고 싶은 말, 당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이 제가 알아 챈 딱 그것이었으면 참 다행이겠네요.

 

7. 인류세

: 인류세를 맞이하여 우리가 무엇을 하자- 이런 걸 기대하고 읽었으나, ‘인류세라는 단어의 정체성을 지정하고, 그 단어의 참된 저작권을 주장하며, 인간이라는 특별한 종의 위대함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데 9/10의 분량을 할애한다. 나머지 1/10은 참고문헌 목록이다. 전혀 설득되지 않았고, 틀린 생각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필요한 생각이라고도 느껴지지 않았다.

: , 은근히 잘 안 읽힌다.

: , 저자는 되게 아는 게 많은 것 같다.

 

8. 하나만의 선택

: 박이문 선생님의 인생 행로를 세밀하게 따라가 볼 수 있는 자서전이다.

: 사실 이건 자서전의 정의를 중언부언한 거나 마찬가지인 셈인데, 왜 이렇게 써야 했을까? 엇흠. 엇흠.

 


9. 나는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기로 했다

: 첫째, 인간은 무엇이며,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 둘째, 그렇다면 나는 결국 인간이 못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0.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

: dcdc! dcdc!

 

11.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1

12.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2

: ‘현대 문학을 좋아라 읽고 역사도 좋아라 읽는데 한국’ ‘현대 문학’ ‘에 대해서는 무지몽매에 가깝다. 그것은 아무래도 현대 문학에 대한 애정이 한국에 대한 감정과 상쇄되면서.....

 


13. 같이 걸어도 나 혼자

: 꼭 두 여주인공의 우정에 관한 소설로 독해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럴 필요가 없는 수준을 넘어서서, 사실 여성의 우정에 대해 유쾌하고 치밀하게 포착해 낸 근사한 소설이라는 정세랑 소설가의 추천사가 붙어있지 않았다면, ‘우정이라는 제재는 syo에게 포착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 없이 봐도 여러 모로 읽을 만한 소설이다. 읽어야 할 소설까지는 결코 아니겠으나.

 

14. 10년 동안의 빈 의자

: 오랜만에 시집이나 한 번 읽어볼까, 이러면서 서가에서 뽑아서는 음음 새롭군 새롭도다 그러면서 읽었는데, 다 읽고 북플에 읽은 책으로 등록하려고 보니까 5월에 읽은 책이었음. 5월은 올해 5월이었음...... 과연 이런 것도 한줄평으로 기능할는지......

 

15. 어린 당나귀 곁에서

: 팟캐스트를 진행하시던 시절 들었던 김사인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고 정갈하며 물이 깊고 물살이 급하지 않은 시를 생각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거지, 그 호수 같은 소리와 말에 이르기까지 시인이 밟아온 길들에 대해서. 어떤 시인은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시 뒤로 숨어드는데, 또 어떤 시인은 시를 읽고 나서야 진짜 이 사람을 알겠구나 하는 외람된 생각을 들도록 하며 시 앞으로 나선다. 다시 한 번 외람되지만, 그렇다면 그 시인은, 혹은 시는 외설적이라 해도 되지 않을까?

 

16.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잘 쓰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게 언젠데? 3년 뒤? 6달 뒤? 다음 주?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 요런 마음으로 사람들은 쓰기 책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일단 나보다 잘 쓰는 것이 분명한 이가 쓴 쓰기 책은 뭐라도 건질 게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위장하였지만 실은 노력을 최대한 아끼면서 실력을 얻고 싶은 도둑놈 마음)으로 syo는 이런 책을 자꾸자꾸 열어본다. 그리고 별 게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아쉬운 동시에 안심한다. 휴우, 최소한 나만 빼놓고 다들 몰래 보고 있는 글쓰기 비급 따위는 없겠구만.

 


17. 전공이 보이는 미분적분학

: 미분적분으로 젊은 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되살려 보려는 이를 보통 변태라고 부를 것이다. 그래도 이과 출신에다 한때 공대에 몸을 담았던 사람으로서, 10년도 더 전에 만났던 어떤 난관들을 돌이켜 다시 한 번 젊음을 소환하려는 시도를 한 것인데, 변태라고 손가락질하기 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 주시길.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메기 같이 앉아서 놀던 추억을 되살리는 데 쓸 만한, 그 정도의 미분적분학 책이라 하겠다.

 

18. 마르크스의 특별한 눈

: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평생을 바친다면 한두 가지, 진짜 천재들은 많이 쳐줘서 다섯 가지 정도의 주제에 관해 전공자가 될 수 있지만 그 대가로 5721582051020개의 분야에 대해서는 기껏해야 문외한만 면할 수 있는 운명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필요하다. 강의자. 그들을 축복해야 한다. 개론서 저자. 경외하자. 입문서 저자. 그 축복의 만신전에는 과연 만 개의 이름이 올라가겠지만, 그 가운데는 더욱 신심을 다해 감사해야 할 이가 있으니, 빌자, syo. 고병권 선생님의 불로장생을.

 

19 두 사람 : 마르크스와 다윈의 저녁 식사

: 한때 같은 도시에 살았던 두 사람이, 역사의 바퀴에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충격을 안겨준 걸로 치면 TOP 5 안에 너끈히 들어갈 두 혁명쟁이가 전혀 교류 없이 저마다 살다 저마다 죽은 이유는 다윈의 무지나 오만(혹은 오판) 때문이라고, 마르크스 평전은 말한다(다윈 쪽에서는 신경도 안 쓰는 분위기다.) 만나지 못한 그들을 픽션의 저녁 식탁에 둘러앉혀 보았는데, 결국 그들의 만남은 안 만남과 하나도 다르지 않게 흘러갔다. 아쉬울 건 없지만 뿌듯할 것도 없는 만남이어서, 아쉬울 것도 없지만 뿌듯할 것도 없는 책이 태어났다.

 

20. 백석 평전

: 최고의 시인이 아니고서야 시로 기억되지 못하겠지만, 시로 기억될 수 있는 최고의 시인들 역시 완전한 한 명의 시인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와, 평전, 평전이 필요하다.

 


21. i에게

: 누구에게나 나와 맞춘 듯 잘 맞는 시인이라는 축복의 존재가 하나쯤은 있을 거라고 믿었다. 충분히 찾아보지 않아서 발견하지 못했을 뿐, 세상에 별처럼 넉넉히 뿌려진 저 많은 시인들 가운데 반드시 하나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시를 읽었다. 그런데 막상 읽다보니 하나쯤 있을 거라는 생각은 틀렸고, 되게 많았고, 많은데 그들은 저마다 다 달랐고, 그들의 시가 제각각인 것으로 미루어보면 어쩐지 그들 저마다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을 것도 같았고, 희한했지만 하여간 기뻤고, 기쁜 마음으로 그 시인들의 이름을 마음에다 적어놓았다. 시를 읽으면 마음에 적어놓은 그 이름에 불이 들어온다. 그 불이 이름을 더 깊고 선명하게 새긴다. 더 깊고 선명하게 시를 좋아하게 된다.

 

22. 밥벌이의 미래

: 는 어둡습니다. 어두워요, 여러분. 제가 이런 책을 꽤나 열심히 읽었는데요, 무슨 책을 읽어도 어둡고 어둡고 또 어둡기만 합니다. 우리 모두 어두워질 거예요. 밝은 미래는 오로지 부동산에만 있습니다. 오직 부동산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 이 책 이야기를 하자면, 그래도 다른 책들에 비하면 밝은 면을 선명하게 그려주는 좋은 책이다. 예를 들어, 이 책 이전까지의 syo는 읽으면서도 그냥 도로를 싱싱 달리는 자율주행차의 모습만 추상적으로 상상하고 말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까 차를 타고 목적지로 가는 동안 차 안에서 노래 연습도 하고, 요리도 하고, 섹스도 하는 구체적인 그림을 떠올릴 수 있었다...... 보세요 여러분,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면 이제 숙박업도 멸망하는 겁니다......

 

23. 나는 이름이 있었다

: 12년 교육과정이 가르쳐준 시인이라는 놈을 기준으로 생각해 볼 때, 오은이란 사람은 정말 시인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고, 오은의 시는 이게 이긴 한 건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그런데 바로 그 알 수 없음과 의심스러움이야말로 오은이 시인이고 오은의 시가 시인 이유를 증명한다.

: 라고 믿으며 넘어가기로 했다. 원래 오래 박힌 생각은 고쳐먹는 데 오래 걸린다.

 

24. 아마추어

: 프로라는 새끼들이 나를 속이고 내 지갑을 털어가고 있으니 마땅히 분개하자!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기보다 오히려, 프로가 되면 남을 속여 그의 지갑을 털어먹게 되는 것이 순리이므로 마땅히 경계하자! 쪽에 가까운 것 같다. 이러나 저러나 아마 입장에선 참 드러운 세상이 아닐 수 없다.

 


25. 웃기는 과학책

: 부족하다! 웃기는 것도 부족하고 과학도 부족하다!

 

26. 이제는 순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 솔직히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 그럼에도 이렇게 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은 잘 알겠다. 어떤 시는 작품이 아니라 교보재가 되기도 한다. 시를 쓰지 않는 사람에게도. 제일 참신한 시집인가 하면 그건 모르겠다. 이 시집 밖에서는 구할 수 없는 표현들인가 하면 그것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이 이 시들의 말맛을 조금이라도 배워야 할 바로 그 때라는 것은 알겠다.

 

27. 마우나케아의 어떤 밤

: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이 별을 관측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인지, 별을 관측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게 되는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별은 아름답다. 사진으로 봐도 아름답다. 거실에서 TV를 보던 엄마에게 이 책을 펼쳐 마우나케아의 밤하늘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엄마가 TV를 껐다. 집은 조용해졌고, 엄마는 별을 헤는 속도로 조용히 조용히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마우나케아의 밤하늘에 뜬 별이 채 다 들어있지도 않을 그 사진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28. 공격성, 인간의 재능

: 1968년에, ‘공격성이라는 물건의 이로운 기능만큼은 꼭 지키고 싶었나보다. ‘공격성이라는 어휘의 외연을 과하게 키우는 느낌이 없진 않아도, 전체적으로 논조에 설득력이 있다. 그래, 공격성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 좋은 점도 있지, 그건 건질 수 있으면 건져야지.

: 그렇지만 2018년에, 공격성의 나쁜 점이 온 세상에 만연한 2018년에도 공격성의 좋은 점 자체가 없어진 건 아니니까 저자는 똑같은 주장을 계속 하겠고, 계속 해도 되겠지만, 그 주장을 하는 목소리의 크기는 어떻게 변했을까 생각해본다.

 


29. 운동 미니멀리즘 : 짐마일로 클래식

: 운동에 꽂혀서 읽은 게 아닙니다. 미니멀리즘 때문이에요. 안할 수 있을 최대한도로 안한다는 말이잖아요, 미니멀리즘이. 그런데 제가,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이 최소지향이지 소멸지향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했네요......

: 생각보다 집요하게, 그러니까 이게 미니멈이라는 압박을 팍팍 가해오고 있다. 양심을 건드리는 전략을 사용하다니. 똑똑하다.

 

30. 유령

: 이 이야기만이 가지는 대체 불가능한(불가능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체비용이 막대한) 한 방, 그건 뭘까? 어디 있을까?

 

31. 교양인을 위한 화학사 강의

: 여기서 말하는 화학사는 화학의 정사正史가 아니라 야사野史. 모름지기 정사보다 갑절은 재미있다는 점이 야사의 장점이겠다.

: 단점이라면, 야사만 가지고 행세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 그리고 야사의 재미를 오롯이 누리려면 정사를 알아야 한다는 점 등등. 화학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얼마간의 화학 지식을 갖추고 읽으면 훨씬 더 매력적일 책.

 

32.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책을 덮으며 제일 먼저 한 일 = 이슬아 수필집 검색 및 주문결제. 눈 한번 깜짝하기도 전에 이슬아가 2만원을 털어갔다. . 루팡.

 


33. 민트의 세계

: 듀나의 발꿈치라도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 열정이 다 사라져 추억으로만 듀나를 기억하는 오늘이 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변한 것은 듀나가 아니라 syo일 것이고, 어쨌든 이제 syo는 듀나의 책에 크게 요동하진 않는다. 늙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syo가 그러거나 말거나 듀나는 듀나의 일을 한다. 새롭고 신비로운 세계를 만들고 부수고 또 만들고 또 부순다. 이 땅에서 듀나만큼 많이 세계를 짓고 부순 사람이 또 있을까? 열정이 가신 눈으로 보아야 더 경이로운 작가가 있다. 공정한 찬사를 바치고 싶다.

: 뭐야, 나 뭔데 이렇게 진지해.....

 

34. 좋아하는 것을 함부로 말하고 싶어질 때

: 어떻든 당신의 시는 시가 될 수 없겠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당신의 시는 나의 시가 될 수 없겠다고 말할 수는 있겠습니다. 당신의 시는 당신의 시로서 가치 있고 그 가치를 나는 나로서 잘 알 것 같습니다만, 어쩐지 함부로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함부로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35. 작별

: 의외로 심심했던 한강과, 역시나 불안해 미치게 만드는 강화길과, 분명 누워서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면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하는 권여선과, ? 하는 사이에 끝나버린 김혜진과, 인문에세이로 문학상을 타 버린 이승우와, 언제나처럼 오늘도 도저히 못 읽겠는 정지돈과, 뭐지? 일곱 명인데 누가 빠졌지? 하고 살펴보니 바로 정이현이었던 정이현과.

 

36.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

: 크리스마스 직전의 어느 저녁, 오래 안 친구 몇을 만나 커피 한잔 때렸는데 걔들은 제 앞가림을 그럭저럭 하며 살고 있었다. 나는 조금 부끄러웠지만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척, 물욕 없는 척, 이렇게 사는 게 반쯤은 내 의도인 척, 도서관 사서나 돼서 큰 돈 못 벌어도 책이나 실컷 읽으며 살다가고 싶구나- 라는 식의 말을 했다. 그리고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켜며 상상했다. 도서관 카운터에 앉아 유유히 책장을 넘기며 머그에 든 커피를 마시는 내 모습을. 충만하였다.

: 며칠 후 이 책을 읽었다. 쌈싸다구를 얻어맞는 마음으로 그저 조아리며 읽었다. 그리고 나는 또 하나의 장래희망을 포기당했다. 박탈감이 조금은 있었지만, 주변의 매서운 질타를 받으며 장래 희망 장동건을 포기당했던 초1 시절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것보다 제발 그날 그 카페 그 공간에 사서 노동자가 없었기를 빌 뿐이다...... ‘사서나라니, 명실상부 2018 망언 대상.



37. 차별의 언어

: 따뜻하고 다정한 책이지만 어쩐지 분량에 비해 얻은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훌훌 넘어갔지만 어쩐지 훌훌 사라져버릴 것 같은...... 뒤통수를 뽜악 때리고 스스로의 인간성을 반성하게 하는 크리티컬 히트가 없었다. 훌훌.

 

38. 글쓰기가 뭐라고

: 겨냥하는 독자가 명확한 책인데 그게 나는 아니었다...... 이 책에서 가르쳐 주는 방법들을 동원해야 할 글쓰기는 내가 하지 않고 하지 않을 논증과 설득의 글쓰기. 그러면 이 책은 내게 무슨 쓸모인가 생각하다가, 그냥 인생살이 지침서로 받아들이며 읽기 시작했는데, , 의외로 도움이 되었다. 글쓰기는 인생이라더니, 글 잘 쓰는 방법을 살짝 꺾으면 그대로 삶 잘 사는 방법이 되는 것인가.

 

39. 시사IN 588

 

40. 그림으로 설명하는 개념 쏙쏙 통계학

: 평하고 싶은 말이 없으니 평하지 않기로 한다.

 


41.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 앉았다. 읽었다. 끝났다. 일어났다. 우와?

: 망원동은 알지도 가보지도 못하는 곳인데도 작가의 맛 묘사가 사람 마음에 불을 지른다. 방금 저녁 먹은 인간을 배고프게 만들어버린다. 하루키조차 나를 이렇게 대하지 않았는데!! 체포하고 싶은 솜씨가 아닐 수 없다.

: 귀엽고 다정한 "하수구가 막혔다" 꼭지를 널리 알리고 싶다. 통째로 긁어다 올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되는 건지 몰라서 포기.

 

42. 이토록 두려운 사랑

: 사랑에 관해서라면 시작도 과정도 끝도, 머리도 몸통도 꼬리도, 두렵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잘나서 그런 게 아니라, 원래 그런 거니까. 사랑은 조금 불안하긴 해도 두려운 것은 아니고, 조금 겁나는 때가 있어도 역시 두려운 것은 아니고, 조금 아프긴 해도 두려울 만큼 아픈 것은 또 아니니까. 사랑은 그냥, 좋은 거잖아.

: 라고 믿고 살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실은 일종의 특권이었다. 그 특권은 때로는 무지에서, 때로는 무심함에서, 때로는 무분별함이나 무턱대고 밀어 붙일 수 있는 입장에서 나왔던 것인데,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저 이쪽의 입장일 뿐이었다. 사랑으로 사랑에 역경과 어려움이 없었으므로, 나는 사랑을 알지만 사랑을 잘 모르는 이상한 인간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두려움이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 형태의 사랑을 할 일이 없었으므로, 나는 내가 하는 사랑을 알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사랑을 모르는 반편이일 뿐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어디 가서 한 사람 10년 만났다고, 사랑과 연애에 대해 아는 척은 하지 말아야겠다. 나는 내 옆에 있는 사랑, 내 사랑과 엮여 있는 사랑조차 해보지 못했다는(해보지 않아도 되는 입장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아직 신에게는 이틀이 남아있사옵니다만 여기서 일찌감치 12월의 독서를, 그리고 2018년의 독서를 접는 데는 사실 하찮은 이유가 있는데, 그 하찮은 이유는 다음 이 시간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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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8-12-29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율주행차............. 미국에서는 택배도 드론이 나른다던데.. (물론 한국은 인건비가 더싸니까.. 한동안은 그럴리 없겠지만..)... 그 생각만 하면 아득해져요. 퇴직하고 택시기사한다는 제가 만난 그 많은 분들의, 노년은 어떻게 되는 건가 하고.. 또르르... 정말 부동산만이 답인건가요? // 이슬아 수필집은 제가 먼저 읽고 있습니다만! ㅋㅋ 2만원 안아깝사옵니다 // 줄어든 잔고 만큼 차오른 책장, (그리고 아마도 책 땜에 좁아졌을 집까지) 저와 같은 syo님 연말 소식에 어쩐지 동류으식을 느껴버리며..// 저 페미사이드 읽으러갈게여.. 쿨럭!

syo 2018-12-30 11:16   좋아요 0 | URL
1. 그런 옛 말씀이 있잖아요.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다˝ 인걸 다 필요없어요. 4차건 40차건 부동산만 의구하다......
2. 보물이지요, 이슬아. 그거 곧 인터넷 서점에도 풀린다는 이야기가 돌던데요
3. 이 짠한 동류의식..... 아, 쟝쟝님과 syo의 2019는 어떻게 될 것인가!!
4. 힘내세요!! 여성주의 책읽기 동아리 항상 응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18-12-30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찮은 이유가 하찮지 않을 것 같은 이 기분은...뭐지요. 올 한해도 정말 열심히 읽으셨네요. 리스펙트!

syo 2018-12-30 11:17   좋아요 1 | URL
정말 하찮게 하찮은 이유라ㅎㅎㅎㅎ

전 그냥 읽어‘제끼는‘ 수준이지만, 알라딘에는 1년에 1500권을 읽고 하나 하나 리뷰를 남기는 무서운 분들도 많으니 리스펙트는 그분들을 위해 아껴두심이^-^

bookholic 2018-12-30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엄청나십니다..^^ 행복한 연말 되세요~~~

syo 2018-12-30 15:30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제겐 북홀릭님의 다정하고 따뜻한 독서편지들이야말로 엄청나 보입니다 ㅎㅎㅎㅎ
내년에도 북홀릭님 글 꾸준하게 읽고 배우겠습니다^-^

목나무 2018-12-3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찮은 이유 빨리 알고 싶어요! ㅎㅎ
올 하해 syo님의 글을 읽을 수 있어 여러모로 제겐 기쁨이었어요. ^^
내년에도 좋은 글 많이 많이 써주셔요. ^--^

syo 2018-12-30 15:33   좋아요 1 | URL
말씀 덕분에 올 한해 완전 헛짓거리만 하고 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 좋아라 ㅎㅎㅎㅎㅎㅎ

모쪼록 내년에도 뚜벅뚜벅 읽고 쓰시는 설해목님 되시어, syo의 하찮은 독서생활에도 지금처럼 영향력을 미쳐주소서^-^

독서괭 2018-12-30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syo님! 올해의 댓글왕 축하드려요. 둘째 임신으로 인한 입덧과 졸음으로 좀비같이 회사와 집- 그러니까 업무와 육아를 오가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동안 댓글도 못 달았네요 ㅜㅠ 그래도 syo님 글은 최대한 챙겨 읽고 있었답니다.
새해에도 맛깔나는 글 많이 부탁드려요~^^

syo 2018-12-30 18:07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이 뜸하셔서 뭔가 일이 생긴 것은 아닐지 염려했었는데, 일은 일인데 경사가 있으셨던 것이로군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ㅎㅎㅎ

그렇다면 독서괭님과 복중아기씨의 정신건강에 해롭지 않은 글들만 썼어야 하는 건데, 돌이켜보니 그랬다는 자신이 없네요......

syo에게나 독서괭님과 독서괭님 패밀리에게나 신명나는 2019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레삭매냐 2018-12-30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어마어마한 독서량이란 당최...

게다가 올해의 댓글왕까지 !!!

새해에도 멋진 모습 기대해 보겠삽니다.

syo 2018-12-30 20:35   좋아요 0 | URL
열심히 따라가겠습니다 ㅎㅎㅎ 레삭매냐님께서 앞서서 훨훨 달려나가주세요^-^

transient-guest 2018-12-31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세상이 참 신기해요. 제가 매년 꽤 많은 양의 책을 삽니다. 당장 12월에만 해도 다섯 건이나 주문을 넣었어요. 근데 님께서 주문하신 위의 책과 겹치는 것이 한 권도 없습니다. 정말 많은 책이 매년 나오고, 쌓이니 그런 것이겠지만, 참 신기합니다.ㅎㅎ 주머니는 가벼워지고 책을 둘 곳은 점점 없어지니 이 고민은 책을 사들이는 걸 즐기는 한 계속될 것 같습니다. ㅎ

syo 2018-12-31 09:05   좋아요 1 | URL
신기하면서도 바람직하기도 하고 일견 아름답기조차 한 일인 것 같아요. transient-guest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전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ㅎ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제 주머니는 더 많이 가벼워지고 공간은 더 협소해졌겠지요?? ㅎㅎㅎ

페크pek0501 2018-12-3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길다 길어...ㅋㅋ
좋은 책 많이 소개받은 한 해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님 덕분입니다.
좋은 글도 재밌는 글도 많이 봤습니다. 글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하며 읽었죠.

물론 새해에도 좋은 이웃으로 왕래하겠습니다. 굿데이...

syo 2018-12-31 15:43   좋아요 1 | URL
ㅎㅎㅎ 칭찬 말씀에 스스로도 고개가 끄덕여질만큼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면 좋았겠지만,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페크님과의 왕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2019를 기대합니다^-^

카알벨루치 2019-01-07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나도 페이퍼 많이 썼는데 요즘은 내가 보지 못한 글이 막 있군요 허참!!!!

syo 2019-01-07 09:23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카알님의 시야를 벗어났다!! 모든 글을 다 발견하고 읽기란 어렵잖아요. 알라딘에 좋은 글이 얼마나 많이 올라오는데요 ㅎㅎㅎ

카알벨루치 2019-01-07 10:26   좋아요 0 | URL
다 찾아낼꺼임!!!! 오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