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자, 입 꼭 다무세요, 주먹 날라 갑니다
본격 선거 운동에 돌입하자 동네가 아비규환이다. 후크송을 유세 노래로 고르는 그들의 심정이야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스피커에 울대가 있다면 꽉 찬 펀치 한 방 성심성의껏 먹여 드리고 싶은 요즘이다. 아이돌 노래 안 듣는 아재 syo에게 ‘뿜뿜’이라는 노래가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귀닫고 공부나 하겠다고 창문을 막아놔도 일절 아랑곳 없이 알려주는 그 정성에 진심으로 감복했다.
채무자 소유 부동산을 시효취득한 기호 2번 뿜뿜! 채무자에 대한 기호 2번 뿜뿜! 청구권을 피보전채권으로 뿜뿜! 제3 채무자를 뿜뿜..... 휴, 공동상속인은 기호 2번 그 지분을 초과하는 뿜뿜에 관하여는.... 으아아아아저뿜뿜새끼들을음나ㅓㅏㅣ섬ㅋ프배나허ㅣ후퍼ㅁ어햐ㅐ버하르웨빧까를합!
이렇게 되고 만 것이다.
세종대왕이나 마르크스에 간디가 후보로 나와도 기호 2번만큼은 결단코 찍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생겨났다.
적 :
적을 만들지 말라고 하지만 적은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적을 이해하면 이길 수 있다고 하지만 이해할 수 있으면 적이 아니다. 적을 용서하라고 했지만 용서는 이해 이후에는 겨우 가능하다.
_ 김소연, 『한 글자 사전』
노예제도 아래에서만 노예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혼족은 비록 조건의 영역이긴 하지만, 노예적 삶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제공한다. 혼족의 시간이 자기를 위한 시간의 확대로, 나만의 고독과 침묵으로, 나만의 독서로, 나만의 성찰로 이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인의 길로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_ 박홍순, 『일인분 인문학』
언어는 도구가 아닙니다. 돈을 긁어모으거나 자신의 지위와 위신을 추어올리거나 스스로를 문화자본으로 장식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이렇게 욕망하는 주체 자체를 해체하는 역동적이고 생성적인 것입니다.
_ 우치다 다쓰루,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노래는 말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야 하고 이름 모를 사람들의 이름이 되어야 합니다.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을 노래로 외쳐 일깨우고 차마 입술이 떨어지지 않아 속으로 삼킨 말들을 가락에 실어 흘려보내는 겁니다. 엉킨 삶을 풀어서 꿈을 짜는 겁니다.
_ 홍승찬, 『오, 클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