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그렇지." 바로프가 말했다.

 "젊은 벗이여, 이 일을교훈과 어떤 유익한 사례로 삼기를. 이게 얼마나 허황된 소리인지는 악마나 알 거야! 모든 인간은 한 가닥 실에 매달려 있고, 그 아래로는 심연이 매 순간 입을 벌릴 수 있지. 그런데도인간은 온갖 불쾌한 것들을 스스로 궁리해 내서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있어."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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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니힐리스트에요" 아르카지가 다시 한번 말했다.

"니힐리스트‘ 니콜라이 페트로비치가 중얼거렸다. 그건 무(무)라는 뜻의 라틴어 니힐에서 나온 말이구나. 내가 판단할수 있는 한에서는 그렇다. 그러니까 그 말은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거냐?"

" ‘아무것도 존중하지 않는‘ 이라고 말해야지." 파벨 페트로비치가 동생의 말을 받아치고는 다시 버터를 바르기 시작했다.

" 모든 것에 비판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이죠." 아르카지가 지적했다.
"똑같은 것 아니냐?" 파벨 페트로비치가 물었다.

"아뇨, 똑같지 않아요. 니힐리스트란 어떤 권위에도 굴복하지 않는 사람, 하나의 원칙, 설사 그 원칙이 사람들에게 아무리 존경받는 것이라 해도 그 원칙을 신앙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뭐냐. 그게 좋다는 거냐?" 파벨 페트로비치가 그의말을 가로막았다.
"사람에 따라 다르죠. 큰아버지,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것이, 또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안 좋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나 글쎄, 우리가 알 바 아니라는 것은 알겠구나. 구세대 인간인 우리는 말이다. 우리는 원칙(파벨 페트로비치는 이 단어를 프랑스식으로 부드럽게 발음했고, 아르카지는 그와 반대로 첫음절에 강세를 주어 원칙이라고 발음했다.) 없이는 네 말처럼 신앙으로 받아들여지는 원칙 없이는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고 숨을 돌릴 수도 없단다. 너희가 이 모든 걸 바꿔 놓았구나.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건강과 장군의 직위를 허락하시길 그럼 우리는 너희에게 그저 감탄하게 될 것이다. 신사분들........뭐라고 했더라?"

" 니힐리스트요." 아르카지가 또박또박 말했다.

"그래. 예전에는 헤겔주의자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니힐리스트들이 있구나. 그래, 너희가 진공 속에서, 공기가 없는 공간속에서 어떻게 존재할지 지켜보자. 그럼 나의 동생 니콜라이페트로비치, 이제 종을 울려 다오. 내가 코코아를 마실 시간이구나"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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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we beat on, boats aginst the current,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 위대한 개츠비(김욱동 옮김), 245쪽

그 문장이 내게 말하는 듯했다.

 ‘인생은 원래 이렇다. 세계는 자신의 흐름대로 흘러가니 우리는 그 흐름에 떠밀리지 말고 우리의 속도와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 그것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다.‘

자기 무덤에 찾아온 이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는 듯, 비석에는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돌아오며 생각했다. 길을 잘못 들고, 시간을 낭비하고, 진전 없어보이더라도, 생을 살아가는 이는 앞으로 한 발짝을 내디뎌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리어 가더라도 말이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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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산초가 대답했다. 

"물러나는 것은 달아나는 것이 아니며, 위험이 희망을 앞지를 때 그저 기다리고만 있는 것은 분별 있는 행동이 아닙니다요. 지혜로운 자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삼갈 줄 알고, 하루에 모든 것을 모험하지 않습니다요. 저는 촌것에 천한 놈이긴 하지만요. 사람들이 말하는 처신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십쇼. 그러니 제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한 생각을 바꾸지 마시고, 타실 수 있다면, 아니면 제가 도와 드릴 테니 로시난테에 오르셔서 저를 따라오세요. 눈치로 보아하니 지금부터는 손보다 발이 더 필요합니다요"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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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란 사실을 정확하게 그대로 기록해야지 사사로운 감정에 사로잡혀 개인의 욕심이나 두려움이나 한이나 편애와 같은 감정으로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역사는 진리의 어머니요 시간의 경쟁자이자 모든 행위의 창고이며 과거의 증인이고 현재의 본보기이자 깨우침이며 미래를위한 경고이기 때문이다.  - P144

" 그렇다 하더라도 자네가 알아 둬야 할 것은, 판사여.."
말했다. 

「세월과 함께 잊히지 않는 기억은 없고, 죽음과 함께 끝나지 않는 고통은 없다는 걸세.」


「아이고, 그렇게 불행할 수가!」 판사가 대답했다. 

「기억이 잊히도록 세월을 기다려야 하고 고통을 끝내 주는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니 말입니다요. 우리의 이 불행이 고약 두어 개로 나을 만한 것이라면 그렇게 나쁠 것도 없지만, 제가 보기에는 의원에 있는 고약을 다 써도 이 불행을 제대로잡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요.」

......

" 운이라는 것은 불행 속에서도 빠져나갈 문을 항상 열어 놓지. 불행을 해결하라고 말일세."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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