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OART 타이포아트 - 희망을 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124개의 그림
탁소 지음 / 북노마드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땐 일러스트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인 줄 알았다. 그림이 가득한 책을 훑어보면서 내가 볼 일이 있을지 의문을 가지며 책장에 묵혀뒀다. 그러다 깊은 밤 마음이 헛헛해서 책장을 둘러보다 우연히 이 책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그림으로 채워졌지만 그림 밑에 짤막한 한 줄이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자리에서 못 박힌 듯 앉아서 끝까지 읽었다.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표지에 보이는 알파벳을 단 사람들이 이런 저런 몸짓을 해댄다. 그 몸짓에 단어가 변하기도 하고 형태가 바뀌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의미 전달이 되었다. 상상편에서는 다음 페이지에 어떤 그림이 있을지 상상하는 것이다. 가령 사람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상상하게 한다. 그리고 페이지를 넘기면 셀프라는 단어를 만드는 다른 사람이 천을 들고 받을 준비를 하며 그 아래에는 ‘너 자신을 믿어 Trust yourself'라고 되어 있다.

  기발했다. 독특하기도 했고 틀에 갇혀 있던 상상력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내가 틀에 갇혀 있단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대부분 뒤 페이지의 그림과 비슷하게라도 상상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저자와 똑같은 생각을 하지 못해서 틀에 갇혔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그림이 있을지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저자와 같게 상상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이 책의 매력이라면 나는 그 상상을 시작조차 못했다는데서 오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다. 하지만 책 속에서 만들어낸 짤막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들을 보면서 오히려 그런 마음까지 위로를 받았다.

  상상편 다음으로는 생각편이 이어진다. 짤막한 메시지보다 그림을 보면서 더 생각하게 되고 글과 함께 읽으면 비로소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는 기분이 들었다. 얼핏 단순하지만 짤막한 그림과 메시지를 보면서 기발하단 생각도 하고 웃기도 하고 문득 잊혔던 감정들을 꺼내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나를 너무 가둬놓고 사육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 좋은 자극이었다고나 할까? 다시 한 번 책이 읽히는 시기를 느꼈고 적절한 시기에 나에게 와 주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메시지를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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