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밖 하나님 나라 - 백년 인생이 말하는 예수의 뜻
김형석 지음 / 두란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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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아버지로 만나는 사람은 기복 기도를 할 수 없습니다. ‘나 중심’의 기도를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묻는 기도를 하게 되고, 그 뜻을 따르는 기도를 하게 됩니다.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께 영적으로 참된 마음으로 기도를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54쪽

오늘도 나는 ‘나 중심’의 기도를 드렸다. 또한 복음의 기쁨을 나 혼자만 누리지 말고 입술을 열어 다른 이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이 문장을 읽으며 나의 기도가 얼마나 거짓되고 부끄러운지를 알게 되었다. 이렇게 보잘것없고, 좁은 신앙을 가진 나를 하나님은 그래도 사랑해주신다는 사실이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중심’의 기도에서 벗어나고, 기복 신앙을 바라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멈췄다면 금세 다시 오늘과 같은 기도를 반복하는 나로 돌아올 거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마음이 그렇습니다. 교회에 나오는 사람보다 세상에서 버림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마음이 쓰일 것 아닙니까. (중략) 그러니 교회가 교회 밖 사람을 업신여기고 우습게 보면 되겠습니까? 교회 밖 사람들에게는 구원이 없다고 단정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런 교만이 어딨습니까? 20쪽~21쪽

이 책의 제목인『교회 밖 하나님 나라』를 함부로 여기면 안 되는 이유, 그리스도인이라면 삶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야하는지를 적확하게 보여주는 문장이다. 저자의 말처럼 교회가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복잡한 사회 현상에 대한 답을 해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고 거부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왜 그렇게 흘러가버렸는지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속이 후련하다가도 부끄럽기 일쑤였다. 나 역시 우리나라의 기독교가 이렇게 흘러온 것에 대해 의문을 갖고 반문하고 자기반성도 없고 기도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리고 저자처럼 나를 위한 기도나 가정을 위한 기도는 이미 끝난지 오래되었으므로 ‘우리나라와 세계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이끌어 달라고,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해달라’는 기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무엇하나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것이 아닌, 쉽고 명확하고 해결책도 시원한 저자의 말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목사는 물질적인 욕망을 이겨내야 하고, 교회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공간신앙과 자연신앙에 빠지지 말라고 말한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돌리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라’ 는 말씀이 책의 처음에 나온 것은 비단 특정한 인물에게 한 말은 아닐 것이다.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돌리는 분별력만 있어도 세상이 그리스도인을 염려하는 일은 만들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직설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또한 여러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성경을 역사로 볼 것이냐, 신화로 볼 것이냐, 현재에는 성경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도 망설임이 없었다. 옳고 그름을 쉽게 판단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말씀을 받아들이라는 강요가 아닌 ‘변하는 상황 속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어떻게 적용하는가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끊임없이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고, 관심을 기울이며, 방향을 잃지 말고 상황에 맞게 말씀을 구하라는 얘기다. ‘성경을 받아들일 땐 사건 속에 들어 있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신화와 역사의 정신을 잘 구별하라고 말하고 있다.

내 인생을 주님께 맡기고 사는 영광스러움은 나를 위해 있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사랑의 짐을 짊어지는 길입니다. 224쪽

현재 나의 시선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본다. 오로지 ‘나’를 중심으로 미시적 관점에 빠져 오락가락했던 모습이 많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저자가 말하는 ‘미래로 갈 자신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본다. 교회의 설교가 역행하는 것이 이런 이유라고 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라고 했는데 내 신앙도 역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결국엔 사랑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어떻게 사랑하셨는지를 알고 있음에도 왜곡하고 사랑을 베풀지 못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저자는 나로 인해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질 때 세상은 바뀐다고 했다. 사랑을 베푸는 자가 가장 소중하다고 했다. 사랑하는 것도 사랑을 베푸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매일 사랑을 베풀지 못해 자존심을 세우고, 화를 내고, 투정 부리는 내 모습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기꺼이 ‘사랑의 짐을 짊어’질 때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나님이 내게 그러했듯이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매일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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