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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얏상 ㅣ 스토리콜렉터 8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2년 4월
평점 :
노숙자(露宿者) 또는 노숙인은 주로 경제적 빈곤으로 인하여 정해진 주거 없이 공원, 길거리, 지하철 등을 거처로 삼는, 도시에서 생활환경이 제일 나쁜 빈민 계급을 말한다.
내가 알고있는 노숙자의 이미지는 그다지 밝지않다. 그런데 고정적인 노숙자의 이미지를 확 깨트리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달려라 얏상》의 주인공 얏상이 바로 그 사람이다. "신세타령이라는 건 도피 도구에 불과해. 젊을 때부터 신세타령에만 매달려 있다가는 평생 신세타령이나 하면서 살아가는 놈이 되고 만다고." (p.361) 골판지를 깔고 자고있는 다카오에게 "골판지 따위나 깔아놓고 퍼져 자는건 타락이라고" 걷어차며 호통을 치는 사람, 그것이 노숙자 다카오와 얏상의 첫만남이었다. 노숙자에게는 노숙자의 긍지가 있다는 특이한 설교를 하는 사람, 자칭 "긴자의 야스, 얏상"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얏상을 따라진정한 노숙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츠키지 중앙도매시장'은 얏상의 주요활동무대다. 노숙자이면서 상인들의 환영을 받는 유일한 사람, 다카오는 그의 제자가 됨으로서 전 세계 유일무이한 ‘노숙 푸드코디네이터’인 얏상과 그의 제자 다카오로 활동하게 된다. 노숙자라 해서 무조건 구걸하고 행패부릴 것이란 편견은 버려라. 일반인보다 더 자기몸을 관리하며 계획된 일상을 살아가는 외부에 보이는 것만 보면 절대 노숙자 같지 않은 사람이 얏상이다. 길거리를 자기집처럼 생각하고 생활하는 것이 노숙자의 기본, 얏상을 지켜보면 맛을보는 것에 대한 절대미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직장생활을 하다 노숙자로 전락한 다카오의 전력은 밝혀진데 반해 얏상에 대한 과거는 아직도 비밀이다.
"요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함께 채워주는 것이다." 요리는 단순히 배만 채우면 되는 것인줄 알았던 나에게 이 말은 충격적이었다. 왜 같은 재료로 같은 음식을 만들어도 내것이 더 맛없었는지 이 말로서 이해가 되버렸다. 배를 채우기 위해 만든 내 음식보다 먹을사람을 생각하고 만든 동생의 음식이 더 맛난 것은 당연한 일. 얏상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출입금지구역은 없고 어떤 음식이든 맛을 볼수있었다. 왜 그들은 노숙자 신분인 얏상을 그토록 환영하는 것일까? 음식점에서 노숙자란 환영받지 못하는 손님인 불청객이 아니었던가? '머리도 몸도 매일 깨끗히 씻는다. 설사 소매가 다 헤진 옷이더라도 부지런히 빨아 입어야 한다. 손톰을 깍고 수염을 면도하고 귓속도 깨끗이 청소한다.' (p.12) 이렇게 깔끔하면 어디 노숙자라 말할수 있는가?
노숙자의 존재는 도시의 은혜 안에서 살아가는 거라며, 매일 몸단장을 성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얏상의 철학은 읽는 나를 감동시킨다. 일본 최대의 수산물 시장인 츠키지와 각종 음식점에서 벌어지는 새다른 음식의 향연, 왜 다카오가 얏상의 제자가 되고 싶어졌는지 책을 읽어가며 이해가 되엇다. 맛난 음식을 마음것 즐길수 있다는것은 행복이다. 그것도 손님으로서가 아닌 가족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먹을수 있다면야. 뭐든 공짜란 없다 얏상이 자유롭게 그곳을 드나들수있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거저가 아닌 정보와 교환하는 대가'라는 것, 주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있어 정보가 어두운 주방장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댓가로 맛난 음식을 얻어먹는 것이다. 그러니까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 전략인 셈.
먹고나면 몸도 마음도 든든해지는 그런 요리가 그리워진다. 세상에서 그런 음식을 만들수 있는 존재는 바로 엄마, 엄마의 손맛이 깃든 음식이 그리워진다. 얏상의 제자로 정보를 취합하는 법을 배워가는 다카오, 때로는 얏상을 도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도 하며 서서히 홀로서기를 준비해 가는데, 세상에서 소바를 제일 좋아한다면 엄마의 반대를 무릎쓰고 가출을 시도한 소녀 미사키, 노숙자 얏상의 아내와 같은 존재인 신오쿠보의 빅 마마 오머니, 스승 얏상에게도 진정한 노숙자의 길로 인도해준 스승이 존재했다. 스승이 위기에 쳐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스승이 있는 히시키리를 찾아간다. 얏상을 노숙자답지 않은 노숙자로 키운 그 스승이라는 존재는 어떤 인물일지 궁금했다.
진정한 무소유의 자유로움을 실천하는 얏상이 무척이나 부럽다. 언제든지 원하는 곳으로 떠나갈수 있다는 그 자유가, 많든 적든 소유를 한다는 것은 그것에 구속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구속당하고 또 구속하기도 한다. 책을 통해 진정한 자유로움을 배웠다면 그것을 실천할수는 없을지라도 마음속 한귀퉁이에 그런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어 간다면 잠시 불었다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오래도록 함께 할수있는 그런 바람이고 싶다. 단순한 맛객이 아닌 얏상과 같은 '노숙 푸드코디네이터'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소망을 꿈꾸게 되었다.
"재료의 차이는 미미하지만 이 차이가 가게를 망친다네. 이 메뉴는 그만둬야겠소." (p.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