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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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온다리쿠의 꿀벌과 천둥을 읽었다. 

온다리쿠의 작품을 많이 접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만큼 내가 읽어낸 작품이 많지 않다는걸 이번 책을 읽으면서 알게됐다. 짧고 간결한 문체가 낯설지 않는데 왜 그동안 읽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멀리했을까 ? 몇몇 작품에서 뭔가 반복되는 익숙함 같은것이 느껴져서 였던 것 같다. 


꿀벌과 천둥은 출판사의 화려한 광고카피가 아니라도 이미 일본의 이름난 문학상을 여럿 수상함으로 이미 문학성과 대중성을 예감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더래도 내심 의심스러운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그랬던 의심과 걱정은 엄청난 기우임을 알게 했다. 


더 깊어진 글이 죽지 않고 펄펄 살아있었다. 딱히 짧은 문장 한 문장일 뿐인데 단락이 되고 문단을 이루며 다가가기 쉽지 않은 난해한 음악의 둘레를 슥슥 훑으면서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귀에 꽂아주는 느낌이었달까.. '아,,좋다' 라고 말하는 감정에 대해 단순히 그저 좋다라는 감정이 아닌 ㅈ이 말해질때 느껴지는 숨결까지 이해받는 기분이랄까. 암튼 글로 표현이 안되는 기분을 시시때때로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일본의 요시가에 콩쿨이라는 음악대회에 출전한 여러 음악가들의 면면을 알게 되고 1차 2차 3차 본선에 이르는 다양한 고전음악에 대해 충분히 느끼게 하는 묘사와 느낌의 공유를 통해 음악을 모르는 문외한조차 음악을 찾고 귀기울이게 하는 신통한 책이기도 하다.


제목에서 나오는 꿀벌의 의미와 꿀벌왕자 가자마 진이 이끌어내는 폭발하는 연주력 유지 선생님의 숨겨둔 기프트를 끝까지 추적하고 찾으려는 노력 또한 독자들도 시시때때로 하게 되지만 그 물음 역시도 음악이란 예술의 진정한 이해에 대한 생각으로 연결된다. 자연에 있던 아름다운 하나의 소리를 가둬두지 않고 찾아내어 자연으로 돌려놓는것, 아무도 듣지 않아도 새가 노래하는 것처럼 아무도 듣지 않아도 자연으로 돌아 갈 수 있는 음악의 영원성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천재들의 외로운 삶도 그런 원초적 아름다움을 생각하며 연결되는 것들인데 그들의 거침없는 자유로움과 엄청난 기교 머리속의 것들을 모든 음표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천재성은 보는것만으로 고통스러울꺼 같았는데 그런 천재성을 꾸준히 이어가기에 필요한 체력과 정신력이 쉬 꺽이지 않고 콩쿨이란 공간을 통해 같은 것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한단계 더 진화하는 모습은 실로 그 어떤 음악보다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수많은 음악 속에서 그런 사람들의 진실함이 묻혀지지 않고 생동감있게 그려진것에 감동할 따름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수준 높은 음악의 면면을 다 이해하며 들을 수 있다면 이 책이 200% 더 멋지고 아름다웠겠지만 그런 귀가 아니어도 내게 있어 이 책이 200% 만족하며 읽게 되는 자연과 아름다움에 관한 책이었다 말하게 될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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