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빛 매드 픽션 클럽
미우라 시온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불모를 모르는 것이다.

자기 이외의 인간의 옷을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해 개면서

작은 희망과 목표를 찾으며

그럭저럭 생활을 유지하는

그런 필사적인 불모와는 무관한...(106)

 

쓰나미가 휩쓸고 간 마을...

살아남은 사람들의 내면에 새겨진 빛은 너무 복잡다단했다.

 

미하마 섬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다.

밤의 숲에서 떨어져 쌓이는 동백꽃...(7)

 

이 아름다운 동백, 일본어라 쓰바키...는 이 소설에서 세 번 조명된다.

아름답던 꽃이,

딸의 이름으로,

또 한번은 '까메리아 마루'라는 배 이름으로...

 

마치 소리도 감정도 다 빨아들이는 동굴과 살아가는 듯한 기분.(110)

 

그 동굴은 비밀을 안고 있다.

 

나는 그릇되지 않았다.

그릇됨 없이 자기 자신과 소중한 사람을 살아남게 했다.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폭력을 휘두른 일은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은 표정으로.

모든 비밀을 가슴에 담고...(264)

 

동백의 붉은 빛은 화려함보다는 검은 빛을 안고 있다.

그래서 깊어 보이지만,

그 어두운 검은 빛 속을 보는 일은 자못 두려운 것이다.

 

삶의 의미도 그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타볼라 밀리언셀러 클럽 107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메타...는 나중에, 변하여, 초... 등의 의미이고,

보라...는 볼런티어의 줄임말로 봉사자이다.

일본어에 볼라바이트...라는 유급 봉사자도 있다.

 

우리는 안정된 직업이 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되는 내용들에 모두 사라지는 직업이 생기는 직업보다 3,4배에 달한다고 말하고 있다.

당연히 누구나 <나중에 실업자> 또는 '예비 실업자' 반열에 서게 된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아웃> 같은 긴박감은 없다.

지루할 정도로 떠돌이 인생들의 삶이 반복 재생된다.

 

전무는 좋아하는 인간의 석상이 지켜보고 있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시선을 느끼며 살고 싶은 것이다.

이 얼마나 쓸쓸한 일인가.(156)

 

세상 속에 누릴 것을 누리고 사는 인간조차 고독에 몸서리친다.

 

욕심이 인간을 미치게 하는 거야.(317)

 

나는 고교 졸업 이후로 쭉 열심히 살아왔는데,

얼마 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어라, 이런 것 때문에 그렇게 필사적이었나, 하는(552)

 

삶이 '소확행'을 즐기지 못하면서

무목적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듯한 불안감조차 감지하기 힘든 상황속을 표류한다.

 

이것저것 다 칭찬해주고

성심성의를 다하고

기분이 상하거든 '내가 진짜 사랑하는 건 너야'로 얼버무렸던 손님들이,

배신당했다고 느껴서 전부 날랐다...(392)

 

술집 호스트가 손님을 대하듯,

사람을 피상적으로 만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필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착! 붙는 베트남어 독학 첫걸음 - 무료 동영상 + 상황별 회화 포켓북 + MP3 CD + OPI 주제별 Q&A 착! 붙는 외국어 시리즈
김연진 지음 / 랭기지플러스(Language Plus)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장 쉬운' 시리즈를 들으면서

도서관에서 같이 빌려왔다.

 

순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비슷하여

재미있게 봤는데,

이 책에서 단어가 더 풍부하게 제시된 점은 좋지만,

황엘림 선생님의 강의는

'가장 쉬운'의 홍빛나 선생님 강의에 비해

문장을 읽어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독학으로 공부하기에는 좀 어렵지 싶다.

 

가장 쉬운~을 본 다음에 본다면 좀 더 도움이 되겠다.

문장이 길고 대화의 표현이 풍부하여

듣기 파일을 활용하여 여러 번 듣는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장 쉬운 독학 베트남어 첫걸음 (본책 + 핸드북 + MP3 포함) 가장 쉬운 독학 시리즈
정보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트남어가 수능 과목에도 들어가지만,

베트남어를 학교에서 가르치는 학교는 거의 없다.

아이들도 학원 인강으로 독학하는 수준이어서,

관심을 가지고 책을 보던 중,

이 책으로 인터넷 동영상 강의가 있고,

무엇보다 팟캐스트에 관련 강의가 있다는 걸 알고 찾아 듣게 되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베트남어는 성조가 있지만,

중국어 성조와는 판이하다.

 

문제는 글자 자체가 한문을 완전히 버리고

표음문자로 되어있어, 두어 시간을 들으면 읽을 수 있게 되어있고,

성조 역시 글자에 표기되어 있어 간편하다.

중국어 공부를 아무리 해도 책을 보면 발음도 성조도 안떠오른  경험과는 판이하다.

 

물론 언어는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이고,

쉬운 언어는 결코 없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이 책의 팟캐스트를 듣다 보면,

홍빛나 선생님과 호아 학생의 찰떡 궁합에 웃으며 출퇴근하게 된다.

 

그리고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문법도 조금씩 보강하면 일석 이조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릴 수가 없어서

책이 없었는데도 전혀 공부하는 데 지장이 없다.

 

2주 정도에 강의를 다 듣고 나서,

연계 교재가 없나 싶어 문의를 했더니,

지금 중급 교재를 다 집필하였고,

무료 동영상 강의도 촬영중이라는 답이 있었다.

 

베트남어,

본격적인 남방 시대를 앞두고 아이들이 더 공부해야 할 과목이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두나무 왼쪽 길로 - 전5권
박흥용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마음 속 호두나무,

그 왼쪽 길엔 뭔가 알지 못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 담겼다.

 

경희누나가 내준 숙제는

딸기를 찾는 일.

 

그 과정은 이 좁은 강토를 오토바이로 순례하는 길로 엮인다.

답사기로 읽기에도 손색이 없지만,

마지막 권에서 만난 딸기의 정체는

한국 현대사의 모골이 송연한 원류를 쓰다듬고 있다.

 

내 마음 속 호두나무 왼쪽 길에는...

1987의 대학 시절이 담겼고,

남대문 시장에서의 최루탄 가스와 두려웠던 그 시절...

가장 꽃다운 나이가 그렇게도 짐스러웠던 기억이 남아 있다.

 

시절이 지나고 나면,

그 호두나무는 불타고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 왼쪽길의 추억과 함께...

 

지금도 걷고 있는 나의 '길'은

훗날 역시 그 왼쪽길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조금은 더 뜨겁게 살 일이다.

나이를 생각해 가면서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