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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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소가 쥐를 밟았다. 대통령 첫해부터 소고기 파동으로 고생깨나했다.
이제 곧 레임덕이 올 것이니 몸이 달아서 운하도 파고, 교육에도 손대겠단다.  

소고기를 넘어서... beyond Beef 가 원 제목이다. 

옛날에 손님이 와서 식사를 하는데... 엄마가 그랬다. 손님이 밥 남기면 개밥 주자고...
근데 손님이 밥을 다 비운다. 그때, 아이가 하는 말. 엄마, 개밥까지 다 먹었어!
요즘엔 세태가 거꾸로다.
곡물이 인간을 위한 식량에서 가축을 위한 사료로 전환되는 시대가 오고 말았다.
그야말로 소가 인간의 밥그릇을 빼앗은 셈인데... 

제레미 리프킨의 이 책은 각 챕터가 간단간단하게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읽기 좋다.
이야기도 지루하지 않고 주제가 명료한 좋은 글쓰기다.
종말... 시리즈로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도 쓴 작가다. 

담배를 피우며 뱉은 침과 고기가 같은 장소에 있는 도축장.
아, 이런 묘사는 정말 짜증나지만, 그런 소고기를 수입하신 설치님께 경배를... 
이런 도축 대기업의 직원들에겐 이런 불문율이 있다.
"만약 문제점을 발견해도 기록하지 말라!" 아, 규정이 있다. 성문법인 셈인가. 

미국을 제외한 아메리카의 사육을 위한 토지 활용으로 인하여 삼림 개간, 농업인구 이주 등의 결과를 만들고, 미국 문화가 부분적으로 라틴화하는 경향이 생긴다.
LA 공립학교 대부분 어린이는 히스패닉 계열이라니... 

인류의 수백 수천만이 최소한의 일일 권장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는데, 극소수 특권층은 곡물 사료 소고기를 소비한다. 현 문명의 최대 과제가 이것이다. 굶어 죽는 이를 옆에 두고 소에게 사료를 먹이는 효율 낮은 곡물 정책. 

세계적으로 건강하기로 유명한 일본인들의 심혈관, 암, 당뇨 등의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풍요의 질병이다. 

과잉 목축, 과잉 경작, 삼림 벌채, 부적절한 관개, 소 사육, 수질 오염 등으로 인한 사막화는 사하라 사막을 1년에 48km씩 남하시킨단다.
그야말로 발굽 달린 메뚜기떼란 비유가 심하지 않다. 

날고기와 구운 고기는 남성적이고 힘의 특권을 상징한다. 귀족적이고 낭비적인 날고기와 구운 고기는 곧 죽음의 문화를 잉태한다.
반면 삶은 요리는 치료와 재생, 검소를 상징한다. 평민적 절약 정신에 투철한 삶은 요리는 생명을 잉태한다고 레비스트로스가 말한다. 

실용주의 문화의 표본은 소를 탄생부터 죽음까지 억압하고 말살한다.
뿔을 제거하고 거세하며 발정을 억제하고 각종 호르몬을 주입한다.
항생제를 과다복용시키고 살충제를 살포하며 자동화된 도살장과 무의미한 죽음...
이 시체를 먹는 일은... 실용적이지 않다.  

강도, 살인 등의 뜨거운 악(hot evil)만이 악이 아니다.
차가운 악(cold evil)도 있다. 그것이 바로 소고기 먹기다. 

곡물로 키운 소의 쇠고기는 불에 탄 삼림, 침식된 방목지, 황폐해진 경작지, 말라붙은 강이나 개울을 희생시키고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메탄을 허공에 배출시킨 그 결과물이다. 

차가운 악에 대처하는 것이 바로 육식의 종말을 부르는 일이다. 소고기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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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3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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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의 유혹>을 리뷰해주세요.
녹색성장의 유혹 - 글로벌 식품의약기업의 두 얼굴
스탠 콕스 지음, 추선영 옮김 / 난장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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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과학의 달... 모든 학교 정문에 억지로 <녹색 성장의 힘!> 이런 더러운 플래카드를 붙이게 하는 것이 이 정부가 과학적으로 하는 일의 전부다. 

성장은 발전이고, 지구와 환경의 오염과 파괴이며, 내리막길에서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형국이다.
녹색은, 지구의 원형이고, 생명과 삶의 근원이며, 무위의 본질이고 인간을 품어주는 어머니 대지다.  

성장은 녹색 지구를 갉아 먹어왔고, 짓밟아 오다가 급기야 찢어 발기는 지경까지 올라섰는데, 거기다 대놓고 녹색 성장을 꿈꾸다니... 꿈도 뚱뚱하다. 비만도 지나쳐서, 배가 터질 지경이다.
차라리 네모난 동그라미를 그리라고 하시지. 

대구에서 부산까지 20분 빨리 오겠다고 천성산에 터널을 뚫었다.
그런데, 서울서 부산까지 2시간 반이면 가는데, 관광을 위해서 운하를 파자고 한다.
모든 인식의 기저엔 <돈>이 깔렸다.
돈이 되는 작업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거기 '녹색'도 붙고, '성장'도 붙고, '환경'도 붙는다.
자본주의가 가는 곳엔, 우리 눈에 파괴와 죽음이 아가리를 벌리고 기다릴지라도, 돈있는 자들의 눈엔 환상이 보인다. 녹색성장과 환경의 샹그리라가... 

처방 의약품 광고를 보다가 다리가 쑤신다거나 정서적 안정이 의심스러워지면... 그 광고가 바로 효과적인 광고다.(53) 

하긴, 요즘 앓는 병의 대부분이 <알아서 병>이다.
예전엔 <죽을 병>과 <죽을 때까지 앓는 병>밖에 없었는데, 요즘엔 <진단된 병>과 <고쳐야 할 병>이 수두룩하다. 사실 죽을 병도, 죽을 때까지 앓는 병도 아닌데 말이다.
그 병이 필요한 사람들이 바로 <자본가>다. <돈>을 위해서 숱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진단되고 고쳐야 할 병>들이 탄생한다.  

자본가에게 중요한 것은 상품이 제 기능을 다한다는 소비자의 인식이다. 해당 상품이 실제로 기능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그 일은 대부분 광고가 감당한다.(100) 

무슨무슨 다이어트나 체중감량 프로그램은 다 가짜다. 적게 먹고, 외식을 삼가고... 구식으로 먹고 과자를 줄이고, 걸어다니는 구식으로 살면... 과체중과 동물에 대한 갈등은 사라진다. (103) 

천연가스에 대한 미국의 관심... (161) 앞으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국가만이 이런 자원에 접근할 것이다. ... 무서운 미래다. 이것이 녹색의 미래인가. 

1976년의 식량 생산 수단에 접근할 권리에 대한 비준안..은 굶주리지 않을 권리를 이야기 한다. 그러나... 150개 이상의 국가들이 이 규약을 비준했지만, 미국은 비준하지 않았다.(175) 

저발전국의 경제관련 수치 검토에서 외국 자본에 의존하는 저개발국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속도가 빨라진다. (188)  인도에서 검토한 바를 많이 인용하고 있다. 

듀폰 사의 테플론, 또는 화학 약품과 관련된 소송 등은... 인간에게 유해한 공업에 대한 증언이다.(236-242)
그러나, 한국에선 수십 명이 죽어나가는 죽음의 공장에서, 죽음으로 증언하는 사실들을 굳이 묵비권을 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그러나, 죽은 자의 가족과, 죽은 자의 유해는... 할 말이 너무도 많다. 한국 타이어에 2002월드컵 당시 축구 감독과 서울 시장의 아들과 찍은 사진이 나돌던, 그 장본인이 취직했단 소문이 있더니, 죽음의 화공약품은 조용하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좀 산만하다. 부분부분 읽을 거리는 풍부한데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응집력이 부족하다. 

이 책을 권하고 싶은 대상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지만, 더 좋은 책도 많다. 

환경 관련 책들과 같이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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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한 만찬>을 리뷰해주세요.
빈곤한 만찬 - 음식, 영양, 비만에 관한 과학적 진실
피에르 베일 지음, 양영란 옮김 / 궁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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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안에는 온통 먹을 거리로 가득하다.
맛있어 보이는 먹을 거리를 광고하기도 하고,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복불복을 하여 먹는 놀이를 하고, 배고플 시간에 피자를 먹고싶게 하기도 한다.
밤늦은 시각에 전화기만 잡으면 피자나 치킨이 배달되어 오기도 하고... 

이 책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먹을 거리는 왜 더러워졌고, 지금 뭘 먹고 있으며, 앞으론 어떻게 해야할지를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 순으로 살피고 있다.
그런데, 그런 농업+공학자의 글치곤 엄청 재미있다.
읽다가 내려놓기 싫을 정도로 문장들이 톡톡튄다.  

당뇨병, 비만 등의 '문명병'은 생긴 지 반 세기도 되지 않았지만...(한국에도 30년 전엔 보릿고개란 말이 있었는데...) 우리 몸의 지방 조직은 우리 삶을 담보하던 기능에서 목숨을 해칠 위험 요소로 돌변해 버렸다.(46) 

우린 너무 많이 너무 자주 먹지만, 다양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진 못한다.(56) 

신토불이(身土不二)란 말이 유행이지만, 흙을 잃어버린 인간들의 몸은 이제 흙으로 돌아가는 일이 너무도 두려워져 버렸다. 

영양학 관련, 또는 영양학 요인으로 발생한 당뇨, 암, 심장혈관계통 질환, 비만, 고혈압 같은 질병은, 요즘들어 사망자가 수만명에 이르는 신종 질환처럼 '전영병'이라는 용어가 딱 들어맞는다. 우린 혀끝의 즐거움을 위해 먹을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116) 

콜레스테롤같이 공공의 적처럼 보이는 것도, 원래 나쁜 분자는 아니다. 문제는 불균형, 결핍이나 과잉 상태다.  

예방과 교육은 탈이 난 다음에 치료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 덜 남는 장사다.(183)
그래서 제약회사, 식품가공회사들은 '효자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세상을 위하여 전력투구한다. 

달걀이나 유제품 등의 품질은 그 모체인 닭이나 소가 뭘 먹는지가 문제다.(189)
광우병 소들이 동물성 사료를 먹은 것이 직접적 요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봐도 알 수 있다. 

사료용 옥수수와 콩, 그것도 유전자 조작된... 을 먹는 소보다 싱싱한 풀을 먹은 소와 닭들로부터 나온 제품들이 훨씬 오메가 3가 풍부한 식품이며, 맛도 뛰어나다는 연구가 있다.(215) 

로열젤리를 먹은 벌들은 일반 벌에서 여왕벌로 자랄 수 있다는 사실.
결국 환자들에게 음식을 적절하게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트러블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란 유추가 가능하다.
그리고 잘못된 음식은 포식자의 체질을 나쁘게 만들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은 알라딘 서평단 도서로 받아 읽은 책이다. 

이 책을 권해주고 싶은 사람은... 환경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학생들, 공무원들... 그리고 환경,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이 책은 참 재미있다.  

이 책과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은... <나쁜 기업>이 있다. 

이 책에서 적어두고 싶은 구절들은... 위에 많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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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브라이슨의 아프리카 다이어리 - 케냐에서 발견한 아프리카의 맨얼굴, 그리고 몹쓸 웃음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김소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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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숲의 유쾌한 작가 빌 브라이슨이 이번엔 아프리카로 날아갔다. 

케냐에 간 빌은 죽음과 농담 사이를 절묘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땀을 흘린다. 

2002년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그의 아프리카 기행의 고갱이에 선 것은 '사람'이었다. 

그 척박한 땅에도 사람이 있었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움을 그는 발견하곤 한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파라과이, 마다가스카르, 앙골라에 이어 6번째로 부패한 케나에서 사라지는 공공자금이 1년에 100억 달러에 이른단다. 음, 좀 심하긴 하지만... 여기도 전 대머리와 노 가리같은 넘은 뭐, 비슷한 넘들이었쥐.  

그냥 우물을 만들어 줬더니 관리가 안 되던 마을에, 관리를 시켰더니...
효과가 있었다.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건 일방적인 도움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 건 '자립'하는 것.(109)
그게 인간의 본성이에요.
맞아요. 그게 바로 인간의 본성이죠. 

아, 참 슬픈 이야기다. 자립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서 자립을 이야기하는 일은...  

고고학자가 되고 싶지만, 등록금이 없어 꿈도 못꾸는 젊은이와,
불모지를 농토로 가꾸는 농부...  

'케어'라는 단체가 이들을 돌보기 시작한 것인데...
이런 사회적 기업가들의 활동이야말로 지구의 꿈이라고나 할까? 

아, 그럼 뭐하냐... 수천 년 걸려 세워 놓은 문명도,
하루 아침의 폭격에 피투성이가 되고 흙먼지에 날리게 된 것 또한 인간의 하는 짓이거늘...
미국의 검은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폭격에 묵묵부답인 것은 한통속임을 웅변하는 것 아니랴. 

109쪽의 '증발양'은 '증발량'으로 고쳐야 옳다.
'양'은 맨 앞에 쓰일 때나 쓰이는 것이다. 다른 단어의 뒤에서는 무조건 '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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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 최신 연구로 확인하는 인간광우병의 실체와 운명
유수민 지음 / 지안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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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과학자들은 지나치게 으스댄다. 황우석이 가장 단적인 사례다.
진짜 과학자들의 장점은 겸손하다는 것이다.
뉴튼인가가 과학자는 바닷가에서 조가비를 갖고 노는 어린아이같은 존재여서 과학을 전혀 알기 어렵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세상인가를 지배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은 로보트 태권브이의 카프박사가 망하면서 착각에 불과할 것임을 가르쳐 주었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그저 시비를 붙여 본 것이다.
과학은 쥐뿔도 아는 것이 없다. 다만 넓고 큰 세상의 아주 티끌만한 한 구석을 바라보는 시선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광우병, 그것은 객관적으로 인간의 뇌를 잠식해 왔다.
그 병이 치명적인 것은 다른 질병들이 노인들에게 흔한 반면, 광우병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 가장 큰 이유가 햄버거라는 것은 아이들이 더 민감하게 잘 알고 있다.
햄버거 패티에는 온갖 잡다한 부산물들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맥도날드가 그렇다고 떠들었던 모 뉴라이트 열사가 곤란해졌던 적도 있지만,
며칠 전 학교 급식소가 삐걱거려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은 아들 녀석이 '햄버거는 몸에 안 좋은데' 하는 걸 듣고는 아이들은 광우병에 훨씬 불안해한다는 걸 직감적으로 바라본 적이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독자인 내가 광우병 파동을 통하여 광우병에 대하여 상당히 많은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논문들을 쉽게 읽어주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목에서 시비를 붙인 것처럼,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과학이라는 이름을 빌려 광우병이 현재 충분히 통제되고 있다는 결론을 유도하는 것이다.
과학은 물론 쿠루병이나 인간광우병처럼 그 발생 원인을 따지는 데 유효한 카드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과학은 어디까지나 세계에 접근하는 한 가지 방식에 불과한 것이다.
과학자들이 정말 정신차려야 하는 것은 '과학'이라는 한 섹터에 불과한 학문이 <정치>라는 더러운 검은 손에 의하여 검은 의도를 미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우병 파동은 충분히 정치적인 것이었다.
영국의 인간 광우병이 지금 잠잠해 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몇 가지의 실험으로 안전, 이란 딱지를 붙여 주기엔 이미 벌어진 일들이 너무도 무서운 것이었다.

물론 광우병 파동과 관련된 오해들도 많았을 것이다.
이 과학자는 그 오해들을 풀어주고자 이 책을 썼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산 소고기를 무차별 사들이기로 한 정치적 결정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정말 과학자의 멸균된 시선만으로 광우병 사태를 바라본다면 국민의 시선을 정치적 위험 저편으로 호도하는 전위대의 역할로 떨어져버릴 위험성이 과학에는 항존하는 것이다.

과학자야말로 가장 정치적이었으면 좋겠다.
아인슈타인이 핵무기를 통하여 세계평화를 지킬 수 있을 거란 순진한 생각을 한 것을 두고두고 반성한 것도 과학과 정치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서는 인간 광우병이 상당히 잠잠해지고 있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위험성이 잠재되어 있으며,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바탕에 깔고 있다.
척수 같은 부위는 절대로 먹어서는 안된단다.
그러므로 햄버거 회사는 모두 없애야 한다.
끓여먹어도 아주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처럼 SRM을 펄펄 끓여 먹는 것이 과연 안전할지는 확신할 수 없는 것인 줄 작가도 안다.

그의 책을 한 마디로 줄이면, "위험하다, 하지만 통제되고 있다."이다.
그러나, 이 말은 "통제되고 있다, 하지만 위험하다."와 동의어이다.
그렇지만 그 두 언술의 간극은 결코 좁지 않아 보인다.
이명박의 이야기가 위의 것이고, 촛불소녀의 반응이 아래 것이었다.

과학은 세상을 보는 좋은 도구다. 그렇지만, 과학 도서는 늘 좀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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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광우병 ; 다른 사람들의 생각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08-11-15 11:44 
    * 글샘의 샘터의 서평에서 발췌 * 과학자들이 정말 정신차려야 하는 것은 '과학'이라는 한 섹터에 불과한 학문이 <정치>라는 더러운 검은 손에 의하여 검은 의도를 미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광우병 파동은 충분히 정치적인 것이었다. ------- * 오랫동안 논쟁이 되었던 (바칼로레아에 있을 만) 주제로  ; 순수한(?)은 정치적 책임까지 져야 하는가?
 
 
마립간 2008-11-1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부 내용을 저의 서재로 옮깁니다.

글샘 2008-11-17 23:58   좋아요 0 | URL
음... 제 글이 거칠거칠한데... ^^ 그 틈새를 쿡쿡 찌르셨군요.
제 글이 제 생각인지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우려스러운 구석을 과학이란 이름으로 안심시키는 부분에 대해서, 과학 너는 뭐 좀 아니? 이런 문제제기를 해 보려던 것이라 이해해 주시길...

Arm 2008-11-19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서평 잘 읽었습니다. ^^ 저도 이 도서 서평단인데... 글샘님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저자의 의도야 어떠했든 '광우병은 괴담이다!'란 주장을 뒷받침할 수도 있는 책같았어요. 부족한 역량이지만, 저도 곧 글로 풀어내볼게요.

글샘 2008-11-19 21:03   좋아요 0 | URL
ㅎㅎ 제 글이 너무 되는대로 찌르기만 했던 것 같은데, 공감을 하셨다니 다행인지...
저자의 의도가 반대자들이 너무 단순한 논리를 들이댄다...인데, 사실은 쇠고기를 먹으라고 들이댄 '정치적 논리'가 너무 단순한 게 먼저였죠.
어느 국민인들... 광우병에 대해서 그렇게 해박해지고 싶겠나요. ㅠㅜ
줄기세포에 대해서도 너무 전문가가 되어버렸고... ^^
이제 조성민때문에 민법까지 공부해야 할 판국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