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특별하단다 2 - 작은 나무 사람 펀치넬로 이야기 너는 특별하단다 2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맥스 루케이도 글,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 고슴도치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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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You are special 에 이어

2권  You are mine 역시 좋은 느낌을 갖게 한다.

 

사람들 사이에선 자연스럽게 경쟁이 일어난다.

특히 자본주의는 그 경쟁을 비인간적으로 심화시키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작은 나무사람 펀치넬로는 웸믹들이 모여사는 마을에 살았다.

목수 아저씨 엘리가 만든 나무사람들...

점점 상자와 공으로 경쟁하게 되고,

급기야 서로 짓밟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길을 잃은 펀치넬로는 우연히 엘리 아저씨 집에 엎어지고...

다른 웸믹들을 내려다볼 수 있게 된다.

 

"네가 상자와 공을 얻기 위해 무엇을 대가로 치렀는지 아니?"

"제 책과 침대, 제 돈과 제 집이요."

"너는 그보다 훨씬 많은 대가를 치렀단다.

     너는 네 행복을 대가로 치른 거란다.

     또 넌 친구들과의 우정도 잃었어. 무엇보다도 믿음을 잃었지.

     넌 내가 너를 행복하게 살게끔 만들었다는 것을 믿지 못했어."

"전 말썽만 피우는 것 같아요."

"괜찮단다. 넌 특별하단다. 네가 가진 것 때문이 아니라, 오직 너라는 이유만으로.

     너는 나에게 소중하며, 난 널 사랑한단다."

 

사고를 저지른 아이더러 이 책을 읽고 어떻게 느꼈냐고 했더니, 잘 모르겠다고 한다.

안 읽었든지,

쑥스러워 말 못하든지... 하나겠지.

 

나도 잊고 사는 걸...

내가 가진 것으로 날 사람들이 바라볼 거라고 착각하고 날마다 사는 걸...

 

그림도 귀엽고, 이야기도 따뜻하다.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에게 읽히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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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나무같은 사람 - 식물을 사랑하는 소녀와 식물학자의 이야기
이세 히데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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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식물원,

일본에서 온 사에라란 소녀가 매일 등장한다.

그 아이는 식물을 그리고, 아끼고, 꺾기도 하다가 식물원의 일원처럼 생활하게 된다.

 

 

 

일본어에는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빛'을 가리키는 '꼬모레비'란 이쁜 단어가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나무들은 생명력으로 충만하다.

수채화일 뿐이지만,

400년 묵은 아카시아 나무나,

규화목 같은 것들을 만나면, 정말 생명력과 존엄함이 느껴지도록 한다.

 

 

 

 

 

흘림으로 그려진 그림에서도 자귀나무의 샛분홍이 두드러지게 보이기도 하고,

플라타너스의 열매들,

벽오동의 배를 타고 가는 듯한 씨앗들도 이쁘게 그려져 있다.

 

이 책에 앞서,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를 읽은 이라면,

이쁜이 소피가 를리외르 아저씨와의 인연을 맺은 식물 도감에 힘입어,

식물원의 연구원이 되어있는 접점을 만나는 일도 재미있는 읽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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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2012-07-12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세 히데코 작가의 작품을 쭉~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글샘 님이 올린 글부터 잘~ 읽고 갑니다. ^^

글샘 2012-07-13 14:04   좋아요 0 | URL
수채화가 참 이쁩니다. ^^ 그쵸?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 2016 영광군민 한책읽기운동 선정도서 선정, 아침독서 선정, 2013 경남독서한마당 선정 바람그림책 6
이세 히데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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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책을 그리고 쓰기 위하여 작가는 얼마나 많은 밑그림을 그렸을까?

아마 첼로 수천 장을 그리고 또 그렸을 것이다.

 

선이란 것은 한 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이 책에서 만나는 선들은, 그저 물감이 남긴 흔적이라기보다는,

첼로의 아름다운 S 라인과, 첼로의 묵직한 음감이 남겨주는 환상적인 소리가 지나간 자취처럼 보인다.

 

1994년 가을,

난 조정래의 '아리랑'을 읽고 있었다.

1923년 관동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일본인들의 만행을 읽으면서 너무 치가 떨린 나머지,

일본에 어마어마한 지진이라도 일어나기를 빈 적이 있다.

수업 시간에 그 이야기를 잠시 하기도 했는데...

이듬해 1월 17일 한신-아와지 대지진(고베 대지진)이 일어났고, 어쩜 내 저주가 효험이 있었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피해가 무지 큰 것을 보고는, 아, 미워할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반성과 연민이 들었다.

 

암튼, 그 대지진을 추모하여 천 명의 첼리스트들이 연주회를 연다고 한다.

천 명의 바람이 모이면 힘이 될 수도 있을 게다.

 

일본의 얄미운 점은... 언제나 자기네가 피해자인 양 호도하는 데 있지만,

그 피해도 일반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미워할 수만은 없다.

 

 

수채화로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부드러운 색감과 선을 기가 막히게 표현하고 있다.

이세 히데코의 책을 몇 권 봤지만, 여느 수채화와는 다른, 여백의 활용이 눈부시다.

 

그리고 데생인 듯, 수채인 듯, 어울린 선과 색들이,

첼로 연주라는 내용과 하모니를 이루어 자연스럽게 미완성의 완성을 이루고 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따스해지고 행복해지는 그런 책이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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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리외르 아저씨와의 행복한 만남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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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이 바로 '문화'다.

문화의 힘이란, 소녀도 아닌 소녀시대들이 야한 옷을 입고 묘한 표정의 묘한 노래를 불러,

선정적 매력을 발산하여 돈을 버는 거랑은 거리가 멀다.

노래를 부르는 듯 하다가 갑자기 런닝을 훌러덩 벗어서 목 뒤에 두르고 식스팩을 자랑하는 걸 문화라고 부르긴 넘사스럽다.

그들도 분명 문화의 일부이나, 돈이 되는 거랑, 문화적 힘은 다르다.

 

이세 히데코의 그림이 매력적인 것은 그의 그림책을 본 사람이라면 토를 달기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선,

꼬마가 자기의 해진 식물도감을 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과,

노 제본가가 느릿느릿 출근하는 장면을 오버랩시켜,

두 '세대'를 만나게 하는 스토리 역시 예술이다.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는 것, 그것이 문화일진대,

그 전해지는 것의 핵심이었던 '책'을 다시 묶어내는 노 제본가, 를리외르의 작업에 대한 경의가 가득한 책이다.

 

이세 히데코의 책은 어느 것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것 없으나,

책벌레라면 책장을 찬찬히 넘기면서,

아~! 하는 감탄사를 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 그것 역시 문화의 전승이 되겠다.

 

사진을 찍으려다가, '미나리' 님의 사진이 친절해서 트랙백으로 걸어 둔다.

혹시 보고 싶으신 분은 열어보시면 상세한 그림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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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클래식 보물창고 2
진 웹스터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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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비빌 언덕이 없는 송아지에게 용기를 주는 '키다리 아저씨'

 

 

이 책을 초등학생 시절에 간추린 동화로 읽었고,

대학가서 삼중당문고로 된 키다리 아저씨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제루샤 애벗(애칭 주디), 고아원에서 자라던 그에게 '키다리 아저씨'란 후견인이 생긴다.

그 후견인은 주디를 대학교까지 공부시켜주고,

필요한 용돈은 물론, 크리스마스 선물과 필요할 때 필요한 것을 제공해주는 환상적인 인물이다.

 

주디가 본 것은 다리가 긴 후견인의 그림자 뿐,

그래서 그의 별명을 'Daddy- long - legs' 라고 부른다. 그건 '키다리 장님거미'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가난하고 볼품없는 환경에서 자랐지만 주디는 자존심이 강한 여성이다.

1912년 작품이어선지, 사회주의 사상이 작품 전반에 흐른다.

<자선>에 대한 자세는 상당히 <독립>적이다.

자선으로 선한 이들의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절대로 닿을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강하다.

 

그렇지만, 세상은 살만 한 곳임을 보여주기 위하여,

힘들기만한 주디에게 많은 친구들과 멋진 추억을 만들어준 키다리 아저씨는,

결국 주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 된다.

 

만화 <유리 가면>에서 주인공 마야가 힘들 때마다 어디선가 배달되는 <보랏빛 장미의 사람> 역시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빠져

그저 남자 하나 잘 만나기를 평생 원으로 삼는 머리 텅 빈 여자들을 양산할 수도 있지만,

주디처럼 자립심 강한 여성의 편지글을 통하여,

마찬가지 콤플렉스를 극복하게 도와주는 심리적 지지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어린 소녀의 편지글로 계속 이어진다.

키다리 아저씨의 비서만이 가끔 의견을 전달할 뿐이지만,

어린 소녀의 여리지만 강인한 감성이 잘 드러나는 소설이어서,

사춘기 소녀들에게 읽히기 좋은 책이다.

다만,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빠져,

남자 하나 잘 만나면 세상 끝~! 이라는 착각을 하도록 만든다면,

여느 한심한 하이티 로맨스에 불과한 작용을 할 수도 있다.

 

제가 겪는 어려움은 바로 이런 거예요.

한 번도 배운 적 없는데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는 거죠.(25)

 

이 부분을 읽으며서, 키다리 아저씨가 출판된 지 100년째되는 지금 역시,

문화적 차이가 적지만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오히려 그 격차가 빈익빈부익부의 원칙에 따라더 벌어질 수 있다.

중고생 중에도, 해외 여행을 밥먹듯 해서 여권에 빈칸이 없는 아이들도 있는 반면,

제주도 가는 비행기를 수학여행에서야 처음 탄다는 아이들도 숱하게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화 현상의 유산으로 파악한 사람이,

<아비투스>를 제창한 프랑스 사회학자 부르디외다.

 

제 뒤로는 18년이라는 공백이 있으니까요.

저는 스스로 무지의 심연에 빠진 것을 깨달았답니다.

제대로 된 가족, 가정, 친구, 서재를 모두 갖추고 산 여자아이들이 몸으로 흡수하듯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들을 전 들어본 적도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밤이 되면 소파에 쿠션이라는 쿠션은 모두 쌓아 두고

등을 기대고 앉은 다음 놋쇠로 된 독서용 램프를 옆에 켜 놓아요.

그러고는 책을 읽고 또 읽는 거예요. 한 권으로는 모자라서 한 번에 네 권을 쭉 읽어 나가죠.(38)

 

그 아비투스의 격차를 따라가고 극복하기 위한 주디의 노력을 높이 사 줄 만 하다.

그것이 독서를 통한 것이어서 또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하다.

 

아저씨는 지금 어디 계세요? 궁금해요.

산 정상에서 눈을 바라보며 제 생각을 하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부디 제 생각을 해 주세요.

전 몹시 외롭고 누군가가 제 생각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아, 아저씨와 알고 지내면 좋을 텐데요.

그러면 우리가 불행할 때 서로를 위로해 줄 수 있잖아요.(202)

 

고독한 영혼은 늘 누군가와 소통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법이다.

이 소설은 꼭 고아 아이에게 후견인이 도움을 주는 이야기 외에도,

인간의 근원적 고독에 대하여도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는 면에서,

어른들도 읽어볼 법한 소설이다.

 

그런 주디에게 저비 도련님이란 친구의 친척분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그와 소통되기를 비는 주디는 사랑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안쓰러운 맘도 든다.

 

도련님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얼마나 마음이 잘 맞았는지 알려드릴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우리는 모든 일에서 생각이 같아요.

그분 생각에 맞추려고 제 생각을 바꾸는 경향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예요.

하지만 그분은 거의 늘 옳아요.

저보다 14년이나 먼저 태어났으니 그럴 밖에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저 나이만 소년일 뿐이어서 돌봐 줘야 한답니다.

그분과 저는 같은 것을 두고 재미있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아주 흔한 일이죠.

두 사람의 유머 감각이 정반대라면 얼마나 끔찍하겠어요.

그 골을 메울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분은... 아, 아니요. 그분은 그냥 그분이에요.

전 그분이 그리워요.

그립고 그리워요.

온 세상이 텅 빈 것 같고 마음이 아파요.

전 달빛이 싫어요. 그렇게 아름다운데 그분이 여기 없어서 함께 그 빛을 볼 수 없으니까요.(206)

 

사랑하는 마음을 직설적으로 들이미는 방식은

어쩌면 정나미를 떨어지게 할 수도 있다.

정철의 <사미인곡>에서 '범나비 되어 꽃향기를 품고 님의 옷에 옮으리라. 님은 날인줄 모르셔도 나는 님을 좇으려 하노라.'하는 스토커의 자세에 비한다면,

그의 <속미인곡>에서 '한 여자'가 친구에게 '제 사랑'의 어긋남을 하소연하는 구조를 택함으로써

사랑을 더 간절히 표현하게 되는 구성이 훨씬 청자에게 그 사랑의 폭을 크게 한다.

 

주디가 저비 도련님에게 직접 이런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지만,

곧 키다리 아저씨에게 실토하게 하여, 그 큰 사랑을 절절하게 전달하게 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거부감을 줄여주면서 사랑의 감동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남들이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이는 일을 구경하는 일은 재미있다.

그렇지만 당사자들의 가슴은 '밀-당' 사이에서 타들어가고,

오해로 점철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좋은 인연을 끊게도 된다.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들을 읽고 나서,

사랑에 대하여,

그리고 여성의 독립적 인생에 대하여 토론하는 일도 의미있는 일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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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7-09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출간 100주년이나 된 거여요?
100년동안 사랑받으면서도 멈출줄 모르는 사랑이 기대되는 책이니 참으로

글샘 2012-07-09 16:14   좋아요 0 | URL
1912년 출간이니 100년이죠. ^^
저비와 주디는 행복하게 살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