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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란 무엇인가 - EBS 교육대기획 초대형 교육 프로젝트
EBS <학교란 무엇인가> 제작팀 엮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ebs... 에듀케이셔널 브뤄드캐스팅 시스테무...
영어 무지 좋아하는 나라의 방송국 이름이다.
근데... 그걸 교육방송공사...란다. 과연 그들이 하는 일이 '공익'을 위한 일일까?
내가 고3 가르치면서, 이렇게 일년 내내 그 회사 책만 팔아주기도 처음이다.
그 회사는 분명 사기업이다.
겉으로는 공익을 위한 어쩌고 저쩌고하지만, 교육의 품질이 그닥 뛰어나지도 않다.
암튼, 그 회사는 지금 정부와 짝짜꿍이 잘 맞아서 온갖 뻥에 사기는 다 치고 있다.
그 회사 문제집에서 70%의 수능을 내라고 교과부에서 평가원에 압력을 행사한다.
아니, 행정부 나부랭이가 독립을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개설한 평가원에 입김을? ㅋ~
어쨌든, 이 책에서 진지하게 교육을 살피고는 있는데...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다.
그 회사가 공교육을 살리겠다는 회사인지, 사립대학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들러리인지가 모호하므로...
이 책에서 가장 읽어볼 만한 파트는... 1부. 칭찬, 에 관한 이야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만, 그건 뻥이다.
올바로 된 제대로 된 칭찬이라면 고래도 춤추고, 난독증 환자에게도 책을 읽힐 수 있다.
그치만, 부모의 의견 표출로서의 칭찬, 어른의 평가로서의 칭찬은 학생을 눈치보기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 그래서 학급의 아동 수를 줄이자고 그렇게 말해도... 돈이 없다면서 미국 무기 사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하긴, 하나 뿐인 제 자식조차 2등했는데도, '참 잘 했구나, 다음엔 1등하자~' 는 따위의 칭찬뿐이 못하는 부모라면,
교실에 아무리 소수의 학생이 앉아있다 치더라도... 백년하청이다.
교사 역시 학생을 제대로 칭찬하는 기술에 낯설기 때문이다.
따뜻한 분위기, 지켜봐주는 분위기 없이는 '칭찬'도 독이다.
상대적 약자인 아이들은 '로드 매니저'로서의 '강남 엄마'의 칭찬을 받기 위해 올라야 하는 그 높은 사다리까지,
잠도 못자고, 약을 먹어 가면서까지 빙빙도는 상태로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독서 수준에 대한 문제는 막막하다.
한 통계에 의하면, 현재 고등학교 학생들의 국어 능력은 역사상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146)
글쎄다. 어떤 통계인지는 모르지만,
국가에서 일제고사씩이나 치르는데, 왜 이럴까?
아이들의 국어 능력을 과연 어떻게 측정했을까?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아이들의 국어 능력 따위가 아니라,
대학생들의 전문 독해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부족하다는 그런 것의 심각성을 고민해야하는 것 아닐까?
상위권 아이들을 분석한 결과, '메타 인지'가 뛰어나다고 한다.
그걸 말이라고 하다니...
그리고, 메타인지 능력을 '공부 시간'이 많으면 늘어난다고 강변하다니...
메타인지 능력은, 척 보고 아는 수준의 능력인데,
그건 나이가 먹으면 지혜롭게 파악되는 것과도 관련 깊다.
한 분야에서 오래 경력을 쌓으면 메타 인지가 발달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에게 메타 인지가 뛰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어서지,
아이들이 뭘 안해서가 아니다.
아이들은 원래 메타 인지가 떨어지는 바보라야 순진함이 묻어나는 거 아닌가?
한국 아이들이 메타 인지가 뛰어나다면, 교육부는 올해 못 넘기고 폭파되고 말 거 아닌가?
0.1% 1등급 백분위 100인 아이들을 파헤친단다.
좀 웃기는 시도다.
성적이 무지 우수한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수업 시간에 잘 듣는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시험이란 것이 에세이도 없이 그저 찍는 건데,
그럼 수업 시간에 잘 듣고, 학원에서 풀라는 문제집 많이 풀면 잘 치게 되어 있는 건 당연지사다.
교육에 대해 답답해 하는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여기서 서머힐을 논하는 건 좀 우습다.
한국의 학교는 '감옥'에 버금가는 곳인데, 거기서 서머힐을 들이대면,
초등 농구선수들에게 올림픽 우승팀과 공식 경기를 운운하는 거랑 비슷한 게임 아닌가 싶다.
서머힐은 자신있게 말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스스로 배워야 한다.
교육은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글쎄, 나는 말로만 이렇게 행복을 말하는 교육방송을 믿고 싶지 않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이 뭔지 잘 모를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싶다.
한국 교육은 '성공한 사람'만 사람취급하는 쪽으로 치우쳐 가다.
거기 행복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숨막히는 학교에 '행복'이라니...
근데도, 모든 학교에 가면 크게 써붙여 둔 '미션'들이 있다.
꿈이 영그는, 행복한, 꿈을 꾸는, 어쩌고 저쩌고...
아이들이 매일매일 즐겁다고 느끼는 것이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는 것,
혹은 내일이 정말 기다려지는 것...
아이들은 살아있는 즐거움을 항상 느껴야 합니다.(282)
일본의 기노쿠니 학교라는 자유학교 교장선생님의 말이다.
이런 말을 읽으면 슬퍼진다.
열아홉 먹은 남학생만 똑같은 교복과 거의 비슷한 머리형을 하고 밤 10시까지 갇혀서 엎드려 자는,
우리 아이들이 과연
매일매일 즐겁다고 느끼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내일이 정말 기다려 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답은 없지만, 고민해야 할 과제다.
과제는... 해결하려 노력하여야 과제인 것이다.
------------------ ebs 에서 만든 책에서 맞춤법 오류를 보이는 건, 실수가 아니라 실례다.
170쪽. 아이들이 맞춘 문항의 개수이다... 맞힌...으로 써야 한다.
228쪽. 학교 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공부에 대한 흥미도가 높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며... 반증은 반대되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근데 민주적이지 못한 사례를 보여주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님을 보여주는 게 반증이다. 애들 머리도 못 기르게 하면서 민주주의랜다. ㅋ~ 이럴 땐, 방증을 쓰는 게 옳다. 직접 옳고 그름을 증명하지 못하여, 주변의 것들로 증거를 보여주는 일... 그걸 방증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