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독서중독 - 낮에는 양계장 김씨로, 밤에는 글쓰는 김씨로 살아가는 독서중독자의 즐거운 기록
김우태 지음 / 더블: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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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안 읽던 30대가 갑자기,

위기감을 느끼고 자기 계발서를 읽고,

이지성과 시크릿에 빠졌다.

 

나도

서른 즈음에,

육아와 직장 사이에서 독서를 시작했던 것 같다.

아마, 자기 존재의 증명의 일환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주로 베스트셀러 위주의 소설을 읽었다.

하루키를 읽었고, 왕건이나 주몽 같은 책을 읽었다.

 

한국의 독서 교육은 초등학교까지 열심이다.

그리고 초등 책은 재미도 있다.

중학교 오면서 독서 교육은 <스펙> 정도의 <인문학>으로 격하된다.

대부분은 거기 관심도 없다.

오로지 국영수 학원이다.

 

이것은 조선시대 '시험 공부'와 같다.

수험서는 합격하는 순간 쓰레기가 된다.

 

윤여정이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섬에서 찍는 예능 프로가 있었다.

배경으로 바닷가 사람들을 보여주는데 몇몇은 책을 읽고 있다.

물론 그들의 책은 가벼운 페이퍼백 소설들이겠으나,

한국의 휴양지엔 책보는 사람 과연 있을까?

유럽의 공원들엔 어딜가나 책펴들고 뒹구는 족속이 많은데...

 

추리소설 같은 것을 만화와 함께 <금기시> 하던 <불량도서> 취급한 원인도 있을 것이다.

중년 중심의 인문학 열풍이랬자,

그것은 80년대 중심의 사회과학 서적 세미나의 영향일 수도 있다.

 

오로지 대학에 합격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청춘들에게

연애를 하며 여유를 가지라는 말도

책을 통해 세계와 인간을 둘러보라는 말도 할 수 없어 아쉽다.

 

책은 활자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도락이다.

남의 육아를 엿보고(슈퍼맨이 왔다나~)

남의 신혼을 엿보고(우린 결혼한다나~)

남의 입맛을 엿보는 먹방들과,

남의 싸움을 보며 내가 탈락하지 않는 걸 즐기는 서바이벌 방송 앞에서,

나이들고 늙어가고,

그저 사랑과 남녀, 돈과 질투가 전부인 드라마들 보며 나이들어서,

보험과 온갖 여행 상품, 가전제품 홈쇼핑 채널을 극복해 가노라면,

아주 섬세한 건강 지식으로 가득한 텔레비전 앞에서 건강염려증 노인이 되기는 싫어서

기껏 하는 일이 알록달록 등산복 입고 묻지마 버스를 타고 흔들어대는

내 나이가 어때서~ 정도를 도락으로 여기는 사회는 가엾은 사회다.

 

남녀 교제를 정학의 대상으로 삼았고,

청춘 시절을 산업의 역군인줄 알고 지냈고,

애들 기른다고 집 산다고 정신 없노라니 노인이 된 허탈한 사람들이,

국제시장 영화 앞에서 장사진을 치고,

태극기를 들고 박정희 신화를 되뇌는 세뇌로 남은 현실.

 

독서라는 즐거움을 통해

남들의 삶과 세계를 읽고,

넓은 세계를 동경하게 되는 가능성을 열어 주어야 할 터인데,

 

작가가 아이를 좀 더 키워서

독서 교육의 방향에서 같이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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