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기자 정의 사제 - 함세웅 주진우의 '속 시원한 현대사'
함세웅.주진우 지음 / 시사IN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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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역사를 살고 있다.

날마다 썩은 고름이 온 거리에 넘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다 기록되는 일이 역사다.

역사 중에서도 아주 치욕스러운 역사를 통과하고 있는 것이다.

3.1운동 저편에서는 일본 순사가 총을 들고 우리 민중을 억압했지만,

지금은 몇몇 내부자들이 자기들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서 이합집산 중이다.

 

국가의 부가 몇몇 높은 자리와 대기업에만 편중되도록 사기를 치는 이런 것을 국가라 한다면

나는 국가를 포기하고 싶다.

그러나... 어쩌랴. 이것이 모두 역사 속에 담긴 것을...

 

주진우 기자와 함세웅 신부의 강연집을 엮은 것이다.

아주 쉽게 술술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70년대의 암흑기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이야기도 있을 수 있다.

 

지금 박근혜나 새누리당이 하는 나쁜 짓을 잘 관찰해 두세요.

그리고는 미래를 상상하는 겁니다.

내가 미래에 살고 있으면 지금을 과거로 어떻게 얘기할까.

미래와 대화하는 사람이 되면 현실을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57)

 

작년에 한 이야기인데, 마치 오늘 한 이야기 같다.

역사란 그렇게 과거와의 대화이며, 나와 미래의 대화일 수 있겠다.

거저 ,공짜로 오는 미래는 없다.

 

고난의 때에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면서 때를 만들고 때를 찾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106)

 

성서 말씀이라 한다.

황지우의 시가 떠오르는 아침이다.

너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마침내, 내가 가야 한다.

그런 자세의 변화만이 세상을 바꾼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

 

우린 귀하게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시당하고 있는 거예요.

깨어나지 않으면 가장 비열한 놈들한테 지배를 당하게 되죠.

실제로 우리가 지금 개돼지로 당하고 있습니다.(119)

 

1년 전에는 지금같은 일이 터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1945년 12월 27일,

동아일보에 오보가 납니다.

미국과 소련이 남북한 정치 상황을 놓고 협상을 벌인 결과

소련이 신탁통치를 주장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실 신탁통치는 미국이 주장한 거였어요.

소련은 남조선 북조선이 함께 통일 정권을 이루면 좋겠다, 이런 입장이었고요.

그게 바로 역사적인 '동아일보 모스크바 3상회의 오보사건'이었죠.(198)

 

아, 이때부터 언론은 책임없는 오보를 써제꼈나보다.

함 신부님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부르지 않는다.

불법부정선거임이 명백한 선거를 통해 되었으므로, 그 여자로 부른다.

야당의 티격태격에 대하여는 너그럽다.

 

아이 뭐, 걱정하지 마세요.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겁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둘 다 지지하세요.(217)

 

지금 이 판국에서 그나마 믿을 수 있는 몇몇의 지도자들이 있어 다행이다.

맨 앞에서 국민과 함께 걷고 있는, 피켓을 들고 있는 이들이 있어 고맙다.

대국적인 경지에서 이 땅의 부정부패 일소에 조금이라도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날마다 그렇게 기도한다.

날마다 그렇게 바란다.

난 교회고 성당이고 싫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기도하게 된다.

 

나쁜 넘들을 제발 주님 곁으로 모시고 가라고.

그리고 제발 좀 살려 달라고...

이 백성을 살려 달라고 날마다 기도한다.

 

자기가 믿는 신념, 신앙, 믿음을 실천하는 겁니다.(251)

 

교회에 가서 나쁜 짓 한 것을 사함 받고 다시 나쁜 짓 하는 인간을 위한 교회는 필요없다.

이명박이 주일마다 교회 나간다던데, 난 그런 교회는 벌받을 거라 생각한다.

믿음이 없는 자가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니 어쩌니 정신나간 소리를 할 때,

그것은 기도가 아니라 망발에 불과하다.

 

사립학교는 망할대로 망해서 이제 죽기 직전인 곳이 많다.

이번 이대 사태도 그런 것의 표출이다.

어느 곳 하나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곳 없지만,

학교는 반드시 손봐야 한다.

사립학교는 공립으로 전환시키거나 문을 닫아야 한다.

아니면, 자기들끼리 자립하든지.

사립대가 80% 이상인 미친 나라. 학교가 사업이 되는 나라.

아이들은 원서만 쓰고 다 떨어지는 나라.

비정상을 정상화 해야 한다.

 

박근혜는 공약을 지키지 않습니다.

다 거짓말이었죠.

자격 상실입니다.

그 자체로 대통령 결격사유예요.

유럽이면 탄핵을 열 번 받았을 겁니다.

그런데도 권력을 남용하고 있으니 기가 막히지요.(265)

 

다 옳은 말이다.

<하지를 않으려면 하야를 하라>든가

<가나다라 마바사아 자차카타 파다음은? 하야>같은 풍자도 우습지만,

오죽하면 이런 세상이 왔을까, 이 세상의 욕심에 대하여 회의도 든다.

 

창세기를 신학적으로 해석할 때,

하느님이 '왜 따먹었느냐?란 질문에 주목합니다.

인간이 이 질문을 받고 책임을 지기는 커녕 핑계를 대죠.

아담은 저 여자가~

하와는 뱀이~

다시 말해,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책임이 없는 것입니다.

자유에 대해 책임이 없는 겁니다.

이것이 원죄이고 사악한 거죠.(277)

 

박근혜와 우병우, 김기춘과 그 외 많은 공인들,

그리고 최순실외 관련자들은 모두 '책임 없음'을 공표한다.

천벌을 받을 일을 해 놓고는...

 

정의가 없는 국가는 거대한 강도 집단(아우구스티누스, 신국론, 297)

 

정말 거대한 괴물을 넘어서, 강도 집단임이 명명백백히 밝혀졌다.

강도의 앞잡이들이 세수를 하고 웃는 것은 더 구역질난다.

이 파도가 어떻게 넘어갈는지에 따라 이 나라의 명운이 자맥질 할 것이다.

중요한 시점을 살고 있다.

강도 집단에 맞서는 일은, 내 가정을 지키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모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누군가 '나비효과'에 대해서 적어놓은 글을 봤다.

우연히 이런저런 일들이 터지다가, 작금의 현실에 이르렀다는.

 

뜻밖이라는 점을 신학적으로 해석하면

그것은 바로 하늘의 섭리입니다.

현실과 역사에는 언제나 뜻밖의 사건이 있습니다.

그러나 뜻밖의 사건도 엄밀하게 분석하면 필연의 결과입니다.

이를 우리는 역사적 교훈이라고도 합니다.

깨어있는 시민이 역사와 정치를 바꾼다는 정언과도 상통하는 가르침입니다.(295)

 

면면히 이어온 민주주의의 전통을

'뜻밖'의 사건으로 말미암아 다시 세워야 하는 시기임을 다들 깨닫는다.

중고생 또한 길거리로 뛰쳐나온 일은, 일찌기 없었다.

그런 면에서,

최순실의 욕심과

박근혜의 무지는 '뜻밖'의 섭리인지도 모르겠다.

 

싸우다가 힘들면,

살다가 회의가 들면,

펴들어도 좋을 책.

 

역사 속에서 위안을 받게 되는,

눈물 속에서 삶의 고비는 아주 작은 것임을 보게 하는 거시적이면서 따스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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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그린 2016-11-0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김동성 선수가 실검에 오르더군요. `그 자리 원래 김동성거에요` 어서 올림픽 영웅의 명예가 회복되길 기원합니다...

글샘 2016-11-07 23:27   좋아요 0 | URL
민주란, 정유라가 없는것이고, 공화란 최순실이 없는겁니다. 그래서 박근혜는 민주 공화의 국기를 흔든 범죄자죠.

2016-11-07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6-11-07 23:31   좋아요 1 | URL
네. 한국의 대학은 85%가 사립이어서 돈벌이죠. 사학법으로 정리해야합니다. 아이들이 줄자 이번에 이대 사태가 터진거구요. 장사해야하는데 ㅋ 손님이 없다니, 손님을 개발하다 혼난거죠. 명박그네가 괜히 촛불든게 아닙니다. 철저히 이기적인 것들이죠. 국립대를 강화하고 사립대를 정리해야는데 휴~~ 답이 안보이네요. 그나저나 아이들 대학 가는일도 전쟁인데, 나와도실업자 신세니 나라가 제대로 서는게 먼저란생각이 요즘 정말 강하게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