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된 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세월 참 빠르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걸 보면, 나이가 먹었단 이야기다.

 

1954년 출생.

일상의 폭력에 대해 투쟁하고 정의와 자유의 가치를 추구한 언론인으로 살다.

반파시즘 투쟁으로 인해 그는 반대파의 암살 위험에 시달리느라 32년간 같이 산 아내와 결혼도 못 한다.

40대 후반, 노후 보장 차원에서 <밀레니엄> 10부작을 기획하여 3부까지 출간하던 중,

2004년 책의 출간 6개월 전 심장마비로 사망.

 

그의 이력은 이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스웨덴이라 하면 사회적 합의로 복지가 잘 되어 있다고 착각하지만,

몇 년 전 바로 옆의 노르웨이에서 테러가 일어났듯,

우익이나 파시스트의 폭력적 발언 역시 수위가 높은 나라인 모양이다.

 

이 책의 소문이야 익히 들었으나, 너무 두꺼운 탓인지,

바삐 사느라 장르소설 손에 잡을 일이 흔하지 않았던 탓인지,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지난 번 이보영의 부추김에 넘어갔다고 보면 된다.

 

우선 스웨덴은 지명을 아는 곳이 거의 없다. 수도가 스톡홀름이라는 정도.

사람 이름 역시 영어나 불어, 독어권에 비하여 낯설다.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밀레니엄>이란 잡지사의 언론인이다. 아주 래디컬한 비판적 지식인이다.

어제 본 영화 <암살>처럼 속시원하다.

 

터무니없는 투기로 수백만 크로나를 날린 은행 이사는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 안 되었다.

사욕을 위해 유령 회사들을 만들어 놓은 기업체 CEO는 감방에 들어가야 했다.

악덕 집주인은 죄인 공시대에 거꾸로 매달아 놔야 했다.(96)

 

죄인이 떵떵거리며 세상을 호령하고 사는 세상에, 이런 언론인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엠비시의 이상호 기자가 정부의 탄압을 받듯, 그도 재판에서 지고 벌금을 물고 파산지경에 이르며 감옥도 간다.

그 와중에 그에게 접근한 대부호 방예르 가의 주문에서 소설은 시작한다.

 

실종된 손녀딸 하리에트의 죽음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것.

그리하면 그를 엿먹인 한스에리크 베네르스트룀을 망치겠다는 것.

 

나는 자네에게 그의 목을 쟁반 위에 담아다 줄 수 있어.

수수께끼를 풀게.

그럼 나는 법정에서 망신당한 자네를 올해의 기자로 만들어 주지.(171)

 

찌질한 한국의 막장 드라마들에 늘 등장하는 대부호(한국에선 재벌이란 더러운 이름으로 불린다.)처럼

헨리크 방예르의 한 마디는 불안불안한 소설의 뒷배가 되어 준다.

너무 주인공이 당하기만 하는 소설은 매력이 적다.

왜 안 그래도 불공평한 세상 살기 힘든데 내돈 써 가면서 불안감을 읽어야 하나.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조마조마하면서도 속시원한 소설이다.

 

미카엘의 파트너 리스베트는 불운한 삶을 경험한 여자다.

 

그녀는 질질 짜고 있어봤자 소용없다는 사실을 아주 어린 나이부터 깨달았다.

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호소해봤자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는 사실도 터득했다.

하여 그녀는 피요하다가 생각되는 방법을 이용하여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곤 했다.(2권 173)

 

그래서 그녀는 해킹의 도사가 된다.

그녀는 사회적으로는 대인관계 기피가 심하고, 세상을 믿지 못하는 심사를 갖고 있지만,

뛰어난 기억력과 해킹 실력으로, 또 멋진 골프채 휘드르는 실력으로 미카엘과 한 쌍이 된다.

사건 해결 후, 미카엘에게 사랑을 느끼는 낯선 감정에 직면한 리스베트 살란데르.

 

그녀는 결심했다.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그를 봐야 했고 자신의 느낌을 말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도저히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작은 선물을 사서 미카엘의 아파트로 가는 중,

<밀레니엄>의 파트너 에리카와 다정하게 걸어가는 그를 만난다.

 

정말 넌 바보야.

형편없는 계집애라고.

그리고 발길을 돌려 자신의 눈부신 아파트로 향했다.

신센스담 구역을 지날 때는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선물(엘비스)은 쓰레기통 속에 던졌다.(2권 329)

 

아직 어린 나이의 리스베트에게 다가온 '사랑'이라는 감정.

2부에서는 어떻게 발전할지...

아~ 1부를 읽었을 뿐인데,

작가의 요절이 아쉬워지기 시작한다.

 

리스베트에게 황동규의 시 한 편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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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7-27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보영씨책을 읽고 도대체 어떤책이길래?싶어 빌려왔어요
글샘님도 요절을 아쉬워하시는군요?
기대감이 큽니다^^
좋은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