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 -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이현우 지음, 조성민 그림 / 현암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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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최고의 인기 리뷰어인 로쟈가 자신의 전공인 러시아 문학에 대하여 입을 열어 주기를 참 오래 바랐다.

3년쯤 전에, <미리보는 로쟈의 문학 기행>이란 이벤트로 응모한 일도 있는데,

이런 책이 진작에 나왔으면 했다.

어쩌면 그의 리뷰집보다 이런 책이 본령이 셈이니.

그에겐 더 부담스러웠을는지도 모른다.

 

역시 전공자의 꼼꼼함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책이다.

일단 19세기 작가로 푸슈킨의 예브게니오네긴, 레르몬토프,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체호프가 다뤄진다.

그런데 어찌 보면 러시아의 전성기는 19세기가 아니었던가?

20세기 이후 러시아의 문학은 '소비에트 리얼리즘'의 시대를 주창한 사회주의 문학으로 치우지진 않았던가 말이다.

 

아쉬움이라면 19세기, 20세기로 나누기보다는,

주요 작가인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론을 좀더 상세히 깊이 다뤄주었더라면... 하는 바람과,

그들의 작품론을 좀더 깊이 읽고 싶었던 바람이 가볍게 지나가버린 아쉬움 같은 것이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 대해 러시아의 문학이론가 바흐친은

'독백적 소설'과 대비해서 '대화적 소설, 다성학적 소설'이라고 얘기했죠.

독백적 소설을 대표하는 이는 톨스토이입니다.

작가가 신적인 위치에서 작품의 모든 것을 다 지배하고 관장합니다.

그러니까 인물들을 마치 인형처럼 조종하죠.

당연히 작품의 주제는 항상 작가의 사상이나 이념으로 수렴합니다.

이와 달리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은 작가가 인물을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대등한 목소리를 갖고서 등장합니다.

작가와 인물이 지분을 똑같이 갖는다고 할까요.(203)

 

19세기의 전성기를 누리던 러시아의 영광을 소치에서 되찾지 못했듯,

김연아의 금메달을 꼬마에게 준 소치의 후안무치를 비웃듯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 대표작들을 느긋하게 읽고 싶은 꿈은 난망이고...

이렇게 로쟈의 설명으로나마 듣는 일에 만족해야 하는가보다.

 

클라운(어릿광대)처럼 나풀거리는 인물들로 가득한 안나 카레니나조차

책꽂이에서 꺼내보지 못하는 현실은 힘들다.

그렇지만 이렇게 대신 읽어주는 이가 있어 다행이다.

 

브로마이드처럼 작가 그림을 넣어둔 일은...

광택지의 이면에 가슬가슬한 촉감은 좋은데, 그 효과는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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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4-03-0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얼마전 방현주의 '책마실'코너에서 로쟈의 입담을 들었는데여,
글이 입담에 못 미치는 듯, ㅋ~.

퓨슈킨인가(?)를 얘기하면서,
그 시대엔 혈투를 벌이다가 젊은 날에 요절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작가라면 그정도 로맨틱해야 하지 않나 뭐 그런 얘기를 사탕 먹듯 들었더랬었습니다여~^^

글샘 2014-03-05 06:2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
이 책에도 푸슈킨 이야기가 나옵니다.
각 작가를 대등하게 배분해 놔서(이게 강의 원고라고 하더라구요.) 더 강조할 작가에 대해서는 좀 아쉽고 그렇더라구요. 한번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