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난 바람을 칼로 가르듯 질주했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요. 그순간 말과 땅과 나와의 완벽한 합일을 느꼈죠. 우리가 나무 한그루가 되어 바람에 나뭇가지만 흔들려도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다른 때라면 결국 두려움에 떨었겠지만요. 그러고 나니 행복해지더군요. 두려운 마음에 물건을 쌓아두고 몸까지 사리는 이 세상 사람들이 죄다 떠올랐습니다. 내가 언덕을 오를 때 느낀 그 기분을 세상 사람들도 깨닫는다면 제대로 아끼고 사는 법을 터득하지 않을까요? 물건을 쓰고 쓰다 끝까지 쓰는 법이요. -191두려워하면서 사랑하는 게 가능할까? 테레즈는 생각했다. 두려움과 사랑, 이 두가지는 양립할 수 없다. 두 사람의 사랑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게 어찌 두려울 수 있을까. .... 둘이서 함께 기적을 품었다. - 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