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희망양 따라 만화카페라는 곳을 처음으로 가 보았다.
아이들과 아빠는 몇 번 갔는데, 썩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아니 옛날에는 좋아했지만 이제는 만화 아닌 책을 보는 것이 내 인생에 조금은 더 득이 될 것이라 여기는...
그래서 지금껏 가지 않았는데,
희망양이 서면을 혼자 방황한다 생각하니 따라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감시 이런 건 아니고, 보호라고나 할까? ㅎㅎ~
하여튼 희망양 뒤를 졸졸 따라서 만화카페라는 곳을 갔다.(누가 보호자인지, 원~)
도착해서는 읽고 싶었던 책을 발견하고, 신간 딱지가 붙여져 있는 거 까지 포함하여 야심차게 책을 왕창 가지고 와서 나만의 공간으로 들어섰다.
크~ 그런데, 속도 내서 읽는다고 읽었건만, 서너 시간 동안 나는 달랑 한 권의 책을 읽고는 슬그머니 북트럭에 책을 올려 놓았더라는...
만화방에서 작품을 고를 때는 조금 더 신중하게!!!
가볍게 휘리릭 넘길 수 있는 것으로~
중딩 고딩 감성으로 돌아가서 궁을 읽어보자고 잡고는 두 권을 읽었는데,
음... 검색해보니 이것도 권수가 만만찮다.
라면도 하나 시켜 먹고, 음료도 하나 시켜 먹으니
이거이거~ 영화보는 것 보다도 돈이 더 많이 나온다.
자기도 데리고 가지 안 데리고 갔다고 슬퍼하는 찬이에게
오늘 엄마랑 함께 나가자 했더니,
(찬이는 전날 친구랑 한참을 보고 왔더랬다.)
부산대 가는 길을 이제 익혔으니 혼자 가 보겠노라며 엄마는 그냥 집에 있으란다.
찬이의 목적은 만화 보다도 거기서 먹는 컵라면!!! 제발 컵라면만은~~~ 해도 소용이 없다. 녀석은 사춘기라나 뭐라나~
만화카페~ 처음 가 보니 색다른 경험이었다. 담에 한 번 더 가서 제대로 탐방을 해 보리라.
그런데, 20년도 더 전에, 똑똑한 울 사촌 오빠가 내게
"만화방을 카페처럼 꾸미면 어떻겠노? 잘 되겠재?" 하고 진지하게 물은 적이 있었다.
만화를 너무 좋아해서 학력고사 치기 전까지 만화방을 들락거렸다는 오빠에게
만화방 아주머니는 애처러운 눈으로 "니 대학이나 갔나?" 하고 물으셨고,
오빠는 "네, 저 S대 갔는데요~"해서 아줌마를 놀라게 했더라는...
내 기억에 그 때 무언가를 시도를 하려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잘 안 되었던 거 같은데...
만화카페에서 책 아닌 음료, 음식, 과자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도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라버니가 시대를 조금만, 아주 조금만 앞섰더라도 대박을 쳤을까?
뭐 만화카페 주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빠는 잘 살고 있으니 다행이고~
우리 어릴 때 가던 만화방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그곳에서
시대의 변화를 느꼈다.
겉모습은 달라졌지만, 만화를 읽는 거는 똑같으니 아이들도 내가 어릴 때 느꼈던 그런 재미를
이곳에서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혼자 길 떠난 찬이가 조금만 더 보고 가면 안 되냐길래
"원없이 실컷 보고 오너라." 했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