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심리학 - 사소한 우연도 놓치지 않는 기회 감지력
바버라 블래츨리 지음, 권춘오 옮김 / 안타레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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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노력하면, 운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 문장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이 책이 펼쳐 보이는 정도의 빌드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겉보기에 모순이기 때문이다. 운이 좋은 사람이란 아마도 운 좋은 사건 즉 행운을 많이 겪은 사람을 가리킬 텐데, 행운이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다. 의지에 따른 노력으로 행운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있다면, 그는 신이거나 악마임에 틀림없다. 책을 읽기 전까지 저 문장에 대한 내 해석은 이랬다.


이 문장을 의미 있는 말로 만들기 위한 이 책의 첫 번째 단계는 ‘운이 좋다’는 말의 뜻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책 제목과는 사뭇 다르게 이 책의 앞부분, 범위를 조금 더 넓히면 거의 1/3은 ‘운’에 대한 인문학적 배경 설명이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운이 좋다는 말을 이해하는 방식 그리고 그에 대한 현대적이고 수학적인 접근법까지. 이 부분을 잘 따라가면, 운이 좋다는 것은 사건의 특성이 아니라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의 문제라는 결론에 이른다.


사건은 무작위로 벌어진다. 누군가에게 많이 벌어지거나 적게 벌어지는 것 자체가 사건이 무작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김씨가 두 번 로또 1등이 되는 동안 이씨와 박씨는 2등은커녕 5000원조차 못 받는 것이야말로 진짜 무작위의 결과라는 뜻이다. 이걸 잘 보여 주는 자연 현상이 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는 ‘와이토모의 반딧불이’다. 불을 내는 생명체들이 정말로 무작위로 있었다면, 오히려 간격은 일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김씨의 로또 당첨이 행운인 이유는 행운이 김씨에게 일어나서가 아니다. 이씨와 박씨가, 우리가 김씨를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정반대의 방향에서 해석의 문제를 다시 보여 주는 실험도 등장한다. 두 종류의 카지노 룰렛 판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하나는 흰색, 검은색, 회색이 3등분돼 있는 판이고, 다른 하나는 18등분된 조각에 차례로 흰색, 검은색, 회색이 배치돼 있는 판이다. 최씨는 3등분 판에서 검은색이 나와 돈을 땄고, 황씨는 18등분 판에서 검은색이 나와 돈을 땄다. 누가 더 운이 좋을까? 실험에 참가한 대학생의 2/3가 운이 더 좋은 쪽은 황씨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나도, 이 부분을 읽을 때 ‘당연히 황씨 아냐?’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설명에서 알 수 있듯, 두 룰렛 판에서 검은색이 나올 확률은 똑같이 1/3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나는) 황씨가 더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도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어쨌든 그 사람들(내) 눈에 그렇게 보인다는 점에서, 해석의 문제다.


두 번째 단계는,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이라는 내면의 문제를 생물학적, 신경생리학적으로 설명하려는 과학적인 접근이다. 이 부분에서는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심리학 실험이나 일화가 등장한다. 머리에 쇠파이프가 관통해 뇌가 망가진 뒤 성격이 바뀐 사람이라든가, 우리가 ‘○○의 저주’라고 부르는 사건들의 실체라든가, 덧셈과 뺄셈을 할 줄 아는 것으로 유명해진 당나귀 등등.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간단한 것에서부터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잡식으로 알아 두면 좋을 신기한 실험들도 등장한다. 글자와 색깔을 헷갈리게 배치해서, 예를 들어 파란 글씨로 ‘빨강’이라고 적어 놓고 ‘글자는 무슨 색인가요?’라거나 ‘뭐라고 써 있나요?’라고 물어보면서 인지 능력을 시험해 보는 실험 같은 것은 직접 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 결과, 해석의 차이가 신경생리학적 차이로 드러난다. 어떤 사건이 행운이라고 생각할 때 활성화하는 뇌의 부위와, 불운이라고 생각할 때 활성화하는 부위가 다르다. 같은 부위라고 해도 활성화하는 정도가 다르거나, 다른 식으로 반응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를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신경생리학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으로 넘어간다. 물론 이 차이를 알아 보기 위해 동원하는 도구인 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이 아직 뇌에 관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지는 못하다는 것을 책의 지은이도 인정한다. 그럼에도 해석이라는 불투명한 과정을 신경생리학적 결과물이라는 그나마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형태로 전환해 관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훌륭한 성과다.


이렇게 신경생리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스로를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특징은 이렇다. 첫째,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극에 목표 의식, 이 책의 용어를 따르자면 기대를 갖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둘째, 무작위로 일어난 사건을 감지하면 그 속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유형을 찾아내려 노력한다. 셋째, 자신이 구성한 유형에 근거해 그 사건을 자신이 이런저런 방법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통제가 아니라면 최소한 이해하기는 했다고 믿는다. 넷째, 자신의 통제 방법이나 이해가 실제 세계와 잘 들어맞지 않으면 과감하게 그 틀을 버리고 다시 유형 모색을 시작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운이 좋은 사람의 특징이다. 스스로를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와 정반대다. 자극에 둔감하고, 유형을 찾아내지 않고 그냥 일어난 사건이라 치부하며, 세계는 근본적으로 통제불가능한 것이라고 믿으며 불안해한다. 이런 면모 각각이 신경생리학적으로 증명 가능하다는 것이 놀라운 점이다.


세 번째 단계는, 운이 좋은 사람의 신경생리학적 특성에 가깝도록 우리 스스로를 바꾸면, ‘운이 좋은 사람’이 된다는 주장이다. 뇌의 구성은 해석의 경향과 연결돼 있으니, 해석의 경향을 바꾸려는 노력으로 뇌의 구성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우리(내) 뇌의 구성 자체가 내 삶 속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수많은 해석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이기에 단숨에 이를 재조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래서 운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금까지 쌓아 온 많은 해석에 대항할 새로운 해석을 쌓아 나가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뇌의 가소성(유연함)이라는 흥미로운 성질 때문에 이런 일은 사람에게서 일어날 수 있다.


신경생리학적 근거를 동원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려는 책의 상당수가 가소성을 마지막 열쇠로 내세우고 있기에, 이 책의 결론에 다소 맥 빠지는 면이 없지는 않다. 그래도, 운이라는 가장 비과학적인 단어를 해석하는 이 책의 접근법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스스로를 운이 좋은 사람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 책의 메시지는 첫 번째 덤이고, 운이 무엇인지 설명하려고 이런 실험 설계까지 했구나 하는 다채로운 실험 이야기는 두 번째 덤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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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 - 며느리의, 며느리에 의한, 며느리를 위한
수신지 지음 / 귤프레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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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독서 코너를 제가 맡은 지 딱 100번째 되는 날입니다. 지금까지 매주 수요일 이 자리에 앉아 좋은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 방송을 들어주신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저 곰선생과 함께 해주신 모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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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인 민사린과 무구영. 학교에 다닐 때는 그저 그런 사이였고 졸업 후엔 자연스럽게 멀어졌지만, 몇 년 뒤 우연히 서점에서 마주치곤 다시 연락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사랑이 결혼까지 이어지고, 민사린은 낭만적이고 멋지면서 상대 부모와도 즐겁게 지내는 그런 결혼생활을 꿈꿉니다.


하지만 시어머니의 생일, 시부모의 결혼기념일, 제사와 설을 거치면서 민사린은 점점 어딘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가사노동을 비롯해 모두 자신에게 지워지는 이른바 집안일 관리의 부담, 자신의 처지가 부당한지 아닌지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 하소연할 곳조차 없는 묘한 답답함을 이해해주지 않는 남편 무구영까지. 결혼 생활이란 이런 것이었나,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이런 결혼 생활을 하면서 사는 걸까, 민사린은 혼란에 빠집니다.


민사린과 무구영의 결혼 생활은 어떻게 될까요? 민사린이 처한 상황과 그로 인한 답답함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그에 대한 한 가지 해답을 2018년 오늘의 우리만화상 수상작 <며느라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결혼입니다.


학생인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 청취자 여러분이라면 아마도 결혼을 해보셨거나 지금 결혼생활을 하시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결혼에 관한 경험도 없고, 그러니 결혼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게 오히려 주제넘은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이 만화가 눈에 들어왔고 이 자리에까지 가져온 이유는, 제가 아는 한 결혼이라는 사회적 결합에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거리를 두고서 낯설게 보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해하는 한, 이 만화에서 보여주는 결혼의 단면이란 ‘누군가는 힘들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차별’입니다. 힘들어지는 그 누군가는, 이 만화의 제목이 보여주듯 결혼 생활에서 며느리의 위치에 놓이는 사람들이고요. 며느리가 아닌 사람들이 며느리에게 온갖 짐을 지우는 것은 물론이고, 누군가의 며느리인 사람조차도 상황에 따라 자신이 며느리가 아닌 위치가 되면 며느리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짐이 되는 존재로 바뀝니다.



그럼에도 며느리라는 사회적 위치는 이 상황에 대해 “싫어요” “아니오”라는 답변을 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가족에겐 잘해줘야 한다는 사회적 규칙 때문에, 더군다나 내 남편의 부모라는 대하기 어려운 사회적 위치를 차지한 사람에겐 그 규칙이 더 강하게 작동한다는 사회적 압력 때문에, “나(또는 너) 하나만 조금 양보하고 참으면 모두가 편안하다”는 공기 때문에, 며느리는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의 구조 속에서 그 역할을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차별의 피해자가 됩니다. 이렇게 한 사람이 며느리가 되는 기간을 이 만화는 며느라기라고 부릅니다. 이것이 차별인 이유는, 거울에 비친 것처럼 같은 상황인 남편에겐 이런 짐이 거의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차별이 존재하지 않고, 또 이것이 구조적인 게 아니고 결혼한 사람들의 일부에게서만 벌어지는 일이라면, 명절 직후에 이혼율이 높게 나타나는 ‘추세’가 있다는 우리들의 상식 또한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동시에 이것이 바로 이 만화의 절정 부분이 설날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이 만화에 대해 설명드릴 수 있는 부분은 이 정도인 것 같고, 더 풍부하고 직접적인 경험을 지닌 청취자분들이 각자 이 만화를 읽으신 뒤에 느낀 점을 정리해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 책을 한 번 가지고 와 보았습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콘텐츠,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함께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드라마 <며느라기>입니다. 이 만화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서 카카오TV에서 오리지널 드라마 콘텐츠로 제작했습니다. 드라마 역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카카오TV라는 OTT를 대표하는 콘텐츠가 됐습니다. 지난주에 시즌2가 마무리됐네요. 배우 박하선씨가 민사린 역을 맡아서, 결혼 과정에서 지니게 되는 미묘한 감정선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드라마다 보니, 만화에 비해 조금 더 자극적이고 직접적으로 결혼에서의 차별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만화의 표현법과 드라마의 표현법, 만화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다른 차별들을 드라마를 통해 접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마지막 인사

오늘이 여러분과 100번째 만나는 시간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제 개인 사정 때문에 오늘 방송을 마지막으로 수요독서에서 하차합니다.


제가 방송을 막 시작할 무렵 함께 해주셨던 공동진행자 최선생님과 사회자 민우님이 저를 이 자리로 이끌어주셨고, 이렇게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청취자 여러분을 찾아뵀습니다. 매주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그리고 우리 교육진담 수요독서 코너에서 학부모와 학생 청취자 여러분을 매주 만나면서, 어떤 책을 읽으면 우리 학생들이 교양 있는 성숙한 시민이 될 수 있을까 또 동시에 획일적인 입시 관련 독서록 환경에서 남들 다 읽는 뻔한 고전이나 베스트셀러에서 벗어나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돋보이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책 100권을 선정하고 정리해 왔습니다. 제가 이 방송에서 여러분께 건네드린 정보가 제 이야기를 들은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제 소원을 이룬 것이니 정말 기쁠 것입니다.


지금까지 교육진담 수요독서를 저와 100주 동안 함께 해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청취자 여러분들께서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훌륭한 시민으로서 바람직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또 온갖 듣지도 보지도 못한 주제의 지문이 턱턱 출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독서 비문학 영역에 당황하지 않고 대비하기 위해, 즐거운 독서생활을 꾸준히 이어나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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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의 무정한 세계 - 우리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과학사
정인경 지음 / 돌베개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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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나온 한국 소설을 보면 가끔 이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사랑 이야기든 항거 이야기든 방황 이야기든, 소설의 줄거리와 연관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뜬금없이 과학과 기술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장면이나 과학과 기술과 관련해 지나치리만치 상세하게 늘어놓아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 장면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입장에서 보면 맥락도 없어 보이고 근본도 없는 것 같은 이런 장면.


하지만 학생 청취자 여러분이든 학부모 청취자 여러분이든 과학과 기술이라는 단어 앞에선 주눅이 들고 잘해야 할 것만 같고 못하면 시대에 뒤처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이런 것을 보면, 100년 전에도 그럴듯한 소설을 쓸 정도의 지식인들도 우리처럼 과학 앞에서 작아지는 느낌을 극복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학은 대체 우리에게 무엇일까요? 어떻게 우리 사회로 흘러들어 왔길래 이토록 우리를 괴롭히는 것일까요? 이광수, 염상섭, 이상, 박태원의 소설에서 이상하리만치 튀는 장면을 뽑아 읽으며, 그 안에서 뉴턴과 다윈과 아인슈타인과 에디슨을 끄집어내는 독특한 책, 정인경의 뉴턴의 무정한 세계를 읽어보겠습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한국의 근대과학기술입니다.


이 책에서 주목해 볼 만한 부분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과학기술, 과학기술적 지식의 상대화입니다. 100년 전 일제강점기 때도, 학부모 청취자들께서 어린 시절을 보낸 개발도상국 시절에도, 또 이미 세계적인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지금도 과학과 기술은 언제나 우리가 선망해야 할 대상, 성취해야 할 목표로 간주됐습니다. 이런 태도는 과학기술적 지식과 그 축적 과정은 객관적이며 절대적이고 항상 옳다는 사고방식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기술적 지식 또한 그 지식을 둘러싼 문화와 사회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특정한 맥락 속에서 만들어진 지식이라는 점을 설명하려 애씁니다. 그래서 앞에서 말씀드린 뉴턴, 다윈, 아인슈타인, 에디슨의 생애를 매우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특히 이들이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고, 누구와 경쟁했으며, 극복하고자 하는 장벽은 무엇이었는지에 관한 정보가 주를 이룹니다. 이걸 설명하는 부분에선, 다른 과학사 책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보다 조금 더 깊게 이 네 사람의 생애를 접해보실 수 있습니다.


주목해 볼 부분 나머지 하나는, 이 과학기술적 지식이 한국에 어떤 과정을 거쳐 자리 잡았는지 알려주는 부분입니다. 이 책은 총 네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 장이 앞에서 말씀드린 네 작가의 소설로 시작합니다. 이광수의 무정,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 이상의 날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입니다. 교육 방송을 들으시는 청취자 여러분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한국 근대 문학의 고전들이죠. 대체 왜 이 고전들에서, 소설 한 중간에, 뜬금없이 과학 장광설을 읊어대는가? 이게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자 동시에 해명해주는 부분입니다.


이런 면은 3장과 4장에서 두드러집니다. 서양의 과학기술계가 전기의 원리와 발전 송배전 활용 등 연구 끝에 축적한 방대한 과학기술적 지식은, 경성의 불야성을 만들어내며 박태원이라는 식민지 지식인에게 경이라는 감정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결코 공평하지 않았습니다. 식민지 권력이 세운 최초이자 최대 규모 수력발전소의 전기는 오로지 일본계 비료공장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게 가장 좋은 증거입니다.


서양에서 현대 물리학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닐스 보어의 양자역학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는 동안, 일본은 주요 연구소에 국비 유학생을 보내 이들을 빠르게 따라잡고 1949년에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까지 배출해냅니다. 반면 식민지 조선에서는 과학기술 관련 고등교육기관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조선이라는 문화공동체 안에서 최고 수준의 천재였던 이상 같은 인물도 건축 실무기술자 양성을 목표로 하는 경성고등공업학교에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죠. 1945년 해방 직전까지 그럴듯한 학술지에 논문을 내고 활동하던 물리학자가 딱 네 명이었다고 하니, 내선일체를 내세운 겉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실상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이란 한국 문화에, 1800년대 후반 이후 가해진 여러 폭력의 양상 가운데 하나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객관적이고 절대적이며 항상 옳다고 하기엔, 수용과 확산이 너무나도 부자연스럽게 이뤄진 측면이 있으니까요. 우리가 여전히 과학에 대해 갖고 있는 두려움도 그 과정의 결과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콘텐츠,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꼽은 책은 박태호의 <오답이라는 해답>입니다. 지난해 출간된 아주 따끈따끈한 책인데요, 오늘 우리가 다룬 책과 비슷한 ‘한국의 과학기술’이라는 영역과 주제를 조금 가볍고 넓게 다루는 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특히 과학기술이 한국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수없이 많은 웃픈 일들을 모아놓아서, 상식을 쌓는다는 측면에서도 대단히 도움이 되는 책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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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 - 인류와 함께 발전해온 지식의 역사 이야기
피터 버크 지음, 이상원 옮김 / 생각의날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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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방송은 교육 관련 정보를 드리는 방송입니다. 교육은 무엇을 하는 활동인가요? 답은 너무 간단합니다. 학생과 학부모에겐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 활동, 교사에겐 지식을 가르치는 활동입니다. 교육에서 지식을 빼면 이 활동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이나 가르치고 아무것이나 배운다면 이 활동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가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지식’이기 때문에 이 활동은 의미 있는 것이 됩니다.


그러면 이제는 지식에 주목해봅시다. 지식이란 무엇인가요? 어려운 질문입니다. 아무거나가 지식이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이것 역시 어려운 질문입니다. 그 과정이 올바르다는 것은 누가 어떻게 보증해주나요? 또한 어려운 질문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은 국가가 모든 국민이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게 하도록, 다시 말해 일정한 정도의 지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왜 그래야 하나요?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지식을 갖도록 하려면 어떤 수단을 이용해야 할까요?


이 모든 질문, 어쩌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인정해 온 것들이 사실은 그리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공부하면서 자주 느낍니다. 그러니 지식에 관해서도 이런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식의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어떤 성과를 일궈 왔는지 알려주는 책, 피터 버크의 <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지식입니다.


이 책은 ‘지식’과 관련된 다양한 인문학적 연구의 내용과 성과를 간단하게 소개하는 책입니다. 엄청나게 다양한 주제를 압축해 선보이다 보니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런 책을 읽는 한 가지 방식은, 책에 나온 모든 내용을 다 알려고 애쓰기보다는 목차를 슥 훑어본 뒤에 거리를 두고 띄엄띄엄 쉬엄쉬엄 읽으면서 내가 관심을 두는 키워드가 나올 때만 집중해서 읽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지식’에 관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다 모아놓았습니다. 우선 지식 개념에 대한 인문학적 비판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한 뒤, 학문 분야나 권위, 전문화, 지식의 위계질서,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암묵적 지식, 지식이라 불렸다가 잊힌 것들, 지식을 쌓기 위해 사용된 도구, 번역 등 지식과 관련해서 우리가 주목해 볼 만한 대상이 되는 개념과 그 개념을 연구한 주요 성과를 말해줍니다.


그 뒤 지식이 지식으로서 지위를 획득하는 과정, 다시 말하면 지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정보 수집, 분석, 확산, 사용이라는 네 단계로 구별해 설명하고, 각 단계별로 우리의 흥미를 끌 만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무작정 모으기만 하면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없애고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박물관이나 도서관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유럽 중세 법정에선 서면 자료를 ‘검증불가능’하다며 신뢰하지 않았는지, 어떻게 과거시험이 특정 지식의 확산과 특정 지식에 대한 억압에 중요한 기제로 작동했는지, 왜 네덜란드와 영국의 동인도회사는 그토록 현지에 대한 정보에 집착했는지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지식’이라는 대상이 생각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 엄청나게 다양한 방식으로 접해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식에 관해 생각해볼 때 짚어보면 좋을 여러 지점들도 언급합니다. 지식이 지니는 고유한 영역이 있는지 아니면 사회의 변화에 종속돼 있는지, 발전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바뀌어가는 것인지, 어떤 지식을 다른 지식보다 더 지식’답다’고 말할 수 있는지, 오해는 잘못된 행동일지 창조적 활동일지, 성별이 지식의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언어 이전의 지식에 우리가 접근할 수 있을지 등등 여기에도 흥미로운 질문은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주제와 연구 성과를 소개하다 보니, 이 모든 정보를 다 알고자 하는 시도는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당연히 무리가 따릅니다. 그러니 이 책은 훑어 읽으면서 관심 있는 흥미로워 보이는 주제에 대해서 ‘아, 이런 문제의식이나 생각으로 연구한 사람도 있구나’라는 것을 참고하고 그 분야에 대해 알아가는 발판 정도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모든 문제의식을 간결하게 조망해보고 ‘지식’ 자체에 대한 내 호기심을 푸는 데 이용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콘텐츠,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따로 있지 않습니다. 이 책은 지식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는 책이라, 대체로 거의 모든 문단이 문제-답변-연구자의 연속입니다. 그러면 재미있어 보이는 주제에 대해 이 책에서 소개한 학자와 그의 책을 읽어보는 게, 올바른 책 사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체로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만약 번역까지 돼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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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주의 - 이방인들의 세계를 위한 윤리학 우리 시대의 이슈 총서 1
콰메 앤터니 애피아 지음, 실천철학연구회 옮김 / 바이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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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외국의 문화를 접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문화, 우리나라에서 만든 문화 콘텐츠도 외국에서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해주고 있죠. 2000년대 일본의 배틀로얄 신드롬이 2020년 우리나라에서 오징어게임이 됐고, 1990년대 영국과 미국의 보이·걸그룹 트렌드와 2000년대 일본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뒤섞은 2020년대 한국은 BTS와 블랙핑크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한쪽에선 이런 혼합의 흐름에 저항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중국은 ‘자국의 소수민족’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한국 문화를 중국의 것으로 소개하려들고, 미국은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배척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닌 트럼프라는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선출했습니다. 외국 얘기만은 아닙니다. 조선족이라 불리는 중국 동포와 중국인들, 우리나라보다 경제적 규모가 다소 작은 나라 사람들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심하게 차별하고 있다는 것 또한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문화의 교차와 배척이 동시에 이뤄지는 이런 시대, 우리가 지녀야 할 올바른 태도란 무엇일까요? 철학자들은 대체로 세계시민주의에 그 답이 있다고 여기고, 바람직한 세계시민주의적 태도가 무엇인지 다양하게 논의해 왔습니다. 오늘 읽을 책은 그 논의 중 하나로, 가나 부족장 가문 출신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하는 철학자인 콰메 앤터니 애피아식 세계시민주의가 무엇인지를 들여다보겠습니다.



2종 보통 키워드

제가 꼽은 키워드는 세계시민주의입니다.


세계시민주의, 코즈모폴리터니즘이란 말은 자신이 특정한 공동체에 소속돼 있지 않다는 것을 표방하는 이념에서 시작됐습니다. 코즈모폴리턴이란 우주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코스모스와 시민을 뜻하는 폴리테스의 합성어인데요. 고대 그리스의 견유학파 철학자들은 ‘니들은 조그만 공동체에 속한 시민일 뿐이지만, 나는 대우주에 소속된 시민이다’라고 사람들을 조롱하기 위해 이 말을 만들어냈다고 하네요. 그러다 이 말은 하나님이 관여하는 단일한 세계에 소속된 사람이라는 말로 이해됐다가, 교통 통신 수단의 발달로 이젠 정말 명실상부하게 지구 전체를 하나의 공동체로 이해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시대에 들어와선 우리가 진짜 지녀야 할 태도를 가리키는 말로 그 의미가 또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특정한 공동체에서 자라나며 ‘인간’이 되는 방법을 배운다는 현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로부터, 그 뒤에는 학교에서, 더 자라서는 회사나 동호회 등 특정한 문화 집단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우리는 사람으로 자라나죠. 이런 현실적 조건 때문에, 좁은 시선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집단이 인정하는 문화만이 옳고 다른 문화는 그르다는 폭력에 빠지고, 그 반대편에선 모든 문화가 옳다면서 서로 건드리지 말자는 상대주의로 빠져듭니다. 완전히 반대편인 것처럼 보이지만, 애피아에 따르면 양쪽 다 생각의 기준이 ‘내 집단’이라는 점에서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폭력이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명백해서 큰 문젯거리가 되지 않는데, 상대주의는 우리에게 철학적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논의할 만한 주제를 던져줍니다. 가치 자체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성격을 지닌 어떤 것인가, 과연 서로 다른 집단 각자의 문화가 같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가, 그들이 가치에 관해 설명할 때 사용하는 용어는 같은 의미를 지니는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집단의 구성원들이 모두 동의할 만한 그래서 모두가 같은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반이 되는 보편적 가치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또는 구성이라도 할 수는 있겠는가. 여기에다 ‘보편적’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들이 실제론 서구라는 특정 지역의 가치관을 다른 집단에 ‘보편적’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하는 것이라는 제국주의적 논의까지 더하면, 상대주의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문제의 목록을 대강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고방식에 설득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이것을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에서 접근한다면, 애피아의 입장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호기심과 대화입니다. 우리가 상대주의의 모든 논변에 동의한다고 해도, 여전히 어떤 인간에겐 다른 집단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저 낯설고 신기하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죠. 그렇게 호기심을 가진 두 인간이 만나면서 두 집단은 서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의 목록을 확인하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려보고, 각자의 기반 위에서 상대의 문화를 재해석하고 수용합니다. 이런 조합은 대체로 인류의 역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고유’의 문화라고, 우리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이런 혼합의 결과물입니다. 이것을 상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세계시민주의적 태도는커녕 인류가 쌓아 올린 문화 전체를 거부하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애피아의 입장입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이 책과 함께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마사 누스바움의 <세계시민주의 전통>입니다. 오늘 우리가 다룬 책은 아직 9.11 테러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2006년에 나온 책이고, 현안이나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의 의미를 파헤쳐보는 방식으로 세계시민주의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에 접근합니다. 보통 이걸 철학에서는 ‘분석적’이라고 말하는데요. 누스바움의 <세계시민주의 전통>은 2019년에 나왔고, 이 책 이후에 진전된 논의와 누스바움 자신의 입장을 포함시켜 역사적인 맥락을 짚는 방식으로 책을 구성했습니다. 같은 주제를 다루며 다른 접근법과 입장을 지닌 두 책을 비교해보며 읽는 것은 매우 좋은 독후활동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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