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검색은 권력이다!
호모 서치엔스의 탄생 (2)
1. 한국에서 구글이 1등을 못하는 이유 | 검색 한 번으로 원하는 결과를 찾을 수는 없다 | 점층 검색법으로 검색 정확도를 높이자
2. 네이버, 정보의 디테일로 사용자를 사로잡다 | 아직도 한 가지 검색 서비스만 쓰십니까? | 피할 수 없다면 빅 브라더를 친구로 삼아라
3. 다이내믹한 소셜 검색을 지향하는 다음 | 소셜 네트워크가 사적 공간이라고? | 나는 검색한다, 그러나 검색당하지는 않는다
4. 인류는 원래부터 호모 서치엔스였다 | 검색 키워드가 당신의 욕망을 말한다 | CEO는 최고의 호모 서치엔스여야 한다
네이버, 정보의 디테일로 사용자를 사로잡다
한국의 검색 시장에서 선두 주자는 단연 네이버다. 국내 포털 서비스와의 경쟁에서도 확실한 선두를 고수하고 있고, 구글을 비롯한 세계적인 선두 주자들도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네이버에게 맥을 못 추고 있다.
처음에 네이버를 이끌었던 원동력은 검색 엔진이었다. 네이버가 처음 등장했던 당시, 아직까지 한국에서 인터넷 검색은 야후와 같은 디렉터리 방식, 곧 컴퓨터의 폴더를 뒤지면서 파일을 찾듯이 분야별, 주제별로 분류된 사이트를 찾는 방식이었다. 한국어 검색 엔진의 성능이 그리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향상된 한국어 검색 성능은 네이버가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그 이후에 네이버를 확실한 선두 주자로 올려놓은 것은 지식 검색, 지식IN이었다. 답을 찾고 싶은 사람이 검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답을 주고 싶은 사람이 질문을 찾아다니는 지식IN은 채택된 답변의 수에 따라서 포인트를 줌으로써 경쟁 심리를 불러일으켰다.
한때 네이버의 캐치프레이즈가 ‘세상의 모든 지식’이었던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네이버의 가장 큰 장점은 ‘정보’에 있다. 물론 어느 포털이든지 수많은 종류의 서비스를 하고 그에 따른 방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는 사용자들이 그 정보에 대해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보여주어야 효과적일지, 어떤 인터페이스가 사용자에게 편리한지에 대해서 다각도로 고민하고 그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다른 포털을 앞서고 있다.
네이버의 서비스를 쓰다보면,‘ 아, 정말 디테일에 강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정보를 배열하는 방법, 각 메뉴가 놓여 있는 장소, 메뉴 문구 하나하나에도 고민하고 다듬은 흔적이 보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처음에는 이런 디테일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쓰다 보면 결국에 가서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섬세한 편리함을 안겨 주는 곳으로 가게 된다. 비교적 포털 사이트 중에 후발 주자라고 볼 수 있는 네이버가 1위 자리에 설 수 있었던 비결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디테일을 꼽을 것이다.
네이버의 성공은 다른 분야의 후발 주자에게도 생각할 점을 던져 준다. 선발 주자를 이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기 가운데 하나는 메뉴 하나, 문구 하나에도 섬세하게 깃들어 있는 디테일한 고민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이런 디테일이 단숨에 역전 드라마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끊임없이 남들보다 더 고민하고 노력하고, 다듬는 과정이야말로 서서히 사용자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네이버에도 고민은 있다. 인터넷에서 모바일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더 이상 과거의 포털 사이트 방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이 점은 다른 포털 사이트들도 안고 있는 고민이다).
포털 사이트는 주력으로 내세우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른 서비스들을 그 주위로 배치한다. 곧, 주력 서비스를 통해서 사람들을 포털로 끌어들이면 사람들은 포털의 다른 서비스도 함께 쓰게 된다. 이는 놀이공원과 비슷하다. 놀이공원에서는 보통 주력으로 내세우는 탈것 한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광고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것을 타려고 놀이공원을 찾게 된다. 일단 입장을 하고 나면, 주력으로 내세우는 탈것 말고도 다른 놀이 기구들도 이용하게 되고, 그 안에서 뭔가를 사먹거나 기념품을 사기도 한다.
그런데 모바일 환경에서는 이러한 놀이공원식 모델이 통하지 않는다. 모바일, 특히 스마트폰은 웹 브라우저보다는 앱 중심의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서는 포털 사이트가 보여주는 링크를 클릭해서 같은 포털 안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스마트폰에서는 하나의 서비스를 쓰다가 다른 서비스가 쓰고 싶으면 그에 해당되는 앱을 실행시키는 게 더 편하다. 따라서 주력 서비스 한두 가지로 다른 서비스까지 한꺼번에 쓰게 만드는 모델이 더 이상 통하기가 어렵다. 만약 네이버 카페를 쓰고 있다가 지도를 보고 싶다면, 웹 브라우저에서는 링크를 통해서 네이버 지도로 쉽게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는 지도 앱을 따로 깔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네이버 지도 앱은 다른 비슷한 앱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이렇듯 네이버의 주력 서비스에 사람들이 몰린다고 해서 이들이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로 옮겨 갈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이제는 각각의 서비스들이 자생력을 갖춰야만 수많은 앱과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다. 물론 네이버에서도 충분히 고민하고 있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도 보이고 있다.
언제나 최고의 정점에서 위기는 다가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위기를 넘기면 이전보다 더 큰 정점에 오를 수 있다. 과연 모바일이 몰고 온 변화의 물결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까? 이것은 네이버만이 아니라 한국의 포털 서비스가 안고 있는 공통적인 화두일 것이다.
아직도 한 가지 검색 서비스만 쓰십니까?
호모 서치엔스의 가장 낮은 진화 단계에 있는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한 가지 검색 서비스와 한 가지 웹 브라우저만 쓴다는 점이다. 어째서 한 가지 검색 서비스만 쓰는 것이 별로 좋지 않은 검색 습관인지를 생각해 보자.
어느 검색 서비스든 그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다. 각 서비스는 고유의 검색 엔진을 개발해서 쓰고 있거나, 아니면 다른 업체와 제휴해서 검색 엔진을 빌려서 쓰고 있기도 하다. 검색 엔진의 성능에 따라서 결과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띄어쓰기가 단어 하나의 의미를 가지는 영어와는 달리, 한국어는 조사가 바로 앞 단어와 붙는다. 따라서 입력된 검색어를 얼마나 잘 구분해서 처리하는지, 그 능력도 중요하다.
각 서비스마다 검색 결과를 어떤 순서로 보여줄지에 대한 정책도 다르다. 대체로 검색어와 가장 많이 일치하는 곳, 또한 같은 검색 결과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 더 먼저 보일 것이다. 이를 계산하는 방법은 검색 서비스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러한 계산 규칙은 검색 서비스의 1급 비밀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차이가 안 나려야 안 날 수 없다.
검색 서비스가 가지는 특징은 이러한 검색 엔진의 차이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검색 서비스는 결국은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검색 서비스는 인터넷을 수익 모델로 하는 기업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은 비즈니스를 통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각 기업이 가진 수익 모델이나 비즈니스 전략, 제휴관계와 같은 요소들이 개입하게 되며 이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들어서 구글도 검색 결과를 웹문서와 블로그, Q&A와 같은 방식으로 분류해서 보여주긴 하지만 국내의 포털들은 훨씬 더 세분화해서 구분한다. 포털은 자체적으로 많은 정보 서비스를 가지고 있으며, 될 수 있으면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검색 결과에 나오기를 원한다. 곧, 포털 서비스 안에 있는 웹 페이지나 정보들이 먼저 나오며, 바깥에 있는 웹 페이지들은 중간 혹은 뒤에 배치되기도 한다. 어떤 포털에서는 일부 서비스를 다른 검색 엔진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그 포털의 검색 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다.
제휴 관계에 따라서 검색 서비스의 특성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국내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나 다음은 트위터 검색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검색은 물론이고 그 결과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기도 한다. 이들 포털에서는 트위터에 많은 돈을 지불하고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제휴 관계가 없는 서비스는 트위터 검색 능력이 떨어진다.
제휴 관계가 경쟁 관계로 바뀌는 경우도 검색 서비스에 영향을 미친다. 네이버나 다음에서는 트위터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지만 네이버는 미투데이, 다음은 요즘과 같이 트위터와 비슷한 형태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검색 서비스에서도 자기 회사의 소셜 네트워크를 밀어주고 싶을 것이다. 다음이 네이버의 미투데이를, 혹은 네이버가 다음의 요즘을 검색 서비스에서 밀어줄 거라고 생각하기에는, 글쎄…….
그래서 내가 무엇을 검색할지, 어디를 검색할지, 예를 들어 웹 페이지 위주인지 소셜 네트워크 쪽인지, 뉴스를 중심으로 검색할지, 이런 요소들을 생각해서 적절한 검색 엔진을 고르는 안목이 필요하다. 물론 각 검색 서비스가 서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개의 검색 엔진을 같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영상에 관심이 있다면 처음부터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사이트에 검색을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유튜브에 하루에 올라오는 동영상의 재생 시간을 모두 합쳐보면 무려 150년에 이른다고 한다. 그만큼 막강한 콘텐츠를 쥐고 있는데다가 유튜브는 구글의 것인 만큼 유튜브의 검색 엔진도 당연히 구글 검색 엔진과 같다. 따라서 명확하게 콘텐츠의 종류가 정해져 있다면 가장 많은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곳에서 직접 검색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진짜 명필은 각각의 붓이 가진 잠재력을 극한까지 활용하는 사람이다. 여러 가지 종류의 붓을 가지고 어떤 글씨를 쓰느냐에 따라서 적절한 도구를선택한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요리사들도 많은 종류의 칼을 가지고 있다. 호모 서치엔스 역시도 마찬가지다. 도구를 사용할 줄 알면서 인간의 능력이 향상됐고, 반대로 인간의 생각하는 힘이 강해질수록 도구의 종류도 더 많아진 것처럼, 호모 서치엔스도 검색에 쓰는 도구가 점점 더 많아질수록 더욱 높은 수준으로 진화하며, 반대로 호모 서치엔스의 진화가 점점 고도화될수록 그에 맞춘 새로운 검색 도구가 생기는 상호 작용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피할 수 없다면 빅 브라더를 친구로 삼아라
컴퓨터로, 혹은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인터넷이 우리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우리의 일상 가운데 많은 부분들을 인터넷에 의존하면서 한편으로는 사생활 노출에 대한 걱정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걱정 가운데 대부분은 사실이기도 하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어떤 서비스를 쓰기 위해서 구글이든 페이스북이든 로그인을 한 순간, 그때부터 자신의 인터넷 사용 기록, 다시 말해서 방문한 웹 사이트와 이름, 이메일 주소, 과거에 선택한 친구와 같은 정보들이 그 회사의 손에 넘어간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한 인터넷 서비스가 21세기판 빅 브라더가 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조지 오웰의《1984》에서 집집마다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던 독재자 빅 브라더처럼, 거대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 역시도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빅 브라더의 감시를 벗어나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다. 인터넷을 아예 쓰지 않는 것이다. 로그인을 안 했다고 해서 추적의 손길을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서비스에서 로그오프를 한 뒤에도 인터넷 사용 정보들을 추적하고 저장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추적을 막아주는 기능을 가진 웹 브라우저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구글은 애플의 사파리 웹 브라우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제공하는 추적 방지 기능을 피해 나가기 위해서 자신들이 제공하는 광고에 특별한 코드를 심었다는 사실이 발각됐다.
스마트폰 시대에 인기를 얻고 있는 지도나 인터넷 기반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쓰려면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곧 위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정보들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기록되고 추적될 수 있다. 이미 수사기관에서는 범죄자를 잡기 위해서 휴대폰 위치 정보를 활용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적으로 악용될 위험도 있다.
가장 사적인 대화라 할 수 있는 이메일이나 메신저라고 해도 백 퍼센트 안심할 일은 아니다. MSN 메신저는 대화 내용에서 특정한 키워드가 나오면 바로 광고가 나오는 기능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우리가 MSN 메신저로 채팅을 하면 MSN의 서버가 그 내용을 받아서 상대방에게 보내주게 되는데, 이때 대화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가 키워드에 맞춰 광고를 내보내는 것이다. 대화 내용이 저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동으로 검색은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도 마찬가지여서, 이메일의 내용에 따라서 맞춤형 광고가 나가는 기능이 제공된다.
물론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우리를 추적하고 감시해서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고 세계를 정복하는 독재자가 되는 게 목적은 아니다. 이들의 목적은 간단하다. 광고다. 사용자들이 어떻게 인터넷을 활용하는지, 어느 사이트를 자주 찾고, 어떤 광고를 자주 클릭하고 어떤 검색 키워드를 자주 쓰는지를 안다면, 그에 맞춰서 광고를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서 채팅이나 댓글을 자주 주고받는 친구들이 대부분 축구를 좋아한다면, 페이스북에서는 축구와 관련된 광고를 자주 보여줄 것이다. 디지털 기기에 관한 정보 사이트를 많이 방문한다면 구글은 스마트폰이나 디카 광고를 자주 내보낸다. 예전에는 똑같은 웹 페이지에는 똑같은 광고가 걸렸다면, 요즘은 똑같은 웹 페이지라고 해도 누가 보고 있는가에 따라서 다른 광고가 나간다.
우리는 늘, 인터넷 회사들에게 실시간으로 검색되고 있는 존재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빅 브라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당장 인터넷을 끊고 스마트폰을 던져 버리든가, 빅 브라더를 친구로 생각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하든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이미 호모 서치엔스로 진화하고 있는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는 너무나 뻔하다.
최용석
인터넷 광고 마케팅 회사 (주)클렉스의 대표이사. 미국계 컴퓨터 회사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국내외 대형기업, 소규모 사업체, 1인 기업 등 수많은 광고주들과 함께한 경험을 통해 어느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검색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다각도로 관찰하게 되었다. 각종 기업과 단체에 컨설팅과 강연으로도 활약 중이며, 저서로 <애플의 전략>(2010년 출간)이 있다.
저자의 한마디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당장 그만 두더라도 절대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고 잘할 자신이 있다. 그 이유는 내가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검색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나는 행복한 호모 서치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