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2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바뀌지 않는 한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면들>, 손석희 지음, 창비, 2021


<장면들>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로 저자가 JTBC 사장으로 부임하는 2013년부터 퇴임하는 2020년까지 7년여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 이론인 의제 설정 기능(Agenda Setting)’을 넘어 어젠다 키핑(Agenda Keeping)’장면들을 소개한다. 우리 사회가 공분한 이슈에서 감정이 사그러들고 논리만 남은 상황에서 다른 어젠다가 존재할 때 기존의 어젠다를 계속 다루는 것이 어젠다 키핑이라는 것이다.


공분이라는 것에는 감정뿐 아니라 논리도 들어가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명분 없는 감정만 가지고 공분을 느끼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공분의 감정이 사그라들 때가 오는 것이다. 세상에는 그 어젠다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감정이란 것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쩔 수 없이 감정이라는 부분이 걷어내지고 논리만 만아 있을 때, 그때가 사실은 매우 애매한 지점이 되는 것이다. 이 어젠다를 계속 끌고 갈 것인가, 그러기엔 사람들이 너무 지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시청자들이 우리 뉴스를 떠난다면 그 어젠다를 이어 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와 효력이 있는 것일 것.(70~71)


세월호 사고가 난 이후 모든 언론이 떠난 팽목항에서 JTBC가 끝까지 남아 매일 현장소식을 전한 것, 서지현 검사 인터뷰로 시작된 미투, 태블릿 PC로 시작한 국정농단 사건 등을 통해 아젠다 키핑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다. 손석희 뉴스룸비하인드 뉴스라 할 수 있다.

(‘문화초대석을 통해) 6년 가까이 12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는 그들이 우리가 추구하는 저널리즘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문화는 우리 일상과 별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든, 소설이든, 노래든 모든 문화활동은 우리의 시대를 담아내는 일기와 같은 것이다. 오히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치나 사회, 경제 같은 것들보다 더 우리의 일상을 흔들기도 하고 가라앉게도 하는 것이다.(350)


문제의식이 있어야 문제를 발견할 수 있고, 문제를 발견해야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며, 문제를 제기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376)


또한 <장면들>에는 40년차 언론인으로서 저널리즘에 대한 생각과 함께 MBC를 떠나 JTBC로 옮기게 된 과정의 이야기도 전한다. 옮기는 시점에 추측성 기사가 난무했으나, 이렇다한 언급이 없어 궁금하기도 했는데, <장면들>을 통해 그 사연과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2부 저널리즘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서는 기존의 뉴스 채널과는 다른 JTBC만의 뉴스채널을 만들기 위한 고민의 흔적들과 언론과 저널리즘에 대한 그의 생각도 함께 엿볼 수 있었다. ‘기레기라 불리며 조롱 받고 있는 기자들의 현실과 속내도 들을 수 있었다.


욕설과 배설의 효용이 원래 그러하듯, ‘기레기라고 발화하는 동안은 후련하고 짜릿할 것이다. 그러나 그뿐ㄴ이다. 쓰레기 소굴이라 불리는 곳에선 쓰레기만 살아남는다. 깨끗한 모든 것은 시든다. ‘나쁜 기자들은 어떤 모욕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한줌 권력, 공째 잿밥에 목매는 사람은 어디든 있기 마련이다. () “누군가에게 침을 뱉는 것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
최문선 <’기레기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면>(한국일보, 2019.10.3.)(275~276)


칭송에서 기레기로 가는 과정에 조국 당시 장관을 충분히 감싸지 않았다는 이유가 들어가 있었다. 언론이 누군가를 특별히 감쌀 이유는 없으며, 그 누군가가 공권력에 의해 부당하게 대우받고 있다면 그 부당함을 지적하면 될 일이었다.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277)


오늘날 많은 언론사들은 시청자나 독자에게 거래할 게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는 알려주지 않을 거야, 다만 사실만 전달하게라고 하죠. ‘우리는 정보를 제공할 뿐이니, 똑똑한 당신이 알아서 그게 어떤 뜻인지 생각하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편향되지 않았다고 말해요.(중략) 제가 속한 사회에서도 BBC 등 소위 좋은 언론사들이 아냐, 아냐, 우리는 아무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싶지 않아라고 하는 것을 볼 때가 있는데요. 저는 좋은 언론사들이 영향력을 우려하면서 입을 다물고 있는 탓에 도리어 좋은 생각들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 책에서 사람들이 편향이라는 단어를 좀더 대담하게 생각하도록 만들려 했어요. 당연히 나쁜 편향도 존재하고, 우리는 그것을 멀리해야 하죠. ‘나쁜 편향보다는 차라리 편향이 없는 게낫습니다. 그러나 편향이 없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것은 좋은 편향이에요.”
-
알랭 드 보통 (367~368)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필립 티치너 교수의 언론 경비견 모델 가설이었다. 언론이 기득권의 감시견(Watchdog)과 애완견(lapdog) 노릇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을 지키려는 경비견이 된다는 것인데, 우리 사회에서 이미 기득권이 된 언론이 왜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을 대변하고, 스스로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그렇게 애쓰는지 이해가 된다. 이해가 된다고 해서 그들의 행위가 용납된다는 건 아니다. 기득권이 된 언론은 민주주의의 해악임을 우리의 눈으로 목격하고 있음으로


언론의 경비견 모델 가설 필립 티치너 교수
1.
전체 사회가 아니라, 기득권과 영향력 있는 집단을 위해 경비견 노릇을 하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기존 사회시스템을 지켜내도록 하는 것.
2.
그 시스템에 대한 모든 잠재적 침입자를 감시하고, 지배세력이 미처 알지 못한 침입자에 대한 경고음을 울리는 존재.
3.
그런데 그런 상황은 때로는 지배그룹 내의 부조화에 의해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
4.
경비견으로서의 언론은 지배세력에 의존하긴 하지만 복종하지는 않으며, 지배세력 간의 불화가 일어날 경우 그 갈등을 정치화하기도 한다.
5.
이 과정에서 언론은 권력 엘리트들에게 문제 해결자를 자임하면서 권력의 현상 유지를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6.
결론적으로 경비견으로서 언론의 목적은 특정한 지배집단을 위해 경비를 서는 것이 아니라 지배 시스템을 지켜내는 것이며, 이 시스템에 위협이 되는 존재를 향해 짖는 것이다. 기득권화된 언론 자체가 생존하려면 그 시스템이 지켜져야만 하므로 이는 당연한 것이다.(79)


최근에는 시사 주간지 외에는 일간 뉴스를 챙겨보지 않는다.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정치 지형에서 언론이 기계적 균형만을 맞추려고 하다보니 오른쪽에 편향된 뉴스 일색이기 때문이다. 소수의 극우적 메시지도 기계적 균형과 반론권 보장이라는 명목으로 비중있게 다뤄지면서, 기울어진 쪽으로 점점 더 기울어지고, 우매하고 황당한 주장도 확대 재생산된다.  그것이 정치의 현실이고, 언론의 현실이니 받아들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일간 뉴스를 챙겨보지 않는다. 뉴스라지만 딱히 새로울 것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멀리 바라보라는 말과 같이 우리 시대를 대표한 언론인 손석희의 어깨를 딛고 올라서서 민주시민의 눈과 귀가 되고, 기득권을 감시하는 언론인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손석희의 JTBC ‘비하인드 뉴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 비울수록 애틋한 미니멀 부부 라이프
에린남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에린남 지음, arte, 2021

어린 시절의 결핍은 성인이 되어 월급쟁이가 되면서 다양한 소비로 분출됐다. 첫 번째는 책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책 살 돈 있으면 술을 한잔 더 먹겠다는 삐뚤어진 마음으로 손에 책이 들려 있지 않았다. 그러다 무엇에 홀렸는지, 미친 듯이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18여 년을 읽으니 집안이 온통 책으로 가득하다.


두 번째는 각종 취미생활로 소비를 분출했다. 큐브, 보드게임 등 비교적 저렴한 것부터, 당시 가지고 있던 중고차보다 비싼 카메라, 전기자전거, 디지털 피아노 등 제법 큰 돈이 드는 것들을 사들여, 책이 차지하지 않은 빈 공간을 가득 채웠다.


세 번째는 온갖 식물을 사들이고 있다. 지구를 구하는 일이라며, 동물을 키우는 것보다는 식물을 키우는 것이 더 편하다며, 20여 종의 나무와 풀, 선인장을 책과 취미용품이 차지 하지 않은 베란다와 볕이 잘드는 거실 창가를 가득 채웠다.


와이프는 이제 빈 공간이 없으니, 새로 사지 말든지, 새로 살거면 큰 집으로 이사가야 한다고 경고(?)하지만 분출된 소비벽은 멈추지 않는다. 한때는 우리도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보자고 옷장부터 정리를 시작했는데, 이건 이래서 안돼고, 저건 저래서 안돼는 핑계로 정리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되었다. 책 만큼은 줄이기 어렵고, 언제 쓸지 모르지만 필요할 때가 있다며 놔둔 물건들이 실제로 꼭 필요할 때가 있어 쉽게 비우지 못했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빼기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더하고, 나누고, 곱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데, 유독 빼기를 못한다. 과시욕도 일부 있겠지만, 빼는 것이 잃는 것이란 느낌에 쉽게 덜어내지 못한다.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는 미니멀리스트 부부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다. 여전히 소비욕, 소유욕을 과시하는 나와 미니멀리스트를 추구하는 저자의 상황은 다르지만, 부부의 일상 생활은 꼭 우리 부부의 이야기 같아 격하게 공감하며 읽었다. 주말에 드라마, 영화 정주행으로 몰아보기, ‘생리현상트기와 꾸미지 않은 원초적모습 공유하기, 가성비를 따져 구매한 물건은 결국 싼 게 비지떡 신세가 된다는 걸 몸소 체험하기, 서툰 집안일은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화하기 등등 우리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나의 일상과 끝없이 분출하고 있는 소비욕, 소유욕을 마주할 수 있었으며,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등한시 했던 집안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많은 자유를 가져다준다. 다른 사람들에게 향했던 시선은 자연스럽게 우리를 향했고, 우리 자신에게 더 집중하게 했다. 지금은 나와 우리에 대해서 더 자주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더 나다워지고, 남편은 더욱 남편다워진다.(36)


남편과 나는 그렇게 가진 것들의 마지막까지 함께하기로 한다. 가지고 있는 모든 물건의 마지막을 함께하겠다면 그건 욕심일 거다.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것은 너그럽게 나누고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해보자고 다짐한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지 않으려고 한다.(51~52)


사랑과 행복은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며 소소하게 쌓아야 비로소 큰 사랑과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차곡차곡 쌓아 올린 사랑과 행복도 일순간의 실수로 허무하게 균열이 갈 수 있다. 오늘의 사랑과 행복에 자만하고 도취하지 않고, 어제보다 조금 더 쌓으려는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는 소소한 일상을 행복으로 채워가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 소소한 일상이 쌓이고 쌓여 개인의 역사가 되고, 가족의 역사가 됨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


사랑이나 행복 같은 내가 아는 대부분의 따뜻한 것들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쉽게 사라지고 쉽게 놓쳐버리게 된다.(248)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 비울수록 애틋한 미니멀 부부 라이프
에린남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소한 일상을 행복으로 채우는 어느 미니멀리스트 부부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