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 싫어하던 바퀴벌레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 과학자의 이야기
야나기사와 시즈마 지음, 명다인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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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야나기사와 시즈마 지음, 명다인 옮김, 리드리드출판, 2023

 


바퀴벌레로부터 어떤 심각한 피해를 본 것도 아니지만, 바퀴벌레를 떠올리면 혐오감이 든다. 그렇다고 표정이 일그러질 정도는 아니지만, 건강에 해롭다는 생각에 휴지를 두툼하게 말아 쥐고 날쌘 동작으로 꾹꾹 눌러 잡는다. 한 번에 성공하면 묘한 쾌감이 느껴지고, 여러 번 성공하지 못하면 다소 농락당한 기분도 들고, 그러다가 놓치기라도 하면 좌절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그것 하나 잡지 못했다는 아내의 핀잔과 함께 언제 어디서 또 출몰할지 모른다는 불안함은 덤이다.


 

이런 박멸의 대상인 바퀴벌레를 주제로 책을 읽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책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 적도 없다.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의 제목처럼 나도 바퀴벌레를 오해한 것은 아닐까 싶다가도, 굳이 바퀴벌레까지 알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어쩌면 바퀴벌레를 보다 잘 잡고, 잘 퇴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내심했다.


 

하지만, 이 책은 바퀴벌레 퇴치법은 다루지 않는다. 바퀴벌레를 연구하는 바퀴벌레스트로써 바퀴벌레에 대한 오해를 풀고, 다양한 바퀴벌레를 소개한다. 이 책을 통해 바퀴벌레를 기르고자 결심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바퀴벌레를 사육 케이스에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하는 법, 먹이 종류 등에 대해서는 유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내가 바퀴벌레를 오했습니다>는 일본 시즈오카현 이와타시에 있는 류오 자연관찰공원의 곤충사육관에서 일하는 저자가 바퀴벌레의 매력에 눈을 뜬 후에 바퀴벌레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풀고자 쓴 책이다.


 

사람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바퀴벌레지만, 그 참모습을 알게 되면 바라보는 시선도 확연히 달라진다. 사랑스로운 느낌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체 모를 두려움은 줄어들 것이다. 그 여정에 이 책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기쁘겠다.(11)


 

저자는 바퀴벌레에 대한 두려움은 바퀴벌레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먼저 바퀴벌레는 죽기 직전에 알을 낳는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주변에 100마리는 더 있다.”, “바퀴벌레는 사람을 공격한다.”는 괴담.


 

결론부터 말하면 이 모두 오해라는 것이다. 먼저 바퀴벌레는 죽기 직전에 알을 낳는다는 것인데, 알집을 배에 달고 다니는 바퀴벌레를 잡을 때 알집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죽기 직전 알을 낳는다고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마리가 보이면 주변에 100마리가 더 있다는 것도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한다. 실내에서 번식한 경우라면 100 이상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먹이를 구하러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습성으로 인해 한 마리만 실내 침입도 가능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사람을 공격한다는 것도 오해인데, 바퀴벌레는 적과 대면하면 공격보다는 도망가는 것을 택한다고 한다. 가끔 사람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그 사람을 적당한 높이의 착지점 정도로 여겼을 것이란다.

 


저자는 다양한 바퀴벌레를 소개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바퀴벌레와 친숙하게 하고, 오해를 풀고자 했지만, 나는 다른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갔다. 바퀴벌레를 연구하게 된 계기와 채집하기 위한 과정, 그리고 신종 바퀴벌레를 발견하고 논문을 작성해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전혀 모르던 분야에서 어엿한 전문가로 성장해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저자의 성장 스토리에서 바퀴벌레대신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을 넣으면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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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는 얼굴들 - 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생추어리 동물들의 초상
이사 레슈코 지음, 김민주 옮김 / 가망서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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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자연수명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사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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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 사소한 일상도 특별해지는 나만의 작은 습관
이호정(하오팅캘리)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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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기록생활>, 하오팅캘리 지음, 21세기북스, 2022


 

매년 새해가 되면 새로운 다이어리에 연간 계획부터 기록했다. 대략 10여 가지 계획과 목표를 세웠는데, 일년을 보내고 되돌아 보면 지키지 못한 계획이 많았다. 지키지 못한 계획은 이듬 해의 계획으로 옮겨 적지만, 다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돌아보면 여전히 계획으로만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지키지 못한 계획은 영어 공부와 일기 쓰기, 3회 조깅하기였다.


 

지키지 못한 계획을 보고 있노라면 실행력이 부족한 나를 탓하게 되어 언젠가부터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그래서 일기를 쓰려는 시도 조차 하지 않고, 다이어리는 업무 내용만 기재하게 되었다. 업무 위주이다보니 예쁘게, 깔끔하게 쓸 필요도 없었고, 해야 할 일을 적거나,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만이 가득하다. 업무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다보니 해가 지나도 이전에 작성한 다이어리를 잘 들춰보지 않는다. 그렇게 기록하기, 쓰기와 멀어져 가고 있었다.


 

캘리그라퍼이자 일상기록자인 하오팅캘리의 다이어리 쓰기노하우를 담은 책인 <슬기로운 기록생활>을 통해 다시금 일상을 기록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회사 업무든, 여행이든 무슨 일을 할 때 생각만 하지 않고, 기록을 통해 정리하는데, 이러한 기록이 일의 시작이면서, 마음가짐을 다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이전까지는 다시 돌아보지 않을 것처럼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들을 기록했다면 이제는 언젠가 되돌아 봤을 때 오늘의 발자국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남기고픈 욕구가 생겼다.


 

나에게 노트, 다이어리는 잘하고 싶은 마음과 다짐들이 눌러 담긴 책이며, 기록하는 순간은 어떤 일의 시작이면서,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다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59)


 

기록하는 습관 덕에 얻게 된 긍정적인 것을 하나 꼽으라면 아무래도 내면의 건강을 챙기게 된 것이다. () 노트를 펼쳐 무슨 일이 있었고, 내 기분은 어떠한지 적는 행위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나를 괴롭히는 생각에 잠기거나 오래 머물러 있지 않으려 노력한다. (65~67)


 

오늘의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붙이면, 김춘수 시인의 과 같이 화사하고 향기롭지 않을까 싶다. 또다시 지키지 못한 계획으로 남을지도 모르지만, 2022년 새해 계획으로 일상 다이어리 쓰기에 도전한다. ‘일단 뭐든 기록해보자는 심정으로


 

좋았던 순간도, 힘들었던 순간도 빼먹지 않고 기록하다 보면 알게 된다. 좋았던 순간은 내가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힘들었던 순간은 그 당시엔 괴로운 일이었다 할지라도 나중에 보면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경험이며, 나의 밑거름이자 자양분이 됨을.(71)


 

지속적인 기록이 가능하려면 쓰는 방식이 번거롭거나 어렵지 않아야 한다. 너무 공들이지 않아야 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쓸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완전함과 완벽함에 조금은 무뎌질 필요가 있다.(75)


 

일단 뭐든 기록해보자. 그 기록이 언제가는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때론 채찍질을 해주기도 하고, 필요한 아이디어를 스윽 꺼내주기도 할 것이다. 때로는 필요에 의해서, 때로는 심심해서, 때로는 답답한 마음에 적었던 모든 것들이 현재의 나뿐만 아닌 미래의 나를 위한 밑거름이고 자양분이었을 줄이야.(93)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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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 사소한 일상도 특별해지는 나만의 작은 습관
이호정(하오팅캘리)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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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뭐든 기록해보자‘, 오늘의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면 꽃처럼 화사하고 향기로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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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2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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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2>스노볼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지열이 있는 지역이라는 공고한 믿음이 깨지면서, 잘못된 사실을 믿게 하기 위한 절대 권력의 민낯을 목격하게 된다. 최악이 제거되면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 믿지만, 최악이 제거되면 그 다음의 차악이 최악이 되고, 또 그 최악을 제거하면 차악이 최악이 됨을 목격하게 된다. 우리의 일상도 선과 악의 선택이 아니라, 최악과 차악 사이의 선택을 강요받는 일상에서 차악에 대한 기대는 헛된 것일 수 있음을 곱씹게 한다.


 

스노볼은 영하 40도의 세상에서 유일하게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유리돔 세상이다. 그 세상을 만든 이본 그룹은 절대적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본 그룹은 스노볼의 따뜻하고 안락한 일상을 제공하는 대가로 CCTV를 설치하고, 이를 편집해 스노볼 안과 바깥 세상에 송출한다. 혹한의 바깥 세상에서는 TV를 통해 결코 누릴 수 없는 따뜻함을 동경한다. 현실의 세상은 차갑고 냉혹한 <스노볼> 세상과는 다르다 여겨지지만, 다수가 누릴 수 없는 소수의 삶을 동경하게 만드는 미디어는 현실에도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힘을 쥐고 일상을 좌지우지하는 권력도 엄연히 존재하고, 공고한 카르텔은 결코 깨지지 않고 있다. 바깥 세상이 영하 40도의 혹한이 아닐 뿐, 우리의 세상도 모든 것을 경쟁의 논리로만 바라보는 냉혹한 세상이다.

 


네가 오늘 한 가지를 포기했다고 해서 내일도 똑 같은 상황이 이어지리라고 기대하진 마. 내일이 오면 이본은 내게 두 가지를 포기시킬 거고, 모레가 오면 세 가지를 포기시킬거야. 그렇게 네 세상은 점점 더 나빠질 테고, 결국 네가 마지막까지 지키려 했던 것마저 모조리 빼앗기겠지.”(146)

 


일상이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 또한 일종의 강박적 믿음일 수 있다. 일상은 행복한 순간도 있고, 그렇지 않은 순간도 있는데,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한 척하고, 조금이라도 무료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사소한 쾌락이라도 찾는다. 정말 행복한 일상,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는 깊이 고민하지 않고, 그저 지금 주어진 순간의 행복에 집착한다.


 

꼭 행복할 필요는 없어요. 항상 행복할 수도 없고요. 다만 혼자가 되진 말아 주세요. 힘들면 왜 힘든지, 즐거우면 뭐가 즐거운지, 당신의 삶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해주세요.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누군가 당신에게 요구한 삶이 아니라, 그저 당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아 주세요. 좋아하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세상에서, 당신이 원하는 만큼 행복하게 살다 아주 많이 늙은 뒤에 저를 만나러 와 주세요.”(396)


 

일상이 꼭 행복하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으면 좋은 대로, 힘들면 힘든 대로,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산다면 훗날 인생을 돌아보면 행복한 인생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삶, 무언가를 얻기 위해 끝없이 노력만 하는 삶은 별 것 아닌 것에 쫓기듯 살았다 후회할 것 같고, 돌아보니 별 것 아닌 것을 얻고자 헛된 시간을 보냈다고 후회할 것 같다.


 

영웅은 타인을 위해 세상을 구하지만, 평범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세상을 바꾸는 거야.”()
나를 향한 금기와 한계를 깨기 위해, 나와 내가 사랑하는 존재들의 안전과 평온을 위해, 원래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기꺼이 감내하고 이어 가는 것. 그게 세상을 바꾸는 일의 본질이야.”(145)


 

자기 자신을 위해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평범한 사람이라는 일갈은 뒤통수를 번쩍이게 한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원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기꺼이 감내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본질이라는 외침은 자꾸 되뇌이게 된다. 나를 바꾸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것임을 깨닫는다.

 


<스노볼>을 통해 세상은 결코 저절로 좋아지지 않으며, 내가 변하지 않는 한 세상은 변하지 않음을 되새긴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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