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이영채.한홍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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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이영채, 한홍구 지음, 창비, 2020.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은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국제사회학과 이영채 교수와 성공회대 교양학부 한홍구 교수가 공동 집필한 책으로, 오늘날 점점 극우화되어가는 한국과 일본 우익의 기원과 근현대사를 거치며 이들이 어떤 사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제국주의 침략전쟁으로 많은 식민지를 세워 수탈한 일제가 패망이후 현재까지 식민지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고, 그간의 자학 사관을 극복하고 다시금 재무장을 추진하려고 하는 일본 아베 정부와 그 배후 세력인 일본 회의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일본은 2018년 우리 대법원에서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며 1965년 한일협정에 따라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간 협정 외의 개인청구권이 있다고 주장한 것은 되려 일본이라는 사실은 놀라웠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개인청구권이 유효하다는 논리는 오히려 일본 정부가 처음 만들어낸 것입니다.
일본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미국과 조인할 때,
히로시마 및 나가사키 피폭자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미국에 남겨진 일본인들의 재산권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때 일본 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청구권협상은
양국 간의 재산권협정이며 개인의 피해 및 재산권에 대해서는
미국에 직접 청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습니다.(43)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제국주의 전몰장병을 신격화하여 추모함으로써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곳이라 여겼는데,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를 통해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야스쿠니 신사가 설립된 배경과 야스쿠니 신사 합사의 의미, 야스쿠니 신사 참배의 정치적 함의 등에 대해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 그간 언론을 통해 편향된 부분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싶었다.


야스쿠니의 역사가 150년이라는 사실은 또 다른 관점에서 중요합니다.
야스쿠니 신사라 하면 국가를 위해 죽은 병사들을 기리는 곳이라고 오해하지만,
정확히 이야기하면 국가가 아닌 천황을 위해 죽은 이들만이 합사될 수 있었습니다.
천황을 배신한 인물이라면 누구도 야스쿠니에 합사될 수 없었지요.
그것도 오직 1853년부터 1945년 사이에 천황을 위해 죽은 자들만이
야스쿠니에 합사되었습니다.
그 수가 약 2466,000이며, 이들은 하나의 영혼으로서
신이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56~57)


1978년 야스쿠니 신사에 도쿄재판에서 사형을 받은 A급 전범
14
명이 합사되어 있다는 게 발표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천황을 위해서 전쟁에서 죽은 자들이 야스쿠니에 합사되어야 한다는
대원칙이 어긋난 것입니다.(
)
A
급 전범이 합사된 이후() 1989년 죽은 히로히토(쇼와) 천황과
생전 퇴임을 한 현재의 상황 아키히토 천황은 1978년 이후
한 번도 야스쿠니에 가지 않았던 것입니다.(57~58)


메이지 시대에 천황에 충성한 사람들만이 합사된 야스쿠니,
이곳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
그리고 도쿄공습 등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은 합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실은 전쟁 추도시설로서도 적합하지 않습니다.(62~63)


최근 발간되어 논란이 된 <반일 종족주의>의 주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들이 학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살펴보고’, ‘어쩌다가 그들이 이렇게 (역사를 왜곡하게) 되었는지 설명’(147)하고 있다. 반일 종족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이 오히려 민중을 폄하하고 자신들이 종족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일 종족주의>를 만든 주요 인물들은
그 전에는 온 세상을 뒤집고 싶어했지만 실패했습니다.
한국에서의 혁명도 실패하고 동구 사회주의도 무너지고
소련마저 해체되면서 좌절했지요.
하지만 그 좌절을 그들만 겪었나요?
다른 사람들은 다시 일어났습니다.
민중 속에서 민중과 함께 말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민중을 폄하하고
정작 자신들이 종족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그냥 밥만 먹고 사는 게 삶은 아닐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를 왜 묻습니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왜 고민합니까?
밥만 먹고 사는 세상이 근대입니까?
그들의 논리에 굴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를 반일 종족주의자라고 부르는 그들이야말로
진짜 혐한 종족주의자입니다.
그들이야말로 종족이라는 틀에 사로잡혀 있지만
여러분은 좀더 보편적인 시각에서 보길 바랍니다.(175)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는 민족자결의 민족주의 시각으로 역사를 인식하고 사회를 인식하는 것이 유효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계화가 이루어진 현재에까지 유효한지는 의문이다. 현재에도 여전히 국가와 민족의 시각에 갇히면 배타적이고 편협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인류라는 보편적 시각으로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듯 닮은 구석이 많은 한국과 일본의 우익, 그들의 뿌리는 메이지유신으로 출발해 해방 이후 다른 가지로 갈라진 듯 하나, 한국의 친일파와 군사정권을 거쳐 민주화된 오늘날 한국과 일본의 우경화를 통해 다시금 같은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을 통해 한국와 일본의 우경화의 역사적 배경과 그들의 주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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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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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다산책방, 2020.


어렸을 적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며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을 정도의 나이가 되면 어른다운 어른이 자동으로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시절 그 생각이 실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생물학적으로 어른으로 분류되는 나이가 된 이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인지 성인이 되어 읽는 청소년 성장 소설이 나의 청소년기를 소환할 뿐 만 아니라 소설 속 주인공의 성장기가 지금의 나에게도 반복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

소설 <사라지지 않는 여름>의 주인공 캐머런은 자아를 찾아 여행하는 12살 소녀이다. 1989년 열 두 살 치고는 몹시도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여기던 소녀는 갑작스런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부모님이 사고를 당하던 시각 자신은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고 여자친구와 키스를 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히며 소설은 시작한다.


캐머런은 고아가 된 후 외할머니, 이모와 살게 되었고 부모님의 부재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리움은 아빠가 만들어 준 인형의 집을 꾸미며 달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벽은 자신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혼란스러움과 죄책감 그리고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사회적 시선에 따른 수치스러움을 오롯이 혼자 이겨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소설은 캐머런의 시선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아가는 성장 과정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있지만 소녀가 이겨내야 하는 현실은 결코 아름답지 만은 않다.


캐머런을 통해 내가 나 답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흔이 넘은 나지만 여전히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이 나 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모호한 인생을 살아내고 있는 내가 보였다. 여전히 나를 찾는 여행 중인 나. 이 여행이 생을 마감하는 날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자아를 찾아 여행 중인 모든 인격체를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캐머런을 만나 심심한 위로와 인정을 해주고 싶다.


나는 손을 뻗어 생명의 빵 배지를 떼어
뾰족한 핀을 접은 다음 내가 입은 청반바지 뒷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인형의 집 다락에 붙이면 딱 좋을 것 같았다.
다음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정확히 왜 인지 몰라도
아마 평소 꾹꾹 눌러 놓았던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와서 인 것 같았다. (15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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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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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현대지성, 2020.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는 구빈원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올리버 트위스트가 구빈원에서의 생활과 이후 이어진 도제 생활, 그리고 런던의 빈민가에서 소매치기 일당과 지내는 가운데 선량한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출생의 비밀을 밝혀내는 소설이다.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올리버 트위스트 뿐만 아니라, 도둑과 장물아비, 소매치기, 매춘부 등 하층민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고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찰스 디킨스는 서문에서 당시의 문학작품에서 하층민의 삶이 미화되거나 영웅적으로 그려지기 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도록 하기 위해 <올리버 트위스트>를 썼으며, ‘최상류층의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밑바닥의 삶에서도덕적인 목적을 위한 소재를 얻고자 했다고 밝혔다.


 

비록 등장인물들의 언어가 귀에 거슬리기는 하겠지만,
왜 찌꺼기 같은 밑바닥 삶에서는,
적어도 거품과 크림 같은 최상류층의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도덕적인 목적을 위한 소재를 얻을 수 없는 것인지
아무런 이유도 찾지 못했다.(저자서문)


 

올리버 트위스트가 태어난 Workhouse는 우리말로 생활 능력이 없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수용하여 구호하는 공적/사적인 시설’(표준국어대사전)을 뜻하는 구빈원으로 번역되지만, 이는 의미와 성격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고,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직업 능력을 배양하는 시설이라기 보다는 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대가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기관이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을 죄악시하여, 고아나 부랑자들을 구빈원에 구금하여 노동을 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가혹한 노동조건과 부실한 음식과 수면시간 등으로 구빈원의 밖에서든, 안에서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은 지켜질 수 없었다.


찰스 디킨스는 이러한 모습을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구빈원과 귀족, 상류층의 인식들을 풍자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누렇게 변색된 낡은 무명옷을 입게 된 올리버 트위스트는
한순간에 계급이 결정되어 낙인찍혀 버렸다.
교구의 아이, 즉 구빈원의 고아로, 늘 배를 곯아 하릴없이
세파에 이리저리 시달리는 보잘것없는 존재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경멸받지만
아무런 동정도 받지 못하는 인생으로 말이다.(22)


 

이 이사회(구빈원)의 신사들은 아주 현명하고 깊은 철학을 지닌 분들로,
구빈원에 관심을 두게 되자 단번에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
가난한 사람들은 구빈원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구빈원은 공공오락을 제공하고
공짜 술집이자 1년 내내 아침, 점심, 저녁, 차를 얻어먹는 곳이니,
놀고먹기만 하고 일하지는 않는 벽돌과 회반죽으로 지은 낙원과도 같았다.(33)


 

이 광경을, 배 속에서는 고기와 술이 썩어나고
얼음 같은 피와 강철 같은 심장을 가진 철학자들이 좀 보았으면 싶다.
올리버 트위스트가 개도 거들떠보지 않을 진수성찬에 달라붙어
개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말이다.
허기로 잔뜩 독이 오른 올리버가 고기뼈를 갈기갈기 찌어내듯 뜯어먹는
끔찍한 탐욕의 광경을 직접 목도하면 그 감상이 어떠할까?
이보다 더 바라는 소원이 딱 하나 있다면
그 철학자도 똑 같은 음식을 올리버와 똑같이 탐욕스럽게 먹는 것이다.(59)


 

마누라 살려보겠다고 길에서 구걸을 했더니 날 감옥에 가두더군.
돌아와 보니 죽어가고 있었어.
내 심장에 있는 피가 다 말라버렸지.
그 놈들이 내 마누라를 굶겨 죽인 거야.
하느님이 이 모든 걸 다 지켜보셨어.
그 하느님 앞에 맹세하는데, 그놈들이 굶겨 죽였다!”(71~72)


 

부인이 너무 잘 먹인 탓이지요.
저 녀석의 처지에 전혀 맞지 않는 대접으로 인해 기운이 넘치게 된 겁니다.(
)
도대체 극빈자 놈들이 기운이 넘쳐서 뭐에 쓰겠어요.
그저 몸뚱어리나 부지하면 그만일 텐데.
저 녀석한테 죽이나 먹였으면 이런 일은 안 일어났을 겁니다.”(86)


 

<올리버 트위스트>는 성장 소설이기도 하지만, 당시 영국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풍자소설이기도 하며, 선과 악의 대결 구도에서 선이 승리하고, 악은 반드시 패배하는 권선징악 스토리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건이 이어지고, 올리버 트위스트의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조각들을 찾아가며 반전의 과정은 추리소설 같기도 하다. 글의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영국의 만화가 조지 크룩생크(1792~1878)의 삽화는 소설의 내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장면을 이해하고 몰입하는데 도움이 된다.


 

찰스 디킨스가 당시 목도한 상류층의 위선과 하층민의 절박한 삶 속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물음은 시대를 넘어 현재에도 인간 본성에 대한 고민이 성숙되었는지 묻는 듯하다. 또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수단으로써 노동이 유일한 해결책이 아닌 상황에서 노동을 전제로한 복지제공이 빈민 구제를 위한 유일한 혹은 유효한 수단인지 묻는 듯하다.


 

동네 가게에서 일하는 아이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길거리에서 노아를 보면
거지새끼처럼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불러대기 일쑤였다.(
)
이 고아는 가장 미천한 자조차도 손가락질하며 깔볼 수 있는 존재였다.
노아는 자기가 받은 모욕에 이자를 얹어서 실컷 되갚아주었다.(
)
과연 인간의 본성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가장 훌륭한 귀족에서부터 가장 비천한 자선학교 학생에 이르기까지
이 아름다운 본성은 아주 공평하게 나눠 갖고 있는 셈이니 말이다.(65)


 

만약 우리가 같은 종의 인간들을 억압하고 괴롭힐 때 단 한 번이라도,
인간의 잘못에 대한 어두운 증거들이 묵직한 먹구름처럼 느려도
반드시 하늘로 올라가 저승에서 복수의 비로
우리 머리 위에 쏟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또 우리가 단 한순간이라도 상상 속에서 어떤 권력이나 자만심으로도
없앨 수 없는 망자들의 깊은 증언을 듣는다면,
과연 나날이 이어지는 우리 일상에 상처와 불의, 고통과 비참함,
잔인함과 잘못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있으랴!(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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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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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다산북스, 2020.


매년 새해가 되면 어학공부,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체중을 위한 다이어트, 금주, 소식 등 건강한 식습관 등 좋은 생활 습관을 들이고자 다짐한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기존의 일상으로 되돌아가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심삼일도 백 번하면 일년이라고 하지만, 백 번도 쉬운 건 아니다.


제대로 실행하지 못해 번번히 목표에 실패할 때마다 의지력 부족을 탓하게 된다. 실패하지 않는 확실한 방법이 목표를 세우지 않는 것이라고 하니, 새해 목표 등을 세우지 않으려 하지만, 목표 없는 삶에 대한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목표 실패 악순환(?)을 지속한다.


인간 행동 연구 전문가이자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웬디 우드는 <해빗>을 통해 우리가 이런 새해 목표를 습관화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유가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꾸준한 반복으로 습관이 되었다하더라도, 그 습관을 인식하는 의식의 영역에 지배를 받으면 다시금 습관이 해체되어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습관에 맞서 싸우지 말고, 우리가 숨을 쉽고, 식사를 의식하며 하지 않는 것처럼 습관도 의식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상황과 마찰은 습관이 형성되는 길을 닦고,
신호는 엔진에 시동을 건다.
그리고 보상은 습관이라는 전차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연료를 공급한다.(195)


내성 착각(Introspection Illusion)’()
인지적 편형성을 가진 인간은 자신의 모든 행동이
의식적 자아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과대평가한다.(60)


습관은 시끄럽고 소모적이며 심지어 전투적인 논쟁에 뛰어드는 대신
즉시적이고 자동적으로 작동한다.
우리의 인생은 이미 습관에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다.
습관은 가장 단순하고 성실한 삶의 일부이며,
우리는 좀 더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42~43)


자신이 세운 첫 계획의 힘을 과도하게 믿는 학생일수록
외부의 도움을 신뢰하지 않는다.(
)
우리는 상황에 따라 행동하고 스스로를 평가하면서도
주변 상황의 영향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
어떤 행동이 주변의 압박에 얼마나 크게 좌우되는지 우리는 깨닫지 못한다.(149~151)


<해빗>은 웬디 우드가 그간 연구한 습관의 특성과 형성과정에 대해 소개하며, 그간 잘못 알려진 습관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준다. 또한 습관을 설계하는 5단계 법칙을 제시하고, 습관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웬디 우드는 실험을 통해 습관이 우리의 삶에서 평균적으로 43%에 이를 만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면서 습관이 차지하는 영역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보다는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58)하다고 이야기한다.



두 가지 실험에서 우리가 밝혀낸 사실은()
첫째, 우리 삶에서 습관에 지배되는 행동의 비율은 개인차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우리 삶에서 습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적으로 43퍼스트를 약간 넘는다.(56)


삶에서 습관이 전혀 없는 빈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루의 대부분은 서로 상충하는 습관과 습관이 옥신각신한 결과물이고,
이런 일은 우리 의식의 표면 아래에서 벌어진다.(221)


습관 형성을 위해서는 먼저 상황을 재배열하고, 그 상황의 추진력과 억제력이 부딪히는 마찰력을 활용해야 하며, 자신만의 신호를 포착하고, 보상을 행동에 내재화하고 이를 반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습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기계발서들이 많아서 비슷비슷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지만, <해빗>에서 이야기하는 상황의 영향력과 이를 활용한 습관 설계 법칙은 다른 자기계발서에서는 다루지 않는 이야기로 신선했다. 또한 그간 습관화의 실패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의 영향력을 무시한 결과라는 점도 깨닫게 되었다.


쿠르트 레빈은 모든 물질이 물리력에 지배당하듯,
인간의 행동 역시 특정한 에 영향을 받는다.(
)
추진력(Driving Force), 억제력(Restraining Force), 마찰력(Friction Force)
이 세가지 요소를 묶어 역장(Force Field)’ 이론으로 정리했다.(147~148)


좋은 표기법은 모든 불필요한 일로부터 뇌를 구원한다.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우리는 그 덕분에 더 똑똑해진다.”
-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수학자, 철학자) (89)


우리가 좋은 습관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바로 이것이다.
늘 반복되는 일상을 습관화하면 우리는 인생의 다른 기회와 위기에
훨씬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습관은 우리가 삶에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학적 표기법인 셈이다.(89)


항공기 조종사들은 좋은 착륙을 좋은 접근이라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회의는 좋은 준비의 결과물이죠.”
-
빌 게이츠(129)


나쁜 습관의 일종인 중독또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며, ‘중독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의지력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이해와 마찰력을 이용하고 보상을 통한 내재화해야 극복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습관을 둘러싼 환경을 바꿔 의식적 자아가 해내지 못한 일을 성취해낸 것이다.
흡연하는 환경을 방해하면 흡연하는 습관도 방해받는다.
, 흡연이라는 습관의 폐해에 제대로 반격을 가하려면,
그 습관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중독에 맞서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측면을 공략해 치고 들어가야 한다.(146)


새로운 목표를 방해하는 기존의 습관은 즉시 사라지는 게 아니다.
좋은 습관으로 향하는 의지가 시들해지는 순간
나쁜 습관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221)


좋은 습관은 예측 불가능한 스트레스의 시대에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유일한 피난처다.
습관은 심리적 긴장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번성한다.
우리의 의지력과 인내심과 끈기와 결단력이
삶의 풍파에 휘둘리고 휘청거릴 때도 습관의 실행력은 오히려 촉진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습관 촉진이라고 명명한다.(260)


좋은 습관을 위해 우선 자신을 용서하고 상황을 평가해 삶을 쉽게 말라는 충고는 목표가 작심삼일로 끝나는 나에게 위로를 전해주며, 다시금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우선 자신을 용서한 다음,
당신이 살고 있는 상황을 평가하여 자신의 삶을 더 쉽게 만드는 일에 착수하라.
그렇게 하면 우리의 인생에는 좋은 습관만 굴러들어 올 것이다.(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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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슛뚜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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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슛뚜 지음, 상상출판, 2020.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는 여행과 사진, 글쓰기를 좋아하는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슛뚜가 4년 간 21개 도시를 여행하며 쓴 여행기를 묶어 낸 여행 에세이다.


여행했던 각 도시별로 감각적인 사진과 함께 낯선 일상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52가지 에피소드로 담겨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저자 슛뚜와 여행 동반자가 된 듯 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썩 좋지 않은 기분에 지레 짐작으로 방향을 잡아 걸었다.
온통 꽃밭이었다. 길을 헤매다 만난 곳에는 벤치가 있었다.
남자가 여자의 무릎에 고개를 대고 누워 있었고,
여자는 사랑스럽다는 듯 그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었다.
일순간 그들이 사는 그림 액자 속에 갑자기 빨려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좀 전에 일진이 사납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없었다면
보지 못했을 광경.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돌아서서 다시 걷는 나는 어느새 싱글벙글이었다.
이때부터 여행하다 길을 잃는 것에 기대를 품기 시작했다. (85)


특히 이 부분을 읽을 때에는 내가 그 광경을 마주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여행에서의 낯선 일상 이야기와 그에 들어맞는 사진이 함께하며, 저자는 독자를 여행의 동반자로 매 순간 초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유명 관광지에서의 짜릿한 경험이나 그곳을 담아낸 멋진 사진 한 장 없이도 책에 나온 도시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들게 만드는 건 오롯이 눈 앞에 현재의 것들에 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86) 깨달은 작가의 진솔함과 그 진솔함을 담아내고 있는 사진들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반문한다.
여행은 여유 있는 사람들만 갈 수 있는 거라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여행함으로써 여유가 생긴다고 믿는다.
지갑의 여유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더 중요하니까. (313)


책을 다 읽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내가 보였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에 더하기를 잘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매 순간 긴장의 끈을 스스로 잡고 있는 나에게 슛뚜처럼 일단 저지르고 보는 여행을 선물해 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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