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협상법 - 인생의 승부처에서 삶을 승리로 이끄는 협상비법
신용준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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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비즈니스협상이라는 교양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음에도 당시에는 그닥 쓸모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현업에서 비즈니스 실무에 한창인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우리가 이 방법을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의 상황에 자주 놓여지기 떄문이다.


이 책은 뜬 구름 잡는 원초적 논의에서 그치지 않는다. 특히 파트5 챕터40의 [Foot in the Door & Door in the Face] 테크닉은, 돌이켜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혹은 거래처 상대방이 나에게 제안하는 화법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미세하게 진화하였다. 상황에 따라 둘 중 좀 더 적합한 기법이 있겠다마는, 생각없이 언행을 내 뱉는 것 보다야 어느 하나라도 써 볼 때 훨씬 원하는 바를 쟁취해 낼 가능성이 큰 것은 분명하다. 


반면 챕서39에서 소개된 [박차고 나가기]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음은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실제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는 것 과 별개로, 원하는 바를 관철해내기 위하여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앞으로 내가 지향해야 할 프로페셔널한 업무 자세이다. 


어떠한가? 고객에게 숙지한 비법들을 바로 응용하기가 어렵다면 당근마켓에서라도 전략적으로 시도해보자. 내적 성장에 더불어 쏠쏠한 재미가 덤으로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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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줬는데 왜 나만 힘들까 - 휘둘리지 않고 단단한 나로 살기 위한 연습
이현진 지음 / 파르페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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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게 착한 사람, 배려하는 사람 코스프레만 하다가는 착한 사람도 못 되고, 나쁜 년도 못 되는 불상사가 생긴다. (p.17)


심슨은 이렇게 말한다. "확실하지도 않은데 그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마." (p.58)

실수한 부하직원 때문에 오늘도 또 버럭! 하고 나서는 아차 싶다. 내가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 악랄하게 보일까 또 걱정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입 꾹 다물고 있다고 그들이 반드시 나를 좋게 보거나 내가 좋은 사람으로 칭송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확실하지도 않은 것에 연연하느라 감정을 소비하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었는데. 십 오년 전, 첫사랑이 양다리라는 소문에 괴로워하던 나에게 저 심슨의 말을 그대로 적은 쪽지를 내밀었던 나보다 성숙했던 친구가 떠오른다. 나는 아직도 그 때 그대로였다.


백 날 이렇게 에세이를 읽어도 나란 사람이 타고난 성향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이 구역의 썅년으로 사는 것은 죽었다가 깨어나도 못할 일이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회사에서 적당히 착한 척 하는 욕심많은 (지들보다) 어린 여자에 불과했다. 생각하기 나름으로 적당히 지금의 어설픈 듯한 나도 나쁘지 않다. 이 사회 여기에 이대로 뼈를 묻을 게 아니므로, 나의 발톱을 깜냥의 송곳을 모두 드러내려고 애 쓸 필요 없다고 오늘도 나를 다독인다.
 


줄곧 '관계'라고 표현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나와의)관계'라고 수백 번 고쳐썼다 (p.8)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다들 한다'는 이유로 의심 없이 해왔던 건지, 나만의 속도와 방향도 모른 채 (p.188)

이 대목을 읽고 이마를 짚었다. 회사에서 언제나 평판에 신경쓰고 남의 눈치만 보는데, 나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음을, 책을 읽기 전까지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니 나 자신에게는 특히 가혹하고 언제나 칭찬에 인색했었다.


굳이 나누자면 결혼을 하고싶기 보다는 비혼주의에 가까운 사람이었던 내가, 한국에 들어와 줄곧 남들의 말에만 쫒겨온 것은, 다름아닌 나만의 속도를 잊게 된 까닭이었다. 필요하지 않고 생각도 없어 따지 않은 운전면허 쪼가리는 없어도 늘 당당했으면서, 왜 고생길의 상징인 아이가 없는 것에 인생이 뒤쳐진 듯 요즈음 조급했던 것일까.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운전면허는 딸 수 있지만 생물학적인 노화는 곧 나의 감가상각이 아닌가 생각했던 나 스스로가 부끄럽다. 이현진 작가가 필요도 없던 운전면허를 딴 것처럼, 나도 굳이 결혼을 해야된다는 생각에 의심을 던질 필요가 있다. 꼭? 왜? 지금?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p.121)

몇 년 후 지금보다 좋은 곳으로 이직과 이주를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늦지 않게 진급을 하고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또한 더 나이먹기 전에 좋은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다시 있던 나라로 내가 있었던 지위로 돌아가야 한다. 이런 마음은 나를 조급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왜 그때 더욱 열심히 임하지 않았던가. 왜 좀 더 참고 버티지 못했을까. 지난 날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은 현재의 불행을 가속화한다. 지금 내 마음의 지옥은 팔할이 미래에 대한 걱정 탓이다. 현재를 만끽하고 싶다. 이제 그만 행복해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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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하지 않고 핵심만 말하는 법
야마구치 다쿠로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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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옮겨 사람들을 대면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예전에는 이해 못했던 주변인들의 행동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좋게 말해서 나는 사회성이 좋아졌고 나쁘게 보자면 말이 많아졌다. 낯선 사람과도 친밀한 사람과도 그 어떤 이야기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그러기 위하여 이 사람에게 했던 말을 저 사람에게 또 하고 때로는 같은 사람에게 동일한 이야기를 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또한 남자친구에게 미주알 고주알 설명하는 것이 그의 이해를 돕는 일이라 믿었다가 오히려 상대가 그 내용을 기억조차 하지 못할 때 섭섭함을 느꼈다. 더욱이 직장에서 나는 직속상사보다 경영진에게 직보할 일이 많아졌다. 한정된 시간에 골자만 이야기 해야하는데 오히려 긴장하여 더 장황해진다. 담백해야 하는데 당황하고 격양된다. 


이러한 상황 속 공통된 문제는 무엇일까. 하고자 하려는 말의 '90퍼센트를 버리고 10배 정확하게 전달하라(들어가는 말 중에서)'는 저자의 서론이 허를 찔렀다. 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했다. 요약력은 재능이기 보다는 습관에 가깝고 책에 소개된 3단계 훈련은 요약력을 키우는 구체적인 기술이다. 요약을 잘 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인풋을 늘려야 한다는 야마구치 다쿠로의 지침은 나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생각해보니 평소 다양한 내용의 지식을 접해보아야 빠르게 경중의 무게를 구별할 줄 아는 안목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글쓰기 연습은 곧 말하기 능력이자,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컨텐츠크리에이터의 필수 역량이기도 하다. 


무엇에 대한 이야기이든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말이 길어지면 필시 지루해질 수 밖에 없다. 다음으로는 하고픈 말 대신 상대가 듣고싶은 말을 해주어야 상대에게 나에 대한 호감을 심어줄 것이다. 궁극에는 표정이나 행동과 같은 비언어적인 내용도 요약할 줄 알아야 한다는데, 여기까지는 당장은 어렵게 느껴진다. 엘리베이터 피치를 연습하다보면 면접이나 프리젠테이션은 그 보다 훨씬 길어 여유가 생길 듯 하다. 이 시간부터 나는 역지사지 하여 내 말을 듣는 사람이 고민하는 것, 우선 과제라고 느끼는 것, 또는 그가 원하는 것을 캐치해야 한다. 죽어서라도 꼭 말해야 하는 한마디를 정하고 입 밖으로 뱉기 위하여 평소에도 간결하게 한 마디로 말하는 버릇을 들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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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치지 않는 삶 - 웨인 다이어의 노자 다시 읽기
웨인 W. 다이어 지음, 신종윤 옮김, 구본형 / 나무생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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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저자 웨인 다이어는 나에게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이다그의 책은 나에게 치유이다웨인 다이어의 작품은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 도움을 주었고 나아가 나에게 언제나 선한 영향력을 주었다이번 신작에서 작가는 만국의 고전으로 불리우는 노자의 도덕경을 자신만의 문체로 새롭게 풀어내었다노자의 사상을 난해하게 여기던 독자들일지라도 웨인 다이어의 깜냥에 힘 입어 나와 같이 끈기 있게 이 책을 책장을 넘길 수 있으리라.


크게 실망한 사람은 한때 기대에 부풀었던 적이 있고

맨몸이라서 불안한 사람은 무기를 들고 다녔던 적이 있으며

불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특권을 가졌던 적이 있다 [드러나지 않는 삶]

누구나 삶에서 추구하는 바가 있다작년 연말 나는 나를 움직이게 했던 목표 중 하나를 실패했고 크게 낙담하여 상심했다갑자기 나아가야 할 길을 잃어버린 나는 길에서 전속력으로 달릴 때보다 더욱 힘들었다이룰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희망이 나를 움직였던 것이었다나의 능력과 노력에 걸 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는 마음에 억울했다. 특히 36파트의 [드러나지 않는 삶]을 읽으면서 나는, 존중 받지 못한 지금 나는 과거 인정받았던 때가 있었으며, 나처럼 그 때에 노력했지만 무시당했던 사람들의 존재를 깨닫게 되었다. 작금의 내가 억울한 것은 당연시하며 누리던 특권을 잃어버려서가 아닐까. 


넘치도록 가득 채우는 것보다 적당할 때 멈추는 것이 좋다

칼을 너무 날카롭게 벼리면 쉽게 무뎌진다 [겸허한 삶]

나는 평범하지 않다고 여겨왔고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매사를 통제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렇게 스스로를 벼랑으로 몰아가며 나는 영원히 살 수 없었다. 혼자의 능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고 오래지 않아 지쳐 쓰러지고 말았다. [겸허한 삶]과 [유연한 삶] 속에서의 과유불급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세상만사를 움직이는 것이 자립의 의미가 아님을 알았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내하고 타인에 협조하며, 궁극에 내가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것이 진정하고도 현명한 의미의 자립일 것이다. 오늘도 나 스스로조차 내 욕심만큼 완벽해 질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되새긴다.


비우면 채워지고 낡으면 다시 새로워진다

적으면 얻게 되고 많으면 미혹된다 [유연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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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펭귄클래식 에디션 레드
윌리엄 S. 버로스 지음, 조동섭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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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 세대(Beat Generation, 패배의 세대)는 1920년대 로스트 세대(Lost Generation, 상실세대)를 잇는, 2차 세계대전 후 1950년대 중반 미국의 보헤미안적 예술 기조를 칭한다. 그 방식은 혁명가적이거나 방랑자 느낌의 예술가들도 있는데, 기성 세대의 주류 가치관을 거부한다. 조금 낯설고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책을 통해 비트 세대 문학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주인공 윌리엄 리는 앨러턴을 사랑한다. 하지만 리의 일방적인 마음은 앨러턴에 받아들여 지지 않고, 리의 마음은 솔직하고 애처롭다 못해 당황스럽다. 작가는 약물에 빠진 주인공의 육체적 욕망을 스스럼없이 글로 담았다. 


  저자 윌리엄 버로스(William S. Burroughs)는 소중했던 아내 조앤을 실수로 쏘아 죽인 과거가 있다. 지우고 싶어도 절대 잊혀지지 않는 상처, 발버둥치며 벗어나고자 했던 그 고통의 기억을 녹여서일까. 이 작품은 배경이 되는 멕시코시티의 분위기 만큼이나 무척 우울하며, 윌리엄의 성향이 밴 자전적 고백으로 들린다. 프롤로그를 통해 말 문을 열고 본 편을 거쳐 에필로그로 이어지는 이야기 구성도 내용의 진정성에 힘을 실어준다.


  재생용지를 이용하여 가볍고 전형적인 고전의 외양을 그대로 재현한 <펭귄클래식 에디션 레드> 세트는 총 7권으로 구성되었다. 색상은 화려하지만 심플한 표지디자인 역시 나처럼 세트 욕심이 많은 독자들의 소장욕을 자극한다. 총기 및 마약에 쉽게 노출된 살인율 1위의 도시 멕시코시티. 모르는 사람에게 비판받을 생각도 타인의 행동을 비판할 생각도 갖지 않는, 가난하고 타락한 사람들로 가득찬, 그 곳의 삶이 문득 궁금해진다. 동성애에 대한 묘사가 있다는 이유로 집필된 지 30년 후에야 1985년 출간되었다는 이 소설, 펭귄클래식 시리즈를 통해 세련되게 재탄생한 이 고전이, 이 시대에 진가를 꽃 피우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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