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샛별야학
최하나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짝반짝 샛별야학’은 다시 시작하는 할머니들의 학교생활기를 그린 소설이다.


평균 나이 65세의 할머니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그것은 본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외적인 이유로 인한 강제적인 포기 혹은 강탈에 가까웠기 때문에, 심지어 그것이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꼬리처럼 따라붙는 무언가를 남겼기 때문에, 어찌보면 삶의 상당수를 살아냈다고 할 수 있는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샛별야학’이라는 곳을 찾아 배움이라는 열망을 풀어내려고 한다.

기왕에 산 세월이 많으니, 그게 그렇게 간단하게 되지만은 않는다. 단순하게는 노쇄한 몸 때문에 그런 것에서부터, 살아오면서 쌓인 관계가 가져오는 문제, 거기에 함께 모인 사람들끼리 부닥치면서 생기는 말썽 같은 것도 있다.

소설은 얼핏 단순할 것 같은 학교생활과 졸업장 따기라는 목표가 여러 일들로 때론 조금씩 흔들리기도 하지만 차분하게 대응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렸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애초에 소재가 소재라서다.

저자도 딱히 그런 잔잔한 수면을 흐트러뜨리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일종의 빌런같은 인물이 등장하고, 그와 관련하게 나름 큰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그걸 큰 위기가 일거나 갈등으로 치닫는 식으로 몰아가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별다른 굴곡이 없어 보인다.

야학을 통해 잊어뒀던 학업의 꿈을 다시 이룬다는 이야기도 좀 전형적이다.

그러나, 이런 게 오랫만이라서인지 의외로 다시 보는 맛 같은 것도 있고,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잘 그렸기 때문에 썩 나쁘지 않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키 다른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강미 지음 / &(앤드)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키 다른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는 학교라는 것의 경계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인 이 소설의 겉으로 보여지는 주요 인물은 ‘사공현’, ‘정민철’, ‘이진목’ 세 사람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학생으로서의 삶에 소위 ‘실패’했다.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는 상태일 때, ‘555 나나숲’이라는 독특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555 나나숲같은 프로젝트가 실제로도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프로젝트 중 일부 요소들은 사회 단체라든가 혹은 특별히 마련된 활동같은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개별적으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한데 모여 소설에서같은 작용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을 보면서 반대로 현실은 과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궁금증이 일기도 했다.

555 나나숲은 꽤 대단한 것들을 해내고 그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일종의 판타지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망상적으로만 흘러가는 이야기를 뱉어놓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기분나쁠만큼 현실적인 문제들을 곱씹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꽤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때론 적당히 씹어서 떠먹여주기도 하는 편이다.

단순히 문제를 겪고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만을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돕는 멘토들의 이야기도 함께 하면서 서로가 영향을 받고 때론 의지하기도 하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잘 담았다.

결론은 물론 다소 이상적이긴 하다. 그러나 이야기나 메시지는 꽤 공감이 간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원성취 고객센터
마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원성취 고객센터’는 판타지적이면서도 현실에 맞닿은 위로를 담은 소설이다.



장르를 생각하면 쫌 애매해 보인다. 판타지라고 하기엔 그런 비현실적인 요소가 적어 보이고, 그렇다고 일상 드라마라고 하기엔 비현실적인 요소가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이다. 소재를 생각해 SF는 어떠냐고 해도 역시 그런 요소가 좀 약해서 기다고도 하기 뭣하고 아니라고 하기도 뭣한 미묘한 경계에 있는 소설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주요하다고 할 수도 있는 ‘어떻게?’라는 부분을 대충 넘기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처럼, 소재나 장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좀 미묘하게 느껴지는 것과는 달리 이야기라는 측면에서는 꽤나 그 방향성이 분명한 편이다. 그러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놓고 힐링 소설이라는 거다.

소설의 각 케이스(CASE)의 중점인 인물들은 어떻게 보면 사회에서 조금 뒤처져있거나 밀려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건 때론 감정적인 면에서 그럴 수도 있고, 꽤나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면에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제 아무리 각기 다른 여러가지 상황이 있다고 해도 결국 그것들이 각자에게 주요하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결국 정신적인 이유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걸 과정이 일부나 발정의 단계로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에겐 사소하다 치부할 수 있는 것마저도 가슴이 아리도록 크게 다가오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 때론 적절한 것 같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충격요법같은 일들을 선사하는 에피소드들은 꽤나 판타지 스러우면서도 또한 현실적인 위로와 해소를 갖게 하기도 한다.

내용 외적으로는, CASE를 듬성 듬성 실은 것이 꽤나 눈에 띈다. 이건 주인공이 그만큼 꽤 긴 시간 여러 일들을 거쳤다는 걸 보여주는 단순한 장치이기도 하지만, 독자로서는 대체 그 사이엔 어떤 일들이 있었나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후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후속작이 나올까 궁금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임 워프 역사 만화 벌거벗은 세계사 1 - 영웅의 빛과 그림자 타임 워프 역사 만화 벌거벗은 세계사 1
허윤 지음, 허재호 그림, 김대보 외 감수,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기획 / 웅진주니어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임 워프 역사 만화 벌거벗은 세계사 1: 영웅의 빛과 그림자’ 동명의 TV 시리즈를 만화화한 책이다.

컨셉은 꽤 나쁘지 않다.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가 우연히 역사적 사건들을 돌아보는 하건에 얽히게 되면서 시간을 건너뛰며 여러 역사적 인물들과 그 사건의 분기라고 할만한 주요 지점들에서 핵심 인물들을 만나 그들을 설득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게 실제 역사에서는 없다고 하는 ‘만약’이라는 것을 상상해보게 하면서도 과연 그 후에 이어질 미래를 아는데도 역사를 재현하는 것에만 충실해야한다는 의무를 관철할 수 있는지 같은 것도 생각하게 하는 등 기본은 물론 다양하게 바뀔 수 있는 점까지도 앞으로 다양한 역사를 다룰 것을 생각하면 꽤나 잘 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그 기본 설정을 제대로 이용하지는 못한다는 거다. 애초에 왜 꼭 원래 역사를 그대로 재현해야만 하는가를 제대로 납득시키지 못한다. SF에서 많이 차용하는 멀티버스, 그러니까 다중세계해석을 적당히 변형하면서 어떻게 얼버무리려고 시도를 하기도 한다만 이것 자체에 그렇게 심혈을 기울인 것은 아닌지 줄기조차 제대로 세워지지 않는데다 심지어 그 논리가 중간에 무너지는(모순이 발생하는) 문제까지 일어나 버린다. 거기에 더해 시간여행 장치에 대한 너무 설정도 대충이다. 원리는 물론, 제약까지도 형편좋게 만들어논 수준이라 몰입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여러 역사적 사건들을 아이들이 직접 들여다보는 구성만을 생각해서 그걸 합당하게해줄 기본 설정에는 소홀했다는 거다. 가능성은 괜찮았지만, 결론적으로 결과물을 아쉬웠다는 말이다.

컨셉 부분에서도, 흔히 위대하게만 알려진 영웅이나 위인들의 좋은 측면 뿐 아니라 나쁜 측면도 얘기하는 것은 좋았는데, 잔다르크처럼 컨셉에 안맞는 게 끼어들어있어서 테마의 통일성을 해치는 것도 안좋았다.

전체를 아우르는 이야기와 각권에 실린 이야기 테마의 통일성에 좀 더 신경써주면 좋겠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룰스 -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규칙, 2007 뉴베리 아너 수상작
신시아 로드 지음, 천미나 옮김 / 초록개구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시아 로드’의 ‘룰스: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규칙(Rules)’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이제는 꽤나 대중적이라 할만큼 많이 알려진 장애 중 하나가 됐다. 적어도 인지도 면에서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는 물론, 그런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어떤지 같은 점 등은 여전히 거의 무지한 것에 가까운 수준이다. 자폐의 특정한 면모만을 부각해서 특별한 드라마를 부여한 일종의 판타지로만 알려진 게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동생을 돌보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그가 접하게 되는 자폐 스펙트럼 아이에 대한 일들은 물론 어쩔 수 없이 접할 수밖에 없는 주변의 시선들을 다룬 것은 꽤나 충격적인 점도 있기는 하지만, 애써 판타지적으로 꾸미지 않은 이야기는 그들의 진짜 현실을 들여다보는데 많은 이해를 더하기도 한다.

사실 픽션으로써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이들이나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들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전혀 대중적이지 않을 뿐더러 공감하기도 어려운 경험과 삶을, 그나마 대중이 공감할 수 있을만한 무언가로 변형해서 보여주려다보면 어쩔 수 없이 과장되거나 변행되고 심지어는 완전히 왜곡되었다고까지 할만한 특수한 판타지지적 면모를 띄게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게 픽션으로서는 걸작이라 할만하더라도 꽤나 논란의 여지 남기는 작품들이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좋게말하며 논쟁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시대에서 어긋난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너무 특수한 감정을 부풀리거나 하지도 않고, 비현실적인 드라마를 강조하지도 않는다.

장애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과 대응 등을 보여주면서 여러 생각거리를 던지며 어떻게 서로 이해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를 얘기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