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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의 탄생 일공일삼 91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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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의 탄생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면, 일수라는 사람의..또는 아이의 유년시절 이야기나 일생을 재미있게 담아 놓았을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책 내용을 보고난 후,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은 달랐다.

어찌보면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기대감은 아이를 성공시키기도 또는 망치기도 한다.

일수를 통해서 바라보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어떨까...

 

 

 

 

 

작가 유은실님...

이 책을 적기까지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고 한다.

쓰다고 잊혀졌다가 다시금 썼다가 놓았다가를 반복하셨다고...

하지만 어찌보면, 일수의 탄생은.... 유은실님과 참으로 깊은 인연이 있는 글이였던 모양이다.

그 긴 시간동안 사라지지 않고, 이렇게 세상에 나왔으니 말이다.

 

 

 

 

 

 

목차만 보노라면, 정말 단순한 한 사람의 일대기나 유년시절쯤을 보는 기분이 든다.

 

 

 

 

 

이 책은..시작부터가 어찌보면 참 인간적이다.

주인공 일수의 엄마 아빠가 만나는 부분에서부터 결혼하고 일수가 태어나기 전동안의 시절을 간단하지만 참 인간적이고 코믹하게 그려 놓았다.

 

일수는 아빠가 엄청난 황금똥 꿈을 꾼 후, 가지게 된 아이임과 동시에 태어나면서 태변을 엄청나게 먹어서 고생을 하기도 했었다. 거기다 럭키 세븐~~~ 7월 7일생이 아닌가!!!

똥꿈과 똥을 먹고 태어난 일수...더하기 럭키세븐....

그의 시작은 처음부터 독특하다면 독특했다, 그런 독특함 때문에... 그의 어머니는 상당한 기대를 걸며 아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자장가 속에서부터.... 일수의 어머니는 그가 굉장한 사람이 될 것이라 여기며...

자신을 호강시켜 줄 자식이라 단정지었다.

그게 일수의 평생을 쥐고 흔드는 족쇄 아닌 족쇄가 될 줄은..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일수는 정말 평범하게 자랐다.

너무도 평범해서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학교 친구들 조차, 하물며 선생님 조차...그의 존재를 망각할 정도로....

 

하지만 그의 어머니만은 일수를 특별하게 생각했다.

자신을 돈방석에 안겨줄...귀한 자식으로..대단한 자식으로....

아이 생일날 동네 잔치를 벌리고, 아이에게 조금만 좋지 않은 말을 하면 공격적이 되고...

아이가 작은 일에 조금이라도 칭찬을 받게 되면 너무 과하게 생각하는...

어찌보면 참..숨막히는 그런 어머니였다.

 

일수는 어린시절부터 특별히 잘 하는 것도... 그렇다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막연히, 그의 어머니가 쇠뇌하듯 박아 놓은 "돈방석"을 위한 존재처럼 생각하곤 했다.

그리고 그런 어머니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고 또 점점 소극적이여졌다.

 

일수가 하는 말은 늘 하나였다.

"...것 같아요."

 

자신의 주관을 뚜렷히 말 할 수 없는..... 그래서 늘 "모르겠어요..." 로 일관하는 아이...

늘 일수의 모든 것은 어머니로 인해 비롯되었고, 그럴수록 일수는...모든 것에 움츠려 들었다.

 

일수는 그저 할게 없어서 선생님이 대충 끼워 맞춰 넣은 "서예부" 특활 활동에서 나름의 즐거움을 잠시 느낀다.

서예부  선생님이...자신에게 관심 가져주고 웃어주는 첫 선생님이였기 때문이다.

일수의 목표는 간단했다.

겹받침 쓰기를 잘 할때까지.....열심히 쓰고 또 쓰는 것..

 

동네 명필에게서 가르침을 받았지만, 중학생이 되기 전 퇴짜를 맞은 일수..

일수가 명필이 될거라 자부했던 어머니는 분노 했지만...

일수는 그저 덤덤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저 그럴려니... 감정의 기복이 없는 아이.

일수는 늘...자신이 무얼 해야하는지..자신의 삶의 목표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겉 모습은 늘 잠잠하기만 할뿐...

어떤 대꾸도 하지 못하고... 말문이 막히기만 했다.

누군가가 질문을 해오는게 가장 힘들었고,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조차 알 수가 없었던..

어찌보면 참 답답하고... 가엽기까지 한 모습에 마음이 씁쓸해지기까지 했다.

 

자신과 이름 한 끝자만 다른, 동네 중국집 아들 "일석"은... 일수에게 있어..

유일한 친구이자 동경이 되는 사람이기도 했다.

자신과 너무 다른 뚜렷한 주관과 당참에...일수는 항상 그가 부러웠다.

자신의 위치를 그 아이와 바꿀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수는 항상 일석이를 부러워했다.

 

 

 

 

일수는 평범하게...자라났고...

커서도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스물다섯이 되어서도 마땅한 직장을 잡지 못하고...그의 어머님이 운영하시는 문구점에서 그저

파리나 쫓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일말의 순간이 왔다.

재능없음.발전없음.으로 퇴짜 맞았던 서예를 통해...그는 다시 재기를 하는듯 했다.

 

그 누구도 일수가 소질이 없어 보이는 서예로 성공?을 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일수는 예전에 자신이 배웠던 서예로 짭짤한 돈벌이를 하게 되었고.

그런 일수의 모습에 어머니는 그저 기쁘기만 했다..

돈방석에 앉혀주는 아들을 꿈꾸던 어머니의 로망?이 이루어지는 듯 하였기 때문이다.

 

 

 

 

 

 

 

"너의 쓸모는 누가 정하지?"

 

이 물음은 일수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한번쯤 물어보고 싶은 말이 아닐까....

나의 쓸모는 누가 정하는 것일까...

 

어느날, 문득....일수는 자신의 생애 처음으로 자신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화도 내지 않고 감정의 기복이 없는듯 보였던 일수는...

주체할 수 없는 복잡함과 마음의 무거움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자신에 대한 혼란스러움.....

 

 

 

 

 

 

그리고 또 한 사람..

늘 한결같이 주관을 뚜렷히 하며 잘 나갈듯 하던 중국집 아들 일석..

어린 시절 항상 중국집을 이어 받아 장사의 길을 가리라.. 그리고 늘 지치지 않고 음식을 개발하던 소년..

 

너무도 다른 일수와 일석은..

어느덧...너무도 닮아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갈 길을 정해 놓고 한결 같이 그 길만이 내 길이라 여기며 살아왔던 일석

그리고 자신의 길은 무언지 모르지만, 그냥 어머니가 말하는 돈방석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부담감을 가지고 그저 그렇게 살아왔던 일수..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내 자신이 진정 바라는 것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 보지 않았던 것이 아니였을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에게 열려 있는 또다른 길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없었다.

중국집 아들이기이게 중국집을 물려 받아야 했고..

어머니가 원했기에 나름 자신의 특별함을 찾으려고만 했지..정작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 가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했다.

 

누군가를 위한, 위해, 의해..맞춰진 삶..

일석과 일수는...그렇게 살아왔던 공통점이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들은...

서른을 넘어서야... 사춘기시절에 방황하며 자신의 목표를 찾아 헤매던 소년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훌쩍~ 떠나 버렸다.

 

 

 

 

 

 

 

이 이야기의 끝은 알 수가 없다.

일석과 일수가..진짜 자신들의 목표를 찾아서 돌아왔을지..

아니면 그냥 그렇게, 단순한 방황으로 끝을 맺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을지는... 알 수가 없다.

 

 

늘 있는듯 없는듯...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같던 일수가 '나를 찾아 가는'  성장기를 그린 코믹하면서도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책...

7월 7일생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할 것이라는 일수의 인생은 그야말로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과연...

나의 삶은.... 어떠한가.

일수의 그저그런.." ~ 같아요","모르겠어요" 라는 말이 왠지 낯설지가 않다.

우리는 그리고 지금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떠할까...

갑작스레 일수의 모습을 보면서 내 아이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며 지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나를 위해 아이에게 과한 기대감을 갖지는 않는다.

욕심도 갖지 않는다.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바라지만... 은연중에 아이에게 무언가 뜻하지 않게 부담감을 주는 부모가 되고 있는건 아닐까.. 한번 더 생각해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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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4-01-2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