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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렇게 한 해가 가는구나 생각하니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이제 겨우 3일 남았구나...

올 한 해 무엇을 하면서 지냈는지 생각해보니 현준이를 빼곤 마땅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현준이를 낳기 전까진 참 많이 불안해했었다. 내가 아이를 잘 낳을 수 있을까...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무사히 건강한 현준이를 낳았다. 막상 현준이를 낳고보니 낳는 것보다 이제부터 키울 생각을 하니 막막하고 잘 키울 수 있을지 겁도 많이 났었다. 현준이의 울음소리에 민감해지고 기저귀에 소변의 양이나 대변의 양과 상태를 꼼꼼히 지켜보면서 현준이가 어디가 아프진 않은지 걱정도 많이 했다. 뒤집기를 하고 기어다니며 요즘처럼 아무때나 일어서려고 하는 현준이가 넘어지진 않을까...혹시 이상한거라도 만지는 건 아닐까...어디 부딪치는 건 아닐까...노심초사하는 내 모습을 본다.

현준이에게 모든 신경이 쏠려 있던게 사실이라 남편은 항상 뒷전이였던 것 같다. 오늘은 남편의 입이 조금 나왔다. 현준이에게 쓰는 신경의 10분의 1만이라도 자기에게 써달라고 투정을 부리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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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네 한솥밥 보림어린이문고
백석 동화시, 유애로 그림 / 보림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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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선생님의 동화시라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받아 들었다. 정겨운 언어로 탄탄한 구성력을 지닌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만나게 된 것이다.

개구리는 형네 집으로 먹을 것을 구하러 가는 길에 어려움에 처한 동물들을 만날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도움을 준다. 소시랑게가 다리를 다쳐 울고 있자 아픈 다리를 고쳐주고 방아깨비가 길을 잃고 울자 길을 찾아 주고 하늘소가 풀대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자 도와주고 쇠똥구리가 구덩이에 빠져 나오지 못해 우는 것을 보고 꺼내주고 개똥벌레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자 건져내 주었다. 이렇게 다른 동물들을 도와주다보니 시간이 늦어 형네 집엔 저녁 늦게나 도착하게 되었다. 늦게 도착하여 쌀이 아니라 볏단을 얻어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데 해가 졌으니 어둡고 짐도 무거웠다. 그런데 뜻밖에 도움을 받았던 개똥벌레가 나타나 불을 밝혀 주었고 하늘소가 와서는 대신 짐을 져 주었다. 그렇게 잘 가는데 쇠똥이 길을 막아 돌아갈 수도 뚫고 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쇠똥구리가 나타나서 쇠똥을 다 굴리어 길을 만들어 주었다. 집으로 돌아는 갔지만 벼를 방아없이 어찌 찧나 울고 있는데 방아깨비가 이리쿵 저리쿵하며 볏단을 모두 쪄서 쌀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장작이 없어 밥을 지을 수는 없었다. 그때 소시랑게가 하얀 거품을 보글보글내며 밥을 지었다. 개구리가 형네 집으로 가는 길에 만나 도와주었던 동물들이 개구리에게 다시 보답을 하고 모두 둘러 앉아 한솥밥을 먹는 이야기이다.

요즘처럼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그냥 모르는척하는 요즘같은 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이들의 정서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물론 내가 도움을 주었으니 당연히 보답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민이를 위해서 산 책이였는데 조카들 여럿과 함께 읽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생겨서 참 좋았다. 게다가 그림이 너무 예뻐서 좋았는데 나는 잘 모르는 식물들이였지만(엄마께서 그림을 보며 알려 주셨다) 그림이 세밀하여 식물 공부하기도 좋을 것 같다.

내용도 좋았고 그림도 예쁘고 우리가 흔히 쓰지 않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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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치 사전 아름다운 가치 사전 1
채인선 글, 김은정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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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혜지를 위해서 골랐던 책, 알라딘에서 책이 도착하자마자 꺼내들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지만 두고두고 꼭꼭 씹어가며 읽어가면 좋은 책을 만났다.

<아름다운 가치 사전> 제목 그대로 아름다운 가치를 세세한 사례들로 설명해놓은 책이다. 그러하기에 아이들이 읽기에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어른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정작 아이들이 "사랑이 뭐에요?" 혹은 "관용이 뭐에요?"라고 물을때 어떤 말로 설명해야 아이가 잘 알아들을 수 있을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른들의 언어로 설명하기에 어려웠던 우리 아름다운 가치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해주고 있어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겠다.

  감사란, 소풍 가는 날, 엄마가 일찍 일어나 김밥을 싸 주실 때 느끼는 고마운 감정.(p.12)

  겸손이란, 나도 알고 있지만 친구가 설명하는 것을 잘 듣고 있는 것. 혹시 내가 모르는 것을 듣게 될지 모르니까.(p.17)

  공평이란, 강아지와 고양이를 똑같이 사랑해 주는 것. 강아지 밥을 줄 때 고양이 밥도 같이 주는 것.(p.20)

  관용이란, 모든 사람을 친구로 받아들이는 마음.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꺼리거나 피하지 않는 마음.(p.24)

  마음 나누기란, 내가 웃으면 동생도 나를 보고 웃는 것. 내가 울면 동생도 나를 따라 울먹이는 것.(p.30)

  믿음이란, 길을 잃었을 때 엄마와 우리 식구들이 꼭 나를 찾으러 올 거라고  생각하는 것.(p.33)

  배려란, 남을 생각하는 마음. 남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미리 생각해 행동하는 것.(p.37)

  보람이란, 정성껏 키운 봉숭아에 새 잎이 돋은 것을 보았을 때의 뿌듯하고 즐거운 감정.(p.42)

  사랑이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것.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p.47)

  성실하다는 것은, 방학 때 생활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잘 지켜 나가는 것.(p.52)

  신중하다는 것은, 치마를 입을지 바지를 입을지 판단을 잘 하는 것.(p.56)

  약속이란, 자기가 말한 것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p.61)

  양심이란, 전철이나 버스에서 노약자석에 앉지 않는 것.(p.64)

 예의란, 길에서 아는 어른을 만나면 모른 척하지 않고 인사드리는 것.(p.69)

 용기란, 친구랑 싸우고 나서 내가 먼저 사과하는 것.(p.72)

  유머란, 사람들을 웃게 하고,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말이나 행동.(p.84)

  이해심이란, 상대방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떤 기분인지 살피고 마음을 써 주는 것.(p.86)

  인내란, 잘 안되는 일을 끈기있게 다시 해 보는 것.(p.90)

  자신감이란, 자기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아는 것. 수영은 잘 못하지만 태권도는 잘한다는 것을 아는 것.(p.96)

  정직한 사람은,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아는 척하지 않는 사람.(p.100)

  존중이란, 얘기를 나눌 때 상대방 눈을 쳐다보고 말하는 것. 내가 하는 얘기를 엄마가 귀담아 들어 주는 것.(p.104)

  책임이란, 자기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는 것. 내 꽃밭에는 내가 물 주는 것.(p.107)

  친절이란, 그림책을 가져온 동생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는 것.(p.111)

  행복이란, 마음이 기쁨으로 환해지는 것.(p.115)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아름다운 가치 사전을 200% 활용하는 방법까지 제시해주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아름다운 가치를 동물이나 식물 혹은 색깔과 연상시키기, 아름다운 가치카드 만들기, 카드 뽑기 놀이, 아름다운 가치 실천하기, 아름다운 가치로 별명 부르기, 퀴즈내기 등)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들과 다함께 모여 앉아서 아름다운 가치 사전 책 한권을 가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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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17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현준이가 생기고 나서 한번도 현준이와 떨어져 있어본적이 없다. 하지만 현준이와 보내는 매일 매일이 똑같지만은 않다. 막 태어나서는 하루종일 대부분 잠을 자고 배가 고플때만 일어났었는데 어느새 수면시간도 줄어들고 나와 놀려고 내 몸위로 기어오르기도 하고 내 머리를 잡아 당기기도 한다. 그만큼 현준이는 보이지는 않지만 빠른 속도로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누워서 모빌을 바라보며 소리를 지르던 아이가 어느새 다리를 들썩들썩하더니 뒤집기를 하고 엎드려 있는게 무척이나 힘들었을테지만 어느새 배밀이를 했고 이젠 두 무릎을 세우고 엉금엉금 기어다닌다. 게다가 요즘은 무엇이든 잡고 일어서려고 하고 일어서서 발을 한발씩 움직이기도 하는게 벌써 많이 자랐단 생각이 든다. 어른들 말씀이 아이들은 뒤돌아서면 자라있다더니 그 말씀 어디하나 그른것이 없다.

현준이를 재우기 위해서 신랑과 나는 일찌감치 누워 있었는데 현준이는 여기저기 기어다니며 잡아 당기고 쓰러뜨리며 놀고 있었다. 텔레비전 아래에 현준이의 책을 꽂아두었는데 어느새 거기까지 기어가서 무릎을 꿇고 앉아 양손에 책을 쥐어들고는 끙끙대고 있었다. 책을 잡긴 잡았는데 자세가 영 불편하고 다음에 어떤 동작을 해야할지 모르는 눈치였다. 눈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였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조금은 불안해보였지만 어떻게 하나 두고 보는데 웃음이 나왔다. 넘어지지 않으려면 책을 놓아야하는 상황인데 양손에 하나씩 들고 끙끙대는 모습이라니......

얼마전까지만해도 언제쯤 혼자 일어나 앉으려나 했는데 어느새 일어나 앉아 짝짝꿍도 하고 곤지곤지도 하면서 혼자서 노는 모습을 보니 이젠 서서히 얼른 일어나 걸었으면 싶다. 언제가 또 금새 현준이가 혼자 서고 걷게 되면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있을 내가 보인다.

 

 

+++내가 현준이에게 가장 바라는 건 언제나 건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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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2-2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는 아이에게 늘 한 발 앞서가면서 바라곤 하지요. 그러나 문득 아니 이렇게 자라버렸나 놀라고 아쉬워하고... ^^ 준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저도 바랍니다. 가족들과 즐거운 성탄 맞으시길!

꿈꾸는섬 2005-12-23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아영엄마님도 기쁘고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
 
나쁜 어린이표 - 웅진 푸른교실 1, 100쇄 기념 양장본 웅진 푸른교실 1
황선미 글, 권사우 그림 / 웅진주니어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착하다 나쁘다라는 말은 지극히 주관적인 말이다. 어떤 행동은 착하지만 때론 나쁘게도 평가된다. 이는 사람들의 잣대로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한다.

건우는 자신이 한번도 나쁜 아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건우의 엄마도 자기 아들이 나쁜 아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하지만 선생님으로부터 나쁜 어린이표를 여러장 받게 된다. 처음 나쁜 어린이표를 받게 되었을땐 착한 어린이표를 받아 나쁜 어린이표를 없애려고 노력도 하지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착하다 나쁘다의 기준은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님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잘 지도하기 위해 착한 어린이표와 나쁜 어린이표를 나누어 주었지만 오히려 나쁜 어린이표를 받아든 아이들에겐 하나의 상처가 되기도 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게다가 건우는 선생님의 행동에 대해 자신의 잣대로 평가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을 들키게 될까 걱정을 한다. 또 선생님의 의도와는 다르게 아이들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고자질도 하고 또 정직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침묵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아이들 스스로에게도 학교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할 것이다.

선생님의 나쁜 어린이표를 찢어 화장실에 버리고 겁이나서 숨어버린 건우는 혼이 날거라고 생각했지만 건우의 수첩에서 자신을 평가한 것을 본 선생님은 건우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 수첩의 내용을 가져가시며 둘만의 비밀로 하자고 한다. 선생님도 자기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제 막 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들과 엄마, 그리고 선생님이 꼭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학교생활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기에 참 좋았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엄마들에게도 학교에서 있을법한 이야기를 보여주기에 아이들의 교육에 좀 더 신경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책이기에 가능했을지 모르는 선생님의 인간적인 모습-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이 보기에 참 좋았다. 선생님의 권위에 학생들이 도전해올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자신의 권위를 먼저 생각하기 마련인데 건우의 수첩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을 선생님과 건우의 화해가 좀 더 나은 학교 생활로 이어져갈 수 있는 기틀이 되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할수있다"는 희망으로 자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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