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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도쿄를 읽으면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자꾸 생각났다. 스물 아홉 살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던 그때 참 많이 불렀던 노래.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 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엔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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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서른다섯의 나, 나의 스무살은 어떻게 지나왔을까? 나는 어떤 길로 지금의 자리로 걸어온걸까? 하며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나의 스무살은 우울했다. 남들처럼 아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길을 가고 있었으니까.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어려운 가정환경에 형제들은 모두 대학을 포기했었다. 각자 이기적으로 아르바이트라도해서 근근히 버텼다면 좋았을텐데 엄마의 고된 노동에 오빠와 언니들은 일자리를 찾았었다. 그때 나는 아무것도 모르던 중학생, 나도 결국은 언니나 오빠처럼 되겠지 싶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대학에 갈 생각은 하지 않다. 인문고를 가라던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상고를 지원하고 졸업하면 마치 번듯한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도 저도 아무것도 아닌게 되었었다. 스무살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늘 불만이 많았고 늘 무엇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결국 입시를 준비하고 나의 이십대 중반은 대학생활로 보냈다.(다들 결혼해야지 무슨 대학을 가냐고 펄쩍 뛰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렇게 우리의 인생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물론 탁월한 선택도 있지만 가끔은 후회를 하는 선택도 있었을거다. 하지만 어쩌겠는가란 생각을 하면 또 그냥 그렇지 하고 만다.

스무살, 누군가는 사회로 바로 나오고 누군가는 대학교로 누군가는 재수학원으로 가게 된다. 그렇게 스무살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굴지만 이십대 후반이 되면 나는 그 어떤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에게는 스무살은 서른으로 가는 아니 우리 인생의 목적지로 가는 하나의 통로이다. 그의 유쾌한 젊은 날을 가벼운 마음로 쉽게 읽어 내려갔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우리들의 젊은 날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건 가벼운 일상에 일본의 사회를 담았다는 것, 록을 좋아하는 주인공의 성격에 맞춘 구체적이고 꼼꼼한 음악들,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를 담고 있다는 것 등을 들 수 있겠다.

<남쪽으로 튀어>에 이은 꽤 괜찮은 성장소설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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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으로부터 현준이가 읽을만한 책들을 물려받았다. 물티슈를 뽑아들도 책 겉을 열심히 닦고 있는데 현준이도 현수도 모두 도와주겠다며 달려들었다. 어느정도 끝나갈무렵 현수가 현준이쪽으로 다가가더니 책을 뺏으려고 했다. 당연히 빼앗기지 않으려고 소리도 지르고 화도 내다가 현수를 냅다 때렸다. 쇼파에 앉아 이 광경을 지켜보던 남편이 현준이 당장 아빠 앞으로 오라고 소리를 질렀다. 현준이가 들은척도 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내가 나서서 처리할까도 생각했지만 남편의 위치도 중요한지라 그저 남편과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도 꿈적하지 않는 아들, 당장 자기 앞으로 오라고 소리치는 남편, 난 어떻게 해야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현준이 아빠한테 가서 잘못했다고 해. 현수를 때린 건 네가 잘못한거니까. 그러고 아들이 아빠앞에 섰는데 남편 한다는 말이 너가 현수 때리면 아빠도 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그러면 좋겠어? 싫겠어? 대답하라고 자꾸 강요한다. 당연히 싫겠지. 근데 현준인 입을 꼭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을 둘이 그렇게 있길래. 현준아, 아빠게 대답하고 잘못했다고 하자. 현수가 먼저 시비를 걸었지만 엄마나 아빠는 때리는 거 싫어하잖아. 그랬더니 아들 한다는 말이 나도 참고 있거든. 그러는거다. 4살먹은 아이가 할 소린가 싶기도 하고 남편때문에 오히려 아이 맘이 틀어진게 아닐까 걱정도 되고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애를 낚아채서 방으로 데려가며 회초리를 집어 들었다. 아, 그건 내 전용인데......내가 현준이에게 몇번의 경고를 날리다 가끔씩 써먹는 회초리를 집어들고 무서운 얼굴로 들어가길래 말렸는데 방문을 걸어 잠갔다. 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애를 어쩌려고......애를 무지막지하게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또 아들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아, 미치겠다. 왜 자꾸 애를 몰아세우기만 하는거지. 눈물이 났다. 결국 아들이 잘못했다고 다음부터는 현수를 때리지 않겠다고 빌었다. 왜 자기는 아들을 때리냐구요. 화가 좀 났지만 참았다. 아빠로서의 권위를 내세우고 싶었던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들과 화해하고 끌어안아주고 나왔다고는 했는데 아들이 내품에 안겨서 한참을 흐느끼며 울었다. 누구의 편도 들 수 없었다. 그래서 현준이를 끌어안고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아빠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를 읽어 주었다.결국 그렇게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는데 평소에 아빠와 자던 아들이 아빠 옆에 가지 않고 내 옆에서 자겠다며 금새 잠이 들었다.

아, 이런 상황에서 내가 또 남편과 다툴 수 없어서 참고 있는데 내가 아이를 오냐오냐 응석받이를 만드는 거라며 책임전가도 한다. 아이를 다루는게 나와는 또 달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할뿐이다.

내일이면 아빠와 다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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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 가시고기 아빠의 아기 사랑 사랑을 전하는 그림동화 1
김미경 글, 김희연 그림 / 여름숲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를 읽고 남편은 왜 아빠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는 없냐고 투덜댔다. 얼른 알라딘에 들어와 찾아보니 이 책을 만날 수 있었고 아이도 남편도 만족할만한 책이었다.

아빠들은 엄마보다 사랑한다는 말을 더 자주 쓰지 못한다. 남자들의 세계는 여자들이 알지 못하게 통하는 거라고 큰소리를 치지만 사실 아이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해주어야 사랑한다는 걸 느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아빠 가시고기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아빠 가시고기는 아기를 위해 아담하고 예쁜 집을 짓고 아기가 태어나자 기뻐서 어쩔줄 몰라한다. (실제 아빠들의 모습과 동일하다고 봐야겠다) 그리고 뽀뽀를 하며 "아가야! 너를 사랑한단다."하고 말한다. 아기는 사랑이 무엇인지 묻고 아빠는 "너의 모습만 보고 있어도 즐겁고, 네가 먹는 것만 보아도 배가 부르단다."하고 말한다. "너의 잠자는 얼굴만 보아도 행복한 것, 그것이 사랑이란다."

이 책은 시적 아름다움도 함께하고 있어서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를 만드는데도 좋다고 생각한다.

달은 밤마다 강을 환하게 비추며 행복해 한단다

반짝빤짝 빛나는 별도 강을 바라보며 즐거워하고 사랑한단다

강물은 참 좋겠네요. 달에게도 사랑을 받고 별에게도 사랑을 받으니까요.

아빠가 아이가 함께 앉아 책을 읽으며 아빠가 처음 아이를 만났을 때 아빠가 느꼈던 벅찼던 감동과 사랑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한번 되새기게 한다. 아빠와 아이가 우주만큼 사랑한다며 서로를 끌어안고 뽀뽀를 하는 걸 보기만 해도 절로 흥이나고 행복해진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는 걸 확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다. 아이와 아빠의 끈끈한 유대감이 생기는게 너무도 좋다.

아빠가 늘 곁에 없지만 우리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아빠들도 아이들에게 늘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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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사랑을 전하는 그림동화 2
신옥희 지음, 이주용 그림 / 여름숲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도 안다. 엄마가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늘 확인 하려 하고 확인 받고 싶어한다.

엄마 닭이 무서운 동물이 나타나면 쫓아내고, 엄마 토끼가 가슴의 털을 뽑아 따뜻하게 쉴 집을 만들고, 엄마 고양이가 길을 잃었던 아기 고양이를 찾아 집으로 데려가고, 엄마 코알라가 아기 코알라를 업고 가고, 아기 캥거루가 엄마 먹으라고 먹을 것을 주머니에 넣고, 엄마 오랑우탄이 아기 오랑우탄을 안고 가고,엄마 사자가 아기 사자를 핥아주면 눈물을 흘리고, 엄마 기린이 아기 기린을 넓은 세상 보고 오라고 여행을 보내는 것들을 보며 엄마의 사랑을 확인한다.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얼마나 사랑하는데요? 엄마는 너를 넓은 땅만큼 사랑한단다. 저는 엄마를 깊은 바다만큼 사랑해요. 엄마는 너를 높은 하늘만큼 사랑한단다. 저는 엄마를 저 먼 우주만큼 사랑해요. 엄마는 땅, 바다, 하늘, 우주보다도 더 많이 너를 사랑한단다. 엄마, 저는 그것보다 더 많이 엄마를 사랑할 거예요. 엄마는 아이를 꼭 안아줍니다. 아이도 엄마를 꼬옥 안고 뽀뽀를 합니다. 엄마는 아이가 있어서 정말 행복하고, 아이는 엄마가 있어서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이 책의 엄마와 아이처럼 책을 읽으면서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꼭 안아준다면 아이도 엄마도 정말 행복할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현준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엄마 오랑우탄이 아기 오랑우탄을 안고 가요. 팔 안 아파요? 엄마는 팔이 아파도 참을 수 있단다. 아기를 사랑하니까. 엄마도 저를 안아서 재워줬죠. 엄마도 팔이 아팠는데 참은 거네요? 이다. 그러면 늘 아기처럼 안기고 싶다고 애교를 부린다.

현수에게는 다소 길지만 엄마가 사랑한다는 걸 알아듣는지 진득하게 앉아서 책을 본다.

서로에게 사랑의 말을 전할 수 있는 그래서 늘 행복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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