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행한다는 이들에 대한 신뢰가 깨진 이후로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이 소름끼치도록 듣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세월호 사건을 두고 많은 목사들이 얼토당토 않은 설교로 사람들을 죄인 취급하고 악마나 사탄으로 만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 사건과 관련한 모든 것의 진실이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속임수가 아니다.

잠수사들에 관한 온갖 루머가 인터넷기사로 도배되고, 팽목항, 진도체육관 맹골수도에서 멀리 있는 우리가 전해 들을 수 있는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기보다 유가족의 슬픔과 상처를 팔아 먹기 바빴다. 우린 눈뜬 장님처럼 그곳의 소식이 어느 것이 거짓이고 어느 것인 진실인지 판단하기 힘들었다.
도덕적이지도 못하고 생명을 걸고 시신수습을 하던 잠수사들의 고통은 짐작도 못했다.

이론과 실재가 다르다는 말은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알게 된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일도 육아서처럼 되지 않는다. 심해에 한번 들어가보지 못한 사람들의 탁상공론으로 혼란만 더 가중시키고, 우리나라의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들이 사회를 끌고 가는 것이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또 확인하게 되었다.

답답하고 갑갑하다.
타인의 불행이 나의 불행이 아님을 안도하는 것이,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세치 혀로 왜곡하는 것이, 눈 뜨고 귀를 열고 있어도 여전히 진실에 다가서지 못한다는 것이, 여전히 수습되지 못한 9명의 시신이, 통곡하고 통곡해도 달라질 게 없는 현실이,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고 하지만 막상 우리의 일상 속에 묻어두기 일쑤인 것이 무섭고 두렵고 답답하고 갑갑하다.

1부를 읽고 2부는 잠시 쉬었다가 읽기로 한다. 답답한 속도, 흐르는 눈물도, 솟구치는 울분을 삭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디, 저 세상에서는 편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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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7-01-23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간잠수사의 이야기로 세월호 사태를 바라본 점이 무척 고마웠던 책이었어요.
깊은 바다속에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영혼들을 생각하니 소설속 장면들이 떠올라
또다시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ㅠ.ㅠ
세월호의 유가족들을 정치적으로 탄압한 자들은 천벌받아 마땅하다 생각합니다.

꿈꾸는섬 2017-01-24 07:53   좋아요 1 | URL
읽다말다를 반복하고 있어요. 눈물이 자꾸 나고 화도 자꾸 나서 끝까지 읽기가 힘드네요.
그래도 이 책을 읽었기에 민간잠수사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어요.
천벌에 저도 한표 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