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중의 냄새는 양파 볶는 냄새 아닐까. 냄새의 왕. 양파 볶는 냄새는 세상의 모든 냄새를 담고 있다. 어둠과 그늘, 절벽의 햇살, 꽃잎이 짓이기며 빨아대는 습기, 간절한 한 사람의 안부, 그 모든 것을 담았다. 허기에 지쳐 집에 돌아오면 뭘 먹을 것인지 정하지도 않았으면서 양파를 볶던 때가 있었다. 먼 곳에서 긴 시간을 처절하게 살 때였다. 양파를 볶다가 소시지를 넣어 뒤적거리거나, 양파를 볶다가 물을 붓고 스파게티면을 끓이기도 했다. 양파를 볶다가 부자가 되어야겠단 생각도 했고 양파를 볶다가 불을 끄고 시를 읽은 적도 있다. 그러면 채우는 느낌과 바닥을 내는 느낌이 내 몸에 동시에 배어들었다. 공간을 가득 채운 양파의 그것에는 그리운 냄새가 있다. 절절한 곡예가 있다. 그래서 집에 양파 남은 게 있느냐 없느냐는 나에게 또 여행 갈 계혁이 있느냐 없느냐와 통한다.

사랑을 잃고 양파를 볶다가 그렇게 짐을 싼 적이 있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중


지난 주말 사온 양파 한망이 생각났다.
양파를 볶으면 우리집에도 양파 볶는 냄새가 가득할 것 같다. `어둠과 그늘, 절벽의 햇살, 꽃잎이 짓이기며 빨아대는 습기, 간절한 한 사람의 안부, 그 모든 것을 담`아 두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아이들이 깨어나고 하루를 시작해야하는 시간이다.
오늘 하루도 생기넘치게 보내야겠다.
찬란하게 빛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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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6-05-04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파....맛있죠.
버터 조금 넣어 볶아 먹어도 맛있고, 가지랑 볶아도......
편안한 연휴 되세요^^

꿈꾸는섬 2016-05-04 22:48   좋아요 0 | URL
양파는 볶음 요리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맛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 같아요.
세실님도 편안한 연휴되세요.^^

단발머리 2016-05-04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양파 볶았구요. 오늘은 아직이요.
내일은 어린이날이니까.... 세 끼 외식^^

꿈꾸는섬 2016-05-04 22:50   좋아요 0 | URL
아~~~세 끼 외식에 방점이 콕콕 찍혀요.
어린이날이라 무언가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어요.ㅜㅜ

치유 2016-05-09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시작하는 님의 모습에서 생기가 넘치네요.
참 좋아요~

꿈꾸는섬 2016-05-10 05:42   좋아요 0 | URL
배꽃님~ 감사해요.^^
오늘 하루도 생기 넘치게 시작해요.^^

책한엄마 2016-05-10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양파 볶는 것 도전해봐야겠어요.^^

꿈꾸는섬 2016-05-10 22:26   좋아요 1 | URL
ㅎㅎ양파를 볶으며 이런 느낌들을 생각해봤는데 역시 시인의 생각은 다르구나를 느꼈어요.ㅎㅎ
꿀꿀이님은 무엇을 느낄지 궁금하네요.^^

책한엄마 2016-05-10 22:28   좋아요 1 | URL
매콤한게 달달한 향이 날 때..하아-어렵네요.저는 먹고 잘 것 같아요.아차-그 전에 양치 꼭 하고요.지금 좀 피곤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