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꾸눈 소녀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8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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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으로부터 천 년도 전, 일본의 한 마을에 사는 고토사키 노인이 산 속에서 온천을 발견했다. 그리고 온천수가 솟는 구멍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노인은 아이를 데려와 애지중지 길렀다.

세월이 흘러 마을에 용이 나타나 홍수를 일으키자 온천에서 태어난 여자아이가 용을 봉인했다. 하지만 완벽하게 퇴치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4년에 한 번꼴로 홍수가 일어났다.

여자아이가 자라나 아름다운 용모가 세간에 알려지자, 소문을 들은 자들이 각지에서 몰려들어 구혼을 했다. 딸은 봉래(신선이 산다는 중국 전설 속 가상의 산)의 거문고를 가져온 사람을 남편으로 맞겠다고 했다. 동쪽에서 온 남자가 거문고를 가져왔고 둘은 결혼했다. 둘 사이에 딸이 태어나니, 이 아이가 바로 스가루이다. 스가루는 어머니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했다. 그녀가 거문고를 울리자 용의 머리가 떨어지고, 힘을 다한 봉래의 거문고도 반으로 쪼갲졌다. 그 뒤로 마을은 스가루를 신처럼 모셨고, 그 스가루의 후손이 대대로 딸의 힘을 물려받아 마을을 다스렸다. 그것이 고토사키 가문이다.


이 고토사키 가문의 마을에 다네다 시즈마라는 젊은이가 찾아온다. 그는 사실 이곳에 자살하러 왔다. 얼마전에 시즈마의 어머니가 강도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시즈마는 상실감에 젖어 슬퍼했는데, 범인이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바깥에 여자를 두었고, 보험금에 눈이 멀어 어머니를 잔인하게 살해한 것이었다. 시즈마는 이 일로 아버지와 다투다가 계단에서 밀쳤는데 그만 아버지가 사망하고 만다. 경찰은 실족사로 처리했지만 시즈마는 더 이상 살 자신이 없어졌다. 그래서 온천마을을 찾은 것이다.

첫눈이 내리면 자살하리라. 시즈마는 이렇게 결심하고 매일 같이 용의 목에 해당하는 바위에 올라가 하늘을 쳐다보았다.


눈을 기다리던 어느 날,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사망한 사람은 마을에서 신성시하는 스가루의 첫번째 딸 하루나. 범인은 둔기로 머리를 가격한 뒤 거문고줄 같은 것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고, 살해한 뒤에는 목을 잘라 용의 목에 해당하는 바위 위에 올려두었다. 하루나는 몸이 쇠약해진 스가루의 대를 잇기로 되어 있었기에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그리고 나타난 애꾸눈 탐정 미사사기 미카게와 그녀의 아버지 야마시나 교이치. 명쾌한 추리로 범인을 압박해 들어가지만 하루나의 동생 두명이 차례로 살해당하고, 마침내 범인은 스가루로 밝혀지는데...

미사사기 미카게와 하룻밤 연정을 나눈 시즈마는 허무한 결말 끝에 미카게 마저 자신을 떠나자 예정대로 자살을 결행하지만, 다행히 구조받아 기억상실이 되고 만다.


18년 후, 다른 삶을 살던 시즈마가 신문에서 고토노유의 용의 목이 집중호우로 떨어졌다는 기사를 읽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고토노유에 묵기로 하고 여행을 떠나는데, 그곳에서 뜻밖에도 미사사기 미카게를 다시 만난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미사사기 미카게는 3대째 미사사기 미카게. 그녀의 어머니는 이미 사망했다고 하고, 마을에서는 또 다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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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유타카는 1969년생으로 교토 대학 추리소설연구회 출신인데, 아야츠지 유키토, 시마다 소지, 노리즈키 린타로 등 신본격 미스터리 작가들이 거쳐간 곳이다. 데뷔는 1991년 <날개 달린 어둠 - 메르카토르 아유의 마지막 사건>이고, 대표작으로는 <여름과 겨울의 소나타>, <신 게임>, <귀족탐정> 등이 있다. <애꾸눈 소녀>는 2011년 제6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제11회 본격미스터리대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인데 사실 짜임새는 나쁘지 않으나, 억지스러운 살해 동기(2살때 기억), 위장을 위한 대량 살인, 미시적이지만 개연성 없는 트릭, 개성없는 화자 등 수작이라고 보기엔 여러가지로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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