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 듀로탄 워크래프트
크리스티 골든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지음, 유미지 옮김 / 제우미디어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대부산이 남쪽을 보호하고 정령들이 북쪽의 보좌에 머무르며 초원이 동서로 길게 이어진 서리불꽃 마루에 서리늑대 부족이 정착해 살았다. 듀르코시의 아들 가라드가 족장이었고, 그의 아내 게야는 주술사였다. 아들 듀로탄은 용맹이 뛰어난 청년이었으며, 장로 주술사 드렉타르는 대지, 바람, 물, 불, 생명의 정령과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서리늑대 부족은 독립적이고 전투적이었으며 명예를 중요시하였다. 그들은 갈래발굽과 탈부크를 사냥하여 먹잇감으로 삼았고, 풍족하진 않았지만 부족한 것도 없던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냥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곡식과 과실도 예전과 같지 못했다.

그런 즈음 서리늑대 부족에 흑마법사가 찾아온다. 그의 이름은 굴단이었는데, 온 몸이 지옥마법에 물들어 초록빛을 띠었다. 함께 온 오크는 순수혈통이 아닌 것 같았는데 굴단은 그녀를 가로나라고 부르며 노예처럼 대했다.

굴단은 드레노어에서 생명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 이상 오크가 생존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리늑대 부족에게 자신이 창설한 오크 연합 '호드'에 참여할 것을 권하며 새로운 약속의 땅으로 함께 가자고 했다. 하지만 가라드는 독립성이 강했고, 굴단은 어딘가 의심스러워 보였다. 제안을 거부당한 굴단은 불쾌한 기색으로 서리늑대 부족을 떠난다.

얼마 뒤, 서리늑대 부족처럼 오크 연합에 합류하길 거부한 '붉은 방랑자'들이 서리늑대 부족을 습격한다. 가라드는 용맹스럽게 이들에 맞서 싸우지만 굴단의 농간으로 약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끝내 죽음을 맞는다. 새로운 족장 자리는 그의 아들 듀로탄이 맡게 된다.

듀로탄은 아버지의 빈 자리를 메우고 부족을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 때 가장 많은 도움을 준 것이 훗날 그의 아내가 되는 드라카와 거대한 둠헤머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전사 오그림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산이 폭발하여 어린 오크와 늙은 오크들이 사망한다. 잠깐 봄이 되면서 먹잇감을 얻을 수 있었으나 이것도 잠시 뒤 떨어지고 또 다시 굴단이 찾아온다. 이번에는 듀로탄의 친구인 천둥부족의 코보고르도 함께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굴단의 제안은 거절 당한다. 굴단을 따라 찾아온 가로나가 드라카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자신의 주인은 사악하고 위험한 자'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서리늑대 부족의 시련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지가 갈라지면서 흙이 불탔고 이 천재지변으로 부족의 오크들이 생명을 잃는다. 붉은 방랑자는 온 몸에 피갑칠을 하고 동족을 살해하여 먹잇감으로 삼는 괴물로 변한지 오래였고, 그들의 위협 역시 천재지변 못지 않게 위험했다.

듀로탄과 드렉타르는 북쪽의 정령의 보좌로 가서 최후의 해답을 얻으려 했지만, 그곳은 이미 붉은 방랑자들에 의해 더럽혀진 뒤였다. 정령들은 힘이 다해 서리늑대 부족을 축원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마침내 듀로탄은 부족을 이끌고 굴단의 호드에 합류하기로 결정한다. 그들의 손에 서리늑대 부족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 잘하는 짓은 아닌 것 같았지만, 생명이 다해버린 드레노어에 더 머물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 프리퀄 소설이다. 영화에서는 듀로탄의 서리늑대 부족이 드레노어를 떠나 동부왕국으로 이동한 뒤부터 시작하는데, 왜 이들이 드레노어를 떠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놓은 부분이다. 게임의 순서를 봐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오리지날>은 드레노어가 아닌 아제로스 대륙에서 시작한다. 드레노어는 그로부터 한참 뒤에 확장팩 형태로 나오는데 사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세계관에 일관성이 없고, 중국 유저를 의식한 <판다리아의 안개> 확장팩으로 스토리 밸런스가 완전히 붕괴된지 오래이며, 평행우주까지 도입되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에버퀘스트>가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종료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서비스 되기 시작한 게임이었다. 당시 <에버퀘스트>의 세계에서 함께 했던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곳에서 다시 만나길 고대하고 있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때가 2005년경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곧바로 '말랑말랑'한 이 게임에 큰 실망을 맛보게 된다. '어렵지 않다! 심오하지 않다!'. 이것이 이들을 실망시킨 이유였다. <에버퀘스트>는 이미 세계관과 시스템이 절정에 달한 게임이었고, 난이도 역시 극악이었다. 오죽하면 게임 시디에 'I'm sorry, I'm not easy' 라는 문구가 써있었겠는가. 그런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너무너무 쉬웠다.

이들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많은 시간을 쏟으면서도 언제나 <에버퀘스트>를 향수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되고 만다. 그들은 <에버퀘스트 2>의 세계에서 다시 만나기 위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에 머무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에버퀘스트 2>가 마침내 서비스 되자 한날 한시에 아제로스에서 사라졌고, <에버퀘스트 2>가 <에버퀘스트>의 계보를 잇기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좌절하고 만다.

그 뒤 이들은 <스타워즈 갤럭시>를 기웃거리다가 <에버퀘스트 넥스트> 소식에 또 다시 설레이며 몇년을 허비한다. 그동안 <에버퀘스트 넥스트>가 몇차례 떡밥을 던지며 엎어지길 반복하다가 제작 포기 선언을 하고 자빠져버리자, 에버퀘스트 유저는 문득 자신이 과거의 젊은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에버퀘스트 유저는 과거를 향수할 거리를 찾다가 <에버퀘스트> 관련 소설은 번역본이 없음을 깨닫고 또다시 대체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소설을 사다가 읽는다. 노안으로 잘 안보이는 눈을 비벼가며...

 

http://blog.naver.com/rainsky94/22091373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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