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코담배케이스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9
존 딕슨 카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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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닐은 네드 애트우드와 소송 끝에 이혼한다. 소송 이유는 네드가 어떤 유명한 여자 테니스 선수와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었다. 얼마 뒤, 이브 닐은 은행원 토비 로스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로스 일가는 이브 닐이 살고 있는 저택 맞은 편에 살았는데, 모두 온화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문제는 네드 애트우드가 이브 닐을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네드는 이브에게 미련을 갖고 있었는데, 최근 그녀가 토비 로스와 약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질투하게 된다. 그는 자신이 몰래 보관하고 있떤 이브의 집 열쇠를 이용해 그녀의 방에 침입했고, 어떻게든 그녀의 몸을 다시 차지함으로써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

이브는 길 건너편의 로스 일가에서 네드의 모습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자신이 추문에 휩싸이게 되리라 생각하여 곤란해 한다. 게다가 로스의 아버지 모리스 경이 코담배케이스를 들여다보며 깨어 있다고 네드가 이야기하자 더욱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둘은 옥신각신 '나가라', '싫다' 해가며 다퉜는데 시끄럽게 싸울 수도 없었던 것이, 이베트라는 음흉한 하녀가 싸우는 소리를 들으면 함부로 입을 놀려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이제 이브는 네드에게 겁탈 당하기 직전의 급박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때, 토비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이브가 전화를 받자 네드 역시 조금 진정이 되었다. 게다가 토비에게 다정하게 대하는 이브의 모습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기도 했다.

이제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사이, 건너편 창으로 모리스 경이 책상 위에 엎드려 있는 광경이 보인다. 그는 죽은 것 같았다. 네드가 놀라는 사이 이브도 건녀편 창을 보게 된다. 그녀는 불을 끄고 나가는 가죽 장갑만을 본다. 살인이 일어난 것 같았다.

네드가 부랴부랴 집 밖으로 나가다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만다. 그 과정에서 뇌진탕을 입고 코피를 흘린다. 이브의 잠옷 허리띠에 피가 묻는다. 뒷문으로 네드를 쫓아버리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던 이브는 문이 잠겼음을 알게 된다. 이베트 짓이 분명해 보였다. 어쩔 수 없이 아까 네드에게서 돌려받은 열쇠를 이용해 앞문으로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피가 묻은 허리띠가 땅바닥에 떨어진다.

얼마 뒤 신고를 받은 경찰들이 출동한다. 이브 닐의 허리띠를 경찰이 발견하여 그녀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한가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코담배케이스가 깨지면서 생긴 보석 파편이 그녀의 허리띠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밀실살인의 대가 존 딕슨 카의 또 다른 필명은 카터 딕슨이다. 로저 페어반이라는 가명으로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미국인이지만 영국인 아내와 결혼해 평생을 영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영국 작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데뷔작은 <밤에 걷다 It Walks by Night,1930>인데 평이 대단히 좋아서 초판 5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그 뒤로 존경하는 GK.체스터튼의 가르침을 받으며 밀실살인을 주제로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했고, 때로 신비주의와 괴기적인 요소를 가미한 작품들도 발표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 이브의 잠옷 허리띠에 코담배케이스가 깨지면서 생긴 보석 파편이 묻어 있었을까?' 이다. 이에 대한 가장 이성적인 해답은 '네드가 묻혀왔기 때문이다'이고, 따라서 당연히 범인도 네드가 될 것이다.

문제는 '네드와 이브는 같이 있었는데 모리스를 살해할 수 있었는가' 이다. 따라서 '암시의 힘'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이브는 모리스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네드가 이브에게 '모리스씨가 코담배케이스를 조사해보고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자신이 본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네드의 이 완벽한 계획은 킨로스 박사에 의해 파해된다. 코담배케이스가 사실은 시계처럼 생겼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 이 물건을 보고 선뜻 코담배케이스라고 말한 것은 이상하다는 것이다. 즉, 네드는 어디선가 이 물건을 미리 보았을 것이 분명하고, 그래서 자신의 사전지식 덕분에 '시계'가 아닌 '코담배케이스' 라고 이브에게 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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