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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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에 조난당한 여덟 명의 연극단원과 마을의 의사 닌도가 키리고에 저택으로 피신한다. 갖가지 고서와 골동품이 수집되어 있는 그 저택은 마치 아홉 명의 조난자를 맞이하려고 했던 것처럼 열개였던 의자 중 하나가 부서져 있었고, 마찬가지로 열개였던 방 중 하나의 난방장치가 고장나 있었다.

극단 암색텐트의 연출가인 야리나카는 골동품에 조예가 깊은데 그 저택의 곳곳에서 방문자들의 이름이 암시되어 있는 소품들을 발견하고, 소품들의 변화에 맞추어 단원들이 한 명씩 살해당한다. 그리고 죽음은 키타하라 하쿠슈의 <비>라는 동요에 맞추어 비유살인의 형태를 띠고 있는 듯 하다.

 

비 - 키타하라 하쿠슈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린다.

놀러 가고 싶어, 우산은 없어,

붉은 끈 나막신도 끈이 끊어졌다.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린다.

싫어도 집에서 놀아요,

치요가미 접읍시다, 접읍시다.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린다.

켕켕 새끼 꿩이 지금 울었다,

새끼 꿩도 춥겠지, 쓸쓸하겠지.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린다.

인형 재워도 아직 그치지 않네.

센코하나비도 다 탔다.

 

리노이에 그룹 일가의 손자인 사카키 유타카가 죽고 그의 여자친구 키미사키 란이 순차적으로 사망하고, 일견 살해당할 이유가 없어보이는 아시노 미즈키까지 살해당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이 유키히코가 사망하자 야리나카는 추리를 통해서 리노이에 저택에 강도 짓을 하러 들어간 사카키, 란, 카이 일당 중 카이가 공범 둘을 죽이고 비밀을 알고 있는 미즈키마저 살해한 후 자신은 자살한 것으로 결론을 짓는다. 하지만, 또 다른 노래 하나가 있었으니 그 노래는 <카나리야>라는 노래, 그리고 이 노래에 살인범을 밝혀내는 비밀이 숨어있다.

 

카나리야 - 사이조 야소

 

노래를 잊어버린 카나리야는 뒷산에 버릴까요.

아니, 아니, 안 됩니다.

노래를 잊어버린 카나리야는 뒤쪽 늪에 묻을까요.

아니, 아니, 안 됩니다.

노래를 잊어버린 카나리야는 버드나무 채찍으로 때릴까요.

아니, 아니, 불쌍합니다.

 

노래를 잊어버린 카나리야는,

상아 배에 은 노,

달밤의 바다에 띄우면,

잊었던 노래를 생각해 낸다.

 

외딴 곳에서 은둔하여 살아가는 키리고에 저택과 수수께끼의 거주인, 그리고 그곳에 수집되어 있는 골동품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분위기에 비유살인, 편승살인이 일어난다. 눈으로 고립된 저택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이라는 고전적인 배경으로 <십각관 살인사건>으로 유명한 아야츠지 유키토가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오구리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사건>의 음울한 분위기도 일견 느껴진다. 속도감이 부족하고, 편승살인의 동기가 빈약하다는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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