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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이사야 벌린은 톨스토이를 다룬 유명한 에세이에서 두루두루 박식한 여우 와 한 가지를 깊이 아는 고슴도치를 비교했다. CEO들은 대개 고슴도치 같다. 그들은 특정 산업에서 경력을 쌓고 시간이 흘러 최고위직에 오른다. 그 과정에서 해당 산업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된다. 고슴도치에게는 전문지식, 전문성, 집중화 같은 여러 긍정적인 속성이 있다.
하지만 여우에게도 역시 매력적인 자질이 상당하다. 여우는 여러분야를 이리저리 연결해 혁신으로 이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 책에 나오는 CEO들은 여우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다른 분야 기업과 산업을 잘 알았다. 이런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은 새로운 방식을 고안했으며, 그 결과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캐피털 시터스 문화에서 출판사와 방송국 부서장들에게는 모든 권환이 있었고, 사업목표치만 달성한다면 뉴욕 본사에서 간섭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런 분위기는 독립적이면서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부서장을 뽑아 육성하는 데 그만이었다. 머피가 끝없이 반복했듯이, 캐피털 시티스의 인적자원 철학은 "가능한 한 최고 인재를 뽑아 그들을 내버려두라"는 것이다. 버크는 내게 극단적인 분권화가 "비용과 회사에 대한 불발을 모두 낮췄다"고 말했다.

1970년대 초반 케피틸 시티스 경영진 행사장에서 일했던 바텐더 하나가 캐피털 시티스 주식을 사서 괜찮은 수익을 냈다는 얘기였다. 나중에 어느 임원이 이 사연을 듣고는 그에게 왜 캐피털 시티스에 투자를 했는지 물어봤다. 그 바텐더 대답은 이랬다고 한다. "제가 몇 년 동안 수많은 기업 시장에서 일해봤는데요. 캐피털 시티스는 누가 상사고 누가 부하인지 구별할 수 없는 유일한 회사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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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장에서 살펴봤듯이 매입보유법을 적용하기에 좋은 후보는 고속 성장 기업이나 특출한 안정 기업이다. 반면 다른 유형의 주식들, 이를테면 경기민감주나 회생주 등은 능동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매입보유법이 어떤 경우에도 가장 기본적인 주식 매도 기준인 펀더멘털의 악화나 비이성적인 주가배수를 뒤엎을 이유가 될 수 없다는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투자자는 경제에 신경을 쓰지 말라는 조언은 진정한 상향식 투자자들이 강력하게 지지한다. 하지만 거시경제 투자자들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거시경제 투자자들은 사실 경제에 낀 거품과 정상에서 벗어난 경제 상황에 따라 투자 포지션을 잡는다. 유명한 투자자인 프렘 왓사같은 이도 자신의 경제 전망에 따라 투자 전략을 세운다. 항상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경제가 심각하게 정상에서 벗어난 경우엔 그렇다.
정말로 놀라운 건 2008~2009년 시장 폭락 이후 일부 대가들이 실토한 내용이다. 워런 버핏과 데이비드 아인혼 등은 주택 거품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조금이라도 예상한 건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로부터 상향식 투자자는 정상적인 경기 순환에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심각한 거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내심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최고의 투자법칙 하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뭔가 할 일이 생길 때까지..
- 짐 로저스(Schwager, 2006)

근시안적으로 생각하고, 쉽고 빠르게 벌 수 있는 돈만 좇는 세상에서 인내심은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미덕이다. 사실 주식시장은 활동적인 사람의 돈이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흘러가는 곳이다.
인내심 있는 사람은 주가의 급락이나 거품, 혹은 무시되거나 그다지 인기 없는 주식처럼 근시안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기회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인내심 있는 투자자는 그렇지 못한 투자자에 비해 거래 비용이나 세금에서도 유리하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거래와 관련해 해야 할 조사를 할 수 있는 시간도 훨씬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대가들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인내심을 과시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근시안적인 고객이나 주주, 언론 등이 아무리 압박감을 주더라도(예컨대 일시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을 때) 절대로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내지 않는다.
존경받는 투자자 필립 캐럿은 자신의 75년 경력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인내심이었다고 인생 말년에 밝혔다. 인내심을 잃지 않기 위한 전제 조건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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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팽배한 투자 심리를 읽으면 미래 주식시장의 향방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대가들은 전환점을 알기 위해서 투자 심리의 극단을 살펴본다. 시장의 고점이나 저점이 가까웠음을 알려주는가장 신뢰할 만한 신호는 투자자들의 낙관론이나 비관론, 대중들의 관심 혹은 무관심의 극단을 살피는 것이다. 지배적인 투자 심리를 측정하기 위해 대가들은 주관적 느낌과 객관적 척도를 둘 다 활용한다

▶ 이익성장를 모멘텀(Profit growth momentum): 기업들의 이익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성장하는 기업들도 드물어진다. 따라서 평균 이상으로 성장하는 기업일수록 투자자의 인기를 얻는다. 그 결과 성장주가 가치주를 능가한다. 반대로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하면 성장은 당연한 것이되어 가치주가 인기를 얻게 된다.

▶ 장기 금리 동향: 성장주가 배당금을 주는 경우는 드물며, 장기에 걸쳐 주가를 끌어올림으로써 투자자에게 보상한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 채권이나 마찬가지다. 반면 가치주는 높은 배당금을 받고 단기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채권과 유사하다. 이것이 암시하는 바는, 금리가 하락하는 환경에서 장기 채권이 단기 채권을 능가하는 한 성장주가 가치주를 능가한다는 점이다. 금리가 상승하는환경에서는 정반대다.

▶ 수익률 곡선 스프레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면 대개 성장기업보다 부채가 많은 가치기업은 자금 조달이 쉬워진다. 대출을 해주면 은행의 수익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치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도 성장기업을 능가하게 된다. 수익률 곡선이 편평해지면 가치기업의 자금 조달이 성장기업보다 힘들어지고, 성장기업이 가치기업을 능가하게 된다.

두 번째 실수: 상승주를 팔았다가 더 낮은 가격에 되산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나중에 더 싼 가격에 되살 생각으로 상승주를 파는 방법을 동원해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쥐어 짜내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실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탁월한 주식을 상승장 이후에 팔았다가 가격이 떨어지면 되사서 또 한 번 상승세를 타보려는 방법은 복잡해 보이지도 않고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높게 팔고 낮게 되사는 방법,
때문에 투자자는 된통 혼이 나거나, 해당 주식과는 영원히 이별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이 전략의 문제점은 두 가지 투기성 도박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장이 어떻게 될까 봐 매력적인 주식 매수를 뒤로 미루는 행위는 수년이 지나면 큰 손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을 포함한 다른 모두가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저 짐작일 뿐인 상대적으로 약한 힘 때문에, 투자자 자신은 긍정적이라고 알고 있는 강력한 영향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립 피셔(Fisher, 1996)

뛰어난 기업에 투자해 주가가 두 배 되었다고 자동으로 주식을 팔아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수익 실현해서 망한 경우는 없다" 식의 통념을 비웃는다. 대신 "상승주는 달리해 놔둬라"와 "차익 실현은 주저해도 좋다", "상승주는 너무 일찍 파는 것보다는 너무 늦게 파는 게 낫다" 등의 격언들은 수용한다.
원금을 회복하려는 희망을 품고, 손해를 보고 있는 주식을 계속해서 들고 있는 행태가 투자의 세계에서 아마 가장 치명적인 실수라는게 대가들의 말이다. 형편없는 경영으로 현금흐름이 좋지 못하고 경영진의 신뢰도도 떨어지는 기업은 효율적인 시장이라면 사정없이 공격당할 것이고 주가배수가 높을 이유도 없다. 대가들은 신뢰를 잃은 기업의 주식은 곧바로 처분한다. 손실이 아무리 커도 그렇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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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시장이 우량 기업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시장이 수용할 수 있는 주가배수에도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 시장은 예외적으로 뛰어난 실적을 주가에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나 델(Dell) 처럼 연 40~50% 이익성장률이 지속되는 경우]

이를 뒷받침하는 다른 예로 다음의 사실을 알아낸 포괄적인 연구결과를 들 수 있다. 지난 50년간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들은 PER이 20~50인 주식들이었다. 다시 말해 주가가 본격적인 고공행진을 펼치기 전에 이미 통상적인 시장의 기준으로 볼 때 비싼 주식들이었다.

펀더멘털 분석에서 저지르는 실수 중 독립성 부족이 아마도 가장 흔하면서 고치기 힘든 실수일 것이다. 자기만의 생각을 갖고, 나름의 투자 논리를 세우고, 스스로 결정하고,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생각에 반하는 길을 걸어갈 용기가 없다면, 시장을 능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대가들은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언론에 보도되는 소문과 소음을 피한다. 심지어 물리적으로 멀어지려고도 한다. 내부자의 정보나 팁은 대가들의 관심거리가 아니다. 애널리스트의 추천도 무시한다. 대중으로부터 힌트를 얻는 게 아니다. 독립성의 핵심은 외부의 연구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자기만의 독창적인 생각과, 시장과 반대로 움직일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이다.

표 5를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꿈을 꿀 수도 있겠지만 대가라면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고속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일은 고난과 도전으로 점철된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장투자자인 피터 린치조차 자신이 투자했던 성장주 5개 중 4개는 실패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성장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두 가지에 집중해야한다. 첫째, 고속 성장 기업의 주식은 사고파는 때를 잘 알아야 한다.
둘째, 고속 성장 기업을 매우 신중하게 선별해야 한다.

그림 19는 경기민감주에 투자할 때는 타이밍이 제일 중요함을 보여준다. 경기민감주는 매입보유법(buy-and-hold) 대상으로 안전하지 못하다. 사고파는 타이밍을 잘못 택하면 짧은 기간 동안에 50%가 넘는 돈을 잃을 수 있다. 원금을 회복하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원금 회복이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 남들보다 앞서 경기민감주의 주가를 예측해야만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해당 사업이나 업계의 경기 순환을 예측해야 할 뿐 아니라, 시장이 언제 EPS의 변동을 주가에 반영하기 시작할 것인지도 가늠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 편하게 역발상 투자자가 될 수 있는가?: 성공한 대가들은 대중과 반대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앞서 여러 번 얘기했다. 대가들이 시장을 이기는 건 다른 사람들이 무시하거나 피하는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의 경우 역발상 투자자의 마음은 훨씬 더 중요하다. 사실 진정한 공매도자라면 마음 편하게 역발상 투자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대중과 다른 길을 가고 자신의 투자 논리에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만 공매도로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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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방심을 낳는다. 사람들은 성공 공식이 바뀌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수한 경영자는 절대 방심하지 않으며,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더라도 이를 당연한 현상으로 간주하지 않으므로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인 시즈캔디 (See‘s Candies)의 CEO 척 하긴스(Chuck Huggins)는 말했다. "세상에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아서 항상 개선의 여지가 있으므로, 우리는 지금도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봅니다." 

자리를 맡길 사람에 대해서 내가 항상 자신에게 던지는 첫 질문은 ‘그는 돈을 사랑하는가, 아니면 사업을 사랑하는가?‘ 입니다. - 워런 버핏 사람들이 흔히 간과하는 요소가 경영자의 열정이다. 훌륭한 경영자는 자신의 회사와 일을 사랑하며 제품에 긍지를 느낀다. 그리고 열정과 현실적 낙관주의로 난제에 대처한다. 역경에 직면해도 더 열심히 일하며, 사업 관련 모든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대가들은 주로 경영자의 근무 시간으로 열정을 평가한다. 셸비 데이비스와 피터 린치는 특히 주말과 공휴일에도 근무하는 경영자의 열정을 높이 평가한다. 경영자가 자신의 회사와 일에 대해 말하는 방식에도 열정이 드러난다.

기타 밸류에이션 척도
앞서 얘기했듯이 DCF는 불확실한 매개변수에 민감하기 때문에 대가들 사이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다. 노련한 투자자들은 흔히 이익이나 현금흐름, 재무상태표상의 항목을 이용한 주가배수를 선호한다. 하지만 주가배수도 늘 해석하기 쉬운 건 아니다. 주가배수가 적합한지 또는 적정한지는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과 기업 고유의 영역, 성장야망, 전략 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앞의 절들을 살펴보면서 기업 밸류에이션이 엄밀한 과학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을 것이다. 대가들은 밸류에이션이 어렵다는 걸 잘 알고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 많은 실수를 범할 것도 알고 있다.
실수를 줄이고 실수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가들이 지키려고 애쓰는 신조를 살펴보겠다.

단순함
대가들은 밸류에이션을 할 때 ‘간단한 게 좋다‘ 원칙(KISS principle, Keep It Simple Stupid)을 고수한다. DCF는 매개변수의 불확실성 때 잘 사용하지 않는다. 너무 위험한 기업의 밸류에이션도 피한다.
예컨대 부채비율이 너무 높은 기업은 멀리하는데, 작은 실수 하나에 도 예측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가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업에 집중하며 각 기업에 가장 적합한 밸류에이션 기법을 찾으려고 한다. 간단한 주가배수나 3~5배 매개변수를 갖는 간단한 모형을 자주 이용한다. 워런 버핏의 최측근인 찰리 멍거는, 주식의 상대적인 백류에이션에는 정교함(6~12개 매개 변수)보다는 일관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일관성 때문에 부정확성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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