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터의 미래


주제 : 앞으로 30년 미래에 대해 5년 단위로 작성 - 저는 지금 30살입니다. 35살까지 저는 학업을 마치고 여자 친구와 결혼해 투룸을 구해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방은 최소한 두 개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한 사람이 잠이 오지 않아서 일어났을 때도 다른 한 사람이 여전히 잠들어 있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40살까지 저는 열심히 일을 해서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식물 관련 서적을 틈틈이 읽고 길을 가다 보이는 나무와 풀들의 이름을 맞히는 연습을 하며 지내겠습니다. 45살까지 저는 학자금 대출과 전세금 대출을 완납하고 베란다에 화분을 놓고 작은 정원 만들기를 연습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책상 위에는 작은 다육이들을 놓고 잎이 하나씩 떨어져 고사하지 않게 잘 돌봐줄 것입니다. 저는 예전에 라일락 나무에 물을 주는 사람이었는데 건물 현관에 놓여 있던 그 라일락 나무는 고사하고 말았고 저는 상관에게 물을 제때 줬는데 왜 말라 죽었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사실 물을 제대로 주지 않았었습니다. 50살까지 저는 베란다에 혹은 골목의 공토에 작은 정원을 만들고 정원 관리에 대한 서적을 탐독하며 전문 정원사로서의 꿈을 차차 실현해나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55살까지 저는 정원에 갖가지 종류의 나무들을 기르고 가꾸어 그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특히 비닐하우스와 유리 온실을 이용해 열대 식물들을 들여놓고 시 당국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시민들에게 개방된 정원을 만들어 국제 정원 가꾸기 경연 대회에 참가해보고 싶습니다. 60살까지 저는 정원을 즐기며 차차 정리하고 제가 정원을 만들었던 곳을 다시 골목의 작은 공터로 되돌려 놓을 것입니다.


















작은 공터의 미래

타이핑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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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로 쓰게 될까? 어느 시절을 보내면서 그 시절에만 쓰거나 만들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가끔(실은 자주) 생각한다. 대개는 게으르기 때문에 지나쳐버리고 말지만 꼭 그때만 할 수 있는 말들이 있고 그걸 잊는 게 좀 아쉬워졌다. 이제까지는 애써 떠올려보면 생각해 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냥 없던 일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에.


올해의 책 같은 걸 고르는 일은 나의 빈약함과 마주하는 일이 되기 때문에 매번 완료하지 못하고 마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에서 적어두기로 했다. 영화 별점들처럼 리스트는 유동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스터피스! 라고 오늘 외칠 수는 있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조건에서 생각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고 그 변화의 방향이 내게는 더 중요한 것 같다.


올해의 영화 : 웬디와 루시 / 어떤 여자들 / 퍼스트 카우 (모두 켈리 라이카트의 영화들) / 플레이타임 (드디어 봤다)

올해의 만화 : 파도여 들어다오 (사사키 노리코 같은 것들을 읽고 싶다)

올해의 음반 : 늑대가 나타났다

올해의 드라마 : 구경이

올해의 사이트 : 호랑이의 도약 / 어나더스 웹진

올해의 유튜브 : i'm cyborg but that's ok / 도마도 / CAFICT /  bluelug / 모험왕별이 / 킷사텐 ASMR들

올해의 마이붐 : 루빅스 큐브

올해의 커피 : 스몰커피 / 라우터 커피 / 나이브 브류어스

올해의 전시 : 하루하루 탈출한다

올해의 점심 : 훈고링고 브레드 / 소금집 (너무 자주 먹음)

올해의 산책 : 구)광주국군병원



올해 나온 열 권 : 

  1. 면세 미술
  2. 미래 산책 연습
  3. 살림 비용
  4. 전원에 머문 날들
  5. 오렌지주를 증류하는 사람들
  6.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7. 어쨌거나 밤은 무척 짧을 것이다
  8. 나의 중국 친구에게
  9. 마이너 필링스
  10. 이세린 가이드 /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올해 읽은 열 권 : 

  1. 펀 홈
  2. 모든 것은 영원했다
  3. 어린이라는 세계
  4.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5. 공간의 종류들
  6. 역사 : 끝에서 두 번째 세계
  7. 말 타고 보덴호 건너기
  8. 철학하는 날들
  9. 시간과 물에 대하여
  10. 문밖의 사람들


그러나 올해의 독서는 대체로 실패였다. 책들은 훌륭했지만 나라는 인간의 실패…이다.

2021년에는 미니벨로나 따릉이보다 로드 자전거를 더 많이 탔고 

평생 맞출 수 없을 것 같던 루빅스 큐브를 어느 조건에서든 1분 이내에 맞출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올해 가장 좋았던 순간 중에 하나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오징반의 영상 작품을 봤을 때인데

일하는 곳이 서울시립미술관 근처로 바뀌었다. 지름길로 3~5분이면 갈 수 있고, 이틀 전 점심시간에는

송상희 전시가 있어서 좀 보고 왔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도 좋을 것 같고.

사실 54분짜리 비디오 같은 걸 다 볼 일은 거의 없는데 이 거리라면 매일 조금씩 더해서 다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음에 가면 이걸 더 보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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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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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길 기량이 없는 사진가는 전혀 어려움 없이 자신의 기량을 들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훌륭하게 마무리된 작품에 대한 찬탄보다 차라리 계시의 경외감을 느낄 것이다. 분실물의 습득, 돌이킬 수 없는 것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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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역사 동안, 영화는공장이나 공장 정문보다 감옥이나 교도소를 훨씬 더 많이 보여 주었다. 영화의 시선은 틈만 나면 황급하게 공장에서 도망쳤다. 공장은 영화를 매혹시키지 못하고 거부했다.
노동자가 공장을 떠나는 100년 동안의 장면들을 나열한다면 똑같은 광경이 계속 반복될 것이다. 처음으로 배운 단어를 발화할 때 의 기쁨이 쇠망할 때까지 100년 동안 그 단어를 반복하는 어린아이처럼. 혹은 완벽에 이르러 그림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때까지 똑같은 그림을 반복해서 그리는 동양의 화가처럼. 우리가 그러한 완벽함에 대한 믿음을 더는 유지할 수 없던 바로 그때, 영화가 발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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