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밑에 보시면 다른 그림이랑,  이자벨라 이야기가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래컴, 토르천둥의 신 토르 Thor ▶
by 래컴 Arthur Rackham (1867-1939)
바그너 W.R. Wagner (1813-1883) 의 악극
"니벨룽의 반지 Der Ring des Nibelungen"
를 위한 일러스트레이션 중에서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고대 북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신들 중 하나인 천둥의 신 토르 Thor 가 그의 강력한 무기인 망치(!)를 신들의 적인 거인족에게서 되찾는 이야기랍니다. 건장한 체격, 붉은 수염, 불처럼 빛나는 눈을 지녔다는 토르의 모습은 오른쪽 그림에 잘 나타나 있죠.

    이 그림은 일러스트레이션의 대가 래컴이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바그너의 악극 "니벨룽의 반지" 를 위해 그린 삽화들 중 하나입니다. 래컴의 "니벨룽의 반지" 일러스트레이션은 그의 가장 뛰어난 작품 중의 하나로 뽑히며 잘 알려진 그의 동화 삽화들과는 달리 성숙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나중에 "시구르드" 전설을 제대로 다룰 때 래컴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더 소개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 토르가 망치를 되찾은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북유럽 신화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아볼까요. 유럽인의 대부분은 크게 라틴어(語)파의 언어들을 사용하는 남유럽인, 게르만어파의 언어들을 사용하는 북유럽인, 그리고 슬라브어파의 언어들을 사용하는 동유럽인으로 나뉩니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라틴족의 대표적 신화라면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한 북유럽 신화는 게르만족의 대표적인 신화랍니다. 영어 또한 게르만어파에 속하기에 "베오울프 Beowulf" 같은 고대 영국의 영웅서사시에는 북유럽 신화의 영향이 나타나지요.

    그런데도 북유럽 신화가 그리스/로마 신화만큼 널리 알려지지 못했고, 또 그리스/로마 신화만큼 유럽 학문과 예술의 중요한 원천이 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게르만족은 4-5세기 경 남쪽으로의 대이동을 통해 서로마제국을 붕괴시키고 중세 시대를 열었으나, 로마 문화의 많은 부분을 이어받았습니다. 특히, 후기 로마의 국교가 된 크리스트교와 로마의 라틴 문자를 받아들였죠.

    따라서 중세 때 크리스트교 외의 신앙들이 배척되면서 북유럽 신화는 점차 잊혀지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라틴 문자로 기록되어 있었던 그리스/로마 신화는 라틴 문자가 여전히 문화의 중심에 있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죠. 또 중세 말에 일어난 르네상스 운동은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를 이상으로 여겨 그것을 부활시키려는 운동이었기 때문에 이때부터 그리스/로마 신화는 다시 부상한 반면, 북유럽 신화는 더 잊혀지게 되었습니다. 

래컴, 로키◀ 책략과 장난의 신(또는 거인) 로키 Loki
by 래컴 Arthur Rackham (1867-1939)
"니벨룽의 반지" 를 위한 일러스트레이션 중에서


    유럽의 중심에서 이렇게 북유럽 신화가 잊혀질 동안, 그 전통은 북쪽 끝의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아이슬란드의 시인이며 학자인 스노리 스툴루손 Snorri Sturluson (1179∼1241) 의 시학詩學서 "에다 Edda"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노리의 "에다"가 북유럽 신화의 전승에서 갖는 중요성은 그리스의 대표 시인 호메로스 Homeros (BC 800-750)의 "일리아스 Ilias" 와 "오디세이아 Odysseia", 그리고 로마의 대표 시인 오비디우스 Ovidius 의 "변신 Metamorphosis" 이 그리스/로마 신화의 전승에서 갖는 중요성과 견줄 만합니다.

    그후 17세기에 북유럽 신화가 담긴 8-11세기경의 서사시들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을 통틀어서 "옛 에다" 또는 "운문 에다 Poetic Edda" 라고 부르고 이에 대비하여 스노리의 에다를 "산문 에다 Probe Edda" 라고 부른답니다. 이 두 가지 에다와 그밖에 "사가 Saga" 라고 통칭되는 북유럽의 전통 문학을 통해 북유럽 신화는 전승되어 왔지요.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만큼 세련되게 다듬어져 있지 못한 반면에 소박하고 야성적인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로마 신화에는 정치적인 합리화와 교훈이 자주 등장하는 데 반해서 북유럽 신화에는 이런 것들이 거의 없죠.

    그리스/로마의 신들은 안정적으로 절대적인 지위를 누리지만 북유럽의 신들은 거인족과 끊임없이 투쟁해야 하며 종말의 때인 라그나뢰크 Ragnaroek 에 이르면 신들도 모두 멸망합니다. 이런 면에서는 북유럽 신화가 더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북유럽 신화는 전체적으로 담담하고도 강렬한 비장미를 띄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토르의 망치 이야기는 꽤 유머스러운 이야기랍니다. ^^ 이 이야기는 짤막한 이야기이지만 고대 북유럽에서 최고신 오딘 Odin 을 제외한 가장 중요한 신들, 즉 천둥의 신 토르 Thor, 풍요와 사랑, 아름다움의 여신 프레이야 Freya (또는 Freyja), 그리고 거인과 신의 중간적 존재이며 책략가이자 장난꾼인 로키 Loki 가 등장하고 또 그들의 성격이 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이야기이죠. 

포겔베르그, 토르토르 Thor ▶
by 포겔베르그 Bengt Erland Fogelberg (1786-1854)
스웨덴 국립박물관 소장


    오른쪽의 조각은 북유럽 신화의 본고장인 스웨덴 출신의 조각가 포겔베르그의 작품입니다. 북유럽의 신을 이렇게 그리스의 신처럼 고전주의적으로 표현한 것도 재미있죠?

    벼락를 상징하는 망치 묄니르 Mjölnir 는 천둥의 신 토르의 주무기입니다. 토르는 우리에게 익숙한 신들이나 영웅들처럼 멋있게 검을 휘두르거나 우아하게 활을 쏘는 대신 망치로 적의 머리통을 박살낸답니다... 박력있다고 해야할까요... -_-;; 이렇게 무시무시한 신이지만 그는 고대 북유럽에서 가장 인기있는 신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그는 전투적인 면에서 가장 강력한 신이며 신들과 인간들의 수호자이기 때문입니다. "에다"들을 보면 토르가 신들의 거주지 아스가르드 Asgard 를 떠나있을 때 다른 신들이 거인족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 그리고 토르의 망치가 신들을 지켜줄 유일한 무기라고 하는 것이 보입니다. 최고신 오딘의 아들로 되어있는 토르는 적어도 전투적인 면에서는 아버지보다도 더 강력한 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혜롭고 차분한 지도자로 나타나는 오딘과 반대로 토르는 성급하고 거칠고 단순하고 모험을 즐기는 활기 넘치는 신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이 고대 북유럽인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화학자들에 의하면 토르는 본래 오딘보다 오래된 원시적인 신이며 오딘이 귀족 전사들의 수호신인데 반해 토르는 소박한 농민의 수호신이었다고 합니다.

    토르는 망치 외에 두 가지 보물을 더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망치를 휘두를 때 끼는 쇠장갑이고 나머지 하나는 매면 힘과 덩치가 배가 되는 허리띠입니다. 그가 염소 두 마리가 끄는 전차를 타고 하늘을 날면 폭풍우가 일고 천둥번개가 치게 된다고 합니다. 자, 그럼 토르가 망치를 되찾은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어느날 아침 토르는 잠에서 깨어 그의 강력한 망치 묄니르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 흥분했다. 그는 로키에게 망치를 도둑맞았다고 말하고는 함께 프레이야에게 갔다. 그녀에게 망치를 찾아볼 수 있도록 깃털옷을 빌려달라고 부탁하자 그녀는 선뜻 빌려주었다.

    깃털옷은 프레이야의 보물 중 하나로 이것을 입으면 매로 변하여 날 수 있었다. 거인족이 그 망치를 가져갔을 것이라고 짐작한 로키는 깃털옷을 입고 신들의 나라 아스가르드 Asgard 를 떠나 거인들이 사는 땅으로 날아갔다. 



리, 아스가르드◀ 아스가르드 Asgard (1984)
by 리 Alan Lee (1939-)


    북유럽 신화에서 거인들은 신들의 적이자 경쟁자입니다. 하지만 태초의 존재 위미르 Ymir 는 신이 아니라 거인이며 나중에 나타난 최초의 신과 거인의 자손이 결합하여 최고신 오딘이 태어났습니다. 오딘은 위미르를 죽여서 그 시신으로 세계를 창조합니다. 이때 위미르의 자손 거인들은 거의 다 위미르가 흘린 피에 빠져 죽었고 한 쌍의 거인 부부만이 살아남아 동쪽으로 도망쳤습니다. 따라서 이 거인 부부의 자손들과 신들은 원수지간이죠.

    여기에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올림포스 Olympos 신들에 앞서 거대한 티탄 Titan 신족이 먼저 탄생했고 올림포스 신들은 이 티탄 신족에게서 태어났습니다. 나중에 올림포스 신들은 티탄 신족 또 그들에게서 나온 거인족 기간테스 Gigantes 와 세계의 지배권을 놓고 전쟁을 벌입니다. 단 올림포스 신들의 경우에는 이들을 완전히 제압했다는 점에서, 거인들을 일단 퇴치했으나 그들을 도전을 계속해서 받아야 하는 북유럽의 신들의 경우와 다릅니다.

    북유럽 신화에서 거인들은 인간들이 사는 "중앙의 나라" 즉 미드가르드 Midgard 의 바다 건너 동쪽, 얼음과 서리로 덮인 험준한 땅 외툰헤임 Jötunheim 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신들의 거주지 아스가르드 Asgard 는 미드가르드의 위쪽이며 우주를 꿰뚫는 거대한 나무 위그드라실 Yggdrasil 의 줄기 위에 있다고 하죠.

    아스가르드는 "아스 As 의 나라" 라는 뜻이죠. 고대 북유럽의 신들은 아스(복수형 애시르 Æsir )와 바나 Vana(복수형 바니르 Vanir)의 두 가지 신족으로 나뉜답니다. 북유럽 신화의 세계관, 신족과 거인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이그드라실을 주제로 한 칼럼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그나저나 북유럽 신화의 여러 이야기로 미루어 볼 때 태초의 위미르를 제외한 거인들은 신들과 그다지 체격의 차이가 나는 것 같지 않고 그저 어느 정도 큰 정도였던 것같습니다


     거인들의 왕인 트림 Thrym 은 높은 자리에 앉아 자신의 사냥개와 말을 돌보고 있다가 로키를 발견하고 물었다. "애시르는 잘 있소? 무슨 일로 거인들의 나라에 온 거요?" "잘 있지 못합니다. 당신이 토르의 망치를 숨겼나요?" "그렇소, 내가 토르의 망치를 땅속 깊이 숨겼소. 프레이야를 내 신부로 여기 데려오지 않으면 아무도 그 망치를 얻지 못할 거요."

    로키는 아스가르드로 돌아가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토르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그들은 다시 프레이야에게 서둘러 갔다. "프레이야, 신부의 아마포를 걸쳐요! 우리 거인들의 땅으로 갑시다." 그러자 프레이야는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화를 냈다. 그녀의 격노로 온 홀이 흔들리고 그녀의 목걸이 브리싱가멘 Brisingamen 이 끊어질 정도였다. "내가 세상 누구보다도 남자에 미친 여자가 되지 않고서야 거인들의 나라로 가겠어요?"

    그러자 애시르의 모든 신들이 서둘러 모여서 어떻게 하면 토르의 망치를 되찾을지 의논했다. 아스가르드와 미드가르드를 잇는 무지개의 다리 비프로스트 Bifrost 를 지키는 신 헤임달 Heimdall 이 이렇게 예언했다. "우리는 토르에게 신부의 아마포와 브리싱가멘를 걸치게 할 것입니다. 그가 여자옷을 입고 신부의 보석으로 머리와 가슴을 치장하게 합시다."

    토르는 그 짓은 차마 못하겠다고 버텼다. 그러나 로키가 망치를 되찾지 못하면 거인들이 아스가르드를 점령할 것이라고 말하자 마침내 토르는 신부 의상을 입은 프레야로 변장했다. 로키는 시녀로 변장했다. 


래컴, 프레이야풍요와 사랑, 아름다움의 여신 프레이야 Freya ▶
by 래컴 Arthur Rackham (1867-1939)
"니벨룽의 반지" 을 위한 일러스트레이션 중에서


    여기서 프레이야에 대해 잠깐 알아볼까요. 북유럽 신화의 주요 신들이 대부분 아스 신족인데 반해서 그녀는 아버지인 니외르드 Njörd, 오라비인 프레위르 Freyr 와 함께 바나 신족에 속합니다. 초기에 애시르와 바니르는 전쟁을 벌일 정도로 반목했었는데, 이후 화해하면서 이들 가족이 인질 교환 형식으로 아스가르드에 온 것이죠. 그들은 자연스럽게 애시르의 일원이 되어 아스가르드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애시르 신들이 음울하고 파괴적인 면이 강하다면 바니르 신들은 밝고 생산적인 면이 강합니다. 주인 Lord 을 뜻하는 이름의 프레위르와 여주인 Lady 을 뜻하는 이름의 프레이야는 둘다 풍요를 관장합니다. 또 프레이야는 아름다움의 여신답게 음악과 꽃을 좋아하고 알프헤임 Alfheim 에 살고 있는 빛의 요정들을 아낀다고 합니다.

    또 사랑과 풍요의 여신답게 그녀는 매우 자유분방한 생활을 합니다. 그녀에게는 수많은 신, 인간, 요정 연인들이 있으며, 때로는 난쟁이족과도 정사를 가졌습니다. 그녀의 특별한 목걸이 브리싱가멘 Brisingamen 은 브리싱족 Brisingar 의 네 명의 난쟁이들과 동침하고 선사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_- 그런 그녀도 신들의 적인 거인만은 싫었던 모양이죠? 아니면 결혼해서 매이는 것이 싫었든지... ^^;;

    그러나 이 바람둥이 여신에게도 순정파적인 이야기가 있답니다. 프레이야에게는 원래 오드 Od 라는 남편이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녀는 남편을 찾아 전세계를 헤메고 다녔는데, 이 때 흘린 눈물이 바위에 스며들어 순금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금을 “프레이야의 눈물” 이라고 부른다죠. 오드라는 이름이 최고신 오딘과 흡사하고 또 프레이야 또한 오딘의 아내 프리그 Frigg 와 이름이 비슷하기에 프레이야는 종종 오딘의 아내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사랑의 여신인 반면에 전투를 즐기는 전쟁의 여신이기도 했습니다. 전쟁터에서 죽은 용사들의 절반은 오딘의 전당인 발할라 Valhalla 로 가고 나머지 절반은 프레이야의 전당인 폴크방가르 Fólkvangar 로 간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프레이야는 메소포타미아의 여신 이슈타르 Ishtar 와 닮은 점이 참 많습니다. 풍요, 사랑, 아름다움과 동시에 전쟁을 관장하는 여신이라는 점, 자유분방한 연애 편력에 격렬한 성격이라는 점, 그러나 소중한 연인을 찾아 세상을 헤메기도 한다는 점 등등... (이슈타르에 대해서는 12호 칼럼 "이슈타르, 사랑과 전쟁의 여신"을 참고하세요.) 그럼 이야기로 돌아가죠.


    그들은 토르가 타는 염소가 끄는 전차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 토르가 거인들의 땅으로 가자 화산들이 폭발하고 대지는 갈라져 불꽃을 냈다. 그러자 트림은 거인들에게 외쳤다. "모두 일어나서 자리를 마련해라! 나의 아내가 될 프레이야를 모셔와라. 모든 부와 보물을 가지고 있는 내게 없는 것은 오직 프레이야뿐이다."

    만찬이 시작되자, 프레이야로 변장한 토르는 황소 통째로 한 마리, 연어 여덟 마리와 그밖에 날라진 모든 음식들을 먹어치우고 벌꿀술 세 통을 마셨다. 놀란 트림은, "신부가 저렇게 많이 먹는 걸 본 적도 없고 아가씨가 저렇게 술을 많이 마시는 것도 본 적이 없어," 라고 말했다. 그러자 시녀로 변장한 로키가 재빨리 대답했다. "프레이야님은 거인들의 나라로 오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시느라 여드레 동안 아무 것도 드시지 않았답니다."

    그러자 트림은 프레이야에게 키스하고 싶어서 신부의 베일 밑을 엿보다가 뒤로 펄쩍 뛰었다. "왜 프레이야의 눈이 저렇게 무섭지? 불처럼 이글거리는군!" 이번에도 로키가 재빨리 대답했다. "프레이야님은 거인들의 나라로 오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시느라 여드레 동안 한숨도 못 주무셨답니다."


    로키는 언제나 꾀가 많고 임기응변이 강한 인물로 나타납니다. 그는 아버지, 어머니 모두 거인이나 최고신 오딘과 형제의 연을 맺고 애시르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짖궂은 장난으로 신들을 괴롭히기도 하고 기지로 신들을 도와주기도 하는 로키는 대표적인 트릭스터 Trickster (양지와 음지의 중간적 존재이며 장난과 속임수 등으로 질서를 교란시키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점점 도가 심해져 나중에는 오딘의 아들 빛의 신 발드르 Baldr 를 죽게 하고 라그나뢰크에는 신들에 맞서는 존재가 됩니다. 로키에 대해서는 발드르의 죽음에 대한 칼럼에서 더 자세히 다루게 될 것입니다. 


레지, 토르◀ 프레이야로 변장한 토르가 외툰하임에서
눈의 거인을 죽이다 (1997)
by 아눕 레지 Anup Rej
캔버스에 유채, 194 x 162 cm


    그때 거인의 여동생이 들어와서 신부의 선물을 달라고 졸랐다. "시누이의 사랑을 원하신다면 부디 새언니 팔에 있는 불그스름한 금으로 만든 팔찌를 제게 주세요." (아마도 신부가 시집오면 시누이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이 있었나 보죠?) 그러자 신부에게 줄 선물이 생각난 트림은 "신부를 축복하기 위해 그 망치를 가져와라. 묄니르를 그녀의 무릎에 놓고 우리를 부부로 축복해라."

    토르는 망치가 그의 무릎 위에 놓이자 속으로 껄껄 웃었다. 그는 망치를 쥐고는 우선 트림을 쳐죽이고 거기 있던 그의 친척 거인들을 모조리 쳐죽였다. 신부의 선물을 졸랐던 트림의 불쌍한 누이도 선물 대신 망치 휘두름을 받아 죽고 말았다. 이렇게 토르는 그의 망치를 되찾았다.



    위의 그림은 5년 전쯤에 서울에서 북유럽 신화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가졌던 노르웨이의 물리학자이자 아마츄어 화가인 아눕 레지의 작품입니다. 당시 그의 부인이 노르웨이 대사여서 그는 한국에 머물고 있다가 한국-노르웨이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이 전시회를 열었다고 해요. 그때만 해도 북유럽 신화는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이 전시회는 신선한 인상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토르가 프레이야로 변장한 모습은 잘 상상이 안 가는군요.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여장한 것 같지 않을까요? ^^



Moon의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http://ncolumn.daum.net/isis177
(제 친구의 언니가 하시는 사이트입니다. 볼 거리가 꽤 많으니 한번 가 보세요- ^^)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반딧불,, 2004-08-1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것 참 멋진 신화지요??

토르의 망치...
즐거우셨겠어요.

urblue 2004-08-16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져가요.
오늘 책 보냈답니다. 내일이면 받으시겠네요. ^^

비로그인 2004-09-16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유럽 신화에 관심이 많아요..좋은 자료 감사합니다..퍼갈께요
 


 

 

무사이는 아홉 명의 여신입니다. 영어로는 뮤즈(Muse)라고 하고, 흔히 음악의 여신들로 알려져 있지만, 음악뿐만 아니라 문학과 학예 전반을 관장하지요. 무사이라는 명칭은 복수명사이고, 단수로는 무사라고 합니다.

무사이 여신들이 제우스와 므네모쉬네(기억의 여신)의 딸들로 되어 있는 것은 음악과 문학이 고대에 기억에 의해 전승되어 왔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제우스가 올림포스의 주신이 되어 신들의 지배영역을 나누고 갖가지 질서를 확립하고 있을 무렵, 올림포스의 연회 자리에서 풍악을 울려 분위기를 띄워줄 신들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제우스는 므네모쉬네 여신을 택하여 9일 동안 잠자리를 같이하고, 그로써 아홉 명의 무사이 여신이 태어났습니다.

 

아폴론과 함께 춤추는 아홉 무사이-음악의 신 아폴론과 무사이 9자매의 칼리오페 사이에서 천하 제일의 명가수 오르페우스가 태어난다.(줄리오 로마노의 그림)

무사이 여신들은 보통 헬리콘 산이라는 무사이의 영산에 거처합니다. 이 산에는 시적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아가니페라는 샘이 있고, 후에 천마 페가수스의 발굽에 패여 생겨났다는 히포크레네 샘도 있습니다. 가끔 이 두 샘 이야기가 섞여서 히포크레네 샘에서도 시적 영감이 솟아난다고도 합니다. 메두사의 목에 떨어질 때 태어난 천마 페가수스는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헬리콘 산에서 무사이들의 보살핌을 받습니다. 그래서 무사이를 주제로 한 회화작품 중에는 무사이들과 페가소스를 함께 그린 작품이 종종 있습니다.

무사이들은 음악의 신이기도 한 아폴론의 종속신으로서, 신들의 연회 자리에서 아폴론과 함께 음악을 담당합니다.  특히 무사이들은 인간의 시인에게 영감을 주는 여신으로서 고대의 시인들은 작품의 첫머리를 무사이 여신들에 대한 찬양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무사이와 관련된 신화 에피소드라면 먼저 그녀들에게 껄떡대다가 죽은 퓌레네우스 이야기가 있습니다. 퓌레네우스는 성격 포악하기로 유명한 트라키아의 장수인데, 지나가는 무사이 여신들을 보고 잠깐 비라도 피해 가라며 자기의 성으로 초대합니다. 하지만 비가 그쳐도 성문을 열어주지 않고 못된 수작을 부리려고 하죠. 무사이들이 그를 피해서 하늘로 날아오르자, 이 무식한 녀석은 따라가겠다고 성 꼭대기에서 몸을 날렸다가 떨어져 죽습니다.

또한 무사이들에게 노래로 도전장을 던진 피에리테스 이야기도 있습니다. 피에리테스란 한 사람이 아니라 피에로스라는 사람의 아홉 명의 딸들을 가리킵니다. 노래 잘 부른다는 칭찬을 듣고 자란 이 아홉 자매는 교만해져서 무사이들에게 노래 대결을 청하죠. 그리고 신들을 조롱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무사이들 중에는 맏이인 칼리오페가 나서서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의 왕비가 되기까지의 사연을 노래하고요. 심판을 맡은 요정들은 이구동성으로 무사이들의 승리라고 판정했지만, 피에리테스는 이에 불복하고 무사이들을 비웃다가 까치로 변해버립니다.

그 외에 음유시인 타미리스도 무사이에게 노래로 도전했다가 패하고 눈이 멀었고, 바다의 요정 세이레네스들도 무사이에게 패해서 바다에 몸을 던졌다던가, 날개를 뽑혔다던가 그렇습니다.

 

무사이는 각각 다음과 같은 아홉 명입니다.

칼리오페(Kalliope) : '아름다운 목소리'라는 뜻. 서사시를 담당. 무사이 중 으뜸이며 펜과 서판을 든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헤시오도스가 <신통기>에서 처음으로 무사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면서 특히 칼리오페를 으뜸으로 꼽은 것은 그녀가 왕들에 대한 이야기를 노래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클레이오(Kleio) : '명성'이라는 뜻. 역사와 영웅시 담당. 두루마리, 나팔, 물시계 등을 가진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에우테르페(Euterpe) : '기쁨'이라는 뜻. 서정시 담당. 피리를 든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테르프시코레(Terpsichore) : '춤의 기쁨'이라는 뜻. 합창단의 춤과 노래 담당. 수금을 든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에라토(Erato) : '사랑스러움'이라는 뜻. 연애시 담당.

멜포메네(Melpomene) : '노래하는 것'이라는 뜻. 비극 담당. 가면과 포도덩굴 관을 가진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탈레이아(Thaleia) : '풍요로운 환성'이라는 뜻. 희극 담당. 웃는 얼굴의 가면이나 목자의 지팡이 등을 가진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폴뤼힘니아(Polyhymnia) : '많은 노래'라는 뜻. 찬가 담당.

우라니아(Urania) : '천공'이라는 뜻. 천문 담당. 지구의와 나침반을 들고 있습니다.

 

내용 출처 : 네이버 지식 in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꼬마요정 2004-08-1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삽으로 스윽 퍼갑니다.^^*
 


 

파도의 포말들을 백마로- ! 멋집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방긋 2004-08-13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세이돈이 이끄는 말들이죠?
 

 


 

주민들이 무거운 세금에 시달리자 영주의 부인이 남편에게 세금감면을 요구했다.

영주는 부인에게 벌거벗고 마을을 한바퀴 돌면 세금을 감면해주겠다고 말한다.

부인이 정말로 벌거벗고 마을을 돌자, 마을사람들은 문을 닫고 커튼을 가려 밖을 내다보지 않았다.

단 한 사람 Tom을 제외하고는.

Tom은 몰래 고디바 부인을 훔쳐보다가 눈이 멀었다. 여기서 peeping Tom이란 단어가 유래하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