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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페일레스 > 긍정하는 펭귄, 부정하는 개

긍정하는 펭귄, 부정하는 개
At 7:47 AM 99.5.1

  펭귄이 저쪽에서 달려와서 "응, 응, 그렇네*" 하고 떠나간다. '긍정 펭귄'. 이건 걸작이다. 하고 생각해서, 휴일 아침 아내를 깨워서 말하니까 "내 머리의 메모리를 돌려줘. 부탁이니까 자게 해줘" 라고 말해서, 재워버렸습니다. 역사적인 개그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안되겠습니까?

  꽤 재미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휴일 아침에 아내를 일부러 깨울 정도의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렇고, '챠우챠우*'라는, 부정밖에 하지 않는 개도 있습니다. 아-, 시시하다. 썰렁한 개그란 전염되는군요.

*응, 응, 그렇네: 펭귄이 고개를 끄덕이는 데서 착안한 개그인 듯 하다. 썰렁~ -_-;
*챠우챠우: 일본어로 '틀리다, 다르다'를 '치가우ちがう'라고 하는데, 구어체에서는 '챠우ちゃう'로 발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거기서 착안한 개그인 듯. 역시 썰렁~ -_-;

번역: 페일레스



  가뜩이나 날씨도 추워 죽겠는데 썰렁한 개그를 올리게 돼서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책에 있는 이상 올리긴 해야죠. 흐흐. '챠우챠우'는 중국산 개의 일종인데,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델리스파이스의 노래 제목으로 더 유명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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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페일레스 > 가장 괴로웠던 장편소설

가장 괴로웠던 장편소설
At 10:25 PM 99.4.14

  전집판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에세이에서, "이제까지 쓴 6개의 장편 가운데서, 이 『세계의~』가 가장 괴로웠다. 지쳐서 녹초가 되었다" 라고 써 있습니다. 수년 뒤에 『태엽감는 새 크로니클*』을 출판하여, 이것도 상당히 고된 일이었겠구나, 하고 저는 느꼈습니다. 여기서 질문입니다만, 이제까지의 6개의 장편 가운데서 가장 괴로웠던 『세계의 끝~』과 완성하기까지 몇 년이나 걸린 『태엽감는 새 크로니클』, 어느 쪽이 괴로웠습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세계의 끝』과 『태엽감는 새』는 같은 정도로 힘들었습니다만, 『태엽감는 새』 쪽이 세월이 길게 걸린 그만큼 보다 고되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도 자신의 뼈를 박박 깎아내는 것 같은 작업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인생 가운데서 그렇게 몇 번이나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스푸트니크의 연인』은 말하자면 저에게 있어서는 '깎인 만큼의 뼈를 보급하기' 위한 작품입니다. 다음에는 또 뼈를 깎는 장편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엽감는 새 크로니클: 윤성원 옮김,『태엽감는 새 1~4』, 문학사상사, 1994~1995.
  일본어판은 원래 1부 '도둑 까치', 2부 '예언하는 새'가 1994년에 발표되어 완결로 알려졌으나, 1995년에 3부 '새잡이 남자'를 발표, 독자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권수를 늘리다니, 역시 싫어하는 출판사답다……고 하고 싶지만, 3부가 워낙 분량이 길기에 어쩔 수 없었던 듯. 1994년 4월에 나온 일본어판 1, 2부를 그 해 9월 말에 내놓고, 1995년 8월에 나온 3부를 그 해 12월 말에 내놓았다. 거의 4개월만에 번역을 끝마쳤다는 이야기인데 옮긴이 윤성원씨의 능력에 감탄해야 할지, 번역의 질을 걱정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문학사상사 번역본은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번역: 페일레스




  음음, 하루키씨는 마조히스트인 걸까요. 하루에 두 편 정도의 페이스로 올려볼 생각입니다. 참, 지금 올리고 있는 건 『CD-ROM판 무라카미 아사히도 - 스메르쟈코프 대 오다 노부나가 가신단』에서 CD가 아니라 책의 뒷부분에 실린 '독자 & 무라카미 하루키 포럼'입니다. CD에 실린 4107편 중 재미있는 걸 골라놓은 것이죠. 4107편을 다 올리는 건…… 글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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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페일레스 > 저녁 식사 초대에는 속마음이 있다?

저녁 식사 초대에는 속마음이 있다?
At 10:56 PM 99.4.16

  하루키 씨는 인터넷상에서 알게 된 사람과 만난 적 있습니까? 오늘, 메일 친구(남성)에게 "만나서 저녁이라도"하고 초대받았습니다만, 용기가 나지 않아 거절해 버렸습니다. 만나는 게 무섭다고 할까, 실망하고 싶지 않다고 할까,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생경험 풍부한 하루키 씨에게 묻고 싶습니다만, 남성이 여성을 저녁 식사에 초대할 때, 일반적으로 다소 속마음이 있는 건가요? 이전, 아는 남성에게 "저녁 식사 뒤에 술 마시러 가는 게 OK 된다면, OK라는 뜻이다, 나는 그렇게 판단하지" 하고 역설당한 이래, 저녁 식사에 초대받으면 경계해 버립니다.

  안녕하세요. 만난 적 없는 메일 프렌드와 실제로 만난다는 것은 역시 힘든 경우가 있군요. 저도 낯가림하는 체질이라 별로 그런 일은 하지 않습니다.
  인생 경험 풍부한 무라카미입니다만(쑥스럽네), 여성과 식사를 하고, 그 뒤에 술을 마시고, 섹스를 하지 않았다는 예는 무서울 정도로 가득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일 별로 의식하지 않는 쪽이 좋아요. 남성이란 여성과 같아서 기본적으로는 매력적인 여성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대단히 즐겁다면, 그대로……라는 케이스도 물론 있습니다만, 한 번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고, 곧바로 설득한다고 하는 케이스는 차라리 적지 않을까요. 승부는 두번째입니다.

번역: 페일레스



  이거 이거, 이 책 읽으면 읽을수록 하루키 씨도 음흉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렇게 상냥하게 설득하는 답변을 보고 있자니. 키득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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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페일레스 > 무라카미 아사히도 포럼 연재

At 11:58 AM 98.6.23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대학교 3학년입니다. 제가 있는 세미나의 선생님은 오랫동안 백수 생활을 했었고, 파칭코로 돈을 벌어서 부인을 먹여살렸다고 합니다(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힘들었던 듯). 부인을 다녀오세요 하고 일터에 내보낸 뒤 빨래랑 설거지를 하는 매일이 정말 즐거웠다는 이야기를 듣고(10년 정도 그렇게 한 듯), 저도 인생을 한가로이 보내려고 생각했습니다. 그 선생님은 취직 따위의 상담을 할 때, 아직 모두 20살 근처니까 천천히 결정하면 돼요 하고 귀여운 얼굴로 얘기합니다.

  상당히 좋은 선생님이군요. 저도 20대 초반에 한 해 정도 "주부"를 했습니다만, 꽤 좋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대부분의 집안일에 능숙합니다.

  그렇지요. 20살 정도로 "스스로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따위 모르는 거지요. 저는 29살 때에 "그렇지, 소설을 쓰자"고 생각했습니다. 뭐, 천천히 합시다.

  무라카미 하루키

번역: 페일레스



  "CD-ROM판 무라카미 아사히도 - 스메르쟈코프 대 오다 노부나가 가신단"에 실려있는 질문과 답변 중에서 재미있는 것들을 번역해서 올려보려고 한다.   이 책에는 "스푸트니크의 연인"을 집필하는 동안 하루키가 썼던 이런저런 수필들과 함께 자신의 홈페이지 '무라카미 아사히도'를 운영하던 1998년 2월 24일부터 1999년 11월 18일까지 독자들과 주고 받은 4107통의 이메일이 CD-ROM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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