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앞의 세상을 연주하라 / 문익점과 정천익>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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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점과 정천익 - 따뜻한 씨앗을 이 땅에 심다 ㅣ 푸른숲 역사 인물 이야기 5
고진숙 지음, 독고박지윤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2월
평점 :
문익점(1329~1398)
문익점이 목화씨를 붓두껍에 몰래 숨겨 갖고 온 것이 아니라니....여태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태조실록>에 의하면,
"문익점이 길가의 목면 나무를 보고 그 씨 10여개를 따서 주머니에 넣어 가져왔다. 그 중 절반을 정천익에게 심어 기르게 했는데 한 개만이 살게 되었다." 라고 씌여 있다고 한다. <고려사>에도 <태조실록>에도 목화씨를 붓두껍에 몰래 숨겨 왔다는 이야기는 전혀 없다고 한다.
목화재배에 성공하고 그 혜택을 백성들이 누리게 된 후 전설같은 이야기들이 자꾸 보태져서 지금의 이야기가 생겨났다고 한다.
하지만 원에 갔던 그 많은 사신들이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목화를 문익점은 눈여겨 보고 고려의 백성들을 생각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다.
문익점이 살던 시대는 원의 지배를 받던 시기였다. 임금의 이름에 충숙왕, 충혜왕, 충목왕 등 '충'자를 붙여 원나라에 충성한다는 뜻을 나타내야만 했다. 서글프다.
이곡, 이색, 정몽주 등 학창시절에 다 따로 따로 암기했던 이 분들이 실은 모두 동시대에 함께 활동하셨던 분들이라니...
이곡은 문익점의 스승님이었고, 이색은 이곡의 아들로 12세 이후로 문익점과는 절친사이였고, 정몽주는 문익점과 같이 본 과거시험에서 당당히 1등(헉! 공부의 신!)을, 문익점은 7등을 했다고 한다.
특히 고려의 삼은으로 불렸던 이색은 문익점이 두 임금을 섬겼다는 이유로 관직에서 쫓겨났다가 목화재배로 그 공을 인정받아 다시 관직에 돌아왔을때 그를 이렇게 옹호했다.
" 중국에는 수많은 영웅이 있었으나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신농씨와 후직씨를 귀하게 여기면서 받들고 있소이다. 농사짓는 법과 옷감 짜는 법을 알려 준 것이야말로 최고 중의 최고의 업적이란 뜻이지요. 문익점, 자넨 행복한 선비일세."
또, 목화씨앗 한 톨이 옷으로 되기까지는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문익점의 장인인 정천익과 여종, 문익점의 손자인 문래와 문영, 원나라 승려 홍원 등 알게 모르게 도왔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주 훌륭하다. 문익점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정천익이 실 뽑는 기구를 만들기 위해 끈질기게 연구하는 모습을 비교적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이 책이 속해있는 <푸른숲 역사 인물 이야기> 시리즈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김만덕, 윤희순, 최부, 홍순언...모두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