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봇 2 징검다리 동화 10
이현 지음, 김숙경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천재숙박사의 딸 하라와 동갑내기인 로봇 '도도'는 이 책에서 가장 현실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인물(?) 아니 로봇이다. 

로봇 도도는 이현 작가의  대변인 아니 대변로봇(윽~ 어감이 안좋다)인 셈이다. 

도도가 토해내는 말들을 모아본다. 

일명 도도의 어록!

"로봇이든 인간이든, 누군가를 내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니까요. 2043년 '한국세상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98%가 자식의 모습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하더군요.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고 직접 키웠는데도, 자식은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라 주지 않았다는 거죠. 자식의 경우에는 더해요. 99.999999999999%의 사람들이 부모에게 불만을 갖고 있죠. 그러니까, 누군가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겠다는 욕심 자체가 문제라는 얘깁니다."(36~37쪽)  
맞다. 한때는 내가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자만했었던 적이 있다. 지금 보니 나의 욕심이었다.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이 다를 게 뭔가요? 어차피 인간도 유전자에 프로그램된 대로 움직이는 거예요."(37쪽) 
인간도 유전자에 프로그램된 대로 움직이는 거라니...뭔가 으시시하다. 그럼 나도 로봇?

"대체 인간들은 왜 그렇게 갖고 싶은 게 많은 거죠?"(54쪽) 
그러게...왜 이렇게 가져도 가져도 자꾸 갖고 싶은게 생기는지 진정 모를 일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99.9999997658%의 엄마와 딸은 이런 갈등을 겪고 있어요. 아마 서로를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말이 안통한다는 생각이 들겠죠. 저런 사람이 내 엄마라니, 저런 애가 내 딸이라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들 테고요.."(57쪽) 
아직 딸아이와 이런 단계는 아니지만 그런 시기가 오면 나도 '마음대로봇'의 문을 두드리고 싶을 것이다.
강영재 박사가 개발한 '모녀 체험 시뮬레이터'로 서로의 입장이 되어 경험해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뭐!'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좋아요. 내가 이것 하나는 인정하죠. 인간은 로봇보다 훨씬 한심한 존재지만, 마음 하나는 꽤 대단한 것 같네요. 마음이란 건 정말 잘 전해지나 봐요. 뇌파 감응 장치도 없이 말이에요. 마음대로 되는 일도 없는데, 마음대로 웃고 있으니 인간이 대단하다는 거지요."(123쪽) 

로봇도 인정한 '인간의 마음'.
마음대로 되는 일도 없는데 마음대로 웃을 수 있는 인간.
노래가 떠오른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이런 뉘앙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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