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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하기 다윈주의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책 (공감3 댓글0 먼댓글1)
<이기적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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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양이를 희롱하고 있자면

자만심은 타고난 근본적인 병폐이다. 모든 생령들 중에서도 가장 재난당하기 쉽고 취약하며, 동시에 가장 오만한 것은 인간이다. 인간은 우주의 가장 나쁘고, 죽어 없이지며 비천한 부분에 못 박혀, 하늘의 끝없는 곳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최후 단계의 주거로, 여기 이 세상의 진흙과 분뇨통 속에서 세 가지 동물들(조류·포유류·어류) 중의 가장 나쁜 조건에 있는 동물들과 함께 자기를 보고 느끼고 한다. 그러고도 그는 상상력으로 달의 궤도 위에 올라서 하늘을 자기 발밑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바로 이 공상력으로 그는 자기를 하느님과 견주며, 하늘의 거룩한 조건을 자기가 차지하고 자기 자신을 따로 골라 다른 생령들과는 구별해 놓고, 자기 동료며 친구인 동물들에게는 그들의 몫을 갈라 주며, 그들에게 자기 멋대로 정한 소질과 힘을 부여한다. 그는 어떻게 자기 지성의 힘으로 동물들의 내적 움직임과 비밀을 안단 말인가? 그는 어떻게 그들과 우리를 비교하며, 동물들에게 어리석은 성질을 주고 있는 것인가? 내가 고양이와 희롱하고 있자면,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소일하는 것인지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소일하는 것인지 누가 알 일인가?

짐승들과 우리 사이의 의사 소통이 불가능하게 된 결함이 어째서 그들에게 있고, 우리에게는 없다는 말인가? 우리가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결함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는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짐승들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만큼, 우리도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이유로 우리가 그들을 짐승이라고 보는 만큼, 그들도 우리를 짐승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도 크게 괴이한 일은 아니다.

자연은 보편적으로 모든 피조물들을 포용한다. 그리고 생령 중에서, 자연이 그의 생명 보존에 필요한 모든 방법을 아주 충분하게 제공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나는 사람들이(그들은 방자한 생각으로 때로는 자기를 구름 위에 올려놓고, 때로는 그 반대편 극단 속에 집어넣는다) "우리는 속박당하고 잘 씌워져서 대지 위에 벌거숭이로 내던져진 단 하나의 동물이며, 남이 내버린 물건으로밖에 자기를 싸감아 무장해 볼 거리도 없다. 반면에 다른 피조물들은 자연이 그들을 조개껍데기·깍지·덧껍질·털·모사·가시·가죽·잔털·날개짓·거북·등껍질·양털 가죽, 돼지털 등 그들의 생활에 필요한 대로 옷을 입혀 주고, 그들을 발톱·이빨·뿔 등으로 무장시켜서 공격하고 방어하게 하고, 자연이 헤엄치기·달음질치기·날기·노래하기 등 그들에게 맞는 일을 가르쳐 주고 있는데, 사람들은 그 반대로 우는 것 외에는 배우지 않으면 길가기·말하기·밥먹기도 알지 못한다"고 하는 말을 듣는다.

 - 몽테뉴, 『몽테뉴 수상록』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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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있는 모든 것은

우리는 다른 동물들보다 위에 있는 것도 아래에 있는 것도 아니다. 하늘 아래 있는 모든 것은 같은 법과 운을 받는다고 현자(디오게네스 라에르티우스)는 말했다.

모든 사물들은 정해진 운명의 사슬에 묶여 있다.                                                                   (루크레티우스)

거기에는 어떤 차이가 있다. 거기에는 질서와 단계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동일한 본성의 모습 아래에서의 일이다.

사물들은 각각의 길을 걸어가면서
자연이 정한 움직일 수 없는 차이를 지켜간다.                                                                      (루크레티우스)




 

그들이 짐승을 섬긴다고 말해야 옳다

디오케네스는 부모들이 자기를 노예에서 해방시키려고 애쓰는 것을 보고 "어버이들은 미쳤어. 나를 맡아 대접하고 먹여 살리는 자야말로 나의 노예요" 하고 말했다. 짐승을 먹이는 자들은 짐승이 그들을 섬긴다고 하기보다도 오히려 그들이 짐승을 섬긴다고 말해야 옳다.

그뿐더러 짐승들에게는 더한층 품위 있는 면이 있다. 사자는 결코 다른 사자를 섬긴 일이 없고, 말이 다른 말을 섬긴 일이 없는 것은, 그렇게 할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짐승들을 사냥하러 가듯, 호랑이와 사자들은 사람을 사냥하러 간다. 서로간에 같은 사냥을 하고 있다. 개들이 토끼에게 꼬치 고기가 잉어에게, 제비가 매미에게 , 매가 콩새와 종달새에게 하는 식이다.




 

칸디아의 염소들

칸디아의 염소들을 보면, 그들이 화살을 맞았을 때에 수많은 잡초들 중에서도 백선(白鮮)을 골라서 치료하며, 거북은 독사를 잡아먹으면 즉시 화박하(花薄荷)를 구해서 속을 훑어 내고, 도마뱀은 회향(茴香)으로 눈을 닦아 밝히며, 고니는 스스로 바닷물로 관장하고, 코끼리는 자기 몸과 자기 동무의 몸에서뿐 아니라 주인의 몸에서도(그 증거로 알렉산드로스에게 패한 포로스 왕의 코끼리가 있다), 전쟁 때 적에게 얻어맞은 작은 창과 삼지창 등을 우리로서는 할 수 없을 만큼 아프지 않게 뽑아 낸다. 이런 것을 어째서 지식이며 예지라고 말하지 못할 것인가? 동물들을 얕보기 위해서, 그들이 이런 일을 아는 것은 단지 본성이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이라고 핑계하는 수작은, 그들에게서 지식과 예지의 자격을 빼앗는 일이 아니고, 그렇게도 확실한 여 선생님(本性을 가리킴)의 영광을 위해서 우리보다도 더 그들에게 이 자격을 부여하는 일이 된다.




 

복습하는 코끼리

아리우스는 말한다. "나는 옛날에 한 꼬끼리가 양쪽 허벅다리에 꽹과리를 달고, 또 꽃대롱에도 하나 달고, 이것을 치는 소리에 맞춰서 다른 놈들은 모두 동그랗게 춤을 추며 악기의 지휘에 따라서 어느 박자에 가서는 머리를 올리고 숙이는 것을 보았는데, 이 화음은 듣기에도 유쾌하였다." 로마의 극단에서는 코끼리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끊겨서 대단히 배우기가 힘든 많은 음계와 여러 박자에 맞춰 춤추며 움직이는 것을 예사로 볼 수가 있었다. 그중에는 공부한 것을 혼자서 외어 보며, 스승에게 꾸지람받고 매맞지 않으려고 힘써 조심해 가며 복습하고 있는 놈들도 있었다.




 

심각한 연구와 자기 반성

그러나 플루타르크가 책임지고 말하는 까치에 관한 다른 이야기는 괴상하기까지 하다. 이 까치는 로마의 어느 이발사의 이발소에서 그가 듣는 모든 것을 목소리로 흉내내며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나팔수들이 이 이발소 앞에 멈춰서 오랫동안 나팔을 분 일이 있었다. 그 이튿날은 이 까치가 사뭇 생각에 잠겨 입을 다물고 우울하게 지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놀라, 그가 나팔소리에 얼이 빠져서 귀가 먹고 그의 청각과 함께 목소리도 사라져 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것은 심각한 연구이고 자기 반성이었으며, 그가 그 뒤 처음 낸 목소리는 이 나팔소리를 그 반복과 자태, 음조의 변화까지 완전히 표현하는 것이었다. 이 새로운 공부로 그가 전에 말할 줄 알았던 것은 모두 버리고 경멸해 버렸던 것이다.




 

미래와 과거 전체를 결론지을 수 있을 것

우리는 평범한 일보다는 범상치 않은 일들을 더 높이 평가한다. 그렇지 않았던들 나는 이렇게 긴 기록으로 능청대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우리와 같이 사는 동물들에 관해서 여느 때 우리가 보는 것을 상세히 연구해 본다면, 다른 시대나 다른 나라의 것을 수집해 오는 것만큼 경탄할 만한 사실을 찾아볼 수가 있을 것이다. 사물의 진행은 모두가 동일한 본성에 의해서 굴러간다. 현재의 상태에 관해서 유능하게 판단한 자는, 확실히 미래와 과거 전체를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나은 놈을 골라서 남겨 두려면

사냥꾼들이 확언하는 바에 의하면, 여러 마리의 강아지 속에서 가장 나은 놈을 골라서 남겨 두려면, 그 어미가 고르도록 하면 된다고 한다. 개 집에서 강아지들을 밖에 내놓으면 어미개가 맨 먼저 가져다 들여놓는 놈이 언제나 가장 나은 놈이며, 개 집을 사방으로 불로 둘러싸는 체하면, 살려내려고 가장 먼저 달려 드는 강아지가 가장 좋은 놈이라고 한다. 이것으로 짐승들은 우리가 갖지 못한 예측하는 습관을 가졌거나 또는 새끼들을 판단하는 데에 우리와는 다른 더 생기있는 덕성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다.

짐승들이 출생하고, 새끼를 치고, 기르고, 행동하고, 움직이고, 살고, 죽고 하는 방식이 우리와 아주 닮은 이상, 우리가 짐승들보다 나은 조건을 우리에게 붙이고 짐승들에게서 그들의 원래 자질을 끊어내 버리는 것은, 이성으로 판단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정으로 말하면

우정으로 말하면, 그들은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생기있고 견실하다. 리시마코스 왕의 개 히르카노스는 그 주인이 죽자, 그의 침대 밑에서 먹을 것도 마실 것도 받지 않고 고집하고 있다가, 시체를 태우는 날 달려가서 그 불 속에 뛰어들어 죽었다. 피로스라고 부루는 사람의 개도 역시 그러하였다. 이 개는 주인이 죽은 이후로 그의 침대 밑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실어갈 때에 함께 실려가서 마침내 그 주인을 불태우는 섶 속에 뛰어들었다.




 

충성심으로 말하면

충성심으로 말하면, 세상에 사람만한 배신자는 없다. 우리 역사에는 개들이 죽은 주인들의 원수를 맹렬히 추격해 간 이야기가 있다. 피로스 왕은 어떤 개가 시체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이 개가 사흘 동안이나 이러고 있었다는 말을 듣고는 이 시체를 매장하라고 명령하고, 개는 자기가 데리고 갔다. 어느 날 그가 자기 군대의 관병식(觀兵式)에 참석하러 갔을 때에, 이 개는 자기 주인을 살해한 범인을 알아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 듯 그들을 향하여 맹렬히 짖으며 대들었다. 그래서 이 첫 번째 지적으로 살인 행위에 대한 원수를 갚는 수속이 진행되어 얼마 뒤에 재판의 한 방법이 되었다. 현자 헤시오도스의 개도 나우팍토스 인 카니스토르의 아들들이 자기 주인에 가한 살인을 입증하여 똑같이 복수를 하였다.

다른 개 하나는 아테네의 어느 사원을 지키고 있었는데, 신을 모독하는 도둑 하나가 가장 귀중한 보배를 훔쳐가는 것을 보고 힘 자라는 데까지 짖었다. 그래도 집사가 잠을 깨지 않자, 이 개는 도둑을 쫓아가기 시작하였다. 날이 샌 다음에도 도둑을 눈에서 떼지 않고 조금 떨어진 곳에 머물러 감시하며, 그가 먹을 것을 갖다 주어도 받아 먹으려 하지 않았으나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에겐 꼬리를 흔들며 주는 것도 받아 먹었다. 그리고 도둑이 자려고 멈추면 이 개도 같이 머무르는 것이었다. 이 개의 소식이 사원의 집사들에게까지 이르러 그 뒤를 쫓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크로미온 시에서 개를 확인하고, 그 도둑을 잡아 아테네 시로 데려와 처벌하였다.

재판관들은 이 개의 착한 봉사에 대한 감사로, 개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국가의 비용으로 얼마간의 밀을 부담하기로 했으며, 수도사들에게 개를 보살펴 주도록 명령하였다. 플루타르크는 이 이야기가 사실이며 자기 시대에 일어난 일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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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님이 된 사자와 사자의 의사가 된 사람

감사의 심정으로 말하면(우리는 이 말을 애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의 예 하나로도 충분할 것이다.

이것은 아피온 자신이 눈으로 보았다고 하는 이야기이다. 그는 어느 날 로마에서 시민들이 보기 드문 여러 짐승들, 그것도 아주 큰 사자들의 싸움을 보여 주었는데, 그 중에 한 마리는 사나운 생김새와 억세고 굵직한 네 다리와 거창하고도 무섭게 포효하는 소리로 온 관중의 시선을 독차지하였다. 시민들에게 이 짐승과 싸우기로 소개된 여러 노예들 중에, 다키아 출신의 안드로두스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집정관의 직위를 가진 한 로마 귀족의 노예였다. 사자는 멀리서 그를 알아보더니, 먼저 깜짝 놀란 듯 딱 멈춰 섰다. 그러고는 마치 옛 친지와 상면하려는 것처럼 부드럽고 평화로운 태도로 아주 온순하게 접근해 왔다. 그러고 나서 자기가 찾던 것을 확인해 보고는 개들이 주인에게 아첨하는 식으로 꼬리를 흔들며, 미리 공포에 눌려 정신을 잃은 이 가련한 노예의 손이며 엉덩이에 주둥이를 대고 핥기 시작하였다. 안드로두스는 이 사자가 순하게 구는 데 정신을 차려 눈을 똑바로 떴다. 마주 쳐다보고는 서로 알아보고, 그러고는 노예와 사자가 서로 쓰다듬으며 기뻐하여 마지않는 광경은 보기에도 신기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이때 시민들은 기뻐하며 환호성을 울렸다. 황제는 그 노예를 불러 오게 하여 이 일의 내력을 물어 보았다. 안드로두스는 황제에게 다음과 같은 신기하고도 놀라운 사실을 이야기하였다.

"제 주인이 아프리카의 총독으로 있을 때, 저를 잔인하고도 혹독하게 부리며 날마다 매질만 하였기 때문에 저는 도망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 지방에서 권세가 있는 그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숨으려고, 가장 가까운 길을 찾아, 사람이 살 수 없는 외딴 사막으로 달아났습니다. 먹고 살 방법을 찾을 길이 없으면 자살할 방법을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점심때가 되자 햇볕은 극도로 강렬하고 더위는 참을 수 없이 심했습니다. 저는 사람이 찾아 낼 수 없는 어느 은밀한 동굴에 이르러 그 속에 쓰러지듯 들어갔습니다. 바로 뒤따라 갑자기 이 사자가 들어왔습니다. 사자는 한쪽 발을 다쳐서 피를 흘리고 몹시 아파 신음하며 울고 있었습니다. 그가 들어왔을 때에 저는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그러나 그는 제가 그의 집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보고, 가만히 제게로 가까이 오더니 다친 발을 내밀며 구원을 청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곧 사자 발에 박혀 있는 나뭇조각을 뽑아 내고, 사자와 조금 더 낯을 익힌 후에, 상처의 고름을 짜내고, 할 수 있는 한 깨끗하게 닦고 씻어 주었습니다. 아픔이 다소 진정되었는지 사자는 발을 제 손에 맡긴 채 누워서 잠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사자와 저는 3년 동안 같은 고기를 먹으며, 그 굴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는 사냥을 나가 잡아오는 짐승의 가장 좋은 부분을 제게 갖다 주었습니다. 저는 불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을 햇볕에 말려 먹고 살았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나는 이 짐승과의 야만스러운 생활에서 벗어나기로 작정하고, 사자가 사냥을 나간 틈에 그곳을 떠났습니다. 사흘째 되는 날 병사들에게 발각되어 아프리카에서 이 도시로 끌려와서 제 주인에게 인도된 것입니다. 그리고 제 주인은 즉시 저를 사형에 처하여 짐승들에게 던져 주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이 사자도 바로 뒤에 잡혔고, 상처를 보살펴 준 은혜를 지금 이 시간에 갚으려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안드로두스가 황제에게 말한 이야기이다. 이 소문은 한 입 두 입을 거쳐 시민들에게 알려졌다. 그래서 모두의 요구에 따라 그는 사면 판결을 받아 자유를 얻었고, 시민들의 명령에 따라 그 사자도 풀려 나게 되었다. 그때부터 안드로두스는 이 사자를 짤막한 줄로 매어 로마의 주막집들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던져 주는 돈을 받아서 살아가고, 사자는 사람들이 던지는 꽃으로 덮여 있었다. 그들을 만나는 사람들마다 모두 "저기 사람의 손님이 된 사자와, 사자의 의사가 된 사람이 온다"고 하더라고 아피온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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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코끼리, 호랑이

도량(度量)의 크기로 말하면, 인도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보내 온 큰 개가 한 일보다도 더 분명한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은 그에게 싸워 보라고 처음에는 사슴을 내놓고 다음에는 산돼지, 그리고 다음에는 곰을 내놓아도, 그는 상대를 않으며 제자리에서 꼼짝도 않았다. 그러나 사자 한 마리를 보았을 때에는 즉시 벌떡 일어서며, 이놈이면 한번 싸워 볼 만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하는 일로 말하면, 어떤 코끼리 한 마리가 분에 복받쳐 자기를 부리던 사람을 죽이고는 너무 극심한 비탄에 빠져, 먹을 생각을 않고 그대로 죽어갔다는 이야기가 있다.

관대성으로 말하면, 모든 짐승들 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짐승인 어느 호랑이 한 마리가 그 앞에 새끼 염소 한 마리를 내 주어도 해치지 않고 이틀 동안을 굶고 지내다가, 사흘째에는 자기가 갇혀 있던 우리를 부수고 나가서 다른 먹을 거리를 찾아다니기까지 하면서, 자기 손님인 새끼염소를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알시온 이야기

서로 사귀어서 이루어지는 친밀성과 합의의 권리로 말하면, 그것은 우리가 고양이·개·토기를 함께 살도록 길들여 볼 때에 보통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바다로, 특히 시칠리아의 바다로 여행하는 자들은 알시온의 생활 조건에서 인간 사고력의 한계를 넘는 일을 경험으로 배운다. 어떤 종류의 동물들의 잉태와 출생과 해산에, 자연이 그만한 영광을 부여한 일이 있던가?

과연 시인들이 말하는 바처럼, 델로스의 섬은 옛날에는 둥둥 떠다니다가 라토나의 해산을 위해서 굳어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알시온이라는 새가 물결 위에 새끼를 치는 동안은 바다 전체가 정지해서 잔잔해지고 물결도 바람도 없고 비도 오지 않게 해 주었다. 그것은 바로 1년 중에 낮이 가장 짧은 동지 때의 일이며, 그의 특권 덕택에 우리는 한겨울에도 이레 밤 이레 낮을 위험 없이 항해할 수 있다. 그 암컷들은 자기 짝 이 외에는 다른 수컷을 모르며, 한평생 버리지 않고 그를 거둔다. 그리고 수놈이 노쇠하여 허약해지면 그를 자기 어깨에 메고 사방으로 다니며, 죽을 때까지 섬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알시온이 새끼를 기르려고 물결 위에 지어 놓은 보금자리의 놀라운 구조를 밝혀 보거나 그 재료를 짐작해 볼 총명성을 가져 본 일이 없다. 플루타르크는 그 새의 집을 열어 보고 만져도 보았다는데, 그 재료는 여느 물고기의 뼈를 서로 맞추고 잇고 엮고 다른 것은 가로지르고 한 것으로, 곡선과 둥근 면을 조절하여 물에 잘 뜨도록 동그란 배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새는 집을 다 지어서는 그것을 물결 위에 갖다 놓는데, 바다의 물결은 그것을 살그머니 쳐서 아직 맺어지지 않은 곳을 더 여미고, 그 구조가 아직 확실치 못해서 늘어진 곳을 다진다. 또 잘 이어져 있는 것은 물결이 쳐 조이기 때문에, 돌이나 쇠로 두드려도 여간해서는 부서지지도 풀리지도, 손상되지도 않게 만들어 놓는다고 한다.

더욱 감탄할 일은 그 내부의 오목한 형상과 균형이다. 과연 그 집을 지은 새밖에는 받아들일 수 없게 꼭 닫혀져 있어서, 비단 바닷물뿐 아니라 다른 어떠한 것도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여며져 있다. 이것이 바로 그 구조에 관해 서적에서 인용한 극히 명백하게 설명된 묘사이다. 그렇지만 이 설명은 그 구조를 꾸미기에 곤란한 면을 아직 충분하게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마음이 허영되기에 우리가 모방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일을 우리 능력만 못한 것으로 보고, 경멸조로 해석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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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도 뼈도 없는 토끼

우리와 짐승들의 능력이 대등하며 상호 관련성이 있다는 점을 좀더 자세히 말해 보자. 우리의 심령이 생각하는 바를 모두 자기 사정으로 해석하고, 자기에게 잡히는 모든 것에서 없어지게 하는 것이고 육체적인 소질을 벗겨 없애고, 자기가 알아 둘 가치가 있다고 보는 모든 사물들을 거기서 두께·길이·깊이·무게·빛깔·냄새·거칠음·매끈함·단단함·물렁함 등, 모든 감각적인 소질은 전부 피상적인 비천한 재료인 양 치워 두고 정리하며, 그들을 마치 내 마음속에 있는 로마와 파리, 내가 상상하는 파리를, 그것이 크기도 장소도 돌도 회도 나무도 없는 것으로 파악하며, 그들을 영생 불멸의 정신적인 자기 조건으로 조절해 가는 것을 영광으로 삼는 우리 심령의 특권, 바로 이 특권을 짐승들도 가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팔소리나 총소리나 전투에 길들여진 말이 마구간에 누워서, 마치 지금 싸움터에 있는 것처럼 자다가 꿈틀거리고 부르르 떨고 하며, 그 마음속에 소리 없는 북소리, 무기와 부대가 없는 한 군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사실 그대는 강건한 준마들이 사지를 뻗고 잠들어 누워서도
그 동안 땀을 흘리며 자주 헐떡이며 마치 승리를 다투듯,
온 근육을 긴장시킴을 보리라.                                                                                            (루크레티우스)

사냥개가 꿈속에 토끼를 쫓고 있다고 상상하며, 잠 속에서 그 뒤를 쫓느라고 헐떡이며 꼬리를 뻗치고 오금을 흔들며, 그리고 달음질치는 동작을 나타내는 것을 우리는 본다. 이때의 토끼란, 털도 뼈도 없는 토끼이다.



저 원숭이, 어찌도 그리 우리를 닮았는가!

우리에게 가장 많은 짐승은, 모든 짐승들 중에서 가장 추하고 못난 짐승이다. 과연 외부에 나타난 모습과 얼굴의 형태로 보아서, 그것은 원숭이일 것이다.

가장 못난 짐승인 저 원숭이, 어찌도 그리 우리를 닮았는가!                                                   (엔니우스)

내부와 생명이 매인 부분들로 보면 돼지가 그렇다. 아주 벌거숭이로 해놓은 인간을, 그의 오점이나 타고난 굴종과 완전하지 못함을 생각해 보면, 다른 어느 동물보다도 우리가 몸을 감싸고 다니는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점에서 우리보다 더 혜택을 받고 있는 자들에게서, 그들의 미로 우리를 장식하고, 그들에게서 벗셔 온 물건 밑에 우리를 가리려고, 털실·날개깃·털·명주실 등을 빌려 오는 것은 너그러운 눈으로 보아 달라고 해야 할 만한 일이다.



* * *

 













 

 

다윈의 연구 방법

『인간의 유래』와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이 작품에 나타나는 다윈의 수많은 통찰력은 오늘날의 심리학자들이 재발견해내고 있다)에서 보여준 것처럼 다윈의 연구 방법은 인간과 동물의 정신적 유사성을 찾고 이들의 정신이 더 높이 발달될 수도 있었을 진로를 제시하는 것이다. 『종의 기원』마지막 부분에 실린 "이제 심리학은 지적 능력과 용적이 단계적으로 획득된다는 새로운 원리 위에 놓일 것이다"라는 다윈의 자신만만한 어구가 『인간의 유래』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는 것이다.(25쪽)

 - 다윈, 『인간의 유래』(1871년) <『인간의 유래』와 다윈의 진화론>中에서
 



 

인간에게 효과가 있는 약물

인간은 여러 동물들과 공수병, 천연두, 비저병, 매독, 콜레라, 수포진 등과 같은 질병을 주고받는 경우가 있다. 이같은 사실은 인간과 동물의 조직 구조와 혈액 조성이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최상의 현미경이나 화학적 분석을 통해 비교한 것보다 훨씬 잘 보여준다. ······ 인간에게 효과가 있는 약물이 원숭이에게도 같은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많은 종류의 원숭이들이 홍차, 커피, 증류주에 예민한 미각을 갖고 있다. 원숭이들은 즐겁게 담배도 피울 것이다. 이것은 내가 직접 관찰한 것이다. 브렘은 북동아프리카의 원주민들이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맥주를 이용하여 야생 캐코원숭이를 포획한다고 주장했다. 즉 맥주를 그릇에 담아놓고 개코원숭이가 그것을 마시고 취하면 그때 개코원숭이를 잡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해서 잡힌 개코원숭이 몇 마리를 우리에 가두고 본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들 개코원숭이의 행동과 이상한 얼굴 표정을 재미있게 설명했다. "다음날 아침 개코원숭이들은 매우 시무룩했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아픈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안고 무척이나 가련한 표정을 지었다. 맥주나 포도주를 내밀자 그들은 역겨워하며 외면했지만 레몬 주스는 받아 맛있게 마셨다." 미국산 거미원숭이는 브랜디에 취해본 이후로 브랜디를 절대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 면에서 이 원숭이는 많은 사람들보다 현명했다.(47∼48쪽)

 - 다윈, 『인간의 유래』(1871년) <제1장 인간이 하등동물에서 유래되었다는 증거> 中에서
 




솔직하게 인정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떻게 인간과 그외의 다른 모든 척추동물들이 동일한 보편적 모형에 따라 만들어졌고, 왜 그들의 배발생 초기 단계가 모두 동일하며, 또 왜 그들이 특정한 흔적을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들 모두가 동일한 계통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해야만 한다. 다른 어떠한 견해가 있더라도 우리 자신과 주위에 있는 모든 동물들이 자기만 갖고 있는 것과 같은 구조는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기 위해 놓은 덫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만 한다. 만약 전체 동물 계열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동물의 인척 관계와 분류, 그리고 지리적 분포와 지질학적 계통에서 얻은 증거들을 다 함께 고려한다면 이러한 결론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지 선천적인 편견이며 우리의 조상이 반신반인에서 유래되었다고 선언하는 오만불손함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과 여러 포유동물의 비교해부학과 발생 과정에 박식했던 박물학자들이 각각의 생물을 독자적인 창조 활동의 작품이라고 믿었다는 사실이 불가사의하게 여겨질 날이 머지않아 오게 될 것이다.
(70∼71쪽)

 - 다윈, 『인간의 유래』(1871년) <제1장 인간이 하등동물에서 유래되었다는 증거> 中에서
 



 

개의 감정에 대해 사색하는 것은 흥미롭다.

개는 자기가 받은 애정에 이자를 붙여 인간에게 되돌려준다. 말, 개, 양 등이 동료들과 헤여졌을 때 얼마나 슬퍼하는지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적어도 말과 개는 다시 만났을 때 서로 강한 애정을 보여준다. 개의 감정에 대해 사색하는 것은 흥미롭다. 개는 주인이나 가족과 함께라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방에서 몇 시간을 평화롭게 놀 수도 있지만 잠시라도 혼자 남게 되면 우울하게 짖거나 울부짖는다.
(171쪽)

 - 다윈, 『인간의 유래』(1871년) <제4장 인간과 하등동물의 정신 능력 비교> 中에서
 



 

털이 있고 꼬리가 달린 네발동물에서 유래했다는 사실

발생 중인 인간의 배를 생각해보자. 또 인간이 하등동물과 공유하고 있는 유사한 여러 구조와 흔적 기관, 그리고 종종 나타나는 복귀돌연변이를 행각해보면 우리는 인간의 먼 조상이 가졌을 모습을 일부나마 상상해볼 수 있다. 그리고 동물 계열의 적당한 위치에 그들을 대략 끼워넣을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인간이 털이 있고 꼬리가 달린 네발동물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마 그들은 나무 위에서 생활했을 것이며 구세계에서 살았을 것이다. 만약 박물학자가 이들의 모든 구조를 조사해본다면 이 생물은 구세계 원숭이와 신세계 원숭이의 매우 먼 조상과 마찬가지로 사수목 동물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사수목 동물과 모든 고등 포유류는 아마 먼 옛날의 유대류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유대류는 양서류와 비슷한 생물에서 출발하여 오랜 시기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생물을 거치며 형성되었고 다시 이 양서류는 어류와 비슷한 동물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과거의 모든 상황이 명쾌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모든 척추동물의 먼 조상이 아가미를 갖고 암수의 특징을 한 몸에 갖추었으며, 뇌와 심장처럼 매우 중요한 기관은 불완전했거나 전혀 발달되지 않은 수생동물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동물은 다른 생물보다는 오늘날 바다에 사는 멍게와 매우 유사했을 것으로 보인다.(559쪽)

 - 다윈, 『인간의 유래』(1871년) <제21장 전체 요약과 결론> 中에서
 



 

엄청난 연속 사건의 결과

이 책에서 얻은 결론은 상당히 비종교적이라는 이유로 비난받을 것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결론을 비난하는 사람은 뚜렷한 하나의 종인 인간의 기원이 변이와 자연선택의 법칙을 통해 어떤 하등동물에게서 유래했다고 설명하는 것이 본래의 생식 법칙에 따라 한 개인이 태어났다고 설명하는 것보다 왜 더 비종교적인지 그 이유를 밝혀야만 한다. 종의 출현이나 한 개체의 출현은 모두 엄청난 연속 사건의 결과다. 우리의 마음은 이 엄청난 사건이 단지 무계획적인 우연의 결과라고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상황을 이해하면 신체 구조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소한 변이, 결혼으로 맺어지는 한 쌍의 융합, 그외 비슷한 여러 사건이 모두 어떤 특별한 목적에 따라 미리 결정되었다고 믿을 수 있느냐의 여부를 떠나, 이러한 결론에 비위가 상할 것이다.(564쪽)

 - 다윈, 『인간의 유래』(1871년) <제21장 전체 요약과 결론> 中에서 



 

우리가 인정해야만 할 것

이 작품에서 도달한 주요 결론, 즉 인간이 하등동물에서 유래했다는 결론은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람의 비위를 크게 상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미개인에게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야생의 황폐한 해안에서 처음으로 푸에고 제도 원주민 무리를 보고 느꼈던 그 경악스러움을 나는 절대로 잊을 수 없다. 내 마음속에 하나의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 조상의 그림자였다. 그들은 완전히 벌거벗고 있었고 온몸에는 얼룩덜룩 칠을 한 채였다. 그들의 긴 머리털은 헝클어진 채였고 흥분하여 입에서는 거품이 일었다. 그들의 표정은 거칠고 놀라움과 의구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예술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으며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주위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먹고 살았다. 정부도 없었고 자기가 속한 작은 부족의 구성원이 아니면 누구에게나 무자비했다. 토착지의 미개인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혈관 속에 비천한 생물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큰 수치심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내 자신의 처지에서 본다면, 적을 괴롭히며 즐거워하고 엄청난 희생을 바치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유아를 살해하고 아내를 노예처럼 취급하며 예절이라고는 전혀 없고 천한 미신에 사로잡혀 있는 미개인에게서 내가 유래되었기를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주인의 목숨을 구하려고ㅗ 무서운 적에게 당당히 맞섰던 영웅적인 작은 원숭이나 산에서 내려와 사나운 개에게서 자신의 어린 동료를 구해 의기향양하게 사라진 늙은 개코원숭이에게서 내가 유래되었기를 바란다.

인간은 비록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 된 것은 아니지만 생물계의 가장 높은 정상에 오르게 되었다는 자부심을 버려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낮은 곳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는 사실이, 먼 미래에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희망이나 두려움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이성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진실을 밝히려는 것뿐이다, 그리고 나는 내 능력이 닿는 데까지 그 증거를 제시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인정해야만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고귀한 자질, 가장 비천한 대상에게 느끼는 연민,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가장 보잘것없는 하등동물에게까지 확장될 수 있는 자비심, 태양계의 운동과 구성을 통찰하고 있는 존엄한 지성 같은 모든 고귀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의 신체 구조 속에는 비천한 기원에 대한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571∼572쪽)

 - 다윈, 『인간의 유래』(1871년) <제21장 전체 요약과 결론>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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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의 근력보다 뒤지는 인간의 근력에 비례

인간에게서 다른 동물들을 매우 능가하는 오성은 부가되는 이성(비직관적 표상 능력, 즉 개념 능력인 반성과 사유능력)에 의해 지원된다. 그렇지만 그 지원은 오직, 한편으로는 동물의 욕구를 훨씬 넘어서고 무한히 증가하는 인간의 욕구에 비례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적 무기와 자연적 엄호의 전적인 결여와 크기가 같은 원숭이의 근력보다 뒤지는, 비교적 약한 인간의 근력에 비례한다. 동시에 그 지원은 도피에서 인간의 무능함에 비례한다. 인간은 달리기에서 모든 네 발의 포유동물보다 뒤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 지원은 또한 인간의 느린 번식, 긴 유아기, 긴 수명에 비례한다. 이것들이 개별자의 확실한 보존을 요구한 것이다. 이 모든 큰 요구들은 지적 능력을 통해 충족되어야 했다. 그래서 이 능력이 인간에게 그렇게 뛰어난 것이다. (112∼113쪽)

 - 쇼펜하우어, 자연에서의 의지에 관하여 中에서



 

 

결국 동일종의 변종이라고 생각되는 것과 같은 종족의 유사성

현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물자체로서 의지는 하나다. 이것을 인식해야 비로소 자연의 모든 산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경탄할 만하고 지극히 명백한 유사성과, 동시에 주어지지는 않더라도 결국 동일종의 변종이라고 생각되는 것과 같은 종족의 유사성이 이해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위에서 말한 화성, 세계 모든 부분의 본질적인 연관, 방금 고찰한 그들 각 단계의 필연성, 이런 것들을 명백하게 깊이 인식하게 되면, 우리는 모든 유기적인 자연의 산물이 갖는 부정할 수 없는 '합목적성'의 내적 본질과 의의를 올바르고 충분하게 통찰할 수 있게 된다. (679쪽)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1818년), <제2권 의지로서의 세계에 대한 제1고찰>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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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저기서 따왔군!

철학은 너무나 여러 가지 형태를 가졌고, 말해 놓은 것도 너무 많아서, 우리의 몽상이나 잠꼬대 따위도 모두 그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의 망상은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그 속에 없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없다. "철학자가 말하지 않았을 정도로 졸렬하고 어리석은 말은 찾아볼 수 없다."(키케로) 그래서 나는 "아무렇게나 나오는" 생각을 더 자유롭게 사람 앞에 내놓는다. 이런 것은 어디서 본뜬 것이 아니고 내게서 나온 것이지만, 그것이 옛 사람들의 심정과 닿고 있음을 나는 안다. 그렇다고 누가 "이거, 저기서 따왔군!" 하고 말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함께살기 2013-07-26 18:59   댓글달기 | URL
곰곰이 살피면,
사람이 어느 동물에서 진화를 했다기보다
모든 생명체가 한꺼번에 태어나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oren 님이 옮겨 놓으신 글에서도 찬찬히 살필 수 있구나 싶은데,
풀이며 물이며 바람이며 흙이며 해며,
지구별 모든 목숨이 골고루 어우러지도록 이루어진
삶이로구나 싶어요.

oren 2013-07-26 20:43   URL
참 좋은 말씀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렇게 파악되고 또 전해져 오던 훌륭한 얘기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마음이 그런 것들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고 애써 '구별'하느라 여념이 없는 게 문제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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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은 먼지 조각일지라도 우리 태양계 전체와 연대적이며 그것과 함께 물질성 자체를 이루는 불가분적 하강 운동 속으로 이끌려 가듯이, 모든 유기적 존재들은 [그와 반대로] 가장 미천한 것에서부터 가장 고급한 것까지, 생명의 최초의 기원들로부터 우리가 존재하는 시대까지 그리고 모든 시대와 모든 곳에서 물질의 운동과 상반되는 그리고 그 자체로 불가분적인 단일한 충동을 가시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402쪽)
- 앙리 베르그송, 『창조적 진화』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