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31 | 132 | 13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머나먼 사마르칸트 ①
실크로드를 지나며......
나는 걷는다 2 - 머나먼 사마르칸트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고정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도착하기만 바란다면, 역마차를 집어타고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을 하고자 한다면, 걸어가야 한다." 장 자크 루소가 그의 저작《에밀(Emile)》에서 한 말이다. 나도 '도착하기' 만을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어디에 도착한다는 말인가? 내 마음에 드는 것은, 늘 얘기했던 것처럼, '가는 것' 그 자체다.


- 베르나르 올리비에, 『여행』수채화판 실크로드 여행수첩 中에서

 * * *

2011년 5월, 유난히 휴일이 잦았던 시기를 이용하여 몇몇 친구들과 함께 우즈베키스탄과 사마르칸트를 다녀올 수 있었다. 4박6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중앙아시아로의 여행은 처음이었고, 특히 그 유명한 '실크로드'의 중심지 '사마르칸트'를 가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설레는 가슴'을 억누르기 힘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중앙아시아와 우즈베키스탄과 실크로드 등에 대해서 그저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터여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예습이라도 해 둘 작정으로 이리 저리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책이 바로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3부작과 『여행』수채화판 실크로드 여행수첩이라는 책이었다. 한꺼번에 4권의 책을 인터넷으로 주문했지만, 정작 여행을 떠날 때까지 책을 전혀 펼쳐볼 시간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여행을 떠날 때 챙겨간 책이『나는 걷는다』2 - 머나먼 사마르칸트와 『여행』수채화판 실크로드 여행수첩의 두 권이었다. 수채화판 실크로드 여행수첩은 말 그대로 '수채화'가 많이 담겨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는데,『나는 걷는다』2 - 머나먼 사마르칸트는 제법 두툼한 편이어서 타슈켄트로 가는 비행기에서 뿐만 아니라,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까지 내내 읽었었다.

아무리 기자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직장에서도 은퇴한 이후인 60대의 나이에 무모하리만치 도전적인 '도보여행'을 감행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고, 저자의 고집스런 열정이 한편으로는 부럽기 까지 했다. 우린 올리비에보다 훨씬 더 젊었지만 '실크로드'를 비행기와 기차와 자동차를 이용해서 찾아갔을 뿐이다.

30여년 간 기자로 일하며 숨가쁘게 살아온 저자가 퇴직한 후에도 쉬면서 편히 보내기를 거부하면서 '걷기' 위해 선택한 코스는 이스탄불과 중국의 시안을 잇는 신비의 실크로드였다. 그는 총 4년에 걸쳐서 무려 11,000 km를 도보로 걸었다. 이 여행이 4년이나 걸린 이유는 그가 통과해야 하는 사막이 겨울엔 통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크로드를 여행하면서 노트에 기록한 여행 기록을 파리로 되돌아 온 후 정리하여 책으로 펴 냈는데, 그것이 『나는 걷는다』3부작 시리즈이다. 저자는 여행기록을 읽어보면 '실크로드'를 도보로 여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금새 알아차릴 수 있다. 아무나 '체력만 있으면' 걸을 수 있는 무슨 '산티아고 가는 길' 같은 곳과는 차원을 달리 한다는 얘기이다. 어쨌든 저자는 불굴의 의지로 그 험난하고도 머나먼 길을 '도보'에만 의지해서 완수해 낸다.

그는 왜 그토록 험난한 여정을 걸어갔을까? 그의 책 속에는 그 이유들이 시도때도 없이 수시로 등장한다.

"나는 인간의 눈높이에서 만들어진 세계로 되돌아가려는 것이다. 걸음으로써 시선을 올바른 차원으로 되돌리고 시간을 다스리는 법을 익힐 수 있다. 걷는 사람은 왕이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데는 고통을 당하지만, 좀더 잘 살기 위해서 조립식 소파보다 넓은 공간을 선택한 왕 ······. 나는 내 안에 차곡차곡 쌓였던 제약과 두려움에서 내 머리와 몸을 해방시키고 싶었다."


인생을 좀 더 깊이있게 살고 싶은 '갈증'을 느끼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올리비에의 이 책은 많은 생각과 용기를 불러 일으키게 만들 것임에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목차 바로 뒤에 나오는 멋진 시를 하나만 더 인용하고 싶다.


인생의 대상隊商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라,
매 순간 환희를 맛보라!
오, 사키여, 내일의 양식을 걱정하지 마라,
잔을 돌려 포도주를 붓고, 내 말을 들어라, 밤이 가고 있다.

- 오마르 하이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 개정2판
모티머 J.애들러 외 지음 / 멘토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1940년 초에 최초로 출판된 책인데, 세상에 나오자마자 놀랍게도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에 처음으로 번역된 것으로 아는데, '독서에 관한 책' 가운데 이 책만큼 '훌륭한' 책도 드물다 싶을만큼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독서'에도 바둑처럼 '급수'가 있구나 싶은 생각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이 책의 제1부에서 독서의 단계를 다루면서 기초적인 읽기(독서의 제1수준)와 살펴보기(독서의 제2수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데 이어 제2부 분석하며 읽기(독서의 제3수준)에서는 책을 분석하며 읽는 데에도 여러 단계들이 있음을 지적한다. 분석하며 읽기의 1단계로서는 복잡한 내용을 꿰뚫고 요점을 정리하는 기술과 저자의 의도를 찾아내는 기술을 설명한다. 분석하며 읽기의 제2단계에서는 '중심 문장을 찾아라, 명제를 찾아라, 논증을 찾아라, 해답을 찾아라'고 주문하면서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찾을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나서 분석하면 읽기의 제3단계로 '공정하게 비평하라, 저자에게 찬성하기와 반대하기'등에 관해 가르쳐 준다.

이 책의 제3부에서는 '분야별로 다르게 읽는 법'을 알려준다. 실용 서적 읽는 법, 문학 서적 읽는 법, 소설, 희곡, 시 읽는 법, 역사 서적 읽는 법, 과학 서적과 수학 서적 읽는 법, 철학 서적 읽는 법, 사회과학 서적 읽는 법을 일일이 친절하고도 자세하게 안내해 준다.

이 책의 제4부는 '책 읽기의 궁극적인 목적'을 다룬다. 이른바 '통합적인 읽기가 독서의 제4수준이다. 통합적인 읽기에도 다섯 단계로 나누어 각각에 필요한 원리와 사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리고 '책 읽기와 정신의 성장'에 대해서 깊이있는 글로서 이 책의 독자들을 매혹시킨다.

이 책의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하기 어려울 만큼 알맹이들이 가득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아무래도 21장 '책 읽기와 정신의 성장'에 있는 것 같다. 그 가운데 밑줄친 일부만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좋은 책은 열심히 읽으면 그 대가가 있다. 가장 좋은 책이 가장 좋은 것을 줄 것이다. 책으로부터 받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어렵고 좋은 책을 붙잡고 씨름한 대가로 책을 읽는 기술을 향상시켜준다. 둘째, 좋은 책은 이 세상과 독자 자신에 대해 가르쳐준다. 이것이 훨씬 중요한 대가일 것이다. 인생을 배우는 것, 즉, 더 지혜로워진 것이다. 지식이나 정보만 제공해주는 책을 읽고 나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더 지혜로워진다는 것은 인생의 영원하고 위대한 진리를 보다 깊이 깨닫게 된다는 뜻이다."

이 책의 부록에는 친절하게도 추천도서 목록이 있으며(나에게는 대단히 유용한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독서의 수준별 연습문제와 테스트까지 딸려 있다.

'독서의 급수'를 높이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놓쳐서는 안될 책이 아닐까 싶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2-02-07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을 배우는 것, 즉, 더 지혜로워진 것이다" - 그런데 전 왜 바보 같을 때가 많은 건지 모르겠어요. 책에서 얻은 지혜는 다 어디 가고, 점점 바보가 되는 느낌이에요. 바보짓해서 미치겠어요.ㅋ

oren 2012-02-07 13:05   좋아요 0 | URL
pek님께서는 분명히 책을 통해 더 지혜로워진 게 틀림없으리라 믿습니다. 다만 '점점 바보가 되는 느낌'은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일 꺼예요. 책을 점점 더 많이 읽을수록 종전보다 훨씬 더 '높은 기준'이 생겨날 테고, 그런 새로운 기준에 비춰봐서 자기 자신이 바보가 되는 것처럼 착각할 뿐이겠지요.

사마천 2012-02-29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무척 좋아합니다. 정말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 책이죠..
 
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인 슈테판 츠바이크는 세게 3대 전기작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의 피뢰침이 작동하는 순간'이라고 묘사한 '어느 한 날짜 혹은 어느 한 시각'에 대한 이야기들을 절묘하게 모아 놓았다.

이 책의 제목도 몹시 매혹적이지만 츠바이크의 세련되고 뛰어난 문체를 접하는 즐거움도 이 책의 내용 못지 않게 매력적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 이야기가 역사인지 소설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역사적 순간들'이 드라마틱한 소설적 전개들을 보여준다.

"위대한 운명의 순간은 언제나 천재를 원하고 그에게는 또 불멸의 모범이라는 명예를 안겨주지만, 유순한 자에게는 그렇지가 못하다. 오히려 경멸하며 밀쳐 버린다. 지상의 다른 신이기도한 위대한 운명의 순간은, 불 같은 팔로 대담한 자들만을 들어올려 영웅들의 하늘로 들여보내 주는 것이다."와 같은 표현들을 읽어보면 츠바이크의 문장력에 그저 감탄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12 개의 흥미로운 역사 에피소드를 마치 단편 문학작품처럼 써내려 간 듯하다. 역사가 자칫 너무 어렵고 묵직하고 따분하게 느껴져 거북스러운 독자들이라도 츠바이크의 이 책 만큼은 그런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금융위기의 역사』라는 책을 읽다가 찰스 매케이의 『대중의 미망과 광기』라는 책을 발견하고 나서, 그와 비슷한 책들이 또 없을까 하고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츠바이크의 작품들이 여럿 있는 줄 알면서도 여태 더 읽어보지 못한 게 새삼 아쉽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 주식투자에서 상식으로 성공하는 법, 완전개정판
피터 린치.존 로스차일드 지음, 이건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피터린치는 말 그대로 월가의 '전설'이 된 영웅이다. 그는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인 46세의 나이에 전격적으로 현역에서 은퇴함으로써 자신의 '은퇴'까지도 전설로 만들었다.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의 매니저로서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그가 월가를 은퇴한 시기는 1990년 5월 31일인데 어느덧 그가 떠난지도 2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나는 이 책을 1992년에 사서 읽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어느새 까마득한 옛날 일이 되었다.

그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매우 단순하다. 주식투자도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를 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포커를 하면서 카드를 전혀 보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것이 그이 대표적인 어록 가운데 하나인 것만 봐도 그가 어떠한 자세로 주식투자에 임했는지 쉽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실제로 그는 46세에 은퇴할 때까지 정말 '미치도록' 주식 연구와 기업탐방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인물이다. 가족과 함께 휴가를 가더라도 '투자대상기업'을 미리 물색해 놓고 잠시라도 틈을 내어 해당기업을 방문한 일화는 이젠 너무 흔한 얘기가 되었다.

그는 또 이 책에서 "장세 자체는 상관을 말아야 한다. 내가 이 한가지 사실을 독자에게 설득할 수 있다면 이 책은 소임을 다한 것이다."라는 말을 남김으로써 '장세전망'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려 애쓴 인물이기도 하다.

내가 피터린치의 이 책을 읽고 나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늘 염두에 둔 게 하나 있다. 피터린치는 이 책의 제4장에서 '투자자 스스로에 대한 검토'라는 제목으로 주식투자에 나서기 전에 '미리 준비할 사항들'을 몇가지 권고하고 있는데, 주식에 손대기 전에 먼저 집을 장만하라는 것과 투자는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해야 한다는 것과 더불어 '나는 주식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는가'를 자기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셋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질문이 '자질'임을 지적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자질로서는 자제하며 견디는 참을성, 자기자신에 대한 신뢰, 정상적으로 분별할 수 있는 상식, 고통을 감내하는 아량, 편견없는 마음, 쉽게 흔들리지않는 냉정함, 끈기있게 버티는 지속성, 자신에 대한 겸손, 상황에 따른 유연성, 독자적 조사분석을 하려는 자발성, 실수를 기꺼이 시인하는 자세, 그리고 일상적인 혼란을 무시할 수 있는 능력 등이다."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피터린치와 같은 '전설적인 성공과 은퇴'를 꿈꿀 것이다. 아직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서둘러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가 제시하는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생각보다 훨씬 쉽다는 점이다. 문제는 늘 그가 보여준 그대로 따라 하지 못하는 투자자 자신에게 있는 것 같다. 아직도 증권시장에서 은퇴하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부터 포함해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금술사 2013-07-20 1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로그를 쭈욱 한번 둘러봤는데.. 대단한 내공을 가지신 분이신거 같네요.

oren 2013-07-22 13:51   좋아요 1 | URL
변변찮은 블로그인데 연금술사님께서 너무 과분한 말씀을 남겨주셨네요.
어쨌든 방문해 주시고 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쟁의 기술 - 승리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1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전쟁의 기술'을 다룬 책이다.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역사상 유명한 전쟁과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위대한 전략가들과 지휘관들은 과연 어떤 '기술'을 이용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을까?

저자는 전쟁의 기술을 크게 자기준비의 기술, 조직의 기술, 방어의 기술, 공격의 기술, 모략의 기술 등 모두 다섯가지로 범주화 한 뒤 모두 33가지의 전쟁기술을 아주 구체적이고도 실증적인 관점에서 책을 서술해 나간다.

여기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전략가로는 손자와 나폴레옹과 클라우제비츠 등을 들 수 있으며, 일본의 숱한 사무라이들도 등장한다. 또한 이 책에서 든 전쟁의 사례들로는 고대 페르시아전쟁부터 로마제국의 숱한 전투 뿐만 아니라 제1,2차 세계대전에서의 유명한 전투들을 망라하다시피 한다. 구체적인 예로는 칸나이전투, 마렝고 전투, 벌지 전투, 포클랜드 전쟁, 예나 전투, 이산들와나 전투, 사막의 폭풍 작전, 마라톤 전투, 아우스터리츠 전투 등을 망라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쓰는 비유 가운데 '전쟁'만큼 자주 사용하는 경우도 별로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도 전쟁이요, 직장생활도 전쟁에 비유하며, 영업도 전쟁이고 마케팅도 전쟁이다. 심지어는 우리의 삶 그 자체를 전쟁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전쟁'의 그런 폭넓은 쓰임새를 (이 책을 쓰기 전부터) 미리 간파하고 '그런 의도와 용도에 맞게' 이 책을 집필했음을 미리 밝히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수많은 독자들을 폭넓게 끌어들일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도 훌륭하지만 '전쟁'에 관한 책이라면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만큼 뛰어난 책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나폴레옹의 군대와도 직접 맞닥뜨려 본 경험이 있는 프로이센의 장군이었던 클라우제비츠가 평생에 걸쳐 집필한 책인 만큼 전쟁에 관한 책이지만 거의 '철학서'에 못지 않을만큼 깊이가 있는 책이어서 가끔씩 주위 분들께도 추천하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나폴레옹의 전쟁 금언』, 『하가쿠레』, 『전쟁의 역사』등 세 권의 책을 새로 사 두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다.

끝으로 철학자인 쇼펜하우어가 그의 저서에서 '인생을 기나긴 전투'로 비유하면서 남긴 글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온갖 협잡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이 세계에서 사람은 강철같은 의지를, 운명의 일격을 막아낼 갑옷을, 사람들을 밀치며 나아가기 위한 무기를 지녀야 한다. 인생은 하나의 기나긴 전투다. 인생의 매 단계에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볼테르가 정확히 말했듯이, 우리가 성공할 때는 칼날 바로 끝에서 성공하며, 우리가 죽을 때는 손에 든 그 무기로 죽는다."
-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여록과 보유》, 1851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2-02-0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읽다가 포기했어요.
넘 좋은 책이긴 한데 읽기가 좀 힘들더군요.
번역이 좀 안 좋다는 말도 있고.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역사적 사건들을 가지고 싸움의 기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저자가 참 탁월하구나 싶더라구요.

그런데 오렌님 리뷰를 폭풍같이 쓰셨네요.
이 많은 리뷰를 언제 또 다 쓰셨습니까?
간밤에 잠은 주무셨나요?
책들이 다 오렌님다운 책들이어요.ㅋ

oren 2012-02-06 00:08   좋아요 0 | URL
이 책이 자잘한 글씨들도 페이지마다 빼곡이 붙어 있어서 읽기가 그리 편치는 않더군요.
그래도 '전쟁'은 늘 재미있고 또 관심있는 분야여서 저는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다 읽었답니다.

여러 편의 리뷰들을 '폭풍'같이 쓴 건 맞습니다. 무슨 '숙제'를 하듯이 하루 이틀만에 삼십여 편을 썼으니까요. 그 덕분에 이벤트를 진행한 주최측으로부터 '리뷰왕'에 해당하는 상금도 받았었는데, 어찌보면 순전히 '돈'에 눈이 멀어 어거지로 쓴 리뷰인 셈이지요.

리뷰들이 모두 '부실공사'처럼 허접스러워서 그냥 몇달간 썩혀두고 있다가 지난 '주말밤'에 야음을 틈타 몰래 한꺼번에 올렸답니다. 혹시라도 '책'을 고르는데 '불량한 리뷰'나마 참고가 될 지도 모르겠다 싶고, 제가 이곳에 리뷰를 올린 지도 오래 되었구요.

『종의 기원』과 같은 몇몇 걸작들은 나중에 '제대로 된 리뷰'를 다시 써볼까 싶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평생에 걸친 노고가 담긴 작품들에 대해 날림공사하듯이 쓴 리뷰를 올리자니 그 책의 저자들에게 너무 미안하기도 하더라구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31 | 132 | 13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