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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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과학적이고 일견 어려울 수도 있는 이 책이 2007년 5월에 출간되자 말자 '상상 밖의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내가 가진 책은 2007년 10월에 인쇄된 책인데 5개월 만에 1판 11쇄로 나온 책이다.) 대강 짐작해 보자면 누구나 모두 '생각'에 대해 늘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뭔가 이 책을 읽으면 생각을 잘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사실 이 책은 독자들의 그런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 줄만큼 '생각'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을 보여주는 훌륭한 책이다. 다만 독자들의 일반적인 기대 보다는 책이 다루는 내용이 훨씬 더 깊이를 지녔기 때문에 쉽게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 많다는 평가들도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이 한창 인기를 끌 때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애독하는 책으로 알려져 더더욱 주목받기도 했던 일도 있었다.

이 책의 부제는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인데, 누구나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이 13가지 생각도구들을 각자 '자신의 능력에 따라' 이런 도구들을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생각의 도구들을 얼마만큼 '천재적으로' 쓸 줄 아느냐에 있는 것이다.

"우리 역시 대가가 되고자 한다면 필요한 도구의 용법을 익히고, 정신적 요리법을 배우며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우리에게 '정신적 요리'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정신적 요리법은 '무엇을 생각(요리)하는가'에서 '어떻게 생각(요리)하는가'로 초점이 옮겨진다."

"창조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첫째, '느낀다'는 것이다. 이해하려는 욕구는 반드시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느낌과 한데 어우러져야 하고 지성과 통합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상력 넘치는 통찰을 낳을 수 있다. 실제로 생각과 감정, 느낌 사이의 연관성은 <데카르트의 오류>라는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마음(생각)과 몸(존재 혹은 감각)의 분리를 말한 철학자(데카르트)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 느낌과 직관은 '합리적 사고'의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합리적 사고의 원천이자 기반이다."

면역학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샤를 니콜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새로운 사실의 발견, 전진과 도약, 무지의 정복은 이성이 아니라 상상력과 직관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상상력이나 직관은 예술가나 시인들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현실로 이루어지는 꿈과 무엇인가를 창조할 듯한 꿈은 같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생각을 좀 더 창조적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을 살펴볼 수 있고, 또 그런 '도구'들을 너무나 훌륭하게 다룰 줄 알았던 위대한 인물들도 만날 수 있다. 그들이 훌륭하게 사용했던 '도구들과 그 사용법들'을 배움으로써 우리 역시 좀 더 훌륭한 생각들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훌륭한 책이다.



 
 
pek0501 2012-02-07 11:53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의 글을 인용해서 쓴 글 있었어요. 저는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데, 왜 사람들은 안 읽는지 모르겠어요.
뻔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요즘 새롭게 터득한 게 있는데, 뻔한 책도 얻을 게 있다는 것...이에요. ㅋ

이어령님의 <젊음의 탄생>도 좋았어요. 이 책은 제가 서재에 리뷰를 올린 적 있어요. 많은 생각할거리를 주죠.


oren 2012-02-08 00:01   URL
이 책은 '대단한 가치'를 지닌 책이지요. 저도 이 책 속의 '몇몇 구절들'을 다른 분들의 서재글에 대한 제 댓글에서 인용한 적이 몇 번 있었답니다.

'책은 도끼다'의 저자인 박웅현님께서도 '인문학이라는 촉수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이 책에 대해 극찬하는 것을 직접 들었답니다. 저는 그 강연에서 '이 책 속의 몇몇 구절'에 대해 '저자'한테 질문을 좀 던져 볼려고 했는데, 정작 저자는 강연중에 뜬금없이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이 좋다는 얘기만 잔뜩 늘어놓고 난 뒤에 '질문시간'을 주지 않더군요.ㅎㅎ

사마천 2012-02-07 23:46   댓글달기 | URL
저도 사 놓았는데. 막상 자주 못 보게 되네요.. 아쉬움을 많이 느낌닙다. 좋은 리뷰 덕에 다시 도전을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oren 2012-02-08 00:03   URL
네.. 이 책에 대해서는 정말 여러 사람들이 '극찬'하는 것을 봤는데, 저는 그때마다 그게 이 책의 가치에 걸맞는 '정당한 평가'라고 생각했답니다. 이미 사 놓으신 책이니 만큼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장엄함......
종의 기원 동서문화사 월드북 87
찰스 다윈 지음, 송철용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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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에 관하여: 즉 생존 투쟁에 있어서 적자생존 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Survival of the Fittest in the Struggle for Life』(1859) - 이것은 유명한 제목이다. 이를 읽는 사람은 숨죽이며 읽어 내려간다. 그런데 읽는 사람에게 이처럼 은연중에 꺼림칙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고전"이 이것 말고 또 있을까? 이토록 겸허한 외관을 쓰고 세상에 나타난 기초 과학 이론이 또 있을까? 이 책의 표현은 대단히 평범한 것이어서 책을 펼쳐 읽으면 마치 자연에서의 자조(自助)에 관한 전도사의 설교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설교단이나 회계부서에서 들을 수 있는 이익과 손실에 관한 잠언이 모두 거기에 있다.

"어떤 생물체나 나쁜 것은 배척하고 좋은 것은 모두 보존하고 축적하며 기회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항상 진보를, 묵묵히 그리고 서서히 계속하고 있다." 이것은 경쟁을 통한 진보이다. "그러나 성공은 흔히 수컷의 특수한 무기 또는 매력에 달려 있다. 그리고 조그마한 이점이 승리를 결정한다." 이것은 성공에 관한 말이다. "겉모습이 생물에 유익한 경우를 제외하면, 자연은 겉모습에 신경 쓰지 않는다." 아름다운 마음씨에 관해서이다. "부지런한 벌이 얼마나 시간을 절약하는지, 많은 사례들을 보여줄 수 있다." 근검절약에 관해서이다.

"생존 투쟁에 관하여 고찰할 때 우리는 다음 사실을 확신해도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다소 위안도 된다. 즉 자연의 싸움은 그칠 새 없이 일어나지는 않으며, 공포가 느껴지지도 않으며, 죽음은 보통 신속하게 이루어지며, 원기 있고 건강하고 행복한 것은 모두 살아남아 증식한다."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 얻게 되는 보상에 관한 말이다.

 - 찰스 길리스피, 객관성의 칼날 中에서

 * * *

이 책은 인류 역사를 바꾼 100권의 책 가운데에서도 첫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만큼 중요한 책이다. 다윈은 흔히 뉴턴, 갈릴레이와 함께 인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3대 과학자로 손꼽힌다.

1962년 노벨상을 받은 제임스 왓슨은 다윈에 대해 다음과 같은 극찬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내 어머니보다 더 중요하다. 그가 없었다면 생명과 존재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다윈은 청년기에 의사가 되기 위해 에든버러 대학에 들어갔으나 도중에 그만 두고 박물학만 파고들었는데, 실망한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성직자로 만들기 위해 케임브리지 대학에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그는 자연사(自然史)를 평생의 학문으로 선택하였고, 1831년에는 영국 해군 측량선 비글호를 타고 5년에 걸친 '역사적인 항해'를 하게 된다. 이 비글호가 갈라파고스 제도와 함께 인류의 역사를 바꾼 가장 유명한 배가 되리라고는 그 당시엔 아무도 상상치 못했을 것이다.

다윈은 비글호와 함께 여행하는 동안 남미와 대서양, 태평양과 인도양을 넘나들며 수많은 동물과 식물을 채집하였으며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마침내 '종의 기원'에 대한 극적인 영감을 얻게 된다.

다윈은 그의 자서전에서 '관찰 전에 추리하는 것은 필요하고 관찰 후에 추리하는 것은 유용하지만, 관찰 중에 추리하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이다'라고 말했다. 그토록 신중한 그였기에 그는 비글호와 함께 한 오랜 항해 끝에 영국으로 돌아와서도 여행기인 <비글호 항해기>를 출판한 뒤 무려 20여 년 동안, 오로지 진화론을 입증할 방대한 증거와 자료들을 수집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오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마침내 그는 1859년에 인류를 미망에서 깨어나게 만든 <종의 기원>을 출판한다. 다윈의 이론은 비록 일부의 오류는 포함하고 있지만 그의 대부분의 이론은 고도로 발달한 현대의 과학적 발전에 의해서 약화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더욱 확고한 이론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종의 기원>의 핵심 내용은 간략하다. 생물은 창조되지 않고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으며 생물이 생존하는 동안 생식과 유전을 통해 끊임없는 변이를 일으킨다는 것이고,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를 거친다는 것이다. 한편 자연계의 생물은 제한적인 생존환경 때문에서 서로간의 생존경쟁이 벌어진다는 것이고, 결국 환경에 대하여 유리한 변이를 가진 개체만이 생존하고 그 외에는 도태되는 ‘적자생존’이 일어나며, 이 같은 과정을 거친 생물의 형질변이가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축적되어 진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결국 개체 뿐만 아니라 생물종 자체도 끊임없이 새로운 변종을 낳으며 오랜 기간 동안의 진화를 거치고 나면 결국 새로운 종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다윈이 살던 시대에만 하더라도 세계는 창조의 입김에 의해 생명이 불어넣어 졌으며, 인간은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존재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다윈은 자연계의 생물의 진화를 '나뭇가지'에 비유해 설명하고, 포유류나 영장류 역시(인간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무수히 많은 생물체와 똑같이 나뭇가지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하였다.

다윈의 이론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정도로 단순하고 명쾌하다. 다만 그러한 이론이 기존의 '창조적 세계관'과는 너무나 상반되는 이론이었기 때문에 그는 평생에 걸쳐 '반박당하지 않을만큼 완벽한' 이론을 세우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에 매달렸으며, 그런 그의 노력이 그를 위대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과학자로서의 나의 성공은, 그것이 어느 정도의 것인지는 별도로 하고 ······ 복잡한 갖가지 심적 소질과 조건에 의해 결정되어 왔다. 이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 과학에의 사랑 - 어떤 문제라도 오랫동안 끝까지 생각하는 무제한의 강한 인내심 - 관찰이나 사실 수집에서의 근면함 - 그리고 창안력과 상식이 함께 부여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 "
 - 다윈,『자서전』 중에서

<종의 기원>은 생물학은 물론 사상학적으로도 획기적인 기준을 세운 고전이다. 다윈이 생존했던 시기에도 종(種)이 진화한다는 생각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었으나, 다윈은 자연선택이라는 진화 메커니즘을 주장하고, 나무에서 뻗어가는 가지에 비유해 종의 분화를 설명했던 것이다.

다윈의 진화론이 몰고 온 파장은 대단했으며, 신에 의한 창조설이 일반론으로 받아들여지던 시대였기에 종교계는 물론, 다윈의 진화론에 반대하는 기존 학계로부터도 심한 반박을 받았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거역하는 못된 궤변”이라는 종교계의 거센 비난은 다윈으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다윈의 생각과 주장에 열광하는 옹호자들도 속속 생겨났다. “난 정말 바보다. 이처럼 쉬운 설명을 왜 떠올리지 못했을까!” 영국 동물학자 T.H. 헉슬리의 이 탄식은 <종의 기원>의 가치를 단번에 알려준다.

다윈의 ‘혁명’은 이 책이 출간된 지 1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다윈의 '생명은 진화한다'는 사상은 자연과학은 물론 의학.철학.심리학.문학.경제학 등 수많은 잔가지들로 계속 자라나 뻗어나가고 있으며 그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종의 기원』을 읽으면 생명체의 진화와 다양성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 우리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깊은 사색을 하게 만든다. 내용이 너무 전문적일 것 같아서 지레 겁먹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온갖 다양한 생명들을 왕성한 호기심으로 관찰하고 그 가운데서 진리를 찾아 내고자 했던 다윈의 열정도 느낄 수 있고, 또 여러 동식물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가득 담겨있다.

‘다윈이 지금까지 살아 있고 6판(1872년)으로 끝난《종의 기원》의 최신판을 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누군가는 했을 수도 있겠다. 바로 그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서《종의 기원》의 목차를 그대로 따라가며 최신 내용으로 버전업한 책이 몇 해 전에 나왔다. 영국의 유전학자이자 과학 저술가 스티브 존스가 최신의 유전학을 첨가해 다시 쓴 21세기판 《종의 기원》인 셈인데 그 책의 제목은『진화하는 진화론』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부터 먼저 읽었었는데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종의 기원》에 못지 않게 많이 담겨 있어서 무척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1. 경탄할 만하고 지극히 명백한 유사성
    from Value Investing 2012-09-15 01:53 
    결국 동일종의 변종이라고 생각되는 것과 같은 종족의 유사성현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물자체로서 의지는 하나다. 이것을 인식해야 비로소 자연의 모든 산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경탄할 만하고 지극히 명백한 유사성과, 동시에 주어지지는 않더라도 결국 동일종의 변종이라고 생각되는 것과 같은 종족의 유사성이 이해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위에서 말한 화성, 세계 모든 부분의 본질적인 연관, 방금 고찰한 그들 각 단계의 필연성, 이런 것들을 명백하게 깊이 인식하게
  2. 세상을 바꾼 섬, 갈라파고스
    from Value Investing 2014-02-09 00:47 
    1859년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지구상의 생명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종은 영속하지도 않으며, 지적 창조자의 완벽한 작업도 아니다.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끊임없이 변화할 뿐이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것은 경쟁을 통해 생존해온, 단순히 자연의 맹목적인 힘에 의해 선택된 순간적인 모습이다. 500쪽에 이르는 그 책에서 비록 갈라파고스는 단 한 줌 잠깐 언급되지만, 먼 청춘 시절 한 번 방문했던 매혹적인 작은 섬들에 대한 기억이 희
 
 
아롬 2012-02-06 00:52   댓글달기 | URL
너무 많은 리뷰를 올리셔서 다 읽어보진 못할것 같아요,,ㅠㅠ
천천히 찾아 읽어보겠습니다.^^;

oren 2012-02-06 12:57   URL
리뷰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올려 죄송해요.

몇 달 전에 1박2일 동안 '부실공사' 하듯이 마구 써 놓은 리뷰가 있어서 (즐찾하시는 분들이 읽지 못하도록) '야심한 밤'에 한꺼번에 몰래 올린 건데, 이웃분들께 '노출되지 않고' 알라딘 상품에만 '등록'시키는 기능이 없어서 안타깝더라구요. ('즐겨찾는 서재 브리핑'에는 노출되지 않고, 알라딘의 해당 상품에만 '노출'되는 기능을 건의해 볼 작정입니다)

pek0501 2012-02-07 12:01   댓글달기 | URL
종의 기원, 이 책과 씨름하던 생각이 납니다. 제 것은 홍신문화사 출판이에요.
꼭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줄 알고 어떤 의무감에 사로 잡혀 읽었다는... 명저니까요.
마르크스의 서적과 함께 마치 학생처럼 공부하는 자세로 읽었어요.
옛날엔(30대 초반) 어느 잡지사 자유기고가로 일했는데,
원고 끝나서 팩스로 보내고 나면 나머지 시간은 책과 씨름하며 보냈어요. 종이노트에 메모도 많이 하고 그랬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가장 부지런떨며 열심히 살았던 시간이네요. 지금은 게으름뱅이랍니다. ㅋㅋ

oren 2012-02-07 20:19   URL
저도 20대 시절에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다가 말았는데(삼성출판사에서 나온 책), 나중에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어요. 제 나름대로 '다위니즘'의 후계자들(E.O.윌슨, 스티븐 제이굴드,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등)이 쓴 몇몇 책들, 그리고 진화심리학이나 현대의 진화생물학 또는 과학철학이나 과학사(『객관성의 칼날』과 같은 책들) 분야에 대한 몇몇 책들을 이래저래 접하고 나서 '비로소'『종의 기원』을 읽으니 훨씬 더 이 책이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예를 하나만 들자면, 다윈의『종의 기원』속에서 애덤 스미스의『도덕감정론』으로부터 커다란 영향을 받은 부분(도덕적 감정들의 진화를 설명한 부분)들을 발견하는 것만 해도 정말 남다른 감동을 맛볼 수 있었답니다.
 
다윈주의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책
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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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의 이 책이 나오기 얼마 전에 잠시나마 '망상'을 해 본 적이 있었다. 도킨스라면 결국 언젠가는 '신의 부재'를 증명하려는 시도를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는 이 책을 쓰게 되면서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러나 언젠가는 누가 나서든지 결국 '신은 허구다'라는 주장을 '과학'의 힘을 빌어 당차게 도전하기 마련이었을 것이고, 사실 그런 시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이어져 온 것도 사실이다. 과학이 인간을 미신으로부터 건져 냈듯이 이제는 과학이 종교로 부터도 구원의 손길을 내밀 때가 온 것이다.

사실 '창조적인 인격신'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은 것은 찰스 다윈의『종의 기원』이 발표되었던 18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했거나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하나의 기원'으로부터 태동하여 끊임없이 진화해온 결과 지금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미 150여년 전에 다윈이라는 위대한 과학자가 '증명'해 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의 가장 높은 지적 능력을 갖춘 우리 인류는 아직까지도 '종교의 망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도킨스는 이 책에서 신의 존재를 옹호하는 주장들과 신이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한 이유들을 무수히 동원하면서 '이제는 제발' '신이 없음'을 믿어달라고 강력하게 호소한다. 과거에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았지만, 이제는 신의 부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증거들이 훨씬 더 많아졌다는 '과학적 증거'들도 무수히 동원한다.

저자의 주장 가운데 무엇보다 '공감'이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종교가 초래하는 부작용'에 관한 지적이 대부분 옳다는 점이다. 사실 인류 역사를 되돌아 보면 '종교적인 갈등' 때문에 인류가 겪어온 비극이나 고통만큼 큰 것도 없었다는 저자의 지적에 대해 누구도 반박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중세의 십자군 전쟁이나 21세기의 9.11 테러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종교로부터의 도피'를 주장한다. 신의 존재가 없어도 인간은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사후세계에서의 '심판'과 '지옥'이 있어야만(그런 심판을 내릴 신이 존재해야만) 인간이 행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저자의 입장에서는 '그들만의 논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x가 위안을 준다'가 'x가 참'이라는 의미가 아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도킨스는 주장한다. 어쨌든 그의 책은 '종교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반감을 지닌' 독자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책이겠지만, 자신이 믿는 신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수많은 '유신론자'들에게는 불쾌하기 그지 없는 책임에 분명하다.

과학을 종교보다 훨씬 더 신뢰하기 때문에 무신론자에 가까운 나 자신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도킨스의 주장은 '유신론자'들에게는 너무 가혹할 정도로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주장이 많은 책이다. 그렇지만 '맹신'에 가까운 유신론자들에게는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들고, '합리적인 유신론자'에게는 '무신론으로의 전향'을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그런 흥미로운 책이다.



 
 
pek0501 2012-02-07 12:12   댓글달기 | URL
이 책,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읽으려니 시시해서 안 읽었어요. ㅋ

oren 2012-02-07 13:09   URL
저는 이 책이 나오자말자 '알라딘'을 거치지 않고 '서점으로 달려가서' 사서 읽었어요. 마침내 '도킨스'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책 속에 마구 쏟아내 놓았겠구나하고 지레짐작을 했었죠. 그런데 너무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글'이어서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더군요. 한없이 겸손하고 조용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친 그의 정신적 스승인 '찰스 다윈'에 비하면 도킨스는 확실히 너무 경박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반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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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물결』이라는 책으로 너무나 유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또다시 베스트셀러 한 권을 써 냈다. 책의 제목만 보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미래의 부'에 대해 상당한 식견과 통찰을 얻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그의 통찰은 언제나 '거대담론'에 너무 치우치는 감이 없지 않다. 제10부로 구성된 이 책의 목차만 대충 훓어보더라도 그렇다. 제3부는 '시간의 재정렬'이고 제4부는 '공간의 확장'이고 제8부는 '자본주의의 미래'인 식이다.

그렇지만  그의 저작이 결코 책상머리에서나 논의될 수 있는 '비현실적 주제'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저자만큼 '지금 현재'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들에 대해 '최신의' 지식들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는 인물도 드물며, 현대세계의 놀랄만큼 빠르고 광대한 변화 속에서도 그 심층에 흐르는 변화의 맥점들을 날카롭게 짚어내서 '현실과 조우'하게 만드는 능력을 지닌 인물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어쨌든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일상 생활에서 접하고 느끼는 많은 부분들이 어떤 연관성과 인과관계를 지니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분석능력이 정말 탁월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저자의 주장이 몇가지 떠오른다.

첫번째는 '속도의 충돌'에 관한 얘기인데, 선두와 느림보가 동시대를 살면서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가령 기업이나 사업체는 시속 100마일로 움직이고, 노동조합은 시속 30마일, 학교는 시속 10마일, 정치조직은 시속 3마일, 가능 느림보인 법(법원, 변호사협회,법과대학원과 법률회사 등)은 시속 1마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하는 여러 다양한 조직체의 구성원들과 접하면서 '받아들이기 힘든' 속도의 차이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토플러의 설명을 듣고 나면 '그려려니'하는 생각 때문에 쉽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두번째는 '무용지식의 함정'에 대한 지적인데, 날이 갈수록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게 되면서 쓸데없는 쓰레기 지식들이 너무나 범람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무용지식(obsoledge), 즉 쓰레기 知識이라는 신조어를 통해, 쓸모없는 知識을 골라내는 능력이 富를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이 외에도 저자는 프리에이전트와 프로슈밍의 확산,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의문(우리가 알고 있는 자본주의는 혁명적인 부의 전환을 견뎌낼 수 있을까?) 등에 대해 언급하면서 '부에 관한 이야기' 만이 아니라, '우리와 부가 소속된 문명 안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변화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결국 그의 다양한 분석과 통찰들을 '우리의 부의 미래'와 얼마만큼 긴밀하게 연관시키고 조합해 내서 '우리의 판단과 행동'에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내느냐는 문제만 남았고, 그것은 언제나 결국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종의 기원 동서문화사 월드북 87
찰스 다윈 지음, 송철용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벼르고 벼르다 금년에 와서야 온전히 다 읽은 `올해 만난` 최고의 과학 고전. 다윈은 이 책을 통해 마침내 창조론을 뒤집었지만, 이 책 속에는 우리 세계에 대한 훨씬 더 근원적이고 심오한 생각들이 가득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