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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엘리엇의『황무지』와 사랑 받았던 여자 시뷜라

 

죽은 자의 매장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도 라일락은 자라고

추억과 정욕이 뒤섞이고

잠든 뿌리가 봄비로 깨어난다.

차라리 겨울은 따스했거니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고

메마른 구근으로 작은 목숨을 이어줬거니.

 

 - T.S.엘리어트의 '황무지 <1> 매장(埋葬)' 중에서

 

 

 * * *

 

 

또 한 번의 4월이 지나갔다. 그 누군가에게는 틀림없이 '내 삶에서 가장 잔인한 달'로 각인된 채로...

 

T.S. 엘리어트가 『황무지(荒蕪地)』를 쓰지 않았더라도 우리가 이토록 자주 4월을 잔인한 달로 묘사할 수 있었을까.

 

어느새 4월은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서 앗아간 듯하다. 라일락 향기에 잠시 정신이 아득하던 순간들도, 찔레꽃 꺾으러 아지랭이 피어오르던 덤불숲들을 헤치며 땀을 삐질삐질 흘리던 추억들도, 찔레꽃 너머로 살포시 겹쳐지던 어릴적 동네 여자 친구의 꽃처럼 예쁘던 동그란 얼굴도, 어린 아가의 손처럼 앙증맞게 돋아난 새잎들 위로 촉촉히 내리던 봄비의 추억들마저도...

 

4월이 잔인한 이유는 너무도 많다. 굳이 천재 시인이 93년 전에 쓴 '심오한 뜻'까지 헤아리지 못한다손 치더라도 말이다. 사실 그 시인이 그 시에서 말하고자 했던 바는 그가 '죽은 자의 매장' 앞에 끌어다 놓은 다음 몇 줄로도 충분하다.

 

한번은 쿠마에 무녀가 항아리 속에 매달려 있는 것을 직접 보았지.

아이들이 '무녀야, 넌 뭘 원하니?' 물었을 때 그녀는 대답했어.

"죽고 싶어"

 

그토록 오래 살았던 쿠마에의 무녀가 저토록 처절한 소원을 내뱉게 된 원인이 무엇이었을까.

 

로마 신화에 따르면 이 무녀는 꽃처럼 피어오르던 아리따운 처녀 시절에 아폴론 신으로부터 구애를 받을 때 말했던 '한 가지 소원'이 화근이었다. 그녀는 결국 자신을 사랑한 아폴론 신으로부터 '먼지 알갱이 수만큼 많은 생일'을 선물로 얻었지만 '그 세월이 줄곧 청춘이어야 한다는 요구'를 그만 깜빡하고 말았다. 그 바람에 그녀는 항아리 속에 매달려 있을 만큼 쪼그라든 채로 제때에 죽지도 못하는 슬픈 운명에 빠지고 말았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천장에 그려 넣은 쿠마에 무녀는 결국 늙었으나 여성스러움을 잃어버리고 남성처럼 우람한 근육과 힘을 갖춘 모습으로 뒤바뀐 채 아직도 그곳에 남아 있다. 지나친 과욕은 해마다 돌아오는 4월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 전체를 해소할 수 없는 영원한 고통 속으로 빠트릴 수 있다는 교훈과 함께.

 

 


[쿠마에의 무녀], 도메니키노(Domenichino 1581∼1641), 1610년경, 피나코테카 카피톨리나, 로마

 

T.S. 엘리어트가 '찬란한 4월'을 보며 떠올린 건 바로 '고통스런 삶의 반복'이었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고 다시 태어나야 하는 '자연'에게도, 죽을 만큼 괴로워도 어쨌든 삶이 끝날 때까지는 또다시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 인간들에게도 4월은 그래서 늘 잔인하게 다가오고 또 잔인하게 지나간다.

 

그런데 자연과 닮은 인간이 유독 자연과 틀린 점 하나가 이 대목에서 불쑥 도드라진다. 자연이 창조한 존재 가운데 유독 인간만이 '탐욕과 절제'를 모른다는 점이다. 인간의 탐욕은 그래서 늘 비극의 씨앗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목적'이 '특정한 쾌감을 산출하는 데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카타르시스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비극에서 얻는 쾌감은 '위험 부담을 남에게 전가하고 얻는 경험의 쾌감'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나 이웃에 불행과 고통을 주지 않고는 배출될 수 없는 격렬한 감정의 스릴'을 비극이라는 안전판 위에서는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비극에 빠진 사람들의 형편이 '결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로 전환되는 순간 우리는 곧장 깊은 연민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에게 내재된 '공감하는 능력'이 불러일으키는 '확대되는 원' 때문이다.

 

고대의 시인들이 다룬 비극들은 거의 대부분 '왕가의 비극'이나 '영웅들의 비극'이 많았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 아이스퀼로스의 『아가멤논』과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와 『헬레네』등 비극의 제목만 살펴봐도 이 점은 쉽사리 알 수 있다.

 

그런데 현대의 비극은 오히려 '대중들'에게 주역을 떠맡겨놓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굳이 세월호의 비극이나 네팔 대지진의 참극을 예로 들 필요조차 없다. 사람들이 좀 더 풍요롭게 살기 위해 고안해 낸 '증권시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온갖 비극들만 살펴봐도 '대중이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인간 탐욕의 역사를 살펴 보면 아주 오랜 옛날에는 주로 '전쟁을 통한 이민족 지배'가 탐욕을 만족시켜줄 주된 수단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모든 걸 얻게 된다. 단지 영토와 재물과 노예만 얻는 것이 아니라 승리에 뒤따르는 드높은 영광과 명예까지도 송두리채 차지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것' 가운데 전쟁보다 더 빠른 수단은 없었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를 고찰해 보면 아주 오랜 옛날부터 가장 최근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역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이 금세 드러난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이 남긴 비극'과 '전쟁에 대한 사죄 문제'가 여전히 우리의 코 앞에서 벌어지는 가장 뜨거운 뉴스임을 매일 확인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과학이 진보하고 지식이 축적됨에 따라 이 모든 걸 뒤바꾸어 놓았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고 무역이 활발해 지면서 곧 '경제와 돈'이 인간의 삶을 급속도로 빠르게 지배하기 시작했다. 전쟁을 수행하는 능력 또한 거의 전적으로 '경제력'에 따라 판가름날 정도가 되었다. 이른바 '자본'이 모든 걸 좌지우지하는 '자본주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주식회사가 빠르게 생겨나고 암스테르담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증권거래소'가 곧 전세계 여러 도시에서도 재빠르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부 자본가가 독점하던 주식회사는 곧 '주식'으로 잘개 쪼개져 '일반 대중들'에게도 급속하게 공급되면서 '기업의 소유권'이 널리 분산되기에 이르렀다. '주식의 대중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탐욕스런 일반 대중들의 손에 주식이 쥐어졌으니 주가가 급등락을 겪는 일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했다. 어느새 '금융투기의 역사'가 '전쟁의 역사' 만큼 흥미를 끌기 시작했다.

 

'투기의 역사'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 게 바로 '튤립'이다. 그 무대 또한 증권거래소가 처음으로 생겨났던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이었다.

 

1624년 황제튤립은 당시 암스테르담 시내의 집 한 채 값과 맞먹는 1,200플로린에 거래되었다.

튤립뿌리 1파운드가 단 1주일만에 20길더에서 1,200길더까지 치솟기도 했다.
당시 노동자 1달 봉급수준에서 5년치 연봉에 상응하는 값으로..

튤립 한뿌리를 위해 지불한 2,500길더로 27ton의 밀과 50ton의 호밀, 살찐 황소 4마리,
돼지 8마리, 양 12마리, 포도주 2드럼, 맥주 2큰통, 버터 10ton, 치즈 3ton, 린넨 2필,
장롱하나에 가득찬 옷가지, 은컵 1개 등을 살 수 있었다.

마침내 1637년 2월 3일 튤립시장이 붕괴했다.

 - 에드워드 챈슬러, 『금융투기의 역사』중에서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내는지도 늘 흥미롭지만 그보다 더욱 흥미를 끄는 점은 '인간의 탐욕'은 결코 꺼질 줄 모른다는 점이다. 마이클 더글러스가 주연으로 나섰던 『월스트리트 2』의 제목도 그래서 'Money never sleeps'였다. 돈은 결코 잠드는 법을 모른다.

 

2015년 4월을 가장 잔인한 달로 기억하게 될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몸에 좋다는 '비타 500'을 한 박스나 선물받은 것으로 전해지는 전직 총리에게만 4월이 잔인했던 건 물론 아니다. 갱년기 여성들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다는 '백수오'를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들어 판 사람들과 그 회사의 주식을 사들인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올해 4월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만큼 충분히 잔인했을 듯하다.

 

'백수오' 하나로 빅히트를 치면서 2013년 10월에 증시에 데뷔한 내츄럴엔도텍이라는 회사는 상장 이후 1년 반 동안에 시가총액이 무려 1조 7,633억에 달할 정도로 뻥튀기에 성공했다. (19,334,232주 × 91,200원=1,763,281,958,400원)

 

뒤늦게나마 이 회사를 살펴보기 위해서 주식을 공모할 당시 내놓은 '투자설명서'를 뒤져 보니 2012년말 종업원수는 고작 26명이었고, 매출액은 약 316억, 순이익은 약 44억 규모에 불과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형자산은 15억(토지 약 12억, 기계장치 약 3억)에 불과했다.

 

사정이 훨씬 나아진 2014년 결산 시점으로 바꾸어 살펴봐도 사정은 그리 썩 나아보이지 않는다. 직원수는 고작 76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고, 매출액은 1,241억, 영업이익 259억, 순이익 208억 수준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기자본은 716억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회사를 두고 목표주가 10만원(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조 9,334억)을 그리도 당당하게 외치는 애널리스트가 어떻게 한꺼번에 여럿 등장할 수 있었는지 나는 오히려 그게 궁금하다. 심지어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 계열 증권사에서는 '백수오 가짜 파문'이 불거진 이후에도 줄곧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0만원'을 계속 고집하는 만용을 부렸다. 건전한 일반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 애널리스트의 말을 순진하게 곧이곧대로 믿고 행동할 만한 어리석은 투자자가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마는 혹시라도 그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아서 그 이후에라도 그 회사의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아예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고, 한국 증권시장을 둘러싼 제반 환경의 한심스러운 처지를 제 스스로 드러내는 추악한 몰골을 엿보는 듯해서 여간 입맛이 씁쓸하지 않다.

 

이번 '백수오 가짜 파문'을 보면서 꼭 1년 전에 벌어진 참극인 '세월호 침몰'과 다를 게 무엇이냐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세월호 기내 방송에서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주장이나, '백수오가 가짜일 지도 모른다'는 한국 소비자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 10만원에 매수하라'는 주장은 닮아도 너무 닮았다.

 

'백수오 가운데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으니 자진 폐기하고 회수하라'는 소비자원의 권고에도 아랑곳없이 회사는 오히려 한국 소비자원을 상대로 이엽우피소 검출 사실에 대해 '발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고, 그 와중에 어떤 임원은 '동작 빠른 놈이 장땡'이라는 식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빠져 나가기 바빴고, 어떤 임직원들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느라 분주했고, 또 어떤 임원들은 주식을 내다팔기에 바빴다.

 

대표이사는 소비자원의 발표가 잘못되었다며 오히려 뒤집어씌우기에 나서는 한편 일간지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내고 '자사주 매입'에 나설 만큼 '자신들의 혐의'에 대해 '극렬하게 저항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게 다 '자신들의 안전한 탈출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이 모든 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결국 '인간의 탐욕' 때문에 생겨난 일이 아닌가 싶다. '천 년 만 년 살 것처럼 행동하는' 인간도 결국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다. 그리고 꼭 오래 산다고 해서 행복이 그에 비례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심지어 '천 년을 살았던' 쿠마에의 무녀는 '죽고 싶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국부론』을 쓴 아담 스미스가 오래 전에 남겼던 충고는 여러모로 다시금 음미해 볼 필요를 느낀다. 그는 자신이 경제학자로 남기 보다는 오히려 도덕 철학자로 남기를 더욱 바랬다. 그가 자신의 묘소를 찾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도덕감정론』의 저자, 여기에 잠들다."였다. 그가 오래 전에 책 속에 남겨놓은 말을 5월의 첫날에 다시 한 번 음미해 보고 싶다.  어쨌든 5월은 가정의 달 아닌가. 헛된 탐욕으로부터 벗어나 딸린 식구들을 먼저 생각할 때다.

 

어느 한 사람의 묘비에 새겨진 글

역사의 기록들을 검토해 보고, 당신 자신이 경험한 범위 내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회상해 보고, 당신이 책에서 읽었거나 이야기를 들었거나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로서 자신의 개인생활에서건 사회생활에서건 극히 불행했던 모든 사람들의 행위가 어떠했었는지를 주의를 기울여 고찰해 보라. 그러면 당신은 그들 중 절대다수 사람들의 불행은 그들이 자신의 한창 좋은 때가 언제인지, 조용히 앉아서 만족하고 쉬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즉, 만족하고 멈추어야 할 때를 몰랐던 데 있는 것이다). 온갖 약을 복용함으로써 건강한 자신의 신체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어느 한 사람의 묘비(墓碑)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다. "나의 몸은 건강했다. 나는 더욱 건강해지기를 원했다. 그리고 지금은 여기에 있다"라고.

 - 아담 스미스(Adam Smith),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中에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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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5-05-01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꺼질 줄 모르고 팽창하기만 하다 터져버리는 풍선처럼 인간의 탐욕이 화를 불러오는 허다한 일들 앞에서 도덕감정론의 인용글은 일침을 놓네요. 오렌님의 정돈되어 숙성된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oren 2015-05-01 18:17   좋아요 0 | URL
정말 오랜만이네요. 프레이야 님~

요즘 다른 곳들은 사정이 어떤지 몰라도 주식시장만큼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답니다. 그러다보니 호황기만 되면 어김없이 꼭 나타나는 부작용들이 벌써부터 하나둘씩 터져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갱년기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는 그 `백수오로 만든 건강기능식품들`이 그토록 불티나게 팔릴 줄도 몰랐지만, 이토록 다방면에 걸쳐 `고약한 부작용`을 몰고올 줄은 정말 몰랐네요.

cyrus 2015-05-0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월이 시작되는 날에 엘리엇의 `황무지`를 읽으니 느낌이 새롭습니다. 4월이 되면 언론에서는 `잔인한 달`이라는 관용어를 남발했었는데 자고 일어날수록 세상이 하수상해서 그런지 이제는 진부하게 느껴집니다. 이번 달에도 잔인하게 느껴지는 사건들이 생길까봐 걱정도 됩니다.

oren 2015-05-01 18:21   좋아요 0 | URL
cyrus 님 오랜만이네요..

더없이 화창한 5월의 첫날에 다소 우울한 얘기를 꺼내놓고 보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네요. 아무쪼록 나쁜 일들은 어서 빨리 좋은 방향으로 수습되고 앞으로는 기분좋은 일들이 좀 더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대길 2015-07-11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제학수업때 교수님께서 아담스미스가 살아있다면 신자유주의자들의 신봉자가 되기를 싫어 했을 거라는 이야기가 얼핏 생각이 나네요~ 그가 추구한 것은 인간의 무한한 탐욕이 아니라 인감의 양심을 바탕으로 한 자유였다는 것을 책을 읽어보면 안다고 하셨던 기억이~ 예전에 그 기억을 가지고 다시 국부론을 시작해볼까~ ㅋ 잘 읽었습니다

oren 2015-07-16 11:56   좋아요 0 | URL
unun1718 님 안녕하세요? 님의 댓글을 읽어 보니 그 경제학 교수님께서 제대로 가르치신 듯합니다. ㅎㅎ

아담 스미스에 대해서는 사실 `성급한 오해`가 너무나 만연되어 있어서 그를 조금만 더 알게 되더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존경받는 철학자가 되었으리라는 생각조차 듭니다. 그가 쓴 (케인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단 하나의 불후의 경제학 명저`인 『국부론』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 책을 읽고 나신 후에는 물론 그보다 훨씬 더 심오한 책인 『도덕감정론』까지 읽으시길 바라겠고요. 아무튼 건투(?)를 빕니다.
 

 

(아주 오랫만에 '투자'에 대해 길게 써 본 글이라 여기에도 남겨 봅니다.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만 읽어보세요~)

 

 

"높이 오르라. 멀리 오르라. 여러분의 목적지는 하늘이다. 여러분의 목표는 별이다."

 - 윌리엄스 대학 기념비에서

 

* * *

 

까마득한 옛날인 1930년에 태어나 어느새 우리 나이로 여든여섯에 접어든 '워렌 버핏' 할아버지를 모르는 사람은 이제 드물지 싶습니다.

 

그토록 명석했던 그가 세계 최고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으로부터 오랜 기간 동안 대학원 강의(컬럼비아 대학원)와 회사 업무(그레이엄&뉴먼 투자회사) 등을 통해 '위대한 가르침'을 온몸으로 전수받은 뒤에 고향인 오마하로 돌아가 소위 전업 투자를 시작한 게 그의 나이 이십대 중반이던 1956년쯤이었을 겁니다.

 

그토록 걸출한 투자자가 마침내 1988년에 '코카콜라' 회사에 투자하면서 자기 스스로를 자책했던 말은 다름아닌 '이 한심한 화상아' 였답니다. 그가 꼭 그처럼 표현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셰익스피어 희곡의 대사에 나온다는 그 유명한 말이 마침 떠올라 '멍청한 버핏 할아버지'가 그토록 뒤늦게 코카콜라에 투자하고 난 직후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할 때 자책하듯 내뱉었다는 그의 말을 재미삼아 살짝 비틀어봤습니다. 어쨌든 그의 말뜻은 셰익스피어가 표현하고 싶었던 바로 그 심정과 조금도 다를 게 없었을 테니까요.

 

그가 전업투자를 막 시작했을 무렵에 한국에 살던 사람들 가운데 '코카콜라'를 마셔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요? 1956년 쯤에 말입니다. 얼마 전에 개봉된 영화 《국제시장》을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눈보라가 휘날리던 바람찬 흥남부두'를 떠나 무작정 남쪽으로 내려온 이북 사람들만 가난한 게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땅 위에 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전쟁으로 모든 게 무너져내린 '폐허' 위에서 하루 하루 힘겨운 삶을 살아내야 했던 시기가 바로 195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어린 날'을 떠올려 봐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 1960년대 중후반 말이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카콜라'는 커녕 '보리쌀 한 톨 조차' 구경하기 어려워 온갖 구황 작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고, 새봄이 돌아오면 진달래 꽃잎을 따먹기 바빴으며 한창 물이 오르는 소나무의 여린 껍질을 벗겨 먹으며 허기를 달래기 일쑤였습니다.

 

사정이 그러했으니 '너 코카콜라 먹어봤냐'는 질문 조차 극소수 사람들에게나 주고받을 법한 얘기였음에 틀림없을 듯합니다. 어쨌든 누구나 태어나서 난생 처음으로 먹어본 그 짜릿하고 달콤상쾌하기 그지없는 '코카콜라 맛'은 누구도 평생 잊지 못할 게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워렌 버핏이 전업투자를 막 시작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전세계 인구의 대부분은 코카콜라의 바로 그 유명한 맛을 꿈에도 알지 못했다는게 '정설'입니다.(세계 인구의 대부분은 중국, 인도 등 아시아와 브라질 등 남미에 훨씬 많이 살고 있으니까요.) 그때는 이미 코카콜라가 탄생한 지 70주년이 다 되었을 무렵이었는데도 말입니다.(코카콜라는 1886년 약제사였던 존 펨버튼 박사(Dr. John Pemberton)가 맨처음으로 만들었답니다. 어느새 코카콜라의 나이가 므두셀라를 따라기가 시작했군요...)

 

그런 까마득한 옛날 옛적에, 스물여섯에 불과한 청년이, 미국 중부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오마하라는 시골에 살면서 그 당시로서는 그저 '머나먼 미래'였던 '70억이 넘는 인구가 실시간으로 거의 모든 소식들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는 기가 막힌 오늘날의 세계'를 온전히 내다본다는 건 꿈에서조차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그로서도 그저 코카콜라를 시도때도 없이 즐겨 마시기만 할 뿐 그 회사의 '먼 미래'를 내다보는 일에는 능력이 미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능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물론 아주 가끔씩은 '투자 대상'으로 잠깐씩 스쳐 지나가듯 고민해 보았으리라는 짐작도 아예 배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겠지만요. 아마 그 당시에도 '70년 역사를 지닌 코카콜라'가 남겨 놓은 '엄청난 거부들의 탄생 스토리'가 틀림없이 시중에 시끌벅적하게 떠돌아다녔을테니까 말입니다.

 

제가 여기서 '코카콜라' 이야기를 하다가 지쳐서 이쯤에서 그만 '수정' 버튼을 누르고 이 창을 빠져나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제 글에 조금씩 속도를 좀 올려보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각자가 원하는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일로 제때에 되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어쨌든 '오마하의 청년' 워렌 버핏은 '코카콜라'를 살지 말지를 두고 '환갑'이 다 되도록 계속 '고민'을 하며 살게 됩니다. 그보다 훨씬 아둔한 우리가 보더라도 그는 참 '멍청한 넘'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현재는 매순간 빠르게 과거로 뒤바뀌면서 영원히 닫혀 버리지만 우리는 기억을 통해 거의 모든 과거의 일들을 명쾌히 밝혀내며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 언제나 명쾌한 판결을 내릴 수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요. 그렇지만 또한 우리가 미래를 향해 얼굴을 돌리기만 하면 그 즉시 우리는 거의 대부분 '바보 멍청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는 언제나 활짝 열려 있으면서 매순간 쏜살같이 우리에게로 가까이 다가오지만 언제나 어김없이 '알 수 없는 상태로만' 다가올 뿐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결국 그토록 총명했던 워렌 버핏도 '먼 미래에는 새로운 경지가 개척될 것이다. 코카콜라는 전세계 어디서나 누구든지 즐겨 마실 것이다. 비록 지금은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일부 유럽 사람들만이 즐겨 마시지만 말이다....' 라는 사실을 아주 늦은 나이에 '어느날 문득'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그가 다짜고짜로 '허겁지겁 달려가서' 코카콜라 주식을 마구 쓸어담았을까요? 그는 결코 그렇게까지 서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과연 오마하의 현인 다웠고 운도 참 좋았습니다. 1987년 10월에 느닷없이 뻥 터진 블랙먼데이가 바로 그에게 30년 이상이나 앓아왔던 해묵은 고민을 마침내 속시원히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지요. 어릴 때부터 그토록 마시기를 즐겼고, 미수( )를 코앞에 둔 아직까지도 여전히 즐겨 마시고 있는 '코카콜라'를 만드는 회사에 마침내 마음껏 투자할 기회를 바로 그때 얻었던 것이지요. 그때 그 시절에 쓸어담은 코카콜라 주식 때문에 그는 마침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세계 최고의 부자에 오르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제 말머리의 결론을 아직까지도 여전히 맺지 못하고 있군요. 글을 쓰다보니 자꾸만 제 얘기의 물줄기가 '워렌 버핏'이라는 거목이 자라게 된 '토양'을 거쳐 땅 속 뿌리까지 적시고 말겠다는 꼴이라고나 할까요. 이쯤에서 다시 물줄기를 바로잡아야겠습니다. 제가 묻고 제가 답하고 싶은 '서론 부분의 결말' 같은 질문은 바로 다음에 있습니다.

 

워렌 버핏이 코카콜라를 사들이는 데 왜 그토록 오랜 세월이 필요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올바른 대답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투자에 대한 많은 비밀'을 이미 얼마쯤 터득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투자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세상 이치에는 무척 밝은 사람'임에 틀림없을지도 모르겠구요. 물론 정답은 헤아릴 수 없이 많겠지요. 그가 코카콜라를 사기 전까지는 제법 멍청했다거나, 그조차도 '예측불가능한 먼 미래'는 온전히 내다볼 수 없었다거나 하는 말들도 결코 조금도 틀린 말은 아닐테니까요.

 

제가 좀 더 현실적으로(이 게시판 사정에 맞게) 떠올려본 이유는 대략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합니다. 무엇보다도 우선, 코카콜라는 너무 비싸 보였습니다.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르침에 의하면 '코카콜라는 PER과 PBR이 너무나 높아 보였던' 게 사실이지요. 또 하나의 이유는 소위 'Invisible asset'이라고 불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무형의 자산'으로부터 창출되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일은 워렌 버핏에게서도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지 싶습니다.

 

그는 이미 오랜 투자 경력의 거의 대부분을 언제나 '무형의 자산'을 중시하는 투자를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코카콜라'에 투자하는데 그토록 애를 먹었던 모양입니다. 그가 투자했던 종목으로 널리 알려진 회사들은 대략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워싱턴 포스트, 버팔로 뉴스, 네브라스카 가구, 보쉐하임(보석회사), 월트 디즈니, 맥도날드, 질레트(면도기 회사) 등인데, 이들 회사의 대부분은 '예측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미래가 훤히 내다보이는 특징을 지니고 있지요. 그랬던 그도 '코카콜라'를 사는 데 그만큼 오래 걸렸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가장 최근 뉴스로는 이미 보유종목인 케첩업체 하인즈가 미국 대형 식품업체 크래프트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인수를 성사시켰다는 사실입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세계 5위 식품 기업이 될 예정이라고 하지요. 아 참... 세계 굴지의 철강회사로 꼽히던 'POSCO'를 전량 매도했다는 뉴스도 있었네요...)

 

서설이 너무나 길었네요. 어쨌든 저뿐만 아니라 여러 투자자들이 최근 몇 년 동안에 가장 놀란 건 아마도 아래 표에 실린 몇몇 기업들의 '엄청난 주가 상승'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시가총액이 저토록 엄청나게 불어났을까요? 한 종목 한 종목을 유심히 뜯어보시고 살펴보시면 뭔가 공통된 점들이 조금씩 수면위로 붕 떠오르는 게 느껴질 겁니다. 이들 기업들은 무엇보다 오랜 업력을 쌓아오는 동안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해자'를 구축해 온 내수 기반의 불황을 모르는 기업들이며, 세상이 (교통과 통신의 발달과 여행의 확산 등으로) 점점 더 빠르게 좁혀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영업의 외연'을 좁은 한국땅을 벗어나 해외로 꾸준히 확장해 온 기업들입니다.(물론 몇몇 예외도 있긴 합니다만..)

 

이들이 이토록 엄청난 시총으로 불어나고 영업이익의 20∼40배, 순이익의 30∼70배에 이르는 엄청난 멀티플을 대접받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이미 오래 전에 워렌 버핏이 그토록 고민했듯이 말입니다.(맨 끝에 '비교'를 위해 덧붙여 놓은 대상홀딩스는 아직까지는 '참 착한 멀티플'을 가지고 있네요.)

 

 

 

이 글이 오래도록 머물게 될 공간은 결국 '대상홀딩스 종목 게시판'일 수밖에 없으니, 여러 지주회사들도 함께 살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표를 작성하면서 저는 대략 두세 가지 생각을 떠올릴 수 있었답니다.

 

첫째, 제일모직은 역시 엄청나게 비싼 주식임에 틀림없구나. 영업이익의 88.9배, 순익의 41.7배 멀티플은 과연 합리적인가? 외국인은 왜 꼴랑 2.5%만 투자하고 있을까? 저 주식이 액면가 5,000원으로 환산하면 7,025,000원에 달한다는 사실은 제대로 살피고 투자하는 것일까? 저 회사의 오너는 '투자 원금 대비 1,405배(주가 140,500원/액면가 100원)'로 뻥튀기했다는 사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등등.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던 속담이 그냥 생긴 게 아니더군요.

 

둘째, '업력 60년'을 자랑하는 대상그룹의 지주회사 시총이 '저 위치'에 있는 게 과연 얼마나 합리적일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한번 꼼꼼하게 '지주회사들의 실적과 투자 지표와 '현위치' 등을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가급적 '명백한 사실들'만 말하고자 할 뿐 굳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근거없는 '장밋빛 전망'까지 보태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어차피 판단은 언제나 각자의 몫일 테니까요.

 

 

'대상홀딩스의 미래'를 전망하는 일이 그리 어렵진 않을 듯합니다. 단기적으로는 2014년 2/4분기와 3/4분기에 '일회성 비용 계상' 때문에 나타났던 일시적인 실적 하락이 딱 그만큼 반전될 여지를 미리 예약해 두고 있기도 하고, 최근까지도 비우호적이었던 환율 흐름도 반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주된 원재료인 '옥수수 시세'가 아직까지도 말이 아니게 헐값에 머무르고 있으니 '당분간의 실적 호전'은 따놓은 당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 국제 옥수수 가격 추이

 

 

무엇보다도 먼 미래에 대한 전망이 중요합니다. 그 얘기를 빼놓을 순 없겠지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초강력 브랜드인 '종가집 김치'는 이제 더이상 한국 사람들만 먹는 식품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더 여러 나라로 수출될 게 뻔한 가장 확실한 먹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놀라운 위력'을 드러내기 시작한 드넓은 중국으로의 수출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해본 채 이제 다시 막 열리기 직전이구요.

 

세계적인 발효기술을 통해 만들어 내는 식품 소재 분야의 사업 전망도 여전히 밝아 보입니다. 서양인들이 빵을 비롯한 수많은 음식에 캐첩과 마요네즈를 즐겨 곁들여 먹듯이 꼭 그렇게 한국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고추장, 된장, 쌈장, 간장을 빼놓지 않고 곁들여 먹습니다. 비빔밥을 먹는데 고추장이 빠질 수 없고 삼겹살을 먹을 때 쌈장이 없을 순 없겠지요. 그 분야에서 '최고의 맛'은 누가 뭐래도 '순창 고추장, 된장, 쌈장'과 '햇살 담은 간장' 브랜드가 가지고 있습니다.

 

'카레 여왕'과 '맛선생'의 놀라운 활약도 빼놓을 순 없겠지요. 최근 식품업계의 놀라운 변화 가운데 하나는 1인 가구의 빠른 확산과 아울러 라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간편식의 빠른 성장세인데, 대상 청정원 브랜드의 선전이 돋보입니다.

 

앞으로 소득수준이 더욱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수록 점차 확산될 게 분명한 유기농 식품 사업을 영위하는 초록마을의 전망도 매우 밝습니다. 식자재 유통 사업과 오랜 해외 조림 사업 끝에 이제 막 생산을 개시한 인도네시아 팜오일 사업도 장기적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 확대에 크게 기여하리라 믿습니다. 아직도 빠진 것들이 더러 있겠지만 이쯤에서 마무리하지요. 회사의 주요한 사업 내용과 미래 전망에 대한 보다 자세한 힌트들은 이미 '사업보고서'에도 상세히 나와 있으며, 동네 이마트 매장에 가서 여러 제품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도 있을 테니까요.

 

 

결국 먼 미래에는 모든 게 여러모로 지금과 달라져 있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기업이나 주가나 사람이나 무엇 하나 변하지 않는 건 아무 것도 없을 테니까요. 아무쪼록 '좋은 방향으로' 변해 있길 바랄 뿐이지요. 아래의 그림들을 얼마쯤이라도 닮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래 기업들은 '환골탈태'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답니다.

 

3년 3개월 만에 30배가 오르다니요!
3년 10개월 만에 15.9배가 오르다니요!

 

그게 주식이랍니다.

 

 

* 삼립식품의 최근 1,000일 동안의 주가 추이

 

 

* 한샘의 최근 1,000일 동안의 주가 추이 

 

그러고 보면 벤저민 그레이엄이 1949년에 세상에 맨 처음으로 내놓았던『현명한 투자자』의 맨 끝 구절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평소 신중하면서도 기민한 자세로 대처하는 모든 현명한 투자자에게 이와 유사한 화려한 경험을 약속할 수는 없다. 우리는 시작할 때 우스개 소리로 했던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다"라는 J.J.Raskob의 슬로건으로 끝맺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증권시장에는 흥미로운 가능성들이 넘쳐나니, 현명하고 적극적인 투자자는 이 떠들썩하고 즐거운 서커스에서 즐거움과 이익을 모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흥분의 도가니를 보장한다.

 

두서도 없는 기나긴 글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무쪼록 모든 분들께 크나큰 행운이 따르기를~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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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5-04-05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참만에 뵙습니다 oren님 ^^
안그래도 삼립식품은 요즘 제가 놓친 아쉬움에 땅을 치고 있는 종목이라 관심있게 읽었네요.` 기본적` 분석에 충실해야 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늘 망각하니 그런가 봅니다.

oren 2015-04-05 12:40   좋아요 0 | URL
정말 오랜만이네요. 야클 님~

저도 삼립식품은 관심만 가져봤을 뿐 침도 못 발라봤어요. ㅎㅎ

어느날 문득 4만원대까지 오르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재무제표도 몇 번씩 들여다보고, 동네 편의점에 가서 `삼립식품`에서 나온 제품들 가운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들이 어떤 게 있는지도 물어봤구요. 그런데도 좀 더 깊이 연구하지 못해 결국 30만원이 되도록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답니다.

허니버터칩이 그렇게 인기가 좋다고 해서 크라운제과도 한참 들여다봤는데 결국 손도 대지 못했구요. 어제 자주 가는 동네 도서관 앞 편의점에 가서 ˝허니버터칩 있어요˝ 하고 알바 여학생한테 물어봤더니 ˝이런 데까지 허니버터칩을 깔아주지는 않는다˝는 요상한 대답을 하더라구요. 이른바 감질나게 공급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나요.. 그래서 전 여태까지 허니버터칩은 구경도 못해봤답니다. 참 맛있다던데 말이지요..

요즘은 마침 `실적 발표 시즌`이라 기업들의 변화된 실적을 들여다보느라 눈이 아플 지경이네요. 숫자로 빼곡한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는 일도 `눈이 벌개서` 할 때가 있긴 있더라구요. 돈이 되니까 말이지요. ㅎㅎ

yamoo 2015-04-06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저 곡선들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줄창 보낼 때가 있었지요. 떨어지는 칼날은 받는 게 아니라던 말을 새기면서도 멍청한 짓을 한 것도 생각나고...그래도 주식해서 손해 보지는 않았던 거 같습니다. 마지막에 손해를 좀 보긴 했지만 평균적으로 30퍼센트의 이익은 보았던 거 같습니다. 마지막에 너무도 큰 투자를 했기에 손실이 커서 그렇지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투자를 했다고 평하며, 주식은 빠이빠이 했습니다.

근데, 오렌님 페이퍼에서 주식 그래프를 보고 엔날 생각이 잘 줄이야...^^;;

주식 하면서 참 많은 걸 배웠던 거 같습니다. 제가 마지막(2009년 무렵)에 관심가졌던 종목이 LED였었는데, 최근에 보니 관련 종목들이 많이 뛰었더군요. 어쨌든 오랜님의 전문 분야의 페이퍼를 보니 의외로 반갑네요!ㅎ

oren 2015-04-07 16:28   좋아요 0 | URL
yamoo 님 반갑습니다. yamoo 님께서 이런 뜻밖의 댓글을 달아주실 줄이야...ㅎㅎ

주식은 참 `양날의 검`인 듯해요.. 잘만 투자하면 여간 흥미롭고 스릴 넘치는 게 아니죠.. 돈까지 벌면서 말입니다. 저야 뭐 전공이 경영학이다보니 자연스레 <투자론>도 배우고, 학창 시절부터 `명동 증권가`를 들락거리며 일찌기 실전 투자를 경험했고, 졸업 이후엔 투자신탁회사로 들어가 애널리스트도 해 보고, 펀드매니저도 해 봤으니, 사실상 `전문 투자자`나 마찬가지인 셈이지요만.. `지식과 경험`이 뒤따르지 않으면 참으로 성공 확률이 낮고 위험천만한 곳이 `주식 투자 영역`이 아닌가 싶어요..

지금에 와서 문득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니 한국증시의 시가총액이 100조원 남짓 할 무렵에도 증권시장에 발 담그고 있었고, 그 땐 저도 1조 6,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거금을 굴리며 제법 힘깨나 쓰던 시절도 있었구나 싶어요. 그런데 그게 벌써 20년 전 옛 일이네요.. 그 시절에 비하면 요즘엔 그저 누가 뭐라든 오로지 나의 판단과 분석에만 오롯이 의존하는 `은둔형 투자자`가 된 듯한 느낌도 든답니다.. ㅎㅎ

rudwnd 2015-05-28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오렌님.
오렌님께서 쓰신 글 좋아요^^

워렌 버핏이 코카콜라를 사들이는 데 왜 그토록 오랜 세월이 필요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코카콜라는 먹으면 톡 쏘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 맛을 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먹고나면 트림도 나오니깐... 소화도 잘되는 것 같고요. 또한 강력한 마케팅으로 햄버거나 피자를 먹을 때 콜라하고 안먹으면 안되는것 같은... 소비자에게 알게 모르게 각인시키는 점진적인 마케팅... 대단한 회사가 코카콜라인 것 같습니다.

오늘 알았습니다. 워렌버핏이 코카콜라를 블랙먼데이 때 샀다는 것을.....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 주식투자에서 상식으로 성공하는 법, 완전개정판
피터 린치.존 로스차일드 지음, 이건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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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린치는 말 그대로 월가의 '전설'이 된 영웅이다. 그는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인 46세의 나이에 전격적으로 현역에서 은퇴함으로써 자신의 '은퇴'까지도 전설로 만들었다.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의 매니저로서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그가 월가를 은퇴한 시기는 1990년 5월 31일인데 어느덧 그가 떠난지도 2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나는 이 책을 1992년에 사서 읽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어느새 까마득한 옛날 일이 되었다.

그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매우 단순하다. 주식투자도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를 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포커를 하면서 카드를 전혀 보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것이 그이 대표적인 어록 가운데 하나인 것만 봐도 그가 어떠한 자세로 주식투자에 임했는지 쉽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실제로 그는 46세에 은퇴할 때까지 정말 '미치도록' 주식 연구와 기업탐방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인물이다. 가족과 함께 휴가를 가더라도 '투자대상기업'을 미리 물색해 놓고 잠시라도 틈을 내어 해당기업을 방문한 일화는 이젠 너무 흔한 얘기가 되었다.

그는 또 이 책에서 "장세 자체는 상관을 말아야 한다. 내가 이 한가지 사실을 독자에게 설득할 수 있다면 이 책은 소임을 다한 것이다."라는 말을 남김으로써 '장세전망'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려 애쓴 인물이기도 하다.

내가 피터린치의 이 책을 읽고 나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늘 염두에 둔 게 하나 있다. 피터린치는 이 책의 제4장에서 '투자자 스스로에 대한 검토'라는 제목으로 주식투자에 나서기 전에 '미리 준비할 사항들'을 몇가지 권고하고 있는데, 주식에 손대기 전에 먼저 집을 장만하라는 것과 투자는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해야 한다는 것과 더불어 '나는 주식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는가'를 자기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셋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질문이 '자질'임을 지적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자질로서는 자제하며 견디는 참을성, 자기자신에 대한 신뢰, 정상적으로 분별할 수 있는 상식, 고통을 감내하는 아량, 편견없는 마음, 쉽게 흔들리지않는 냉정함, 끈기있게 버티는 지속성, 자신에 대한 겸손, 상황에 따른 유연성, 독자적 조사분석을 하려는 자발성, 실수를 기꺼이 시인하는 자세, 그리고 일상적인 혼란을 무시할 수 있는 능력 등이다."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피터린치와 같은 '전설적인 성공과 은퇴'를 꿈꿀 것이다. 아직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서둘러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가 제시하는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생각보다 훨씬 쉽다는 점이다. 문제는 늘 그가 보여준 그대로 따라 하지 못하는 투자자 자신에게 있는 것 같다. 아직도 증권시장에서 은퇴하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부터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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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2013-07-20 1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로그를 쭈욱 한번 둘러봤는데.. 대단한 내공을 가지신 분이신거 같네요.

oren 2013-07-22 13:51   좋아요 1 | URL
변변찮은 블로그인데 연금술사님께서 너무 과분한 말씀을 남겨주셨네요.
어쨌든 방문해 주시고 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분 1초를 아끼는 삶'이 다다를 수 있는 높은 경지를 보여주는 책
존 템플턴의 영혼이 있는 투자
게리 무어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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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142쪽에 불과한 아주 얇은 책이다. 그렇지만 책의 제목 만큼이나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이다.

"당신이 만약 참된 영혼이 깃든 원칙들을 선택했다면 ······ 더 많은 고객들이 찾을 것이다. 당신의 사업은 번창할 것이다. 만약 영혼이 깃든 원칙을 갖지 않고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며, 이 세상에 좋은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저자인 템플턴 경은 경고한다.

2008년에 작고한 그가 생각하는 '영혼이 있는 투자 원칙'은 다음과 같다.

01. 최종 수익률로 평가하라.
02. 투기적 매매가 아닌 투자를 하라.
03. 개방적이며 유연한 자세로 다양한 투자상품을 생각하라.
04. 쌀 때 사라
05. 매수하기 전에 좋은 주식인지를 살펴라.
06. 시장의 흐름이나 경제 전망이 아닌 개별종목의 가치에 주목하라.
07. 위험을 분산하라.
08. 스스로 공부하라, 아니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
09. 자신의 투자에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라.
10. 패닉에 빠지지 말라.
11. 실수로부터 배우라.
12. 기도를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통찰력을 얻으라.
13. 시장평균 수익률을 넘어서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라.
14. 자만을 버리고 겸손하라.
15. 세상에 공짜는 없다.
16. 시장을 너무 무서워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라.
17. 선을 행하면 그에 따른 보답을 받는다.

이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당신에게 주어진 재능과 재산은 결코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당신은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이 재능과 재산을 잠시 빌려쓰고 있을 뿐이다. 좋은 뜻의 행동, 친절하고 관대한 행동 하나 하나에는 반드시 성공이 뒤따른다. 당신이 살아가면서 무엇보다 먼저 선행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그 보답이 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스스로 만족하게 될 것이다."

저자의 다른 저서인『템플턴 플랜』에서도 거의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데 참으로 공감이 느껴지는 부분인 것 같다. 투자세계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삶의 자세'에서도 참으로 훌륭한 모범을 몸소 실천했던 분이어서 그가 쓴 이 자그마한 책이 던져주는 울림이 유난히 큰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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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e Investing: 가치투자
브루스 그린왈드 외 지음, 이순주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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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가치투자'란 무엇인가를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쓴 '가치투자 입문서'와 같은 책이다.

PART 1에서는 '가치투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가치투자는 지적인 규칙이지만, 성공에 필오한 특성은 지적인 것보다 기질적인 것이다."라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있게 느껴진다.

PART 2에서는 '가치의 세가지 원천'을 다루고 있다.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그리고 프랜차이즈 가치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에 대해 비교적 기초적인 설명을 보여주고 있다.

PART 3에서는 가치투자의 대가들을 다루고 있는데, 가치투자의 유형과 주요 특징을 언급하고 난 뒤에 월가의 위대한 가치투자자 8인의 투자 사례를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이 다루는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워렌 버펫 -  우량 기업을 선택하여 장기투자하라.
마리오 J. 가벨리 - PMV로 가치를 평가한다.
글렌 그린버그 - 철저히 조사하고 집중투자하라.
로버트 H. 헤일브룬 - 부실채권과 매수자가 없는 투자처를 찾아라.
마이클 프라이스 - 자제심, 인내심, 집중력 그리고 파워를 길러라.
월터 슐로스와 에드윈 슐로스 - 단순한 것, 저렴한 것을 발굴하라.
폴 D. 손킨 - 중소형주를 노려라.

'가치투자'에 관한 다양한 접근법을 알고 싶은 분들은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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