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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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이자 위험

 

무서움에 떨게 하는 것은 산정이 아니라 산비탈이다!

 

눈길은 아래로 떨어지고 손은 위를 향해 내뻗는 그런 비탈 말이다. 이럴 때 마음은 이 이중 의지로 인해 현기증을 일으킨다.

 

아, 벗들이여, 너희는 내 마음속에 있는 이중의 의지 또한 제대로 헤아리고 있겠지?

 

나의 눈길은 산 정상으로 치닫고, 나의 손은 심연을 움켜잡고 몸을 지탱하려 한다. 이것이 나의 비탈이자 위험이다!

 

  

세상살이를 위한 나의 첫 번째 책략

 

나는 온갖 악한들이 오가는 성문 길가에 앉아 묻는다. 누가 나를 속이려 하는 것이지? 하고.

 

나 나를 속이도록 내버려둔다. 속이려 드는 자를 따로 경계하지 않기 위해서인데, 이것이 세상살이를 위한 나의 첫 번째 책략이다.

 

아, 내가 사람들을 경계한다면, 어떻게 저들이 나의 기구(氣球)를 잡아두는 닻이 될 수 있으랴! 그런 닻이 없다면 나 너무나도 쉽게 저 위로 떠오르고 말 터인데!

 

 

상처난 허영심이야말로 모든 비극의 어머니

 

세상살이를 위한 나의 또다른 책략은 이것이니, 나 긍지에 차 있는 사람들보다는 허영심에 차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너그럽다는 것이다.

 

상처난 허영심이야말로 모든 비극의 어머니가 아닌가? 이와 달리 긍지가 상처받으면, 그곳에서는 그 긍지보다 더 좋은 것이 자라나기 마련이다.

 

 

저들은 연기를 한다

 

생이 보기에 좋은 것이 되려면 생의 유희가 멋지게 연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훌륭한 배우가 있어야 하고.

 

나는 허영심에 차 있는 사람 모두가 뛰어난 배우라는 것을 발견했다. 저들은 연기를 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즐겁게 보아주기를 바란다. 저들의 정신이 한결같이 갈망하는 것이 그것이다.

 

저들은 손수 연출을 하며, 자신을 꾸민다. 나 저들 가까이에서 생을 바라보기를 좋아한다. 그것이 우울한 심사를 달래주기 때문이다.

 

저들이 나의 우울을 치유하는 의사가 되어주고, 나로 하여금 연극에 집착하듯 사람들에게 집착하도록 하기 때문에 나 허영심에 차 있는 저들에게 너그러운 것이다.

 

 

 

악한 자 보기를 마다하지는 않겠다는 것

 

세상살이를 위한 나의 세 번째 전략은 너희가 겁에 질려 있다 하여 악한 자 보기를 마다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작열하는 태양이 부화하고 있는 경이로움들, 이를테면 호랑이와 종려나무 그리고 방울뱀을 바라보는 나는 행복하다.

 

사람들 가운데도 작열하는 태양이 부화한 새끼가 있으며, 악한 자들에게도 경이로운 일이 많이 있다.

 

실은, 너희 가운데 더없이 지혜롭다는 자조차도 내게 그토록 지혜롭게 보이지는 않듯이, 나 사람들이 악하다고 할 때 그 악이란 것도 그 명성만큼이나 대단하지는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도록

 

나 변장하고 있는, 몸을 잘 가꾸고 허풍을 떨어가며 "선한 자 그리고 정의로운 자"인 양 뻐기고 있는 너희가 보고 싶다. 이웃들이여, 동료 인간들이여.

 

그리고 나 또한 변장한 채 너희 틈에 앉아 있고 싶다.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도록 말이다. 이것이 세상살이를 위한 나의 마지막 책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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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닫혀 있는 창 주변을 살금살금 기어다니는 것들

 

아니다. 나는 지붕 위를 기어다니는 저 수코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반쯤 닫혀 있는 창 주변을 살금살금 기어다니는 것들은 하나같이 역겹다!

 

 

정직한 자는 발소리를 죽여가며 걷지 않는다

 

그는 경건하게 그리고 조용조용 별들로 총총한 양탄자 위를 거닌다. 그러나 나는 박차 소리조차 내지 않고 살금살금 다가오는 사내들의 발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직한 자는 발소리를 죽여가며 걷지 않는다. 그런데 저 고양이, 대지 위를 살금살금 소리 없이 걸어가고 있지 않은가. 보라, 달이 저쪽에서 고양이처럼 눈치를 보아가며 다가오고 있으니.

 

 

달을 닮아 그런 것

 

너희 또한 이 대지와 지상의 것을 사랑하고 있다. 나 너희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너희가 하고 있는 사랑 속에는 수치심이 있고 양심의 가책이란 것이 있다. 달을 닮아 그런 것이다!

 

 

그 사물로부터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때

 

"그리고 백 개의 눈을 지닌 거울처럼 사물 앞에 드러누울 뿐 그 사물로부터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때, 그런 것을 나는 온갖 사물에 대한 때묻지 않은 깨침이라고 부른다."

 

  

그 욕망을 비방하는 것도 그 때문

 

오, 성마른 위선자들이여, 음탕한 자들이여! 너희의 욕망은 순진무구하지가 못하다. 너희가 그 욕망을 비방하는 것도 그 때문이렸다!

 

 

순진무구

 

순진무구란 것은 어디에 있는가? 생식의 의지가 있는 곳에 있지. 그리고 자기 자신을 뛰어넘어 창조하려는 자, 그런 사람이야말로 더없이 순수한 의지를 갖고 있는 자다.

 

 

거세된 곁눈질이 "관조"라 불리기를 원하고 있으니

 

아름다움이란 것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의지를 다 기울여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곳에 있다. 하나의 형상이 단지 하나의 형상에 그치는 일이 없도록 내가 사랑하고 몰락하고자 하는 그런 곳 말이다.

 

사랑하는 것과 몰락하는 것. 이것들은 영원히 조화를 이루어왔다. 사랑을 향한 의지, 그것은 기꺼이 죽음조차 서슴치 않는 것이다. 나 너희 겁쟁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노라!

 

그런데 이제 너희의 거세된 곁눈질이 "관조"라 불리기를 원하고 있으니! 그리고 겁먹은 눈길로 하여금 자신을 더듬게 하는 것, 그런 것이 "아름다운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니! 오, 고상한 이름을 더럽히는 자들이여!

 

 

그런 언변이지만

 

그러나 내가 하는 말은 변변치 못하며, 비근한 데다 유창하지도 않다. 너희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 나 그것을 즐겨 줍는다.

 

그런 언변이지만 나 아직도 위선자들에게 진리를 말할 수 있으렸다! 그렇다, 내가 주운 물고기뼈, 조개껍질, 그리고 가시 달린 잎들은 위선자들의 코를 간질일 수 있다!

너의 주변과 식탁 언저리에는 언제나 고약한 공기가 맴돌고 있다. 너희의 욕정에 찬 생각들, 거짓스럽고 비밀스러운 것들이 그 공기 속에서 감돌고 있으니!

 

 

정체가 드러난 달

 

저쪽을 보라! 정체가 드러난 달이 아침놀 앞에 핏기를 잃고 저렇게 서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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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추한 꼴에 내 영혼이 어찌 그리 웃어대던지

 

나 오늘 어떤 고매하다는 자, 어떤 엄숙한 자, 정신의 참회자를 보았다. 그 추한 꼴에 내 영혼이 어찌 그리 웃어대던지!

 

숨을 잔뜩 들이마신 자처럼 가슴을 부풀린 채, 그 고매하다는 자는 그렇게 말 없이 서 있었다.

 

사냥에서 잡은 볼썽 사나운 진리로 치장을 하고 갈기갈기 찢긴 옷을 겹겹이 입은 채 말이다. 거기에다 많은 가시덩굴이 그의 몸을 휘감고 있었지만 장미는 볼 수 없었다.

 

그는 어떻게 웃어야 하는지를, 무엇이 아름다움인지를 아직도 터득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이 사냥꾼은 시름에 잠긴 채 깨침의 숲에서 돌아온 것이다.

 

들판에서 한바탕 하고서 말이다. 그 엄숙한 얼굴에 아직도 한 마리의 들짐승이, 극복되지 못한 들짐승의 모습이 어른대고 있구나!

 

여차하면 덤벼들려는 호랑이처럼 그는 여전히 그곳에 그렇게 서 있다. 그러나 이처럼 긴장하고 있는 영혼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잔뜩 움츠리고 있는 것도 하나같이 내 취향에 맞지 않고.

 

 

취향

 

벗들이여, 취향과 미각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하는 게 아니라고 하려는가? 일체의 생명이 취향과 미각을 둘러싼 투쟁이거늘!

 

취향. 그것은 저울추인 동시에 저울판이요 저울질하는 자다. 저울추와 저울판, 그리고 저울질하는 자와의 실랑이 없이 삶을 영유하고자 하는 일체의 생명체에게 화가 있을지어다!

 

 

그때가 되서야

 

저 고매하다는 자가 자신의 고매함이란 것에 싫증을 느끼게 될 때, 그때가 되서야 그가 지닌 아름다움은 고개를 들 것이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나 그를 음미할 것이며, 그 진가를 찾아볼 생각이다.

 

그리고 저 고매하다는 자가 자신에게 등을 돌릴 때, 그때가 되서야 그는 그 자신의 그림자를 뛰어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정! 자신의 태양 속으로 뛰어들게 될 것이다.

 

 

이것저것 기다리느라 굶어 죽을 지경

 

저 정신의 참회자는 너무 오랫동안 그늘 속에 앉아 있었고, 그 때문에 그의 볼에서 핏기가 가셨다. 그리고 이것저것 기다리느라 굶어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의 눈에는 아직도 경멸이 서려 있다. 입가에는 역겨움이 감추어져 있고. 또 지금 쉬고는 있지만, 그는 여지껏 양지에 앉아 휴식을 취한 적이 없다.

 

 

시샘없이 존재하는 법도 터득하지 못했다

 

그는 괴수들을 제압하고 수수께끼도 풀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 자신의 괴수들과 수수께끼를 구제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저들을 천상의 어린아이로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의 깨침, 그것은 아직 웃음을 배우지 못했고 시샘 없이 존재하는 법도 터득하지 못했다. 그의 세찬 열정은 아직도 아름다움 속에서 진정되지 않고 있고.

 

 

너의 호의가 너의 마지막 자기정복이 되기를

 

고매하다는 자들이여, 근육의 긴장을 풀고 의지의 고삐를 푼 채 그렇게 서 있는 일이 너희 모두에게는 더없이 어려운 일이리라!

 

힘이 관대해져 가시적인 것 안으로 내려올 때, 나 그같은 하강을 두고 아름다움이라 부른다.

 

너 막강한 자여,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닌 너로부터 아름다움을 원한다. 너의 호의가 너의 마지막 자기정복이 되기를 바란다.

 

 

무기력한 앞발을 갖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나는 네가 온갖 악을 자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때문에 나 너에게서 선을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 나는 마비되어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무기력한 앞발을 갖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이 선하다고 믿는 겁쟁이들을 자주 비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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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유 가능한 것으로 만들려는 의지

 

더없이 지혜롭다는 자들이여, 너희는 너희를 앞으로 내몰고 열렬하게 타오르게 하는 것을 두고 "진리를 향한 의지"라고 부르는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유 가능한 것으로 만들려는 의지, 나 너희의 의지를 이렇게 부르는 바이다!

 

너희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무엇보다도 먼저 사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근거 있는 불신에서이기는 하지만 그것들이 사유 가능한 것들인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너희 의지가 바라는 것

 

그러나 존재하는 것은 모두 너희에게 순응해야 하며 굴복해야 한다! 너희 의지가 바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 것들은 매끄럽게 되어야 하며 정신이 거울과 반사로서 그 정신에게 예속되어야 한다.

 

더없이 지혜롭다는 자들이여, 이것이 힘에의 의지의 일종으로서 너희 의지의 전부렸다. 너희가 선과 악에 대해, 그리고 가치평가에 대해 말할 때조차도 그렇다.

 

 

마지막 희망이자 도취

 

너희는 아직도 너희가 그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 있는 그런 세계를 창조하려고 한다. 이것이 너희의 마지막 희망이자 도취렸다.

 

 

그런 조각배가 헤쳐 나가고 있는

 

본래 지혜롭지 못한 자들, 즉 민중은 한 척의 조각배로 헤쳐 나가고 있는 강물과도 같다. 가치 평가라고 하는 것이 가면을 쓴 채 엄숙하게 앉아 있는 그런 조각배가 헤쳐 나가고 있는.

 

 

민중이 선과 악으로 믿어온 것

 

너희는 너희 의지와 가치를 생성이라는 강물 위에 띄워놓았다. 민중이 선과 악으로 믿어온 것, 그것이 예로부터의 힘에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구나.

 

 

강물로서는

 

더없이 지혜롭다는 자들이여, 그런 손님들을 조각배에 앉혀놓고 화려하게 꾸미고 자랑스런 이름까지 지어준 것은 바로 너희였다. 너희가, 그리고 너희 지배 의지가!

 

강물은 이제 너희가 띄운 조각배를 멀리 떠내려 보낸다. 강물로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결이 부서져 포말을 내며, 노기를 띠고 용골에 부딪힌다 하더라도 문제될 것 별로 없다!

 

 

힘에의 의지

 

더없이 지혜롭다는 자들이여, 너희의 위험은 강에 있는 것도 선과 악의 종말에 있는 것도 아니다. 저 의지 자체에, 곧 힘에의 의지, 지칠 줄 모르고 생명을 탄생시키는 생명 의지에 있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의 천성에 대하여

 

내가 사용하고 있는 선과 악이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너희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 너희에게 생명에 대하여, 그리고 모든 생명체의 천성에 대하여 말하려 한다.

 

 

생명에 대한 의지가 아니라 힘에의 의지라는 것

 

오직 생명이 있는 곳, 거기에 의지가 있다. 그러나 나 가르치노라. 그것은 생명에 대한 의지가 아니라 힘에의 의지라는 것을!

 

생명체에 있어서 많은 것이 생명 그 자체보다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한 평가를 통해 자신을 주장하는 것, 그것은 힘에의 의지다!

 

 

더욱 강력한 폭력과 새로운 극복이 자라나고 있다

 

가치를 평가하는 자들이여, 너희는 선과 악에 대한 평가와 언어를 무기로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너희의 숨겨진 사랑이요 영혼의 광휘이며 전율이자 넘처 흐름이란 것이렸다.

 

그러나 너희의 가치로부터 더욱 강력한 폭력과 새로운 극복이 자라나고 있다. 그것에 의해 알과 알껍질은 부서지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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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심이 도사리고 있는 것

 

타란툴라가 순순히 기어 나오고 있구나. 반갑다, 타란툴라여! 등에 세모꼴 반점과 표식이 까맣게 찍혀 있구나. 나 네 영혼 속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네 영혼 속에 복수심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네가 어디를 물어뜯든, 그곳에는 검은 부스럼이 솟아오르지. 너의 독은 복수를 함으로써 영혼에 현기증을 일으키고!

 

 

평등을 설교하는 자들

 

평등을 설교하는 자들이여, 영혼에 현기증을 일으키는 너희에게나 이렇듯 비유를 들어 말하노라! 너희야말로 타란툴라요 숨어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는 자들이렸다!

 

이제 나 너희 은신처를 만천하에 드러내겠다. 그래서 나 너희의 얼굴에 대고 나의 드높은 웃음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최고 희망에 이르는 교량이자 오랜 폭풍우 뒤에 뜨는 무지개

 

나 너희가 친 거미줄을 찢어낸다. 약을 올려 너희를 허구의 동굴 밖으로 유인할 생각에서. 너희가 내세우고 있는 "정의"라는 말 뒤에 숨어 있는 복수심의 정체를 드러낼 생각에서.

 

복수로부터의 인간의 구제, 이것이 내게는 최고 희망에 이르는 교량이자 오랜 폭풍우 뒤에 뜨는 무지개이기 때문이다.

 

 

타란툴라의 심보

 

저 타란툴라가 원하는 것은 물론 그와 다른 것이지. "우리의 복수가 일으키는 폭풍우에 세계가 온통 휘말리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정의지." 저들은 서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와 평등하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복수를 하고 욕을 퍼부으려 하지." 이렇게 타란툴라의 심보는 다짐한다.

 

 

아들이 아버지의 폭로된 비밀임을

 

상처받은 자부심, 억제된 시샘, 너희 선조의 것일지도 모를 자부심과 시샘. 이런 것들이 너희 가슴속에서 불꽃이 되고 앙갚음의 광기가 되어 터져나오는구나.

 

아버지가 침묵한 것, 그것은 아들에게서 발설되기 마련이다. 아들이 아버지의 폭로된 비밀임을 나 때때로 발견했다.

 

 

심장이 아니라 복수심

 

저들은 열을 내고 있는 자들과도 같다. 그러나 저들을 불타게 하는 것은 심장이 아니라 복수심이다. 그리고 저들이 섬세하며 냉철해질 때도 저들을 섬세하며 냉철하게 만드는 것 역시 정신이 아니라 시샘이다.

 

 

질투심의 징후

 

저들의 질투심이 저들을 부추겨 사상가의 길을 가게도 한다. 그리고 이것이 저들이 하고 있는 질투심의 징후이니, 저들은 언제나 너무 멀리 간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친 나머지 차가운 눈 위에라도 누워 잠을 청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밖에.

 

 

남을 벌하려는 강한 충동을 갖고 있는 그 누구도 믿지 말라

 

저들이 내뱉는 온갖 탄식에서 복수심의 음향이 울려나온다. 저들이 하는 온갖 찬미 속에는 고통을 주려는 속셈이 깃들어 있고, 그리고 판관이 되는 것이 저들에게는 행복한 일인 듯하다.

 

벗들이여, 충고하건대 남을 벌하려는 강한 충동을 갖고 있는 그 누구도 믿지 말라!

 

그런 자들이야말로 열악한 천성에 열악한 피를 타고난 족속이다. 저들의 얼굴에 사형 집행인과 정탐꾼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자신이 얼마나 의로운가를 과시하기 위해 말을 많이 하는 자, 믿지 말라! 진정, 저들의 영혼 속에 들어 있지 않는 것은 꿀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입히기 위한 술책

 

이들 독거미들은 저들의 동굴 속으로 물러나 생에 등을 지고 있으면서도 짐짓 생에 대해서 좋게 좋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입히기 위한 술책이다.

 

이런 식으로 저들은 오늘날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에게 화를 입히려 든다. 저들에게는 죽음의 설교가 여전히 더없이 친숙하기 때문이다.

 

 

달그락거리는 표지

 

사람은 자신들의 적의 속에서 형상과 유령을 만들어낼 줄 아는 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형상과 유령을 동원하여 서로에 대항하여 최상의 전투를 벌여야 한다!

 

선과 악, 풍요와 빈곤, 숭고함과 변변치 못함, 그리고 가치의 모든 명칭들, 이것들은 무기가 되어야 하며, 생은 항상 자기 자신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는, 달그락거리는 표지가 되어야 한다!

 

 

타란툴라의 생각

 

아! 방금 나의 오랜 적, 타란툴라가 나를 물었구나! 멋지고 확실하게 그리고 제대로 나의 손가락을 물었구나!

 

"마땅히 형벌이 있어야 하고 정의가 있어야 한다. 그로 하여금 이곳에서 아무 대가 없이 적대 관계를 예찬하는 노래를 부르도록 해서는 안 된다!" 타란툴라의 생각이다.

 

그렇다, 그는 복수를 한 것이다! 아! 이제 그는 복수를 함으로써 나의 영혼에까지 현기증을 일으키리라!

 

벗들이여, 현기증을 일으키지 않게끔 나를 여기 이 기둥에 단단히 묶어달라! 나는 복수의 소용돌이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폐허가 된 기둥 위에 올라 수행하는 성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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