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필사하기'가 유행처럼 번지는 듯한 분위기가 있었다. 필사하기 좋은 책들이 필사 노트와 함께 팔리기도 했었다. 나도 이미 오래 전부터 필사의 유익함을 체험한 터여서 내심 그런 분위기가 반가웠더랬다. 한 권의 책을 읽는 동안 밑줄 하나 긋지 않는다는 것은 얼마나 게으른 태도인가. 또한 한 권의 책을 읽고 나서도 그 책 속에 담긴 문장들을 단 한 줄도 옮겨 쓰지 않는다는 것은 얼마나 무심한 태도인가.

 

나는 책을 읽는 동안에 노트에 뭐라도 좀 끄적거려야 마음이 놓였다. 그래서 시시때때로 근사한 대학 노트를 마련하는 걸 무슨 낙으로 삼을 정도였다. 아래 사진만 봐도 그렇다. 이 노트는 군복무 시절에 PX에서 구입했는데, 합성수지 커버에 중간 중간에 색깔이 다른 컬러 내지도 딸려 있는 걸 보면 (병사 월급에) 돈푼깨나 줬던 듯하다.



이 노트를 보노라면 무슨 습작이라도 한 권 쓸 것처럼 자못 거창하게 어쩌구 저쩌구 장식을 해 놓았지만, 사실 그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가 보면 별다른 건 없다. 그저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면서 남긴 잡다한 흔적들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래도 그게 어디랴 싶긴 하다. 만약에 내가 이런 독서 노트조차 남겨 놓지 않았더라면 내가 까뮈를 1984년 9월 15일에 만났다는 사실을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또한 그해 9월에 읽었던 몽테뉴의 수상록이 내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내가 알라딘 서재에 터를 잡고 이런 저런 리뷰나 페이퍼를 쓰기 시작했을 때에도 당연히(!) '독서 노트'를 새로 마련했었다. 그런데 그 때는 독서노트를 한꺼번에 좀 많이 샀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책을 읽겠노라 다짐했기 때문에 독서노트 몇 권쯤은 금방 채울 듯했고, 여러 해 동안 책을 읽자면 다량의 독서노트가 필요할 듯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한꺼번에 왕창 구입한 독서 노트를 쓴 지 여러 해가 지나자 차츰 독서 노트에 책 속의 내용을 옮겨쓰는 분량이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헀다. 왜냐하면 언제부턴가 독서 노트를 디지털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독서 노트도 세월이 지나면서 차츰 불편해졌다. 책 속의 문장들을 독서 노트에 옮겨 적고, 그 문장들 사이로 내 생각을 마음껏 적어 넣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어느 정도 분량이 쌓이기 시작하니 도무지 '검색'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간신히 내가 원하는 문장을 찾아낸다고 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일일이 다시 타이핑을 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였다. 그렇게 해서 오랫동안 습관화되었던 '아날로그 필사'도 차츰 '디지털 필사'로 옮겨가게 되었다.



이제서야 겨우 깨달은 사실이지만, 아날로그 독서 노트는 어느덧 구시대의 유물로 변했다. 한때는 이 노트 속에 담긴 내용들까지 몽땅 디지털화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분량이 너무 많아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새로운 책들도 읽어야 했고, 새롭게 읽은 책 속에 담긴 좋은 문장들도 부지런히 타이핑해서 갈무리하기 벅찼기 때문이다.



어쨌든 오랫동안 나와 함께 해 왔던 독서 노트들도 차츰 내게서 멀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말기를! 또한 너희들을 불구덩이에 던져 넣을 일은 결코 없을 테니 너무 겁먹지도 말기를.





지난 연휴 동안에 <밑줄긋기와 필사에 대하여>라는 동영상을 하나 만들면서 그 동안 내가 필사에 힘을 기울였던 책들을 한꺼번에 불러 내서 책장 앞에 쌓아 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통째로 발췌 필사를 마무리한 책이 대략 서른 여섯 권이고, 필사를 절반 혹은 1/3쯤 진행했던 책들도 열 권 남짓 되었다. 이 책들의 쪽수를 다 더해봤더니 무려 29,341쪽이나 되었다!(필사를 마친 책이 22,222쪽, 필사를 중도 포기한 책이 7,119쪽이었다.)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난 뒤에 유튜브 검색창에서 '필사'를 검색해 봤더니 의외로 필사 영상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깜짝 놀랐다. 감성이 중요시되는 흐름 때문인지 펜으로 또박또박 써나가는 필사 영상이 의외로 어필하는 듯하다. 내가 독서 노트를 버리고 디지털 필사로 갈아탄 것이 도리어 시대 흐름에 역행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러나 어쩌랴. 이제는 더이상 아날로그 필사로 돌아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을.


동영상 링크 주소는 ☞ https://youtu.be/PGOAnsodd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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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0-05-05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필사가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되는지는 몰라도 그래도 뭔가를 적으며 읽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은 벌써 제 기억에서 차이가 나더라구요^^
그 많은 기록의 산물이 oren님을 유투버로 이끌지않았나 생각됩니다^^
다시 한번 감탄합니다**

oren 2020-05-05 13:51   좋아요 1 | URL
필사가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했다기 보다는 아날로그 필사에서 디지털 필사로 ‘진화‘했다고 보는 게 더 좋을 듯해요. 물론 ‘필사‘라는 말 그대로, 펜을 들고 종이에 꾹꾹 눌러 쓰는 행위야말로 진정한 필사가 맞겠지만, 베껴쓰기에 방점을 찍게 되면 타이핑해서 옮겨 적는 행위도 필사라고 불러야 마땅하겠지요. 이 시대 최고의 독서가인 알베르토 망겔 역시 ‘디지털 필사‘를 강조했고요.

저는 오늘에서야 문득 ‘필사의 놀라운 힘‘을 새삼 깨닫게 되었답니다. 필사를 하는 동안 나도 모르게 ‘표현력, 어휘력, 설득력‘ 등이 향상되었다는 걸 알았거든요. <필사 인생 12년>이라는 타이틀로 영상을 만든 김시현 작가님의 영상을 보면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저는 필사 경력이 17년씩이나 되니, 그 세월 동안 천재 작가들의 문장을 끊임없이 베끼고, 교정하면서 다시 읽고, 갈무리한 필사 내용을 수시로 꺼내 반복해서 읽고 하는 사이에 저도 모르게 그런 능력들이 향상된 것일 테지요. 몽테뉴, 헨리 데이빗 소로우, 쇼펜하우어, 니체, 호메로스, 플루타르코스, 오비디우스, 키케로, 애덤 스미스, 세르반테스, 톨스토이, 베르그송 등등을 만난 것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인데, 그들의 문장을 베끼고 다시 읽고 하는 사이에 그들의 멋진 문장력까지도 알게 모르게 모방하게 되니, 필사만큼 좋은 독서법도 드물지 않나 생각합니다.

참고로, 김시현 작가님의 <필사 인생 12년> 동영상도 한번 살펴보세요~
https://youtu.be/G3WYhlO5_Bs

막시무스 2020-05-05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첩과 함께 백두산, 이집트 여행!
너무 인상적입니다! 이번 영상도 잘 보았고 많이 배웠어요!ㅎ 감사합니다!

oren 2020-05-05 13:48   좋아요 0 | URL
산행수첩에는 정말 많은 땀이 베어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숨이 턱에까지 차오르는 순간을 넘어 탁 트인 능선의 바위 위에 걸터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행수첩‘을 꺼내 자그마한 기록을 남기는 기쁨을 쉽게 포기하진 못하겠더라구요.^^ 제 영상 애시청해 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0-05-06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뛰는 놈 위에 날으시는 분이십니당~~
저도 한때 노트에 열심히 필사했었는데... 요즘은 가끔 노트북으로 좋은 글을 옮겨 적습니다.
볼펜보다 자판이 편해서요. 그리고 오디오북을 애용하고 있어요.
오렌 님의 유튜브를 들을 때도 있어요. 눈이 피로하니 귀를 사용하게 되네요.
의외로 듣는 재미가 있어요. 여전히 종이책을 좋아합니다만...

오렌 님의 글씨체를 보니 주관이 뚜렷하고 의지가 강하고 바른생활 아저씨 같습니다. 제가 제대로 봤는지 모르겠네요.
느낌이 그렇습니다. ㅋ

oren 2020-05-09 15:28   좋아요 1 | URL
페크 님께서도 필사를 좋아하시는 줄은 예전부터 잘 알고 았었지요.^^
책 속의 좋은 문장들을 정말 많이 알고 계시는 분 가운데 한 분이 페크 님이셨으니까요.
밑줄긋기와 필사는 어쩌면 <능동적인 독서>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우리가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늘 해 왔던 숙제가 바로 ‘어디서 어디까지 베껴 오라‘는 거였으니까 말이지요.
제 글씨체는 정성들여 쓸 때는 봐줄 만하다 싶어도, 바쁘게 대충 쓰면 이내 흐트러지고 마는 듯해서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답니다. 잘 차려 입었던 옷도 벗어놓으면 꼴사납게 변하듯, 그런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아무튼 제 글씨체도 좋게 봐주시고, 제 영상까지 들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페크 님~~

초록별 2020-05-10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 유튜브 시청 잘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블로그도 하시나요?

oren 2020-05-10 22:35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초록별 님~
블로그는 알라딘 서재 블로그가 메인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도 있긴 하지만, 최소한으로 이용하고 있답니다.
https://blog.naver.com/ojcojj
유튜브에 올리는 제 영상 봐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marine 2020-06-15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씨를 잘 못 써서 필사 대신 자판으로 치는데 문제는 손가락이 아프고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어려운 책도 옮겨 적다 보면 이해가 확실히 잘 되는 것 같긴 한데 중요한 부분만 옮기는데도 시간이 너무 걸려 그 시간에 책을 더 읽는 게 나은가 늘 고민이 됩니다.

oren 2020-06-20 00:21   좋아요 0 | URL
저 역시 그런 고민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필사‘는 예로부터 아주 고된 작업을 상징하는 것이었고, 그 고된 일을 통해서 뛰어난 작가의 문장들이 내 몸 속으로 조금씩 들어와 앉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 빌어먹을 보바리 때문에 나는 괴롭다 못해 죽을 지경이다 …… 나는 지겹고 절망적이다 …… 기진맥진한 상태다 …… 보바리가 나를 때려눕힌다 …… 태산을 굴리는 듯 지겹다 …… 정말이지 보바리는 따분해서 견딜 수가 없다."

 - 플로베르, 1852년 6월에 쓴 <편지> 중에서

 

 * * *

 

유튜브 동영상을 만드는 데도 '창작의 고통' 같은 게 있을까?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어떠한 동영상이든 이제껏 이 세상에 존재한 적이 없는 새로운 동영상을 만든다는 점에서, 유튜브 영상들은 기실 대부분이 창작물들이다. 그 창작물의 재료들이 상당 부분 이미 존재해 있는 것들을 이리저리 끌어모으고 재조합했다고 하더라도, 창작물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도 아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은 얼마나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가.

 

그런데, 책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라치면 솔직히 겁이 좀 난다. 텍스트로 이뤄진 대본이야 얼마든지 마음 내키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 텍스트를 영상으로 변환하는 데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뒤따를 수밖에 없으며, 도저히 만족스러운 영상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경우를 만날 때마다 어쩔 줄 몰라 전전긍긍하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쓴 대표작인 『댈러웨이 부인』이나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쓴 『마담 보바리』와 같은 작품도 마찬가지다. 텍스트로는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그 설명을 뒷받침하는 영상 컨텐츠를 찾아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이들 작품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 예전에 써 둔 서평글을 살피는 동안 그런 생각부터 앞섰다. 이들 작품을 동영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끝내 중도에 좌절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왜 없겠는가.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작가 특유의 '예민한 감각으로 포착한' 형언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을 영상으로 표출하는 데 상당한 한계가 있었다.(보석 같은 물방울들을 잔뜩 매달고 영롱하게 빛나는 거미줄의 이미지가 나를 도와주었다!)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미지를 찾아 끊임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결국 어느 정도 스스로 타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영상 컨텐츠가 확보되는 경우도 아예 없지는 않았다.

 

 -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 어머니, 언니, 남편의 이미지를 찾는 건 기본 중에 기본이다.

    작가의 삶과 연관된 사진 자료들이 풍성할수록 동영상 작업은 탄력을 받는다.

   『댈러웨이 부인』을 바탕으로 쓴 『디 아워스』라는 작품의 작가 얼굴도 이번에 처음 만났다.

 

 

 -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는 학자이자 문필가였다.

   왕립학회 회장을 지낸 토머스 헉슬리도 아버지의 친구였다.

   『멋진 신세계』를 쓴 올더스 헉슬리는 토머스 헉슬리의 손자였다.

 

 

  -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다.

    『일반이론』을 쓴 저명한 경제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버지니아 울프의 '블룸즈버리 그룹' 멤버였다.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나에게 확보된 이미지 자료는 플로베르의 얼굴 사진 한 장과 크루아세를 묘사한 그림 한 장이 전부였다. 과연 이렇게 허술한 기초 자료 위에서도 『마담 보바리』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텍스트를 대본 삼아 녹음한 분량만 해도 20분이 훌쩍 넘는데, 이 새까만 바탕 위에 1,200초(20분×60초)나 되는 기나긴 시간을 어떤 이미지로 채워나갈 수 있을지 참 막막했다. 그런데 계속 고민하고, 찾고, 끌어 모으고 하다 보니 결국 빈 틈들을 어떤 식으로든 채울 수 있었다. 한 장밖에 없던 플로베르의 사진도 예닐곱 장이나 마련할 수 있었다.

 

 

 - 엠마 보바리의 첫 번째 외간 남자였던 청년 레옹의 이미지는 너무 근사한 반면,

    엠마 보바리는 소설에서 그려진 것처럼 그렇게 뛰어난 미인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 엠마 보바리의 남편인 샤를르 보바리는 시골 의사 답지 않게 무척 세련된 모습이다.

   소설을 읽을 땐 아무런 이미지도 떠올리지 못했던 포목상 뢰르, 바람둥이 로돌프의 이미지도 찾아냈다.

 

 

 - 플로베르는 루앙 태생이고, 소설 속에서도 루앙이 자주 언급된다.

   이번에 동영상을 만들면서 비로소 '루앙'이 어떤 곳인지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소설가 플로베르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센 강변의 크루아세'라는 곳도 마찬가지였다.

 

 

어느덧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올린지 석 달이 훌쩍 지났다. 내 채널의 구독자 수도 400명을 훌쩍 넘기고 보니, 영상 하나를 만들어 올리고 나면 이내 다음 영상을 만들어 올릴 궁리에 바쁘다. 동영상의 업로드 주기가 하루, 이틀만 늘어나도 나 스스로 '마감'에 쫓기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 * *

 

동영상 링크 주소는  https://youtu.be/MTUYTbjXDbA


 

 

동영상 링크 주소는 https://youtu.be/awC0tN9mW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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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3-28 2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울프와 헉슬리의 관계가 친구 이빠의 선자!!! 우아
저 운전하먄서 유터브 들을래요~!
전자책 읽기는 넘 느려 거민중이었거든요 :-)

oren 2020-03-28 23:25   좋아요 2 | URL
학자이자 비평가였고 이름난 문필가였던 부친 덕분에, 버지니아 울프는 어려서부터 지적인 자극을 흠뻑 받으며 성장했지요. 당연히, 버지니아 울프의 집엔 당대를 대표하는 문사들의 출입이 잦았고요.

찰스 다윈 이후 가장 유명한 생물학자였던 토머스 헉슬리도 부친과 가까운 친구 사이였을 정도죠. 왕립학회 회장을 지낸 토머스 헉슬리는 다윈의 『종의 기원』(1859년) 서문에도 등장하고요. 『멋진 신세계』를 쓴 올더스 헉슬리는 바로 토머스 헉슬리의 손자였죠.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도 실존 인물이었던 찰스 다윈과 토머스 헉슬리가 잠깐 등장하는 걸 보면, 버지니아 울프가 아빠의 친구였던 토머스 헉슬리로부터 ‘찰스 다윈‘의 이야기를 엄청 들었지 싶은 추측도 듭니다.^^

초딩 2020-03-29 00:26   좋아요 2 | URL


아 ~ 그리고 댈러웨이 부인 역자가 최애리님이네요 ^^ 열린책들이고요.
열린책들의 최애리님의 ‘등대로‘를 읽을 때, 역자분이 너무너무 너무너무 좋았답니다. ‘글이 곱다‘라고 생각했어요 ^^
같은 출판사 같은 역자로 댈러웨이 부인도 읽어봐야겠어요 ^^
그리고 예전에 미국 ‘델라웨어‘ 운전하고 지나다 거기 휴계소에서 잠시 쉬었는데, 순간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랑 무슨 상관일까 한참 생각했던 기억이 있네요 :-)

oren 2020-03-29 02:08   좋아요 2 | URL
<댈러웨이 부인>의 역자인 최애리 님은 <아카넷 한국연구재단총서>에서 발간한 버지니아 울프의 <밤과 낮>도 번역하신 분이네요. 아카넷의 ‘학술명저번역 시리즈‘까지 맡은 분이니, 번역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을 듯합니다.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서도 나름 조예가 깊으신 분 같고요.

미국의 ‘델라웨어‘에서 ‘댈러웨이 부인‘을 떠올리셨다니, 초딩 님은 이미 오래 전부터 버지니아 울프의 이 유명한 책을 맘 속에 담아놓고 계셨었군요. 저는 델라웨어가 어드메쯤에 있는 줄도 모릅니다. 미국은 서부로 한 번, 동부로 한 번, 딱 두 번밖에 가보질 못해서, 한 번쯤은 내륙쪽으로 좀 더 들어가 보고 싶어요.. 세인트루이스라든지, 네브라스카 라든지... 내슈빌이라든지.. 델라웨어라든지 말이지요..

초록별 2020-03-28 22: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님 덕분에 책읽는 기쁨이 배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

oren 2020-03-28 23:24   좋아요 2 | URL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시는 분들 중엔 진짜로 책에 관심이 있어서 일부러 검색해서 찾아오는 경우도 있고, 책과는 담을 쌓고 지내온 분들이 그냥 심심풀이로 영상을 열어보는 경우도 있는 듯해요. 그 대신 알라디너 분들은 진짜로(!) 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이미 소개된 작품을 읽고 나서 ‘이 양반은 또 무슨 객쩍은 소리를 늘어놓을까‘ 궁금해서 영상을 보시는 분들도 있지 싶어요. 암튼 제 영상 덕분에 책 읽는 기쁨이 배가 되었다니, 제게는 그보다 더한 보람이 없습니다.^^

라로 2020-03-29 0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익하고 즐거운 감상이었습니다! 오렌 님 정말 대단하세요!! 매번 감탄사가 나오네요~~~. 감사합니다!!! ^^

oren 2020-03-29 12:38   좋아요 0 | URL
라로 님께서도 제가 만든 영상을 봐주셨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구글의 인공지능이 워낙에 똑똑해서 영상의 시청시간, 시청횟수, 좋아요, 댓글 등등을 일일이 점수화해서 ‘영상 노출 빈도‘를 결정한다고 하니,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상 시청이 모두 소중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라로 님의 영상 시청에는 인공지능조차 결코 알아채지 못하는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고 믿습니다. 늘 성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초딩 2020-04-02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oren 님 안녕하세요~
오늘 출근하면서 유투브 만드신 안나 카레니나와 톨스토이 소개 영상 봤습니다~
완전 감동했했습니다. 레빈, 키티 등의 등장 인물 이름을 영상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을 때의 감상이 돋았습니다.
책과 톨스토이에 대한 통계, 당대의 말들 그리고 마담 보바리와 디킨스 소설을 이용한 비교 설명.
그리고 oren님의 통찰력 넘치는 서평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잘 준비하신 것이 묻어나는 영상을 보고, oren님에게 큰 감사 드립니다.

영상 주소
https://youtu.be/3rMl-7frvAc

oren 2020-04-03 00:58   좋아요 2 | URL
제가 만든 영상을 그 바쁜 출근 시간에 보셨다니, 초딩 님의 시간 활용법도 대단하시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사실 제가 만든 영상은 거의 대부분이 25분 가까운 러닝 타임을 갖는 긴 영상들이어서, 좀처럼 ‘풀시청‘하기가 어려운데, 출근 시간에 제 영상을 보셨다면 당연히(!) 풀시청이 가능했을 테고, 남겨주신 댓글만 보더라도 초딩 님께서 제 영상을 얼마나 꼼꼼하게 집중해서 보셨는지 단박에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제가 무슨 문학 전공자도 아니고(저는 경영학을 전공했고, 일하는 분야도 제 전공에 맞는 쪽이고요.), 유튜브 활동을 위해 무슨 오랜 준비를 한 것도 아닌데, 말 그대로 ‘어쩌다 유튜버‘가 되어,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능력껏 동영상을 만들 뿐입니다. 그런데, 동영상은 한 번 만들어 올리면 수정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한 번 유튜버에 올려 놓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지 접근할 수 있고, 또 (일부러 삭제하지만 않는다면) 오래도록 유튜브 플랫폼에 남아 있을 터이기 때문에, 온갖 부족한 지식이나마 마른 수건을 짜듯 최선을 다해 동영상을 만들게 되는 듯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매주 1회‘ 정도로 동영상을 만들어 올린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풍성한 영상들이 쌓일 테고, 뛰어난 작가들이 남긴 걸작들을 소개하는 동영상들이 50개, 100개, 200개, 차근차근 계속 쌓이다 보면, 하나의 ‘디지털 도서관‘처럼 제 채널에 오셔서 ‘책 읽는 재미‘에 빠질 수도 있으리라는, 그런 발칙한 상상도 해 보고 있습니다. 늘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2020-04-07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7 2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REBBP 2020-05-31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방금 생각난 아이디어 인데 텍스트 (대본) 을 보고 알아서 유사 이미지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작성하면 편할것 같 습니다. 잘 찾아보면 나와 있는 것도 있을수 있고요. 한번 찾아보고 없으면 만들수 있나 봐야 겠어 요.

oren 2020-05-31 18:45   좋아요 0 | URL
그런 놀라운 아이디어도 있군요. 정말로 그런 게 있다면 영상 만드는 일이 한결 수월할 것 같기도 합니다. 문학작품의 경우에는 텍스트에 알맞는 영상들을 찾기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 철학이나 역사 또는 과학과 같은 주제를 다루는 책들을 소개할 때는 관련 영상들을 찾는 일이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에 가까운 영상들을 구경하기 어려울 때가 많거든요. 좋은 아이디어나 방법이 있으면 제게도 꼭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들려주소서, 무사 여신이여! 트로이아의 신성한 도시를 파괴한 뒤

많이도 떠돌아다녔던 임기응변에 능한 그 사람의 이야기를.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시를 보았고 그들의 마음을 알았으며

바다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전우들을 귀향시키려다

마음속으로 많은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못된 짓으로 말미암아

파멸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 이 일들에 관해 아무 대목이든,

여신이여, 제우스의 따님이여, 우리에게도 들려주소서!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1권 제1∼10행

 

 * *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뒷세이아』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드느라 정말 악전고투했다. 24분 남짓한 영상 하나를 만드는데 무려 50시간 이상은 쏟아부은 듯하다. 이 유명한 서사시를 소개하는 일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님은 미리 짐작하고 있었지만, 막상 동영상으로 만들려다 보니 내 능력에 벅찬 과제들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내레이션으로 쓸 대본은 4년 전에 쓴 '리뷰'를 바탕으로 했는데, 그 대본을 그대로 쓰자니 영상으로 변환하는 일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영상에 맞는 대본으로 여러 번 개작을 하고 나서 녹음을 했지만, 그때마다 녹음한 내용을 영상화하는 데 실패했다. 그래서 또다시 대본을 고치고, 또 녹음하기를 반복했다. 텍스트 위주로 만든 컨텐츠를 영상 위주의 컨텐츠로 바꾸는 게 이처럼 어렵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이렇게 대본을 자주 바꾸고, 녹음을 다 마쳤다가도 다시 영상화 작업에서 도로 '처음으로' 되돌아가 대본 고쳐쓰기를 반복했던 건 무엇보다도 영상의 난이도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800년 전에 음유시인이 운율에 맞춰 노래가락으로 낭송하던 '고대 서사시'를 유튜브로 소개하자니, 그 간극이 얼마나 크겠는가.

 

유튜브에서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 때마다 고민스러운 게 바로 '난이도 조정'이다. 알라딘 서재처럼 평소에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글을 쓸 땐 전혀 고민하지 않던 문제가 유튜브에서는 '핵심 관건'이 되는 셈인데, 불특정 다수의 전세계인들을 대상으로 만드는 '책 소개 동영상'이니만큼, 책에 담긴 내용들만을 지나치게 강조할 수도 없고, 책에서 벗어난 얘기만 변죽을 울리듯이 다룰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녹음까지 다 마친 대본을 세 번, 네 번 거듭 내다버리자니 미칠 지경이었다. 24분짜리 영상이라도 막상 녹음 작업을 하다 보면 1시간은 족히 걸리고, 그걸 하자 없이 편집하자면 또다시 한시간쯤 걸린다, 그렇게 만든 파일을 버릴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 무슨 개고생인가 싶었다. 글이라면 '퇴고'를 거듭할수록 글이 매끄러워지고 윤이 날 테지만, 녹음을 거듭한다고 내 목소리가 갑자기 꿀 바른 것처럼 귀에 착착 감기는 소리로 바뀔 턱도 없으니 말이다.

 

결국 몇 번이나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와서 찬찬히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이랬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자, 남들이 내 영상을 보다가 어렵다 싶으면 도중에 영상을 끄고 나가면 그만이고, 그래도 내 영상이 볼 만하다 싶으면 5분 혹은 10분쯤은 볼 사람도 있을 테지, 싶었던 것이다. 지나치게 '난이도'에 신경을 쓰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정말로 역설적이게도, 내가 지금껏 올린 영상 가운데 '누적 시청시간'이 가장 많은 영상은 <몽테뉴 수상록>이고,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영상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읽기>이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그 두 작품을 소개할 때는 난이도고 뭐고 전혀 고려치 않고, 볼 사람이 있으면 볼 테지, 라는 식으로 무대뽀로 만든 영상이었으니 말이다.)

 

어쩄든 영상 제작의 최우선 고려 사항은 영상을 시청할 사람들의 눈높이인데, 정작 『오뒷세이아』를 읽은 독자들조차도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영상에 포함시키자니 그것만으로도 영상이 너무 딱딱하고 따분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어렵다고 여겨지는 내용들은 과감하게 쳐내고 다시 녹음을 했다. 그리고 또다시 영상화하는 작업을 진척시켜 봤지만 그래도 여전히 영상화하는 데 많은 난관들이 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텍스트 중심의 컨텐츠'를 '영상 중심의 컨텐츠'로 바꾸는 데 있어서 예상치 못한 장벽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또다시 대본을 일부라도 뜯어 고쳤다. 가능하면 좀 더 영상으로 변환하기 쉬운 쪽으로 내용을 계속 바꿔나갔다는 얘기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동안에 '녹음 작업'도 매번 다시 했다. 최종 결과물인 24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녹음 시간'만 대략 5시간 이상 허비한 듯하다.

 

『오뒷세이아』를 영상으로 해설하는데 뒤따르는 또다른 어려움은 '알맞은 이미지'를 찾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이었다. 『오뒷세이아』에 담긴 이야기가 너무나 다채롭고도 방대한 데 비하여, 정작 그 이야기들을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대로 맞춤하게 보여줄 자료들은 의외로 매우 빈약했다. 아무리 찾으려고 이리저리 뒤져봐도 내가 상상했던 멋진 그림들은 좀체로 구경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일말의 위로를 얻었던 건 '외눈박이 거인 폴뤼페모스'에 얽힌 이야기, '세이렌의 유혹'을 견디는 이야기, '나우시카 공주'와 만난 이야기를 다룬 그림들은 꽤나 풍성했다는 점이다.

 

 - 외눈박이 거인의 눈을 멀게 한 뒤 양떼들의 배에 매달려 동굴을 빠져나오는 오뒷세우스 일행들

   (눈 먼 거인은 양떼들의 등어리를 더듬거리며 혹시라도 도망자가 없는지를 체크한다.)

 

 

 - 외눈박이 거인 폴뤼페모스로부터 간신히 빠져나와 도망치면서 거인을 조롱하는 오뒷세우스

   '아무도 아니'라고 자신의 이름마저 속였던 오뒷세우스는 이때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알려 준다. 

 

 

 - 세이렌의 유혹을 견디는 오뒷세우스

 

오뒷세우스의 이야기 가운데 영상으로 설명하기가 가장 어려운 부분은 제11권에 나오는 <저승> 이야기와 오뒷세우스가 고향 '이타케'에 도착한 이후의 이야기였다.(사실 『오뒷세이아』는 전체 24권 가운데 딱 절반이 이타케에 도착한 이후의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묘사한 그림들이 이상하리만치 매우 드물었다. 『오뒷세이아』의 가장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가 '귀향'인데, 천신만고 끝에 오매불망 꿈에도 그리던 고향땅에 도착한 오뒷세우스가 '감격'에 겨워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다. 더군다나 오뒷세우스가 연로한 아버지와 다시 만나고,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아내 페넬로페와 재회하고, 난생 처음 보는 아들 텔레마코스와 만나는 장면 등은 더더욱 찾기 어려웠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산가족이 재회하는 눈물겨운 상봉 장면'이나 온 가족이 오붓하게 모여 있는 <가족 사진> 같은 그림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오뒷세이아』를 조금이나마 더 그럴싸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나는 끊임없이 내 입맛에 맞는 '이미지'를 찾아 헤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내가 원하는 그림들을 좀처럼 찾아내지 못할 땐 답답한 마음을 떨치기 어려웠다. 왜 숱한 화가들이 내가 상상했던 그런 그림들을 남겨놓지 않았는지 의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오뒷세우스가 저승에서 아킬레우스를 만나는 장면은 다른 책에서도 숱하게 이야기되는 '명장면' 가운데 하나인데, 그 장면을 묘사한 그림은 또 왜 아예 없는지, 내가 바보여서 찾아내지 못한 것인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 플라톤의 『국가』에서도 언급된 <제11권_저승>의 한 대목

 

 

아무튼 악전고투 끝에 열흘 이상을 매달려 간신히 동영상을 완성하고 나니 어느새 열흘 가까이 훌쩍 날짜가 바뀌어 있었다. 영상을 다 만들고 나서 뒤늦게 확인해 보니, 내가 이 영상을 만들기 위해 직접 만들거나 인터넷에서 찾아낸 이미지들을 살펴보니 거의 234개나 되었다. 물론 이 가운데 실제 영상 제작 과정에는 포함되지 않은 이미지들도 있고, 여기엔 없는 이미지가 영상에 쓰인 경우도 있다.(다른 폴더에 있어서 캡쳐 이미지에는 빠져 있다.)

 

 - 호메로스를 언급하자니 자연스레 다른 작가들도 여럿 언급해야 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라는 애니메이션 때문에 잠깐 등장한다.

 

 

 - 『오뒷세이아』를 언급하면서 까마득한 옛날에 읽었던 '아동 문학 작품' 이미지까지도 찾아야 했다.

     내가 어릴 때 즐겨 읽었던 작품들인 <보물섬>, <15 소년 표류기>, <80일간의 세계 일주>,

    <걸리버 여행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알라딘의 요술 램프>, <신밧드의 모험>,

    <정글북>, <톰 소여의 모험>, <로빈슨 크루소> 등등을 들먹였으니, 그 이미지들을 보여줄 수밖에...

 

 - 영화 <트로이>가 없었더라면 『오뒷세이아』를 설명하는 일은 더더욱 벅찼을 게 틀림없다.

 

 

 - 『오뒷세이아』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은 일일이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그런 부분들에 관한 설명들을 자세히 담아내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이 작품을 소개하는데 조금이라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이곳저곳에 집어넣었다. <오뒷세이아>를 맨 처음으로 읽었던 1980년 겨울의 이야기, 고등학교때 월탄 박종화 선생님 번역의 <삼국지>를 읽었던 추억도 소환했고, 텔레마코스 이야기를 할 때는 어느덧 훌쩍 어른이 다 된 아들녀석까지도 다시 불러냈다. 어쨌든 <오뒷세이아>는 오뒷세우스가 연로한 아버지와 나이 든 아내와 다 큰 아들을 20년 만에 다시 만나는 '가족 상봉 이야기'로도 볼 수 있는데, 내가 스무살 때 읽은 <오뒷세이아>만 하더라도 텔레마코스의 입장이었던 듯한데,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읽은 <오뒷세이아>는 어느덧 다 큰 아들을 둔 나이 많은 아버지의 입장에서 그 이야기를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됐고, 그 점은 다른 어떤 책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미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 신병교육 훈련을 끝마친 날, 감격적으로(!) 다시 만난 아들(2015년 8월)

 

 

아무튼 오뒷세우스의 모험 이야기는 2,8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끊임없이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져 왔고, 책으로도 읽혀 왔고, 이제는 유튜브 동영상에서도 등장할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다. 내가 온갖 시행착오끝에 어렵사리 만든 동영상이 마침내 내가 원하는 최종 목적지에 당도할 수 있을지 여부는 오로지 내 영상을 클릭하는 시청자들의 몫이다. 내가 원하는 최종 목적지가 어디냐고? 그 질문의 답은 물론(!) 영상 속에 담겨 있다.

 

 - 오뒷세우스를 묘사한 그림이나 조각들은 의외로 적다.

    이 조각상이야말로 내가 찾아낸 가장 뚜렷한 오뒷세우스의 모습이다.

 

 * * *

 

유튜브 링크 주소는 ☞ https://youtu.be/yNewF1DZ6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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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3-14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오렌 님은 정말,,,,,, 말을 더이상 잇지 못하겠어요. 늘 정진하고 계시군요!!
유튜브까지! 님은 정말 너무 멋지십니다!! 학교가 끝나고 시험을 보고 나면 님이 올리신 페이퍼와 유뷰브로 읽어야겠어요. 정말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oren 2020-03-14 17:10   좋아요 1 | URL
라로 님, 너우 오랫만입니다. 라로 님 특유의 발랄한 댓글을 볼 때마다 까마득한 옛날의 ‘나비 님 시절‘ 댓글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어서 화들짝 놀라게 됩니다.

유튜브는 정말로 우연한 기회에 시작했어요. 사실 틈 나는 대로 책을 읽고, 리뷰와 페이퍼를 써서 알라딘 서재에 올리는 일만 할 줄 알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유튜브를 해 보라‘는 강권 아닌 강권을 받고, 고민고민 하다가 갑자기 이 분야(!)에 뛰어들었답니다. 책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어 보니, 은근히 이게 재미가 있었습니다. 책만 읽어서는 그저 막연하게 상상했던 ‘머릿속 이미지들‘을 인터넷의 바다에서 발굴하는 재미도 있고, 그런 이미지 자료들과 제 목소리를 엮어서 ‘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물론 동영상을 하나하나 만드는 데는 무지 고달프지만요. 제가 올린 영상이 오래도록 남아서, 제가 모르는 미지의 독자들에게 언제든지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놓여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고요. 바쁜 학과 일정 끝나시면, 천천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라로 님도 유튜브 채널 한번 운영해 보시기 바랍니다. 라로 님의 적성에 딱 맞을 듯해서요.^^

cyrus 2020-03-14 18: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성 들여 쓴 글에 어울리지 않는 댓글일 수 있으나.... 아드님이 잘 생겼어요.. ㅎㅎㅎㅎ

oren 2020-03-14 18:28   좋아요 1 | URL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님.

막시무스 2020-03-14 21: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튜브보고 퀄리티에 깜짝 놀랐습니다!ㅎ 애독? 애청?ㅎ 채널이 될것 같아요! 감사드립니다!ㅎ

oren 2020-03-14 21:23   좋아요 2 | URL
막시무스 님 반갑습니다.^^

영상도 자꾸 만들 때마다 스킬들이 조금씩은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배경음악으로 <캐리비안의 해적>도 넣고, 박상민의 <중년>도 넣고, 또 <일리아스>에서는 쇳소리가 난다고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영화 <트로이>에서 아킬레우스가 헥토르와 칼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 나오는 소리를 세심하게 골라 집어 넣고, <오뒷세우스>에서 ‘바다의 파도 소리‘가 들린다고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특별히 오뒷세우스의 모험이 있었던 그리스 앞바다의 파도소리를 세심하게 골라 담았답니다. 비록 3초 내지 5초 정도에 불과한 짧은 시간 동안의 배경음이지만, 이런 작업을 하다 보면 금방 20분 혹은 30분씩 시간이 흘러가기도 합니다. 아무튼 ‘디테일에 강한 영상‘을 만들어 보려고 무지 애를 쓰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시청자분들께도 조금씩 전달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막시무스 2020-03-14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ㅎ 디테일을 알고 나니 더 감동입니다!ㅎ 엄청난 것이 숨어 있었네요!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ㅎ

oren 2020-03-14 23:12   좋아요 1 | URL
따지고 보면 자그마한 것들입니다.
그런 부분들이 시청자들께 감동을 전달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초록별 2020-03-22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에야 유튭 구독 신청했습니다. 많이 배웁니다. 유튭으로 달리셔야겠어요~~^^

oren 2020-03-22 23:26   좋아요 1 | URL
유튜브에는 이용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느낌인데, 알라딘은 갈수록 절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유튜브에 책 소개 동영상을 만드는 데도 시간이 부족한데, 구독자 늘리랴, 동영상에 달린 댓글에 답하랴, 댓글 달아주신 분들의 채널 방문하랴, 정신 없이 바쁘긴 하네요. 4개월 여만에 구독자가 400명 가까이 증가하고 나니 정신이 없습니다.^^

페크pek0501 2020-03-27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나 오렌 님의 정성도 역량도 꽉꽉 채운 페이퍼라니 ...
댓글을 달지 않을 수 없네요. ^^

oren 2020-03-27 17:07   좋아요 1 | URL
유튜브 동영상 만드는 게 ‘엄청난 노가다‘라는 걸 대략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답니다. 그런데 영상을 자꾸자꾸 만들어 올리고, 유튜브 시청자들께서도 꾸준히 제 영상을 봐 주시니, 영상을 제작할 때만큼은 힘든 줄 모르고 열심히 만들고 있답니다.^^ 알라딘에서 한가하게(!) 글을 쓸 때가 문득 그립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딩 2020-04-03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Oren님 오늘 출근 길도 즐겁게 해주셔서 넘넘 감사합니다.
영상에 대해서 감사 댓글 쓰다, 길어져서 포스트를 아예 작성했습니다. ㅎ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https://blog.aladin.co.kr/770426190/11622003

oren 2020-04-03 21:22   좋아요 1 | URL
출근길이 혼잡하지 않은지 걱정입니다.
까딱 유튭 영상 보시다가, 위험한 상황이 생길지 몰라서요.
그리고, 제 영상 보시고 포스트까지 작성하시다니요...

초딩 2020-04-04 11:38   좋아요 1 | URL
:-) 소리만 듣도록 주의하고 있습니다 ㅎㅎ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초딩 2020-04-03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역시!!! 아드님 넘넘 훈훈하고 잘 생겼습니다~

oren 2020-04-03 21:23   좋아요 1 | URL
아들 녀석이 (보시는 바대로) 성격 하나는 정말 훈훈하답니다.^^
 

 

지난 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중에서

 

 * * *

 

움베르토 에코의『장미의 이름』을 소개하는 데도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까? 기껏해봐야 그 작품은 추리소설일 뿐인데도? 추리소설을 미리 자세히 설명해 버리면 그 책을 안 읽은 독자들은 어떡하라고? 에코의 걸작 소설인 『장미의 이름』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기에 앞서 이런 생각부터 미리 떠올렸더랬다.

 

이 작품은 예전부터 익히 그 명성을 들어서 알고는 있었으나, 책 읽기를 차일피일 계속 미루다가 우연히 '클래식 음악 방송'에서 이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듣고 나서 덥석 집어들고 읽은 터였다. 그 방송에서 이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요지는 이랬다. 『장미의 이름』은 웬만큼 책을 읽는다는 사람들은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만큼 유명하지만, 막상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은 독자들은 매우 드물다는 것이었다.

 

뒤늦게나마 이 책을 집어 들고 읽어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그리고, 이 작품을 충분히 소화하는 데에는 적잖은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았다. 에코 특유의 해박하고 방대한 온갖 종교학적 지식과 철학들이 그 작품의 곳곳에 녹아 있었고, 에코가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심장한 텍스트들을 일반 독자들이 제대로 음미하기에는 결코 녹녹치 않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이 작품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 '기초 조사'부터 들어갔다. 우선 관련 동영상부터 슥~ 한번 훑어봤다. 그런데 정말 뜻밖이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애독자들이 그렇게나 많다고 알려져 있고, 이 작품이 전세계에서 무려 5천만 부나 팔렸다고 하는데, 이 작품을 제대로 소개하는 동영상은 참으로 보기 드물었다. 정말로 깊이 있는 해설은 '교수님들'이 출현하는 영상 두셋 뿐이었다. 그런데, 그 영상들은 대체로 '길이'가 너무 길었다.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읽기, 1시간 41분 27초, https://youtu.be/Ttd_YBmYJmY

강신철 교수의 책 한권 하실래요?, 1시간 04분 54초, https://youtu.be/cqnxQ28a6Xw

이주향 인문학 산책(안정오 교수 해설), 50분 10초, https://youtu.be/4v0Um5Pla2M

 

나름대로 몇 만의 구독자를 거느린 북튜버들의 채널을 뒤져봐도 이 작품을 소개하는 동영상은 매우 드물었고, 간혹 동영상을 만들어 올린 채널이 있더라도 그 내용들이 딱히 눈여겨 볼 만한 영상은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더욱 욕심이 났다. 이 작품을 제대로 한번 소개해 보자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관이 많았다. 이 작품의 시대 배경이 우리나라로 치자면 고려 말엽 정도인 1327년인 데다가, 그 당시 유럽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던 교황파와 황제파 사이의 교권과 속권 다툼에 대한 설명을 뒷받침하는 알맞은 이미지들을 찾아내기가 너무 어려웠다. 소설 속에는 그 당시에 실존했던 인물들도 대거 등장하는데, 그 숱한 인물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라 할 만한 당시의 교황과 황제의 이미지마처 찾는 데 적잖은 애를 먹었다. 그러니 <아비뇽의 유수>니 '프란체스코회 청빈 논쟁'이니 '이단 논쟁'이니 '웃음'이나 하는 종교적이고도 철학적인 이슈들을 도대체 어떤 이미지로 설명해야 할 지 참으로 난감했다.

 

그나마 천만 다행인 건 이 작품이 진작에 장 자크 아노 감독에 의해 훌륭한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었다. 숀 코네리라는 너무나 유명한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그 영화 덕분에 '연쇄 살인 사건' 같은 참으로 표현하기 난감한 이미지들도 한꺼번에 뭉터기로 얻어올 수 있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미지들을 모으고 또 모으니 어느새 20분 내외의 영상을 만들 정도까지 수북히 쌓여 있었다. 대충 이만하면 충분하다 싶었다. 예쁜 장미꽃 이미지도 실컷 끌어 모았고, 심지어는 '웃음'을 설명하기 위해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인 <이태원 클라쓰>에 등장하는 조이서(김다미)의 모습까지도 찾아봤다.(비록 동영상에 싣지는 못했지만...)

 

 - 『장미의 이름』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작가의 작품들도 곁들여 설명해야 했다. 그런 작가들은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파네스, 세르반테스, 니체, 보르헤스, 니코스 카잔차키스 등이었다. 이런 작가들과 작품의 이미지를 모으는 데도 적잖은 품이 들었다. 눈 먼 보르헤스의 이미지 가운데 마음에 드는 걸 골라 쓰기 위해서도 무려 12장의 사진들을 끌어모았다.

 

  -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다 보면 자연스레 별의별 이미지를 다 찾아내기 마련인데, 14세기의 실존 인물이었던 아켐피스의 이미지가 있을 줄은 차마 몰랐다. 아무튼 작품 속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이나 실제적인 장소(가령 '멜크 수도원')에 대해서는 일단 무턱대고 이미지부터 검색해 보게 된다.

 

  - 『장미의 이름』을 소개하는 데 꼭 필요한 이미지들인 '책'과 '도서관' 이미지는 뜻밖에도 아주 풍성해서 좋았다. 특히 그런 이미지들은 JPG 파일이 아닌 PNG 파일들도 꽤나 많아서 아주 유용했다.

 

아무튼 이런 이미지들을 곳간에 잔뜩 쌓아놓고 작품 설명을 해나가는 동안에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갈증들이 있었다. 가령 '웃음'을 두고 눈 먼 수도사인 호르헤와 윌리엄 수도사가 치열하게 '철학적 논쟁'을 벌이는 모습들을 설명하기가 참으로 까다로웠다. 이 소설의 핵심 주제가 바로 '웃음'이 종교에 해악이 된다는 굳건한 신념을 가진 수도사와 그 편견을 깨트리기 위해 '합리적인 이성'으로 무장한 윌리엄 수도사와의 '세기적인 대결'을 다루고 있고, 그 상징물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2편>인 데도, 그 두 인물들간의 치열한 논리 싸움의 핵심 주제인 '웃음'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한다는 건 얼마나 우스운 꼴인가!

 

이 작품을 소개하는 데 겪어야 할 또다른 어려움은 '추리소설의 결말 부분'을 과연 얼마만큼 드러내야 옳은가 하는 점이었다. 그 부분을 미주알고주알 다 밝히게 되면, 이 책을 미처 읽지 않은 독자들한테는 이 작품을 읽는 재미를 크게 반감시키는 요인을 제공하는 셈이고, 그 부분을 너무 두루뭉술하게 지나쳐 버리면 소설의 재미를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는 셈인데, 그 상충되는 측면을 알맞게 절충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튼 나로서는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이 작품을 해설해 보려 애를 써밨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지금 문득 다시 펼쳐 보니, 내가 읽은 책은 2013년 1월 20일에 발행한 '4판 26쇄본'이다. 이 책을 산 지 무려 7년 만에 이 작품을 해설하는 동영상까지 만들게 된 셈인데, 벼르고 벼르던 책을 한참이나 묵혀 뒀다가(?) 뒤늦게 읽어도 나름의 장점은 있다. 다른 책들보다 이 소설을 더 늦게 읽음으로써, 알음알음 미리 읽었던 책들이 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크나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작품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작품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니체의 『선악의 저편』,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등이었다. 내가 이런 작품들을 미리 읽어보지도 못한 채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부터 먼저 읽었더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면, 이 책을 뒤늦게 읽게 된 게 도리어 행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어떤 책이든 그 작품을 한 번 읽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거듭 반복해서 읽어야만 그 작품에 대한 진정한 이해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 * *

 

(인상에 남았던 이미지들)

 

 - 나는 아직까지도 이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수맣은 스틸컷 가운데 이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 <장미의 이름>을 소개하면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곁들였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도 수도원에서의 해괴한 살인 사건이 다뤄지기 때문이다.

    기껏 이 작품을 곁들여 설명하면서도 들을 때마다 흥분되는 그 좋은 조르바의 '영화 주제가'를 쏙 빼먹었다.

 

 

 - 장미꽃 이미지(PNG 화일)

 

 - 장미꽃 이미지(PNG 화일)

 

 

 - 영화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베네딕트 수도원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이미지

 

 

 - 수도원의 장서관 이미지

 

 

 - 1989년 개봉 당시의 영화 포스터. 이 영화가 개봉된 지 어느새 31년이 흘렀다.

 

 

 * * *

 

유튜브 링크 주소는 ☞ https://youtu.be/hmJXKIqrq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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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u:Do 2020-03-01 1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리신 영상에서 북튜버의 기운이 뿜뿜!!! 고퀄리티의 좋은 영상 잘 봤습니다. 책장에서 숙성되어가는 장미의 이름을 다시 꺼낼때가 된듯하군요. 감사합니다 :)

oren 2020-03-01 20:34   좋아요 0 | URL
여러모로 부족한 제 영상을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cloudo 님의 책장에서 숙성된 <장미의 이름>은 얼마만큼이나 오래 책장 속에 머물러 있었을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0-03-05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를 읽었는데 어찌나 유머가 넘치던지 학자에게 이런 면모가 있음이 신기할 따름이었죠. 저는 학술서로 처음 대한 저자였거든요. 기호학에 관한 책이었던 것 같아요.
그의 <제0호>를 호기심에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했네요.

풍성한 페이퍼, 잘 봤습니다.
오렌 님의 차분한 목소리를 응원합니다!!!

oren 2020-03-05 16:42   좋아요 1 | URL
저는 아직까지도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은 <장미의 이름>이 두 번째일 뿐이고, 거기서 조금도 진척이 없는 상태랍니다.^^ 에코의 첫 작품은 <궁극의 리스트>였습지요.^^

저에 비하면 페크 님께서는 에코의 책을 꽤 다양하게 사 보신 듯합니다. <제0호>까지 사두신 걸 보면요.^^

유튜브로 책을 소개하는 작업은 몹시 고된 일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낄 때도 있답니다.

제가 영상에 담은 내용 가운데 ‘틀림없이 저만 알고 있는 내용들‘도 분명 조금은 있을 테고, 그런 내용들을 시청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줌으로써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책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아무튼 페크 님께서 늘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힘이 납니다. 늘 감사해요.^^

프레이야 2020-03-10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와 책 모두 오래전 보았던 작품이라
오렌 님의 영상이 더욱 기대됩니다. 나중에
찬찬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작품은 어떤 걸 하실지 궁금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고르시는지요? 줄세워 놓고 고르시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oren 2020-03-10 16:56   좋아요 2 | URL
프레이야 님께서는 이 작품을 영화와 책으로 모두 오래 전에 보셨군요! 저는 아직도 영화는 보지 못했고, 영화 스틸컷만 실컷 봤습니다.^^ 동영상을 제작할 때 양질의 스틸컷이 풍성할 때만큼 기분 좋을 때도 없더라구요. 작품을 설명할 수 있는 기초재료가 그만큼 풍성한 셈이니까요.

제가 동영상을 만드는 ‘순서‘는 딱히 정해 놓은 건 없답니다. 대체로, 하나의 작품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마무리될 즈음부터 다음에 어떤 작품을 소개할까 고민하기 시작하고, 그 영상이 완성된 직후부터 하루쯤 또 고민하다가 ‘다음 작품‘을 소개하는 작업에 착수하게 되는 것 같은데, 어떤 작품은 기초 자료를 모으는 단계에서 중도에 그만두고 다른 작품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답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이미지 자료‘가 터무니 없이 부족할 때도 있고, 해당 작품을 나중에 다시 한번 더 읽어보고 영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저는 이 작업을 (지금의 포부로는) 앞으로도 10년 이상은 계속 해 볼 작정인데, 그 때문에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거나, 시류에 편승하는 작품 선정 등은 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어차피 제가 즐겨 읽었던 작품들 위주로 꾸준히 소개할 작정인데, 굳이 시대 상황에 알맞는 작품을 고른다는게 조금 우습기도 한 듯해서요.

어쨌든, 채널이 하루 빨리(!) &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제 채널을 찾는 분들이 어떤 영상이나 어떤 작품을 좋아할까 하는 게 ‘작품 선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희소성‘입니다. 제가 아무리 열과 성을 다해 영상을 만들더라도 ‘희소성‘이 없으면, 유튜브에서는 금방 사장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 누구보다도, 제가 만든 영상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한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영상이라면, 그 영상을 만드는 일이 조금 힘들거나 제 능력에 부치더라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그런 마인드로 만든 영상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였습니다.)

아무튼,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오래 전부터 감명 깊게 읽었음에 틀림없는 작품들 가운데, 제가 영상으로 만들어 소개해도 크게 누를 끼치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이 드는 작품들이 있어서, 제가 그런 영상을 꾸준히 만들 수 있다면, 이미 그 책을 읽은 분들한테나 여태껏 읽지 못하고 망설였던 분들한테나 분명 유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동영상은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인데, 그 책을 두 번 읽었고, 기억해둘 만한 대목들을 발췌해서 필사할 때에도 ‘이미지‘들을 참 많이 검색했더랬는데, 막상 동영상으로 만들자니 시간이 꽤나 걸리는군요. 벌써 열흘쯤은 된 듯한데, 이제 하루 이틀 더 작업하면 마무리될 듯합니다.^^

2020-03-15 0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16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0-04-20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상 잘 봤습니다! ^^

두 번 시도했으나, 두 번 모두 끝까지(아니 심지어 절반도) 못 읽은 사람 여기 있어요. ㅠㅠ
오렌님의 영상을 보았으니 조만간 다시 시도해봐야겠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끝까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oren 2020-04-22 20:48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참 오랜만입니다.
두 번 시도하셨다가 끝내 중도포기 하셨군요.
고비 고비만 넘으면, 시원한 바람 불고 탁 트인 전망 나오는 곳 있어요.
삼세 번이라고 하잖아요, 이번에 다시 한번 시도해 보세요~~~
 

 

자애심과 인간적 자아(自我)의 본질은 자기만을 사랑하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데 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는 자기가 사랑하는 이 대상이 결함과 비참으로 가득 찬 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 그는 위대하기를 원하지만 못난 자신을 본다. 그는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불행한 자신을 본다. 그는 완전하기를 원하지만 불완전으로 가득 찬 자신을 본다. 그는 뭇 사람의 사랑과 존경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지만 자신의 결함이 그들의 혐오와 경멸만을 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안다.

 - 파스칼, 『팡세』중에서

 

 * * *

 

유튜브 동영상을 하나 올리고 나면 잠시 동안은 맥이 풀린다. 하나의 동영상을 만드느라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짬이 나는 시간들을 몽땅 뭉뚱그려 맹렬하게 동영상 제작과 편집에 매달린 끝에 잠깐씩 찾아오는 '휴식 시간'이니, 어찌 잠깐이나마 맥이 풀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영상을 올리고 나서도 이상하리만큼(?) 혹은 예상 밖으로(?) 지지부진한 '조회수'와 '좋아요'와 '구독자 숫자 변동'을 바라볼 때면 더욱 그렇다. 유튜브는 본질적으로 '빈익빈 부익부의 원리'가 강하게 지배하는 곳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세상이 새삼 원망스러울 때조차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런 대목에서야말로 파스칼이 『팡세』에서 했던 말이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 그는 위대하기를 원하지만 못난 자신을 본다. 그는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불행한 자신을 본다. 그는 완전하기를 원하지만 불완전으로 가득 찬 자신을 본다. …

 

나는야 기껏해야 구독자 수 백여 명 남짓한 햇병아리 유튜버일 뿐이다. 그러니 잔소리 말고 부지런히 내 할 일이나 할 뿐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계제조차 되지 않는 신세가 아닌가.

 

구독자가 이미 수천 명, 혹은 수만 명씩 되는 유튜버들이 난들 왜 안 부럽겠는가. 그러나 그 사람들의 채널에 직접 들어가서 '정보'를 확인해 보면 재빨리 현실을 수긍하게 된다. 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수많은 동영상들을 만들어 올렸으며, 누적 조회수가 10만, 20만이 아니라 100만 혹은 1,000만을 훌쩍 넘긴 경우도 많다.

 

유튜브에서 대체로 가장 쉽게 추산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법칙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구독자 수 / 누적 조회수> 비율이 대략 1%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비율이 가끔씩 2%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고, 0.5%에도 못 미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살펴 보면 1% 전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유튜브에서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에 해당하는 '조회수'가 필연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이다. 지극히 당연한 법칙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듯이, 조회수가 뒷받침되지 않는 구독자는 생겨날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채널의 이 시각 현재 구독자 수와 누적 조회수는 다음과 같다.

 

137명 / 9,318회 = 1.47%

 

영상 조회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구독자 수도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수치를 보면서 문득 '알라딘 서재 조회 숫자'가 생각났다. 알라딘에서 지금까지 내 서재를 방문한 누적 방문자수를 유튜브 채널의 누적 조회수처럼 바꿀 수만 있다면, 내 채널의 가상 구독자 수는 지금쯤 743,874 × 1.47% = 10,935명에 육박했을 게 아닌가!

 

 

더군다나 매월 방문자수를 바탕으로 삼아 그걸 유튜브 영상 조회수로 환산할 수 있다면, 매월 구독자가 적게는 33명(2,262 × 1.47%)에서 많게는 143명(9,757 × 1.47%)까지 저절로(?) 늘어날 게 아닌가.

 

이런 쓸데 없는 생각까지 하게 된 데는 물론 햇병아리 유튜버로서 '구독자'에 목말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생 유튜버에게 '구독자 수' 모으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게만 느껴진다.

 

나만 하더라도 가장 최근에 올린 두 개의 영상에서 구독자 수 증가는 '-1'이다. 그 두 개의 동영상을 만드느라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는지는 따로 설명하지 않겠다. 아무튼 현재 스코어로는 그렇다는 얘기다.

 

<책 읽는 순서에 대하여...>라는 영상의 경우, 그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나서 불과 몇십 분도 지나지 않아 구독자가 한 명 보란듯이 '이탈'했다. 그 영상이 도대체 왜 그렇게 그 사람 맘에 안 들었는지는 나는 당연히(!) 잘 모른다. 그나마 한 가지 다행스러운 건 그 익명의 구독자 한 분을 빼고는 추가적인 구독자의 변동이 없었다는 점이다. 추가 이탈도 없었고, 구독자 수 증가도 없었다.

 

그 영상에 뒤이어 올린 건 사마천의 <사기>를 소개하는 동영상인데, 그 영상을 올린 지 무려 24시간이 지나도록 '구독자 숫자의 변동'은 없다. 사마천의 <사기>는 우선 책을 읽기에도 벅차고, 그걸 또다시 동영상으로 만들어 소개하는 일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사기>라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놓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물들과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알맞은 이미지'가 필요한데, 그걸 구하는 일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렇게 애써 책을 읽고 동영상을 만들어 올렸건만, 조회수는 아직까지도 100회를 넘기지 못하고 있고, 구독자 숫자 또한 불변이다.

 

이럴 때 다시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정녕 파스칼의 '팡세' 뿐인가.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는 아직 결함과 비참으로 가득 찬 신생 유튜버일 따름인 것을. 그는 빵빵한 유튜버를 원하지만 보잘 것 없는 자신을 본다. 그는 유튜브로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불행을 느끼는 자신을 본다.

 

내가 사마천의 <사기>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올리면서 얻은 예상 밖의 소득이 하나 있었다면, 그건 바로 사마천이 <사기>를 지을 때 느꼈던 심정인 '발분저서' 정신이다. '발분저서'란 억울하다 싶을 때 더욱 발분하여 작품을 지어낸다는 뜻이다.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 때도 정녕 '발분저서'가 필요한 듯하다.

 

 

(제가 만든 유튜브 영상입니다. 링크 주소는 ☞ https://youtu.be/v_rz9O96i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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